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운: 기존 소통 모델의 한계와 비언어적 소통의 중요성 (feat. 터치)

 

회의 시간이 길수록 회사가 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회의는 공식적인 지식 공유 공간이지만, 비공식적인 정서 공유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진정한 소통과 성장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1. 소통의 본질: 메시지 전달을 넘어선 상호 주관성 


진정한 소통은 단순히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말하기 전에 이미 형성된 '상호 주관성'이라는 공유된 세계 위에서 이루어진다.


1.1. 기존 소통 모델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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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통적인 소통 모델은 틀렸다 

    • 이 모델은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메시지를 주고받는 과정으로 소통을 정의한다.

    • 하지만 실제 소통은 메시지 전달이 가장 마지막 단계이며, 말하기 전에 이미 많은 비언어적 소통이 이루어진다.

  2. 소통은 메시지 전달이 아닌 공유된 세계에서 시작된다 

    • 공유하는 세계가 없으면 소통은 불가능하다.

    • SNS를 통한 메시지 교환이 늘어날수록 비언어적으로 공유해야 할 세계가 사라져 소통은 오히려 빈곤해진다.

  3. 상호 주관성의 중요성 

    • 소통은 개인 간의 상호 주관성, 즉 '인터브젝티버티'라는 영역에서 이루어진다.

    • 대화는 두 사람 모두의 몫이며, 어느 한쪽만의 책임이 아니다.

    • 상대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합리적인 설득도 소용없으며, 이는 상호 주관적 과정이 생략되었기 때문이다.


1.2. 비언어적 소통의 여섯 가지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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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터치(Touch): 비언어적 소통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 

    • 실험 사례: 웨이터의 팁 

      • 웨이터가 손님의 어깨나 손을 살짝 터치하면 팁이 20% 증가한다.

      • 손님은 터치를 인지하지 못하지만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 오바마의 '오바마 터치' 

      • 대중과 스킨십을 통해 친근감을 형성하고 지지층을 확보했다.

      • 백악관에서도 청소부와 같은 사람들에게도 스킨십을 통해 감동을 선사했다.

    • 터치의 중요성 

      • 피부는 '드러난 뇌'로, 만짐을 통해 뇌로 정보가 전달되어 소통이 원활해진다.

      • 어릴 때 충분히 만져지지 못한 아이들은 타인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 중년 남성들이 말귀를 못 알아듣는 이유는 터치 경험의 부족 때문이다.

    • 해리 할로의 원숭이 실험 

      • 먹이를 주는 철사 엄마보다 부드러운 천 엄마에게 원숭이가 더 의지했다.

      • 이는 인간 존재가 말보다 피부 접촉을 통해 소통하고 위로받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 만짐은 물리적 고통뿐 아니라 마음의 아픔에도 위로가 된다.

  2. 시선(Eye Contact): 감정 교류와 권력 관계의 반영 

    • 영화 '카사블랑카'의 명대사 오역 

      • "Here's looking at you, kid"를 "그대 눈동자의 건배"로 번역한 것은 최고의 오역이자 최고의 번역으로 평가받는다.

    • 동서양의 시선 처리 방식 차이 

      • 서양인은 눈의 각도 차이에 민감하지만, 동양인은 그렇지 않다.

      • 동양 문화에서는 눈맞춤이 익숙하지 않아 싸움의 빌미가 되기도 한다.

      • 독일에서는 와인잔을 부딪힐 때 눈을 마주치지 않으면 7년간 불운이 따른다는 속설이 있다.

    • 눈맞춤의 공격성과 신호 

      • 동물 세계에서 눈맞춤은 공격 행위로 인식된다.

      • 초식동물은 눈이 크고 멀리 떨어져 있어 도망에 유리하지만, 육식동물은 눈이 가운데 몰려 있어 집중력이 높다.

      • 호랑이와 눈을 마주치면 꼼짝 못 하는 것은 눈맞춤이 가진 강력한 힘 때문이다.

    • 인간의 흰자위와 소통 

      • 인간만이 눈에 흰자위가 있어 시선의 방향을 보여준다.

      • 흰자위가 많을수록 사랑스러워 보이며, 눈이 작고 가운데 몰린 사람은 무서운 인상을 줄 수 있다.

