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석: 시선의 높이가 삶의 높이다. 그리고 그 시선의 고도는 본질을 꿰뚫는 추상 사유 능력에 의해 좌우된다. 인류 문명사에서 고대 이집트와 바빌로니아는 농경과 치수를 위해 기하학이나 천문학 같은 지식을 고도로 발달시켰다. 하지만 그들은 어디까지나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적이고 실용적인 차원에 머물렀을 뿐, 현상을 넘어선 근본 원인을 추상화하지 못했다. 그리스인들은 달랐다. 그들은 구체적인 데이터에 파묻히지 않고, 이를 보편적 개념과 이론의 영역으로 끌어올렸다. 자연 현상 속에서 신의 변덕이나 분노를 읽는 대신 자연의 근본 원리를 묻기 시작했고, 눈에 보이는 감각 세계 너머의 완벽한 점과 선, 즉 이데아를 사유했다. 이 위대한 추상 능력 덕분에 그리스는 인류 역사상 가장 높은 정신적 좌표를 찍을 수 있었고, 문명의 영원한 주류로 우뚝 섰다. 이처럼 그리스는 시선의 높이가 곧 삶의 격조이자 문명의 높이임을 실증했다.
시선의 높이가 삶의 높이다. 그리고 그 시선의 고도는 본질을 꿰뚫는 추상 사유 능력에 의해 좌우된다. 인류 문명사에서 고대 이집트와 바빌로니아는 농경과 치수를 위해 기하학이나 천문학 같은 지식을 고도로 발달시켰다. 하지만 그들은 어디까지나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적이고 실용적인 차원에 머물렀을 뿐, 현상을 넘어선 근본 원인을 추상화하지 못했다. 그리스인들은 달랐다. 그들은 구체적인 데이터에 파묻히지 않고, 이를 보편적 개념과 이론의 영역으로 끌어올렸다. 자연 현상 속에서 신의 변덕이나 분노를 읽는 대신 자연의 근본 원리를 묻기 시작했고, 눈에 보이는 감각 세계 너머의 완벽한 점과 선, 즉 이데아를 사유했다. 이 위대한 추상 능력 덕분에 그리스는 인류 역사상 가장 높은 정신적 좌표를 찍을 수 있었고, 문명의 영원한 주류로 우뚝 섰다. 이처럼 그리스는 시선의 높이가 곧 삶의 격조이자 문명의 높이임을 실증했다.
--- pp.243-244
대한민국 대표 철학자이자 실천하는 지식인, 최진석 교수의 신작 『텃밭과 정원』은 인류 문명을 관통하는 이성의 지배력이 어떻게 보편적 권력으로 확장되는지를 명쾌하게 입증해 낸다. 오늘날 우리는 왜 그리스를 서구 문명의 뿌리라고 부르는가? 저자는 인류가 보여준 가장 웅장한 정신적 여정인 ‘추상의 모험’을 통해, 세상을 지배하는 이성의 본질과 인류 정신사의 가장 거대한 도약인 추상의 모험을 선명하게 추적한다.
저자는 고대 문명사적 통찰을 현대적 삶의 지평으로 한 차원 끌어올린다. 바빌론과 이집트가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가 단순한 ‘생존의 기록’에 머물렀다면, 고대 그리스인들이 추출해 낸 ‘추상’은 세계를 새롭게 설계하는 구조적 ‘설계도’였다고 선언한다. 그리스인들이 최초로 텃밭의 시선을 거두고 정원의 높이에서 세계를 조망했기에 시공간을 초월하는 보편적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문명의 지배력이 통계적 경험이 아닌 ‘기하학적 원리’와 ‘추상화의 능력’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이 책은 정보 과잉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데이터가 아니라 ‘본질을 보는 눈’과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정작 내 삶의 방향을 잃어버린 현대인들에게 사유의 힘, ‘추상의 힘’을 제시한다.
높은 시선을 가진 사람은 고독 속에서도 신화를 읽고, 비극 속에서도 질서를 발견한다. 그는 세상을 단순히 사는 것이 아니라 해석한다. 그리고 해석하는 자는 지배당하지 않는다. 우리가 인문학과 예술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명확하다. 그것이야말로 생존이라는 낮은 지표면을 박차고 올라가 나만의 정원을 설계하고, 나만의 신화를 운전하며, 마침내 세계의 주인이 되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이제 손에 쥔 밧줄을 놓아라. 그리고 그 자리에 완벽한 비율의 기하학적 정원을 설계하라. 그것이 당신의 삶을 가장 고귀한 사치이자, 가장 강력한 권력으로 만드는 길이다.
--- p.106
지적인 사람은 세상에 없던 새로운 문법을 꿈꾸는 자들이다. 질문을 던지는 순간 이미 미지의 영역으로 탐험을 떠난 모험가이기에, 그들에게 닥치는 거친 폭풍우와 과도한 업무는 나를 마모시키는 노동이 아니라 미지를 정복해 나가는 생동감 넘치는 모험이 된다.
--- p.219
왜 지금 ‘추상’인가?
정보와 데이터가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중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를 갖는 일이 아니라, 흩어진 정보 사이에서 ‘본질과 구조’를 발견하는 능력이다. 『텃밭과 정원』은 문명의 지배력이 단순한 경험의 축적이 아니라 경험을 넘어 보편적 원리를 찾아내는 ‘추상 능력’에서 비롯되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이를 개인의 삶에도 적용한다. 즉각적인 손익과 감정에 매몰되지 않고 더 높은 시선에서 자신의 삶을 바라볼 때 비로소 스스로 삶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생존이라는 굴레를 넘어 한 뼘의 지적 사치를 부리며 살자고 설득한다. “추상은 지적 사치의 날렵한 화살이다.” 이제 자신만의 추상의 사다리를 세우고, 그 정점에서 자신만의 대담한 신화를 써 내려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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