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중국 분위기를 파악하는데 좋은 이태형의 미쳐야 통한다 / G. M. Trevelyan의 시를 연상시키는 알렉산드르 블로크의 명시


 

 

 
 
 
 
 

알렉산드르 블로크의 1914년 시 〈О, я хочу безумно жить…〉, 보통 한국어로 〈오, 나는 미치도록 살고 싶다〉 정도로 옮겨. 제목부터 《미쳐야 통한다》의 주제와 거의 정확히 맞아.

내가 자연스럽게 번역하면:

오, 나는 미치도록 살고 싶다.
존재하는 모든 것을 영원하게 만들고,
얼굴 없는 것에 인간의 모습을 부여하고,
이루어지지 않은 것을 현실로 만들고 싶다.

삶이라는 무거운 꿈이 나를 짓누르고,
그 꿈속에서 내가 숨이 막힌다 해도,
언젠가 미래의 어느 명랑한 젊은이가
나를 두고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그의 우울함을 용서하자.
그것이야말로 그의 숨겨진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그는 온전히 선과 빛의 아이였고,
그는 온전히 자유의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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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르 블로크(1880–1921)는 러시아 상징주의를 대표하는 시인이야.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지식인 가정에서 태어났고, 젊은 시절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의 신비주의 철학에 강한 영향을 받았어. 초기 시에서는 이상적 여성, 신비, 영적 아름다움 같은 주제가 강했고, 1903년에는 화학자 멘델레예프의 딸 류보프 멘델레예바와 결혼했어. 그의 초기 대표작은 『아름다운 여인에 관한 시』이고, 이후 점점 도시·불안·역사적 격변 쪽으로 시세계가 어두워져.

1917년 러시아 혁명은 그의 인생을 크게 바꿨어. 블로크는 처음에는 혁명을 단순한 정치혁명이라기보다 낡은 세계를 파괴하고 새로운 세계가 탄생하는 거대한 역사적·종교적 격변처럼 받아들였어. 그 결과 나온 게 1918년의 장시 『열두 사람(The Twelve)』이야. 열두 명의 적위대 병사가 폭력과 혼란 속을 걸어가고, 마지막에는 그들 앞에 그리스도가 나타나는 굉장히 논쟁적인 작품이지.

그런데 이후 현실의 볼셰비키 체제가 자신이 기대했던 정신적·인간적 혁명과 매우 다르다는 것을 느끼면서 급격히 환멸에 빠져. 1918년 이후 사실상 중요한 시를 거의 쓰지 못했고, 마지막 약 3년 동안은 시 창작이 거의 멈췄어. 대신 번역·국립극장 관련 업무·작가단체 활동 등 국가기관의 문화 업무를 떠맡았고, 1919년에는 체카에 잠시 체포되어 심문받기도 했어.

말년은 상당히 비극적이야. 혁명과 내전으로 페트로그라드의 생활환경이 악화된 가운데 과로·영양실조·심장질환·천식 등이 겹쳤고 정신적으로도 극도로 쇠진했어. 1921년 무렵에는 “더 이상 시를 쓸 수 없다”는 상태에 가까웠어. 당시 주변인들에게 시적 세계의 ‘소리’가 사라졌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기록도 있어.

의사들은 해외 치료를 권했지만 소련 당국은 처음에 출국을 허가하지 않았어. 막심 고리키와 루나차르스키 등이 계속 출국 허가를 요청했고, 결국 정치국이 1921년 7월 말 허가했지만 절차가 너무 늦었어. 블로크는 1921년 8월 7일, 불과 40세에 페트로그라드에서 사망했어. 치료를 위해 떠날 수 있다는 통보가 실질적으로 도착했을 때는 이미 죽은 뒤였어.

그래서 블로크의 생애를 아주 압축하면 “신비적 이상주의로 출발 → 혁명에서 거대한 정신적 갱신을 기대 → 현실의 혁명에 환멸 → 창작 능력까지 소진 → 40세에 요절”이라는 흐름이야.

네가 전에 물어본 “О, я хочу безумно жить…”(오, 나는 미치도록 살고 싶다)가 1914년 작품이라는 점도 의미가 있어. 그 시를 썼을 때는 아직 혁명 이전이고, 삶을 극단적으로 긍정하면서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을 현실화하고 싶다’고 외치던 시기야. 그런데 불과 7년 뒤에는 실제 역사적 격변 속에서 거의 완전히 소진된 채 죽은 셈이라, 그의 삶 전체를 알고 읽으면 그 시가 훨씬 더 역설적으로 느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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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네가 찾는 책은 **이태형의 《미쳐야 통한다》**일 가능성이 높아. 2006년에 나온 에세이야.

네 기억과 맞는 부분이 꽤 많아. 이태형은 1986년 중앙대 중어학과에 들어갔고, 1992년 중국으로 건너가 약 1년간 생활했어. 그 과정에서 북경 영화아카데미 사람들을 만나면서 영상·드라마 제작 쪽으로 인생 방향이 바뀌었고, 이후 중국에서 한국식 드라마를 만드는 제작자가 됐어. 책 자체도 그런 중국 경험과 한중 드라마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쓴 거고.

다만 네 기억 중 “중국에서 정식으로 영화공부를 했다”는 부분은 약간 다를 수 있어. 확인되는 약력상 그는 북경영화학원 정규 학생으로 유학한 게 아니라, 중국 체류 중 북경 영화아카데미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영화·영상 분야에 빠져든 것에 가까워.

제목도 네가 기억한 **《미쳐야 산다》와 거의 비슷한 《미쳐야 통한다》**라서, 이 책일 확률이 상당히 높아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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