      • 초기 미키마우스는 흰자위가 없어 인기가 없었으나, 흰자위가 생긴 후 사랑받기 시작했다.

    • 문명화 과정과 예절 

      • 노브레트 엘리아스의 문명화 이론은 인간 감정을 통제하고 억제하는 과정이다.

      • 식탁 예절은 문명화의 시작점이며, 중세에는 식사와 배설이 구분되지 않았다.

      • 눈을 마주치며 식사하는 것은 문명화 과정의 중요한 부분이다.

      • 눈맞춤은 상대방과 대화하고 싶다는 비언어적 신호이다.

    • 시선과 권력 관계 

      • 제러미 벤담의 파놉티콘 감옥 설계는 죄수들이 감시당하고 있다는 인식을 통해 통제하는 원리이다.

      • 권력은 상대방을 지켜보고 있다는 암시를 통해 형성된다.

      • 군대 경험은 모든 행동이 감시 대상이 되는 트라우마틱한 경험이다.

      •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 위에 앉는 것은 시선의 비대칭을 통해 권력 관계를 만든다.

      • 사이버스페이스는 시선과 눈맞춤을 통한 권력 관계가 통하지 않는 새로운 공간으로, 탈문명화 현상을 야기한다.

      • 인터넷에서의 공격성과 분노 표출은 문명화 규칙이 해체되었기 때문이다.

  3. 정서 조율(Emotional Attunement): 감각 정서를 통한 교감 

    • 정서 조율의 중요성 

      • 상호 주관적 경험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정서 조율이다.

    • 동서양의 미소 차이 

      • 서양인은 눈과 입을 함께 보며 웃지만, 동양인은 코를 보는 경향이 있다.

      • 진짜 웃음(뒤센 미소)은 눈까지 웃음이 잡히고 눈 아래가 두꺼워진다.

      • 입만 웃는 가짜 미소(페남 미소)는 어색함을 준다.

    • 정서적 거리두기와 비행기 사무장 말투 

      • 전화 대신 문자를 선호하는 현상은 정서적 거리두기의 결과이다.

      • 비행기 사무장 말투(매비 토크)는 엄마가 아기에게 하는 친절한 말투로, 서비스 직종에서 정서적 거리두기를 위해 사용된다.

      • 이는 형식화된 친절함으로, 마음은 상대방에게 서비스하는 것이 아님을 나타낸다.

    • 코로나 시대의 비언어적 소통 단절 

      • 마스크 착용과 접촉 제한은 비언어적 소통과 상호 주관적 경험을 방해한다.

      • 특히 1~3세 유아기의 비언어적 소통 경험 부족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야기한다.

    • 어그로와 부정성 우선 가설 

      • 인터넷에서 '어그로'는 공격성을 통해 주목받으려는 행위이다.

      • 부정적인 정보는 생존과 직결되어 긍정적인 정보보다 강하게 작용한다 (부정성 우선 가설).

      • 인터넷 공간에서 부정적인 어그로가 사람들의 의식을 지배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 거울 뉴런과 정서 모방 

      • 인간은 타인의 정서 표현을 흉내 내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 (거울 뉴런).

      • 웃는 얼굴을 보면 따라 웃게 되고, 찡그린 얼굴을 보면 따라 찡그리게 된다.

      • 남성들은 어릴 때부터 정서 표현을 억압하도록 훈련받아 거울 뉴런 작동이 어렵다.

      • 아들에게는 "야, 인마"와 같이 정서를 억압하는 말투를 사용하고, "남자는 우는 거 아니야"와 같이 감정 표현을 막는다.

    • 나이 들수록 변하는 얼굴과 3대 집단 

      • 감정 표현에 어색함을 느끼는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입꼬리가 처진다.

      • 사장, 교수, 고위 공무원 집단은 직업적 특성상 타인의 말을 잘 듣지 않고 감정 공유가 어렵다.

      • 특히 짧은 시간에 자수성가한 사람, 직업적으로 지식이 많은 교수, 남의 말을 듣지 않는 고위 공무원들이 이에 해당한다.

