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는 지구상 유일한 기축통화 패권국가지만, 달러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한 자기제약(self-restraint) 때문에 FED에서 무한정 돈을 찍어내기보다는 재무부가 국채를 발행하는 형태로 필요한 재원을 조달해왔다
말하려는 핵심은 맞아. 명목적으로 달러를 만들어낼 능력에는 기술적인 상한이 없고, 제약은 인플레이션·환율·금리·달러 신뢰 같은 경제적 부작용이야. 다만 세 부분은 정확히 구분해야 해.
먼저 Valéry Giscard d'Estaing의 **“exorbitant privilege”**는 그가 대통령일 때가 아니라 1960년대 드골 정부의 재무장관일 때 나온 표현이야. 그리고 그 비판의 핵심은 네가 말한 것처럼 단순히 **“미국 국채가 인기 있다”**가 아니었어.
프랑스가 문제 삼은 것은 훨씬 근본적으로,
미국은 자국 통화인 달러가 국제준비통화이기 때문에 달러를 해외에 지급하여 외국의 상품·기업·자산을 취득하고, 외국은 그 달러를 국제준비자산으로 계속 보유한다.
는 비대칭성이었어.
예를 들어 극단적으로 단순화하면,
미국 → $100 생성/공급 → 프랑스 상품 $100 구매 → 프랑스가 $100 보유
가 가능해.
프랑스가 미국에서 무언가를 사려면 먼저 달러를 벌거나 빌려야 하지만, 미국은 자기 통화로 대외지급을 할 수 있다는 거지. 드골이 1965년 기자회견에서 공격했던 것도 달러가 국제결제·준비통화라는 사실이 미국에 **“무료 신용(crédit gratuit)”**에 가까운 이점을 제공한다는 것이었어.
다만 당시 브레튼우즈에서는 중요한 제약이 있었지.
달러 → $35/oz로 금태환
이 가능했어.
그래서 프랑스가
“그 종이 달러 필요 없으니 금 내놔.”
라고 할 수 있었고 실제로 그렇게 했어. 결국 해외 달러가 미국의 금 보유량보다 지나치게 커지면서 시스템이 깨지는 방향으로 갔지.
그리고 네가 말한 3번: 지급준비제도
여기서는 ‘지급준비금’과 ‘은행의 신용창출’을 동일시하면 안 돼. 서로 관련되지만 다른 개념이야.
전통적인 교과서식 설명은 네가 말한 것과 거의 같아.
은행에 누군가 $100을 예금하고 지급준비율이 10%라고 해보자.
은행이
$10 → 준비금으로 보유
$90 → 대출
하고,
그 $90가 다른 은행에 예금되면
$9 → 준비금
$81 → 대출
다시
$8.10 → 준비금
$72.90 → 대출
...
이렇게 되면서 최초 $100의 본원통화를 기반으로 최대 $1,000의 예금화폐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게 고전적인 fractional-reserve banking / money multiplier 설명이야.
그래서 직관적으로는 네 표현처럼
“은행에 실제 현금 $1,000가 없어도 $1,000짜리 은행예금이라는 돈이 존재한다.”
가 된다.
하지만 현대 은행을 설명할 때는 순서를 거꾸로 이해하는 게 더 정확해.
은행은 반드시
예금을 먼저 받음 → 준비금을 떼어놓음 → 남은 돈을 대출
하는 게 아니야.
오히려
은행이 대출 승인 → 고객 계좌에 $100,000 예금 기록
하는 순간
은행 자산: 대출채권 +$100,000
은행 부채: 예금 +$100,000
이 동시에 생겨.
즉 대출이 예금을 만든다(Loans create deposits).
여기서 진짜로 무에서 생겨난 것은 중앙은행 준비금이 아니라 상업은행 예금화폐야.
은행이 아무 제한 없이 이것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이후 필요한 준비금·유동성을 확보해야 하고, 자본규제, 신용위험, 대출수요, 조달비용 등의 제약을 받는다.
그래서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Fed
→ 중앙은행화폐(reserves + currency)를 사실상 기술적 한도 없이 생성 가능
상업은행
→ 대출하면서 **새로운 예금화폐(bank money)**를 창출 가능
→ 하지만 자본·유동성·결제·규제·수익성 등에 제약
이야.
