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 댄스 댄스》를 하루키 최고작으로 보는 건 이해되는가? 이에 동의하는가?
- 《댄스 댄스 댄스》를 하루키 최고작으로 보는 건 이해되는가? 이에 동의하는가?
충분히 이해되고, 특히 하루키의 ‘세계관 전체’를 평가한다면 저도 꽤 동의합니다. 저는 《태엽 감는 새》를 더 완성도 높은 대작으로 보지만, 하루키다움 자체의 결정판을 고르면 《댄스 댄스 댄스》가 강력한 후보입니다.
왜 높게 평가할 수 있느냐 하면, 이 작품에 하루키의 핵심이 거의 다 들어 있습니다.
고독 → 소비사회 → 자본주의 → 사라진 사람 → 죽음 → 다른 세계 → 음악 → 도시 → 익명의 노동 → 인간관계 → 그래도 계속 살아가기
특히 제목의 **“Dance, dance, dance”**가 핵심입니다. 세계가 의미 없는 시스템처럼 보이고 인간이 소외되어 있어도 춤을 멈추지 말라, 즉 계속 움직이고 생활하고 관계를 유지하라는 태도입니다.
이 작품의 배경에는 1980년대 일본의 소비자본주의가 있습니다. Dolphin Hotel이 거대한 고급 호텔로 변해버린 것 자체가 상징적입니다. 비평에서도 이 작품을 소비주의와 일본의 노동윤리에 대한 어두운 논평으로 읽어왔습니다. 또한 Raymond Chandler식 탐정소설의 윤리―부패한 세계에서 최소한의 개인적 정직성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와 연결해 분석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하루키 작품을 두 종류로 나누면:
《태엽 감는 새 연대기》 = 하루키의 가장 야심찬 역사·사회적 대작
《댄스 댄스 댄스》 = 하루키의 실존철학과 스타일이 가장 순수하게 농축된 작품
이라고 봅니다.
특히 하루키에서 초현실적 수수께끼의 해답보다 “그럼에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태도를 중요하게 보는 독자라면 《댄스 댄스 댄스》를 1위로 평가하기 매우 쉽습니다.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