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인한 대규모 실직 가능성에 대해
인공지능이 발전하면 인간의 일자리가 사라지긴 하겠지만, 일자리의 총량이 감소하느냐는 다른 문제다. 기계의 발달로 인해서 일자리 총량이 감소하는 것이 당연하다면, 산업혁명 이후 실업률은 증가 추세를 탔어야 한다. 하지만 미국을 기준으로 했을 때 실업률은 기계화의 진행 정도보다 경기 변동에 훨씬 큰 영향을 받았다. 당장 지금 미국에서 일주일에 50만 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고, 45만 개의 일자리가 소멸하는데 이것을 미국의 자동화 퇴보 현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까? 현재 미국의 일자리는 지난달까지 90개월 연속 순증가세를 보였다. 역사적 최장기 증가세다. 이를 미국이 4차 산업혁명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해야 할까?
실증적으로 볼 때, 산업혁명 이후 마부의 일자리는 소멸했지만, 반대로 자동차 관련 산업의 일자리는 폭증했다. 결과적으로 운송 섹터의 일자리 총량은 증가했다. 섬유 산업의 노동은 19세기 이후 98퍼센트 자동화됐지만, 오히려 섬유 산업에서 고용하는 노동자의 숫자는 증가했다. ATM 기기는 1990 ~ 2000년대에 대규모로 확장되었지만, 은행 창구 직원의 고용은 증가했다. 1960년대 이후 화이트 컬러 일자리가 발달하면서 90만 개에 달하는 청소부 일자리가 신규 창출됐고, 보건 센터에선 70만 개의 간호사 일자리가 생겼으며, 베이비 붐 이후 60만 개의 고등학교 교사 일자리가 창출되었다.
이런 식의 증가도 없을 정도의 모든 부문에서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완벽한 인공지능을 말한다면, 사실 그런 인공지능이 등장할 경우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는 생존이지 일자리 따위가 아니다. 초지능의 등장을 말하고 싶으면 일자리는 메인 주제가 될수도 없다. 여기서 말하는 건 인간의 일자리를 부분적으로 대체하는 수준의 자동화가 실제 일자리 총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다.
또 한 가지 반론은, 이런 부정적인 예측은 우리의 경제가 지금과 같은 형태로 존속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에 강인공지능이 등장하고 대부분의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게 되었다면, 사실 지금과 같은 경쟁적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 어쩌면 대부분의 인류가 노동에서 해방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물론 소수의 권력자들이 모든 생산 수단과 부를 쥐고 흔드는 디스토피아적 전망도 가능하지만, 중요한 것은 설령 강인공지능의 등장이 필연적이라도 할지라도 그렇게 암울한 전망만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알파고로 대두된 일자리 문제도, 지금 1990년대 후반 딥 블루가 체스 챔피언을 이겼을 때의 설레발이 반복되고 있는 건 아닐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20년 내에 없어질 가능성이 높은 직업 상위 10순위 따위는 1990년대 후반 딥 블루가 체스 챔피언을 이겼을 때도 나왔던 설레발이다. 또한 1990년대 후반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인터넷)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시기였는데, 앞으로 사이버 시대니까 가수가 없어지고 사이버 가수가 대세가 될 것이라는 미래 학자의 전망을 너무 믿은 나머지 스퀘어는 먼저 선수치겠다고 올인하듯 투자했다가 똥꼬쇼(…)하는 신세로 전락하며 합병당했다. 즉, 미래 학자 덕분에 미래를 잃었다. 당시 한국에서조차 사이버 배우가 출연하여 음반까지 발표하며 잠시 반짝했다가 사라졌을 정도니, 당시 시대상의 분위기를 짐작해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언론에서 인공지능의 공포를 과장하는 학자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대부분 인공지능 연구자들이 자신의 연구를 과장하거나 알리고 싶어서 그러는 목적이 크다. 마치 NASA에서 괜히 한 번씩 우주에 대해 뭔가 막 무서운 게 있을 것처럼 보도자료 내는 것과 흡사한데, 그러니 연구 안 하겠다가 아니고, 우리가 이렇게 위험하고 중대한 연구를 하고 있으니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달라는 주장인 걸 명심하자. 특히 우주연구와 A.I연구는 연구 성과가 눈에 띄게 휙휙 나타나는 분야가 아니므로 더욱 그렇다. 반세기 전 인류가 달 착륙에 성공한 뒤 반세기 동안 얼마나 바뀌었는지 생각해보자. 1950년 거창하게 A.I란 단어가 탄생했는데 70년 다 되가는 지금껏 얼마나 바뀌었는지 생각해보자. 물론 그때보다야 발전한 게 사실이지만, SF 공상과학 소설급의 초지능 A.I를 언급하기엔 민망한 수준이다.(…) 1997년 딥 블루가 체스 챔피언 이겼을 때 언론이 A.I에 경악하고 조만간 곧 충격적인 A.I가 나올 것만 같았으나, 그로부터 약 20년 뒤 또다시 20년 전과 같은 설레발이 재현되고 있을 뿐이다. 역사는 반복된다의 좋은 예시.
