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노바가 말하는 (프랑스 혁명 이전) 18세기 프리메이슨 네트워크의 가치 / 우리가 아는 33도 Ancient and Accepted Scottish Rite는 카사노바가 입문하던 1750년에는 아직 존재하지 않았고, 최종 구조화는 1801년이야.

 

1. Charles 왕자는 카사노바의 ‘금 제조법’을 진지하게 믿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아 보여. 카사노바가 1767년 보낸 편지는 “금을 만드는 비밀을 알려주겠다. 다만 작업에는 내가 직접 있어야 한다”는 식이었고, 사실상 자신을 다시 불러들이거나 돈을 받을 유인을 만드는 구조였어. 그런데 왕자가 카사노바를 연금술사로 초빙하거나 그 비법을 사업화했다는 흔적은 없어. 이후 카사노바 자신도 그 편지를 회고록에 다시 싣는데, 문맥상 이걸 엄숙한 과학적 발견이라기보다 자기 특유의 연금술적 허풍과 처세술의 일부로 보여줘.

즉 왕자의 반응을 직접 기록한 자료가 없어서 “사기라고 간파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미끼를 크게 물지는 않았다고 보는 게 맞아.

2. 카사노바를 오늘날의 ‘프랑스계 프리메이슨’이라고 딱 규정하는 건 약간 시대착오적이야. 그는 1750년 리옹에서 입문했고 이후 파리에서 Fellow와 Master가 됐어. 당시 프랑스 프리메이슨은 영국에서 건너온 기본 3단계 구조—Apprentice, Fellowcraft, Master—를 받아들였지만, 프랑스에서는 1740년대부터 그 위에 수많은 ‘고위등급(hauts grades)’이 폭발적으로 생겨나기 시작했어.

그러니까 “영국과 완전히 다른 프리메이슨”이라기보다:

영국계 3단계가 기본 골격 → 프랑스 대륙에서 기사도·신비주의·‘스코티시’ 고위등급이 대량 증식

이라고 보는 게 정확해. 지금 우리가 아는 33도 Ancient and Accepted Scottish Rite는 카사노바가 입문하던 1750년에는 아직 존재하지 않았고, 최종 구조화는 1801년이야.


“pleasing inventions”라는 말은 정확히 무슨 뜻인가?

이건 네 질문처럼 “그럼 자기 위에 계급은 없다고 본 건가?”라는 의미가 상당히 강해.

카사노바 자신의 문장은 명확해.

Master는 프리메이슨의 최고 등급이며, 내가 이후 받은 다른 등급들은 상징적으로는 괜찮지만 Master의 존엄에 아무것도 더하지 않는 “pleasing inventions”이다.

즉 그는 실제로 Master 이후에도 다른 타이틀/등급들을 받았어. 일부 연구에서는 그가 나중에 Rose-Croix 같은 고위등급에도 들어갔다고 본다.

그런데 카사노바의 생각은:

3도 Master = 진짜 완성된 프리메이슨

그 이후 등장한
Scottish Master, Knight, Rose-Croix 같은 것들 = 의식과 상징을 덧붙여 만든 재미있는 장식물

이라는 거야.

그래서 “나보다 높은 사람이 없다”라는 뜻을 조직상 직책으로 받아들이면 틀리고, 마소닉 등급의 본질적 가치에서는 Master보다 높은 게 없다고 봤다고 이해하면 맞아.

당시 프랑스에서는 정말 고위등급 인플레이션이 심했어. 기사, 동방기사, 태양기사, 로즈크루아, 카도시 등 온갖 단계가 생겼고, BnF도 18세기 후반에 수많은 체계가 난립했다고 설명해.

카사노바가 보기에는 약간

“Master까지가 진짜 게임이고 그 이후 DLC는 재미로 하는 거다.”

정도였다고 보면 아주 정확해.


3. 그런데 그렇게 국제 네트워크가 좋았다면 늙고 가난해졌을 때 왜 프리메이슨이 안 먹여 살렸나?

이게 중요한 지점이야.

프리메이슨은 현대적인 평생 상호부조 보험조직이 아니었어. 자선과 회원간 원조가 중요한 가치였지만, “Master Mason이 경제적으로 몰락하면 다른 회원들이 평생 생활비를 지급한다” 같은 제도는 아니었지.

카사노바가 말한 프리메이슨의 진짜 장점도 바로 접근(access)이야. 그는 여행하는 상류층 젊은이라면 프리메이슨에 가입해야 좋은 사회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젊은 시절에는:

낯선 도시 도착 → 롯지의 형제 소개 → 귀족·상인·지식인 만남 → 식사 초대 → 정보·소개장 → 사업이나 후원 기회

같은 효과가 엄청났어.

