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버즈 신발이 망한 이유
네. Allbirds는 일반적인 운동화 브랜드와 비교하면 친환경성을 상당히 강하게 추구하는 브랜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이유는 석유계 합성소재 사용을 줄이고 메리노 울, 유칼립투스 기반 섬유, 사탕수수 기반 EVA 같은 천연·재생 가능한 소재를 적극 사용하는 점입니다. 재활용 소재와 재활용 포장재도 사용합니다.
특히 탄소배출량을 꽤 집요하게 관리합니다. Allbirds는 제품별로 원료→제조→운송→사용→폐기까지 계산하는 LCA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계산 도구는 ISO 14067:2018 기준에 대해 제3자 검증을 받았습니다.
다만 “Allbirds = 환경에 무해한 신발”은 아닙니다. 신발을 생산하고 운송하는 이상 탄소배출은 발생하고, Allbirds 스스로도 이를 인정합니다.
그래서 정확한 표현은:
“친환경 신발”이라기보다 “기존 운동화보다 환경부담을 줄이도록 설계한 신발”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Allbirds가 자체 LCA 방식으로 계산한 일반적인 운동화의 탄소발자국은 약 14.1 kg CO₂e/pair인데, 일부 Allbirds 제품은 약 2~4 kg CO₂e 수준까지 낮췄다고 공개하고 있습니다.
즉 친환경 이미지만 파는 브랜드라기보다는 소재와 탄소 측정 측면에서 실제로 꽤 많은 투자를 한 브랜드라고 평가하는 게 적절합니다.
맞습니다. 다만 몇 가지를 구분하면 Allbirds가 왜 한때 그렇게 크게 성공했는지가 더 잘 보입니다.
1. 원래 히트작은 실제로 양털로 만든 신발이 맞습니다.
2016년 출시된 대표 제품 Wool Runner가 핵심이었고, 갑피에 뉴질랜드산 슈퍼파인 메리노 울을 사용했습니다. 일반적인 거친 양모가 아니라 매우 가는 메리노 울이라 부드럽고, 통기성과 온도·습도 조절 특성이 있습니다. 이후에는 유칼립투스 섬유를 쓴 Tree Runner, 사탕수수 기반 밑창 등으로 소재를 넓혔습니다.
2. Allbirds가 대박 난 이유를 단순히 '친환경'으로 보면 반쪽짜리 설명입니다. 오히려 초기 성공 공식은 편안함 + 단순한 디자인 + 신기한 천연소재 + 친환경 스토리의 결합에 가까웠습니다. 회사 스스로도 최초 Wool Runner가 design, comfort and natural materials를 기반으로 즉각적인 베스트셀러가 됐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착화감이 중요한 판매 포인트였습니다. 가볍고 부드럽고, 울이 발을 감싸는 느낌이 있으며 일부 모델은 양말 없이 신는 것까지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습니다. 현재 Tree Runner도 공식적으로 가볍고 유연하며 발을 부드럽게 감싸고, 여행·걷기·출퇴근·일상생활에 적합하다고 설명합니다.
3. 다만 '운동선수들에게 특히 인기였다'는 건 조금 다릅니다. 창업자 Tim Brown이 뉴질랜드 프로 축구선수 출신인 것은 맞습니다. 그가 선수 생활을 하면서 신발 산업에 관심을 갖고 메리노 울을 신발에 활용한다는 아이디어를 발전시킨 것이 회사의 출발점입니다.
하지만 초기 Wool Runner의 대성공은 전문 운동선수용 퍼포먼스화로서의 성공이 아닙니다. Nike나 Adidas 러닝화처럼 기록을 노리는 선수들이 신는 전문 운동화라기보다, 하루 종일 편하게 신는 라이프스타일 스니커즈로 성공했습니다. 지금도 Tree Runner의 공식 용도는 여행·걷기·출퇴근·일상입니다.
즉,
“양털로 만든 친환경 신발인데, 놀랍게도 엄청 편하다.”
이게 초기 Allbirds의 강력한 USP였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친환경만 내세웠다면 그 정도로 폭발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그리고 주가는 정말 처참하게 무너졌습니다. 단순히 최근 며칠 떨어진 정도가 아닙니다. 주가가 장기간 $1 아래에 머물면서 2024년에는 Nasdaq 상장요건 문제로 1대20 역분할까지 했습니다. 이후 사업도 크게 축소됐고, 2026년에는 미국의 정가 매장을 전부 폐쇄하기로 했습니다.
더 중요한 최신 상황은 2026년 들어 Allbirds 자체가 사실상 종전 형태를 잃었다는 것입니다. 3월에는 브랜드 IP와 재고 등 자산을 American Exchange Group에 매각한다고 발표했고, 최근 보도에 따르면 옛 Allbirds 상장사는 Smartbird로 이름을 바꾸고 AI 인프라 사업으로 전환했으며 주가는 지난 1년간 약 62% 하락했습니다.
그래서 Allbirds는 사업적으로 꽤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좋은 제품 + 엄청난 초기 입소문 + 강력한 브랜드 스토리”가 있었는데도 왜 지속 가능한 대형 신발 브랜드로 자리 잡지 못했는가를 보면 DTC 브랜드가 실패하는 전형적인 문제들이 꽤 많이 나옵니다.
원하면 Allbirds가 한때 기업가치 수십억 달러까지 갔다가 몰락한 이유 5가지를 Monellies 관점에서 분석해드릴 수도 있습니다.
