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The Principle

나는 천재 중의 천재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삶과 액면 그대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20대에서 30대로, 그리고 30대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한 가지 중요한 개인적 분기점을 지났음을 깨달았다.

 

그것은 원칙The Principle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달았고,

실행에 옮길 준비를 끝마쳤다는 것이다.

 

며칠 전 서점에서 레이 달리오가 쓴 동명의 책을 읽다가

(이 새끼 책은 앞으로 다시는 안 읽을 셈이다; 실체가 모호한 위선자의 도덕론에는 영양가가 없다)

갑자기 생각이 나서 이 책제목에서 영감을 따온건데,

나는 내가 이제 더 이상 원칙 없이는 살 수 없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이제는 삶의 빅데이터가 어느정도 모인 바,

내가 어디로 가야 마음이 편해지고 어디로 가면 불편해지는지,

누굴 만나야 되고, 누굴 만나면 안되는지,

어떤 것이 실용적이고, 어떤 것이 피상적인지,

내가 누구고, 얼마만큼 능력이 있는지,

알만큼 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아직도 모르는 것도 많지만...

 

따라서 자신이 정한 그 큰 틀안에서의 원칙 내지는 시스템에서 벗어나면 나는 이제 내가 금방 불행해질 것이라는 사실을 비교적 간단히 예측할 수 있다. 

 

20대 때와 30대 초에는 계획을 꼼꼼히 세우기는 했으나,

원칙이라고 하는 core value system이 부족했다면,

이제는 계획을 세우든, 즉흥적으로 행동하든,

원칙이라는 대전제 하에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함을 안다.

 

운동과 명상은 어느정도로 해야하는지,

포르노는 봐야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사람은 어떤 기준으로 만나야하는지,

스타벅스는 일주일에 몇번 가야 하는지, 

핸드폰은 얼마나 자주 들여다봐야 하는지, 

취미생활은 가져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또 가진다면 어느 정도로 가져야 하는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자아상과 이상형, 미래, 성공에 대해서는 어떤 관념을 가져야 하는지,

나의 원칙들을 가능하면 최대한 strict하게 정해야 함을 안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내가 나태해질 것임을 안다.

 

사람마다 생긴 꼴이 다 다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원칙을 얼마만큼 지켜야하는지의 여부는

일반화시킬 수는 없다.

 

전부 다 다르다. 

 

다만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나는 내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즉시 불행해지고, 

나태해짐을 깨달았을 뿐이다.

 

내 원칙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형이상학에 대한 믿음이다.

이 세계가 이중거울로 이루어져 있고,

의지력을 통해 조화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원하는 그 무엇이든 성취할 수 있다는,

내 형이상학의 대전제가 무너진다면,

그 어떤 종교도, 신비주의도, 낙관주의도 내 삶에 들어설 자리는 없다. 

 

형이상학의 무덤 위에는 차디찬 유물론만이 피어날 뿐이다.


해서,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 주인공 언더우드가

절대로 어떤 일이 안될 것이라고 입밖으로조차 꺼내지 말라고

강조한 대목은,

자기믿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광신적인 자기믿음을 가진 이들은 실제로 그런 믿음을 현실화시킨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자기믿음에는 도덕의 경계가 없다.

사이코패스든,

연쇄살인마든, 

상아탑의 철학자든,

아프리카 봉사중독자든,

살짝 맛이 간 광야의 예술가든

상관없이,

강렬한 자기믿음은 그에 상응하는 현실을 끌어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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