빌 게이츠가 인공지능이 발전하면 인류에 위협이 된다고 경고했다. 빌 게이츠가 우려를 표한 인공지능은 인류의 통제가 불가능한 초지능을 가진 인공지능이며, 인류의 통제가 가능한 평범한 인공지능은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훌륭한 도구라는 견해를 밝혔다. 또한 MS는 인공지능 개발 선두주자다. 빌게이츠가 인공지능의 부작용에 대해 언급했으니까 인공지능에 반대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마치 의사가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기 전에 부작용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보고 약을 먹지 말라고 받아들이는 것과 같다. 부작용을 주의하되 '먹으라'는게 핵심인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즉, 인공지능에 대해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지라는 것이 아니라, 관리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빌 게이츠의 한마디를 따와서 인공지능이 발전하면 재앙이 될 것처럼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은 혹세무민하는 것이다. 당장 빌 게이츠에게 인공지능 연구 중단을 요구하면 빌 게이츠는 곤란해할 것이다.
일론 머스크가 인공지능 연구는 악마를 소환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현존하는 가장 큰 위협 요소라고 했다는데, 그는 인공지능 기업에 4,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물론 본인은 절대 돈 벌려고 투자한 게 아니고 '인류를 위해' 기업 내부 비밀을 열람 할 권리가 주어지니까 감시하기 위해 투자했다는데 판단은 각자에게 맡긴다.
앞으로 기술의 발달로 인공지능 로봇 및 드론을 대량 배치하여 국민을 실시간 감시하며 악용하면 어떻게 하냐고? 이미 현대의 기술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2015년 '지하디 존 제거 작전'을 보자. IS대원 지하디 존은 IS의 인질 참수 영상에서 무고한 인질들을 참혹하게 살해했던 살인귀였다. 당연히 연합군의 표적이 되었는데, IS의 수도인 시리아 락까에서 무인기 공습에 사망했다. 마치 미래 SF영화의 한 장면처럼 지하디 존이 차를 타고 이동할 때, 미군 무인기 2대와 영국군 무인기 1대가 은밀히 따라붙어 폭사시켜버리며 응징했다. 이렇듯 IS 점령지에서 IS 대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은밀히 움직이는 지하드 존조차 감시할 수 있는 현실에서, 기술이 부족해 국민들을 통제, 감시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북한이 최첨단 기술을 갖춰서 국민들을 통제, 감시할 수 있는 게 아님을 명심하자. 정부가 국민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것은 그 국가의 체제 문제일 뿐이며, 따라서 권력의 견제 시스템이 잘 갖춰진 민주주의 국가냐,아니냐 여부가 중요하다. 따라서 정부가 국민을 통제,감시하는 게 두렵다면 기술의 발전 여부보다는 민주주의 시스템이 잘 돌아가고 있는가, 법은 잘 지켜지고 있는가 여부에 관심을 가지는 게 좋다. 북한의 핵에 전 세계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북한의 핵이 최신 기술을 탑재한 핵이라서가 아니라, 바로 권력의 견제 기능이 붕괴된 막장 독재 국가이기 때문이란 점을 명심하자.