그냥 Allbirds 자체를 보면, 몰락의 핵심은 “나쁜 제품을 팔아서”라기보다 ‘엄청난 히트상품 하나를 거대한 글로벌 브랜드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실패했다’고 보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왜 처음에는 그렇게 잘됐나
Allbirds의 시작은 상당히 강했습니다. 2016년 Wool Runner 하나로 출발했고, 첫 2년 만에 100만 켤레를 직접 판매했습니다. 회사의 IPO 자료에서도 Wool Runner의 핵심을 comfort + nature라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운동화 시장에서 포지셔닝도 독특했습니다.
Nike/Adidas처럼 운동성능을 강조하지도 않고, 명품 스니커즈처럼 패션을 강조하지도 않았습니다.
대신,
“양털로 만든, 로고도 거의 없는, 엄청 편한 신발.”
이라는 아주 이해하기 쉬운 상품이었습니다.
여기에 친환경이라는 이야기가 붙었습니다. 그래서 순서를 굳이 매긴다면 초기 성공에는 ① 편안함 → ② 독특한 메리노 울 소재 → ③ 미니멀한 디자인 → ④ 친환경 스토리가 동시에 작용했다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그리고 창업자 Tim Brown이 실제 뉴질랜드 프로 축구선수 출신이라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선수 시절 받은 기존 스포츠화가 편안함이나 디자인 면에서 마음에 들지 않아 직접 신발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IPO 자료에 설명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왜 무너졌나
가장 큰 문제는 Wool Runner 다음의 ‘두 번째 Wool Runner’를 만들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회사는 Wool Runner의 성공을 보고 이것을 거대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시작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신발 종류를 계속 늘리고, 러닝화에 진출하고, 레깅스·재킷 등 의류를 만들고, 세계 각지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습니다.
2021년 무렵에는 이미 제품이 50~60종까지 늘어나 있었습니다.
문제는 소비자가 원했던 게 반드시 “Allbirds라는 라이프스타일 세계관”은 아니었다는 겁니다.
많은 소비자는 그냥 “그 편한 양털 신발”을 좋아했던 겁니다.
TechCrunch도 이후의 공격적인 오프라인 확장과 레깅스·재킷·퍼포먼스 러닝화 같은 주변 카테고리들이 기존 고객에게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고 지적합니다. 공동창업자 Tim Brown도 급속한 성장이 회사의 일부 “DNA”를 잃게 만들었다고 인정했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편하지만 내구성은?'
초기의 편안함은 확실히 강력한 장점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품질과 내구성 문제가 브랜드를 괴롭혔습니다.
특히 프리미엄 가격을 받는데 신발이 생각보다 빨리 닳는다는 소비자 인식이 생겼습니다. Forrester도 Allbirds 몰락을 분석하면서 품질과 프리미엄 가격의 조합이 대중적인 고객층을 확보하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지적합니다.
이게 치명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친환경은 구매 이유가 될 수 있지만,
$100 넘는 신발이 오래 가지 않는 것을 용서하게 만드는 이유는 되기 어렵습니다.
결국 신발에서는 편안함뿐 아니라 내구성, 디자인, 가격이라는 아주 평범한 요소들이 중요했던 겁니다.
세 번째는 브랜드가 너무 특정 이미지에 갇혀버린 것
초기에는 Silicon Valley 사람들이 신는 Allbirds라는 이미지가 엄청난 마케팅 자산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게 역으로 “tech-bro shoe”라는 고정관념이 됐습니다. 젊은 소비자에게 새로운 패션 브랜드로 계속 재해석되지 못한 겁니다.
그 사이 Hoka 같은 브랜드는 엄청 편하면서도 실제 러닝 성능이라는 더 강한 이유를 제시했고, Crocs 같은 브랜드는 편안함에 강력한 개성과 문화적 유행까지 붙였습니다.
Allbirds는 애매해졌습니다.
편안함 → Hoka 등과 경쟁
패션 → 다른 스니커즈 브랜드와 경쟁
친환경 → 소비자가 그것만으로 계속 구매하지 않음
퍼포먼스 → 전문 스포츠 브랜드보다 약함
처음에는 독특했던 포지션이 경쟁이 심해지면서 점점 좁아진 겁니다.
네 번째는 그 상태에서 너무 빨리 몸집을 키웠다는 것
이게 재무적으로 결정타였습니다.
매장과 인력, 해외사업 등 고정비를 크게 늘렸는데 매출 성장이 따라오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2023년에는 순손실 $152.5M, 2024년에도 $93.3M의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비용만의 문제가 아니라 매출 자체가 2023년 $254.1M → 2024년 $189.8M으로 약 25% 감소했다는 점입니다.
즉 단순히
“성장하느라 적자를 냈다”
가 아니게 된 겁니다.
적자인데 매출까지 줄어드는 상황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2021년 상장 첫날 한때 $4B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던 회사가 결국 2026년 브랜드 자산 등을 $39M에 매각하는 계약까지 가게 됩니다.
결국 Allbirds의 역설
상당히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초기 제품 아이디어 자체는 훌륭했습니다.
메리노 울이라는 의외의 소재를 신발에 넣고,
부드럽다 + 편하다 + 단순하다 + 친환경적이다
를 하나의 상품에 묶었습니다.
문제는 좋은 제품 하나를 발견한 것과, 지속적으로 좋은 제품을 만들어내는 Nike급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능력이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Allbirds의 역사를 한 문장으로 압축하면:
Wool Runner는 product-market fit을 찾았지만, Allbirds라는 회사는 그 성공을 반복할 수 있는 formula를 찾지 못했다.
그리고 거기에 과도한 확장 + 오프라인 매장 비용 + 제품 카테고리 확장 실패 + 내구성 논란 + 브랜드 유행 쇠퇴가 겹치면서 몰락 속도가 빨라졌다고 보는 게 가장 타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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