그러면 'exorbitant privilege'의 진짜 핵심은 무엇이냐
네가 말한 2번이 가장 직접적인 핵심이고, 3번은 이후 달러 금융패권을 엄청나게 증폭시킨 메커니즘이라고 보는 게 좋아.
1960년대 프랑스가 문제 삼았던 것은 기본적으로:
미국 → 자기 통화 발행/달러부채 제공 → 해외에서 실물상품·서비스·자산 취득
반면
프랑스 → 달러 필요 → 수출해서 벌거나 달러를 빌림
이라는 비대칭이었어.
그리고 Eurodollar가 성장하면서 한 단계 더 기묘해졌어.
미국 밖의 은행들까지 달러표시 신용을 창출하기 시작한 것이야.
London bank
→ $10m loan
→ $10m dollar deposit 생성
→ 국제무역/투자에 사용
→ 다른 은행으로 이동
→ 다시 달러금융의 기반
이러면서 미국 정부가 직접 발행하지 않은 달러표시 신용까지 세계경제를 달러화시키게 돼.
그래서 현대 달러패권의 진짜 힘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미국은 세계가 돈으로 사용하는 통화의 최종 발행자이고, 그 통화를 기반으로 미국 및 국제 은행시스템이 훨씬 더 거대한 달러 신용을 창출한다.
그리고 국채는 그 위에서 세계가 달러를 저장할 수 있는 거대한 이자부 안전자산을 제공하는 역할을 해.
즉 Fed의 달러창출 → 은행의 달러신용창출 → Treasury의 달러저장자산이라는 세 층이 서로 맞물리면서 오늘날의 달러 시스템이 만들어졌다고 보면 가장 깔끔해.
바로 그 질문이 현대 화폐제도의 핵심이야. 기술적으로는 미국 정부가 중앙은행과 재무부를 하나의 국가기관처럼 취급한다면 “세금이나 국채 없이 필요한 돈을 그냥 만들어 지출”하는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도 가능해. 그런데 미국은 의도적으로 그렇게 하지 않아.
가장 큰 이유는 “돈을 만들 수 있는 능력”과 “그 능력을 마음대로 쓰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가 동시에 있어야 달러 패권이 유지되기 때문이야.
왜 $1조를 그냥 찍지 않고 $1조를 빌리나?
정부가 $1조가 필요하다고 하자.
A. 직접 화폐발행
정부 → $1조 신규 화폐 생성 → 지출
정부부채는 안 생기지만 통화량/본원통화가 직접 증가해.
반면
B. 국채발행
기존 $1조 → 투자자가 Treasury 구매 → 정부가 $1조 지출
여기서는 기본적으로 기존 구매력을 정부가 빌려서 사용하는 것이야. 따라서 순수한 화폐발행과 성격이 완전히 달라.
이 차이가 중요한 이유가 인플레이션이야.
경제가 생산할 수 있는 실물은 그대로인데 정부가 계속 새로운 돈을 만들어 구매하면 결국
돈 ↑↑ / 상품·서비스 → → 가격 ↑↑
가 된다.
국채를 시장에 팔아 기존 돈을 조달하면 이런 직접적인 통화팽창을 피할 수 있어.
그런데 “세계가 달러를 원하니까 그냥 찍으면 되잖아?”
일정 부분은 실제로 가능하고, 그래서 미국이 특별한 거야.
세계의 달러 수요가 매년 $X만큼 증가한다면 미국은 그에 맞춰 달러 공급을 늘려도 그 돈이 상당 부분 해외에서 흡수될 수 있어.
그래서 다른 나라보다 더 많은 화폐·달러부채를 공급하면서도 부작용을 견딜 여지가 크다.
하지만 무한정 사용하면
달러 공급 ↑↑ → 달러 희소성 ↓ → 달러 가치 ↓ → 미국 물가 ↑ → 해외 달러보유자의 실질가치 ↓
가 된다.
그러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미국이 우리가 가진 달러의 가치를 계속 희석시키네?”
가 되는 거야.
결국 Treasury나 달러 대신 금·유로·엔·기타 자산을 찾게 될 수 있고, 바로 기축통화 특권 자체가 약해질 수 있어.
그래서 국채가 오히려 천재적인 장치다
미국이 세계에 $1조를 공급해야 한다고 해보자.