    • 즐거움과 정서 조율 

      • 삶이 즐거우면 타인의 정서 신호에 잘 튜닝되어 신호를 주고받기 쉬워진다.

      • 즐거운 사람 옆에 있으면 자신도 즐거워지므로, 나이가 들수록 안 즐거운 사람을 멀리하는 것이 좋다.

      • 모더니티의 결함은 '엄숙함'이며, 삶은 심각하고 무거운 것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4. 턴테이킹(Turn-taking): 대화의 흐름을 만드는 순서 바꾸기 

    • 오바마의 '어메이징 그레이스' 연설 

      • 6초간의 침묵 후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함께 부른 것은 청중을 연설 과정에 초대하여 같은 세계를 만드는 행위이다.

      • 이는 일방적인 연설에서 청중과의 순서 주고받기라는 비언어적 소통의 비밀을 보여준다.

    • 아기와의 상호작용: 까꿍 놀이 

      • 엄마는 아기에게 끊임없이 "누가 그랬어?"라고 물으며 순서 주고받기를 가르친다.

      • 아기는 웃음으로 자신의 순서가 왔음을 알리고 반응한다.

      • 까꿍 놀이는 "네 순서가 왔으면 반응하라"는 의사소통의 기본 원칙을 배우는 과정이다.

    • 테니스 게임과 상호적인 관계 

      • 테니스 게임처럼 주고받는 과정이 상호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 독백적인 사람과 턴테이킹의 중요성 

      • 혼자만 말하는 독백적인 사람은 대화의 책임을 자신에게만 돌려 상대방을 답답하게 만든다.

      • 똑똑한 사람일수록 남의 말을 중간에 끊는 실수를 저지르며, 이는 상호 주관적 경험을 해체하는 폭력이다.

      • 혼자 일 잘하는 사람은 과장까지는 갈 수 있지만, 상호 주관적 경험을 파괴하는 사람은 리더가 되기 어렵다.

      • 타인에게 성장할 기회를 주는 것이 리더십의 핵심이다.

    • 0.2초와 0.6초의 모순 

      • 인간이 생각해서 말하기까지 최소 0.6초가 걸리지만, 실제 순서 바꾸기는 0.2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 이는 상대방의 말을 들으면서 이미 말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AI와 턴테이킹의 한계 

      • AI는 인간처럼 턴테이킹의 신호를 즉각적으로 캐치하고 반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 인간은 상대방의 말에 이미 반응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순서 주고받기를 넘어선다.

      • AI는 아직 인간의 복잡한 비언어적 신호를 완전히 이해하고 상호 주관적 경험을 통해 자의식을 형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

    • 한국 사회의 소통 문제 

      • 한국 사회는 소통 문제를 심각하게 보지 않고 논리적 설득만으로 해결하려 한다.

      • 관점 전환이 가능한 소통 방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2. 조직 문화와 소통: 회의 시간과 정서 공유의 관계 


망하는 회사는 회의 시간이 길며, 이는 공식적인 지식 공유뿐 아니라 비공식적인 '정서 공유'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2.1. 회의 시간과 조직의 성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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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회의 시간이 길수록 회사가 망하는 이유 

    • 회의는 공식적인 지식 공유 공간이지만, 비공식적인 정서 공유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진정한 소통과 성장이 어렵다.

    • 회의 시간은 짧을수록 좋으며, SNS 시대에는 익스플리시트(명시적) 지식 공유는 이메일로 대체 가능하다.

    • 정서 공유가 이루어져야 서류로 전달되지 않는 암묵적 지식이 흘러다니며 조직이 성장한다.

    • 정서 공유의 수도관이 존재하면 중요한 암묵적 지식이 흘러다니지만, 그렇지 않으면 경영자는 답답함에 같은 말을 반복하게 된다.

  2. 잡담의 중요성 

    • 성공적인 IT 기업의 사훈에 '잡담하라'는 조항이 있는 것은 암묵적 지식이 어떻게 공유되는지를 아는 사람의 지혜이다.

  3. 한국 조직 문화의 문제점 

    • 한국 회사의 엄숙한 조직 문화는 정서 공유의 차원을 간과한다.

    • 소통은 단순히 모여서 회의하는 것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정서 공유가 선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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