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운 조선일보 기사 - 지지율 20%인데 안 무너진다… 이란 떠받치는 ‘돈의 충성 구조’ - 입시·취업 특혜로 충성파 묶어둬

 https://n.news.naver.com/article/366/0001152884?sid=104

 

입시·취업 특혜로 충성파 묶어둬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으로 지도부와 핵심 인프라가 타격을 입었지만, 이란 정권은 예상보다 단단히 버티고 있다. 경제난과 국제 제재, 내부 불만이 누적된 상황에서도 이란 체제가 쉽게 붕괴하지 않는 이유는 ‘경제적 이해관계’로 결속된 독특한 권력 구조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인들이 알리 모하메드 나이니 전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대변인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있다. /EPA
이란인들이 알리 모하메드 나이니 전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대변인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있다. /EPA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 국민 가운데 정권을 지지하는 비율은 약 20% 수준에 그친다. 그러나 이 소수는 단순한 지지층이 아니라 정권과 생계를 공유하는 이익 공동체다. WSJ은 이를 정권이 유지될수록 이들은 혜택을 얻고, 반대로 체제가 무너지면 생계 기반도 함께 붕괴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성직자 그룹부터 준군사 조직, 일반 시민까지 촘촘하게 얽혀 있다.

경제 절반 장악한 ‘군·종교 복합체’

그 중심에는 혁명수비대(IRGC)가 있다. 최소 12만5000명의 유급 인력을 보유한 혁명수비대는 군사력을 넘어 경제 전반을 장악하고 있다. 석유·가스·통신 등 핵심 산업은 물론 소비재 유통까지 장악하며 사실상 국가 경제를 통제한다. 혁명수비대 산하 최대 건설사 카탐 알안비야의 장기 계약 규모는 약 500억 달러로, 이란 국내총생산(GDP)의 14%에 달한다.

여기에 보수 성직자들이 운영하는 종교 재단이 가세해 이른바 군·종교 복합체를 형성하고 있다. 네덜란드 싱크탱크 클링겐다엘 연구소는 이들이 이란 경제의 50% 이상을 통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방 제재로 외국 기업이 철수한 자리도 대부분 이들 조직이 차지했다.

대학 입시부터 취업까지… ‘충성’에 따르는 확실한 보상

이란 정권은 이 경제 구조를 기반으로 충성 세력을 유지한다. 바시지(IRGC 산하 자원봉사 민병대) 활동을 하거나 충성심을 보인 이들에게는 현금 보조금과 저금리 대출은 물론, 명문대 입학권과 공공기관 취업 가산점이 주어진다. 혁명수비대 산하 기업들은 일반 기업보다 최대 5배 높은 임금을 제시하며 엘리트 청년층을 체제 내로 끌어들인다고 WSJ은 설명했다.

거리 통제와 시위 진압의 선봉에 서는 약 70만 명의 바시지 대원들 역시 사회 전반의 요직을 차지하며 기득권을 유지한다. 이들에게 정권 수호는 곧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재산을 지키는 것이다.

이처럼 수백만 명이 경제적 이해관계로 얽힌 구조는 체제 변화를 어렵게 만든다. 반정부 여론이 존재하더라도 현재 구조에서 혜택을 받는 수백만 명이 쉽게 등을 돌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제 분쟁 해결 단체 크라이시스그룹의 알리 바에즈는 “충성의 대가로 혜택을 받는 이들에게 체제 붕괴는 곧 개인의 파산을 의미한다”며 “이들이 자발적으로 정권에 등을 돌릴 가능성은 낮다”라고 말했다.

결국 이란을 지탱하는 것은 신을 향한 믿음이 아니라 “정권이 망하면 나도 파산한다”는 강력한 경제적 공포와 유착인 셈이다. 외부의 군사 압박이나 제재만으로는 쉽게 흔들리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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