그냥 현금 $1조를 뿌리는 대신
Treasury $1조
를 공급할 수 있어.
외국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현금보다 훨씬 좋아.
달러 현금:
$100 → 10년 뒤에도 명목 $100
Treasury:
$100 → 이자 발생 + 매우 높은 유동성 + 담보로 사용 가능
그래서 Treasury는 사실상 “이자를 주는 달러 저장수단” 역할을 해.
세계가
무역결제 → 달러
은행간 금융 → 달러
외환보유 → Treasury
금융담보 → Treasury
를 사용하게 된다.
그러니까 미국의 국채는 단순히 **“미국이 돈이 없어서 남에게 빌리는 증서”**만으로 보면 절반을 놓치는 거야.
세계 금융시스템이 필요로 하는 핵심 안전자산을 미국이 공급하는 것이기도 해.
그리고 3번, 상업은행의 신용창출은 정부가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다
이것도 중요해.
JPMorgan이 $10억 대출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해서
미국 정부가 JPMorgan에게 “백악관 계좌에 $10억 만들어 넣어”
라고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상업은행이 만드는 예금화폐는 민간의 대출계약과 동시에 생기는 은행의 부채야.
예를 들어:
은행 자산: Apple에 대한 대출채권 +$1bn
은행 부채: Apple 예금 +$1bn
Apple은 동시에 $1bn 빚을 진 거야.
그래서 3번은 미국 정부의 재정조달을 대체하지 못해.
그럼 Fed가 국채를 전부 사버리면?
여기서 네 질문이 다시 살아나.
정부:
Treasury $1조 발행
Fed:
새 준비금 $1조 생성 → Treasury $1조 매입
이렇게 하면 경제적으로는 상당 부분
정부가 빚을 발행하고 중앙은행이 새 돈으로 그 빚을 흡수
하는 효과가 난다.
즉 **debt monetization(부채의 화폐화)**에 가까워져.
미국도 위기 때 이 방향으로 상당히 움직일 수 있어. 2008년 이후 QE나 2020년 코로나 위기 때 Fed의 대규모 국채매입이 대표적이야.
하지만 이것을 평상시 재정조달 방식으로 상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해.
왜냐하면 정부가
“지출하고 싶음 → 국채 → Fed가 무조건 돈 만들어 매입”
할 수 있게 되면 사실상 정부 예산에 대한 통화적 제약이 사라져버리기 때문이야.
정치인은 세금 인상이나 시장에서의 차입비용 없이 지출을 확대할 유인을 갖게 되고, 장기적으로 통화가치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위험이 커져.
그래서 의도적으로 Treasury와 Fed를 분리해놓은 거야
이게 질문의 가장 중요한 답이야.
Treasury:
“정부가 돈이 필요하다.”
→ 세금 또는 국채
Fed:
“경제 전체에 어느 정도의 중앙은행화폐와 금리가 적절한가?”
→ 독립적인 통화정책
즉 돈을 쓰는 사람과 돈을 만드는 사람을 분리한 거야.
정부가 자기 마음대로 화폐를 만들어 쓰지 못하게 하는 일종의 제도적 브레이크지.
그리고 역설적으로 이 자기제약(self-restraint) 때문에 세계가 달러를 더 신뢰할 수 있어.
미국은 달러를 사실상 기술적으로 제한 없이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그 능력을 정부 재정에 무제한 사용하지 않는 제도를 가지고 있다.
바로 이것 때문에 외국 중앙은행들이 수조 달러 규모의 달러와 Treasury를 안심하고 들고 있을 수 있는 거야.
그래서 **“미국은 왜 굳이 이자를 내면서 빌리나?”**에 대한 가장 압축된 답은:
돈을 못 찍어서가 아니라, 마음대로 찍지 않는다는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 달러 발행권 자체의 가치를 훨씬 크게 만들어주기 때문이야.
그리고 미국은 그 대신 Treasury라는 세계 최고의 안전자산을 발행해서 전 세계의 저축을 미국으로 끌어들인다. 결국 미국 입장에서는 이자를 조금 지급하면서도 통화 신뢰 + 세계 자본 흡수 + 달러 금융시장 유지라는 훨씬 큰 것을 얻는 구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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