독극물 주사 두 차례 맞고도 생존한 美 여성 사형수…내놓은 첫 입장은

“육체뿐 아니라 마음과 영혼에도 고통이 있다.”
미국에서 사형 집행용 약물을 두 차례 투여받고도 살아남은 여성 사형수가 한 달 만에 이 같이 첫 입장을 밝혔다. 주정부는 집행 실패 원인을 조사하면서도 사형 선고를 유지한다는 입장이어서 재집행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WP)와 AP 등에 따르면 테네시주 사형수 크리스타 파이크(50)는 30일(현지 시각) 변호인에게 구술한 성명에서 “죽을 준비를 하고 사형 집행실에 들어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며칠 뒤 병원에서 홀로 깨어났고 혼란스럽고 고통스러웠다”며 “그날 밤 이후의 삶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파이크는 “몸이 아프고 팔과 손, 목구멍이 아프다. 여전히 말하기도 어렵다”며 집행 이후 계속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피해자 유족에 대해서는 “그들이 겪은 끔찍한 고통과 상실을 계속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파이크는 18세였던 1995년 남자친구 등과 함께 직업훈련기관 동료인 콜린 슬레머(당시 19세)를 살해한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약 30년간 복역한 뒤 지난 9월 30일 내슈빌 리버벤드 교도소에서 사형 집행용 약물 펜토바르비탈을 두 차례 투여받았다. 그러나 계속 숨을 쉬자 집행이 중단됐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다.
변호인단은 약물이 혈관에 제대로 들어가지 않고 팔 조직으로 샜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파이크의 팔에는 화상과 물집 같은 손상이 생겼다. 변호인들은 집행 전에도 가는 혈관과 혈액 질환 때문에 정맥주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이크는 병원 치료 후 교도소로 돌아왔지만 의료 병동에서 대부분 격리된 채 지내고 있다. 그는 “그런 고립은 또 다른 고통을 준다”며 “28년간 독방에서 지냈는데, 지금 겪는 일의 상당 부분이 당시 상황의 반복”이라고 했다. 변호인단은 다른 수감자들과 교류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연방법원에 요청했다.
빌 리 테네시 주지사는 독립 조사를 지시하고 올해 남은 사형 집행을 중단했다. 그러나 파이크를 종신형으로 감형해달라는 요구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법원이 달리 결정하지 않는 한 형은 이전과 같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파이크 측은 집행 과정의 위헌성을 다투고 있으며, 법원은 주정부에 당시 증거를 보존하라고 명령했다.
파이크는 자신을 치료한 의료진과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면서도 앞으로의 삶에 대한 불안을 드러냈다. 그는 “내가 왜 그날 밤 살아남았는지 모르겠다.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다”며 “어떤 날은 다른 날보다 희망을 찾기가 더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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