하지만 카사노바가 60대가 되자 문제가 달라졌지.

네트워크는 기회를 연결해줄 수는 있어도 카사노바 자체의 시장가치를 대신 만들어주지는 못해.

더구나 30~40년이 지나면서 그와 함께 활동했던 사람 상당수가 죽거나 늙었고, 롯지들도 바뀌고 정치환경도 완전히 달라졌어. 그리고 카사노바도 말년에는 유럽 여러 지역에서 빚·분쟁·추방·괴팍한 평판을 쌓은 사람이었고.

실제로 1795년 Dux를 뛰쳐나가 다시 유럽 인맥을 통해 governor, librarian, chamberlain 같은 직장을 찾으려 했지만 실패하고 Waldstein에게 돌아온 사건 자체가 그걸 보여줘.

즉 프리메이슨 네트워크가 전혀 도움이 안 됐다기보다는, 젊은 시절에는 카사노바 인생의 핵심 사회자본이었지만 노년에는 그 네트워크만으로 안정적인 후원자를 새로 만들어내기에 역량과 평판, 시대가 모두 달라진 것이야.


4. Saint-Germain과 Cagliostro 이야기는 카사노바가 만든 구라였나?

두 사람 자체는 절대 구라가 아니야. 둘 다 실제 역사적 인물이다.

Comte de Saint-Germain

실제로 18세기 유럽 궁정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모험가야. 프랑스 궁정에도 드나들었고, 음악·보석·염색·연금술 등에 박식하다고 알려졌으며 자기가 매우 오래 살았다는 듯한 신비한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만들었어.

카사노바는 실제로 Saint-Germain을 만났다고 회고하고, 그를 대단히 영리하지만 엄청난 허풍쟁이/사기꾼으로 묘사해.

Saint-Germain이 자기 앞에서 동전을 화학처리해 금처럼 보이게 하는 식의 ‘실험’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카사노바는 기록해. 중요한 건 카사노바가 그걸 보고 “이 사람 진짜 연금술사다”라고 믿은 게 아니라 오히려 수법을 의심했다는 것이야.

그러니까 Saint-Germain에 관한 기본 골격:

실존 인물 → 실제로 신비주의·연금술 이미지를 이용 → 카사노바와 실제 접촉 가능성이 매우 높음

은 역사적이야.

다만 회고록의 구체적인 대화 한마디 한마디까지 문자 그대로 사실이라고 보장할 수는 없어. 카사노바는 수십 년 뒤 기억을 바탕으로 문학적으로 재구성했으니까.

Cagliostro

이 사람도 더 확실한 실존 인물이야.

본명은 Giuseppe Balsamo(1743–1795)로 알려져 있고, 유럽을 돌아다니며 치료·연금술·신비주의·프리메이슨을 결합한 유명한 모험가가 됐어. 나중에는 자신의 Egyptian Rite Freemasonry까지 만들었고, 프랑스의 유명한 Diamond Necklace Affair에도 연루됐다가 바스티유에 갇혔다.

카사노바는 그를 사기꾼이라고 매우 노골적으로 공격했고, 말년에 Soliloque d'un penseur 같은 글에서 Saint-Germain과 Cagliostro 유형의 신비주의적 허풍을 비판했어.

재미있는 건 이거야.

카사노바가 Saint-Germain이나 Cagliostro를 사기꾼이라고 욕하지만, 카사노바 자신도 Madame d'Urfé에게 카발라와 연금술을 이용해 사기를 쳤다.

차이는 카사노바 자신이 보기에는 대략:

“나는 사람을 속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반면 Saint-Germain/Cagliostro에 대해서는

“저 인간들은 허풍을 아예 하나의 종교와 인격으로 만들어버렸다.”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아.

그래서 셋을 나란히 놓으면 상당히 재미있어.

Saint-Germain: 정체 자체를 신비화한 궁정형 연금술사
Cagliostro: 신비주의를 대규모 종교·프리메이슨 사업으로 확장한 카리스마형 사기꾼
Casanova: 신비주의 지식을 알고 필요할 때 사람을 속이는 데 써먹었지만, 자기 회고록에서는 오히려 그 메커니즘을 폭로한 냉소적인 플레이어

카사노바가 셋 중에서는 가장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안다”는 자기인식이 강했던 인물로 보여. 다만 이것 역시 카사노바 자신의 회고록이 자기 이미지를 영리하게 꾸민 결과일 가능성까지 감안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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