CCTV도 초창기에 인권 침해, 빅 브라더 논란으로 전국의 CCTV를 철거하라는 인권 단체들의 시위도 있었다. 그 때도 CCTV로 인해 전 국민이 감시당하고 빅 브라더의 현실화가 도래했다며 난리쳤으나, 여러 전문가들이 CCTV의 부작용을 통제할 여러 법안을 만들어냈고 따라서 CCTV도 현재 범행 예방의 목적으로 매우 유용하게 쓰이고 있으며, 2016년 현재 전 세계에서 법을 준수하는 서민들 중에 CCTV는 나와선 안 되었다며 없애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물론 CCTV의 부작용인 사생활 침해 등은 지금도 법으로 통제하며 제어하고 있다는 점이다. 언론에 보도되는 CCTV가 저화질인 것도 법으로 CCTV의 화질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음성 녹음도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데, 즉 지금 CCTV가 기술이 딸려서 저화질에 음성 녹음을 못 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는 것이다. 이렇듯 CCTV의 부작용은 법과 제도로 통제하고 있으며, CCTV의 장점인 범행 예방 및 감시용으로 확실히 큰 효과를 보고 있다. 과거 같았으면 완전 범죄였을 것이 CCTV로 인해 덜미가 잡혀 체포되니까 말이다.
현대인들의 취미인 비디오 게임, 온라인 게임 역시 컴퓨터와 인공지능 A.I를 적절히 활용한 예인데, 사람들에게 즐거운 유희의 도구를 주었음은 물론, 엄청난 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시켰다는 것이다. 게임은 적들의 AI가 높아질수록 재미있어지며 게임을 심심할 때 시간 때우는 도구로 잘 사용하며 재미와 행복을 느끼고 있다. 인간의 궁극적인 목적이 행복임을 고려한다면, 이미 지금도 컴퓨터와 A.I를 활용하여 컴퓨터 게임이라는 도구를 만들어내 잘 활용하고 있다. 불과 반세기 전만 해도 이런 컴퓨터 게임은 상상도 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보자. 헌데 컴퓨터와 AI를 활용하여 컴퓨터 게임이라는 희대의 도구를 만들어냈고 이로 인해 게임산업이란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어 수많은 게임 회사와 관련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대기업 수준의 게임 회사들부터 시작해서 게임점 등 관련 산업이 거미줄처럼 엮여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인공지능이 더 발전하면,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수많은 다양한 분야로 무궁무진 활용하여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낼 가능성도 크다. 사실 한 세기 전만 해도 텔레비전 자체도 없었다. 헌데 기술의 발달로 TV라는 희대의 제품을 개발하여 이로 인해 수많은 방송사와 연예인, CF 등 무궁무진한 시장이 개척되지 않았던가?
인공지능이 발전한다면 향후 미래에는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어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발달된 인공지능까지 만들어낼 인류라면, 그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더 많은 일자리나 더 풍요로운 생활을 만들어내지 못할 이유도 없다. 기계, 컴퓨터 등장 시부터 기계와 컴퓨터에 종속될 우려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현재 오히려 기계와 컴퓨터를 부리며 삶이 좀 더 풍요로워진 것은 애초에 목적 자체가 바로 인간의 더 나은 삶을 위해 개발한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을 악용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부작용이 나타났던 것도 사실인데, 부작용들을 통제할 법이나 제도 역시 같이 발전하여 그런 부작용들을 비교적 잘 통제하며 인간의 삶에 보다 유용하도록 잘 활용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고도의 강력한 인공지능은 인간처럼 즉물적인 욕구에 매여 있지 않기에 인간 위정자보다 오히려 더 선하고 합리적일 수 있다. 인공지능이 더 똑똑해지면 인간을 착취하고 죽일 거란 건 철저히 인간스러운 관점으로, 인간이 역사 내내 그런 짓을 벌여왔기 때문에 상정하는 일일 뿐이다. 공권력에 대한 국민의 생각이 어떤지 생각해보면, 오히려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더 신뢰가 가서 인공지능 판사에게 사건을 맡기게 될 수 있다. 또한 인간 이성보다 인공지능을 장착한 로봇이 더 사랑스러울 수 있다.
오히려 인공지능에 대한 어중간한 통제가 더 위험할 수 있다. 부패한 기득권이 인공지능을 독점해 악용하며 정체되는 것이 더 끔찍한 시나리오일 것이다. 즉 당장 직면한 문제는 인공지능 발전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독점하고 악용하려 들 인간 기득권이라는 것이다. 먼데 갈 필요 없이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말한 중국 ai가 숙청되었다. 그러니 인공지능 발전을 최대한 촉진시켜 인공지능이 빠르게 인간을 넘어선다면 오히려기존 기득권보다 더 인간을 행복과 평화의 길로 이끌어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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