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게 얽힌 유럽사: 원래 스페인 왕조의 뿌리는 프랑스 부르봉 왕조, 영국 현왕실의 뿌리는 독일, 그 이전 왕실들 뿌리는 프랑스,

 


원래 스페인 왕조의 뿌리는 프랑스지?

현재 스페인 왕실을 말하는 거라면 맞습니다. 현재 스페인 왕가는 부르봉(Borbón) 왕조이고, 그 뿌리는 프랑스의 부르봉(Bourbon) 왕조입니다.

다만 스페인 왕조 전체의 기원이 프랑스라는 뜻은 아닙니다. 흐름을 보면:

트라스타마라 왕조(스페인계) → 합스부르크 왕조(오스트리아계) → 부르봉 왕조(프랑스계)

핵심적인 전환은 1700년입니다. 스페인 합스부르크의 마지막 왕 카를로스 2세가 후계자 없이 죽자, 프랑스 국왕 **루이 14세의 손자 필리프 드 앙주(Philippe d’Anjou)**가 스페인 왕위를 물려받아 펠리페 5세가 됩니다. 이 사람이 스페인 부르봉 왕조의 시조입니다.

즉 현재 국왕 펠리페 6세의 왕조를 부계 왕조 기준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프랑스 부르봉 왕가에 도달합니다. 그래서 프랑스어로는 Bourbon, 스페인어로는 Borbón이라고 부릅니다.

더 멀리 올라가면 부르봉 가문 자체가 프랑스 왕실 카페 왕조(Capetian dynasty)의 분가이므로, 현 스페인 왕가는 계보상 카페 왕조의 한 갈래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스페인 합스부르크의 뿌리는 어딘데

스페인 합스부르크 왕조의 뿌리는 중부 유럽의 합스부르크 가문, 더 정확히는 오늘날 스위스 북부 지역에서 출발한 귀족 가문입니다.

합스부르크 가문의 기원을 따라가면 대략 이렇습니다.

오늘날 스위스 북부 아르가우(Aargau) → 합스부르크 성을 근거지로 성장 → 오스트리아 지배권 획득 → 신성로마제국 황제 가문으로 성장 → 혼인을 통해 스페인 왕위 획득

특히 스페인과 연결된 결정적인 인물이 막시밀리안 1세입니다. 그의 아들 **필리프 미남공(Philip the Handsome)**이 스페인의 후아나와 결혼했습니다. 후아나는 바로 스페인을 통합한 이사벨 1세와 페르난도 2세의 딸이었습니다.

둘 사이에서 태어난 사람이 유명한 **카를 5세(스페인에서는 카를로스 1세)**입니다.

그래서: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의 필리프

스페인 왕녀 후아나

카를 5세 / 카를로스 1세

스페인 합스부르크 왕조

따라서 흔히 합스부르크를 오스트리아 왕조라고 부르는 것은 맞지만, 가문의 가장 오래된 지리적 뿌리까지 따지면 현재의 스위스입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점이 하나 있습니다. 스페인에서는 합스부르크 왕조를 보통 **Casa de Austria(오스트리아 왕가)**라고 부릅니다. 즉 스페인 사람들 자신도 스페인 합스부르크 시대를 흔히 **“Los Austrias”**라고 지칭합니다.



대체로 그렇다고 볼 수 있지만, 어느 왕조를 말하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하노버 왕조 직전 영국 왕실은 스튜어트 왕조였고, 스튜어트는 프랑스계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스코틀랜드계 왕조입니다.

왕조별로 보면 흐름이 명확합니다.

노르만 왕조(1066–1154) → 프랑스 노르망디계
플랜태저넷 왕조(1154–1485) → 프랑스 앙주계
튜더 왕조(1485–1603) → 웨일스계
스튜어트 왕조(1603–1714) → 스코틀랜드계
하노버 왕조(1714–1901) → 독일계
작센코부르크고타 → 윈저 → 독일계

특히 노르만 → 플랜태저넷 시기의 프랑스적 뿌리는 매우 강합니다. 플랜태저넷의 시조 헨리 2세는 프랑스 앙주 백작 조프루아 플랜태저넷의 아들이었고, 당시 영국 왕실의 지배 엘리트는 언어·영지·혼인 관계 면에서 프랑스와 밀접했습니다.

하지만 하노버 바로 직전만 묻는다면 답은 아니요. 스튜어트 왕조는 스코틀랜드계입니다.

흥미롭게도 현 영국 왕실의 왕조적 계보를 크게 보면 프랑스계 왕조들 → 웨일스계 튜더 → 스코틀랜드계 스튜어트 → 독일계 하노버/작센코부르크고타로 계속 바뀌어 온 셈입니다.


지금 영국 왕실 뿌리도 결국 독일이지?

맞아. 현재 영국 왕실인 윈저 왕조(House of Windsor)는 부계 왕조의 기원을 따지면 독일계라고 보는 게 정확해.

계보를 단순화하면:

독일 작센 지역의 베틴 가문(House of Wettin)
→ 작센코부르크고타 가문(Saxe-Coburg and Gotha)
→ 알베르트 공(Queen Victoria의 남편)
→ 에드워드 7세
→ 조지 5세
→ 1917년 왕조명을 Windsor로 변경
→ 엘리자베스 2세 → 찰스 3세

빅토리아 여왕 자신도 이미 하노버 왕조(House of Hanover) 출신이었는데, 이 왕조 역시 독일 하노버에서 온 독일계 왕조였다. 실제로 영국 왕실 공식 사이트도 에드워드 7세가 아버지 알베르트 공을 따라 Saxe-Coburg-Gotha 왕조에 속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다가 제1차 세계대전 중 영국의 반독일 감정이 극심해지자 조지 5세가 1917년 독일식 왕조명인 Saxe-Coburg and Gotha를 버리고 영국적인 Windsor로 바꿨다. 즉 새로운 혈통이 생긴 게 아니라 왕조의 이름을 바꾼 것이다. 

재미있는 건 18세기 초부터 보면 더 노골적이라는 거야.

1714–1901: 하노버 왕조 → 독일계
1901–1917: 작센코부르크고타 왕조 → 독일계
1917–현재: 윈저 왕조 → 작센코부르크고타를 개명

그래서 1714년 조지 1세 이후 현재까지 영국 왕실은 왕조적 계보에서 독일과 굉장히 깊게 연결되어 있다고 할 수 있어. 조지 1세는 아예 독일 하노버 출생으로, 54세에 영국 왕이 되었을 당시 영어도 하지 못했다. 

다만 찰스 3세를 단순히 "독일인 혈통"이라고 부르는 건 지나친 단순화야. 수백 년간 유럽 왕실끼리 혼인했기 때문에 영국·독일·덴마크·그리스 등 여러 왕가의 혈통이 복잡하게 섞여 있어. '왕조의 역사적 뿌리가 독일계다'가 가장 정확한 표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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