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치콕이 말하는 서스펜스의 정의

 


트뤼포와의 대담에서 남긴 그의 발언은 그야말로 고전이 되었다. 트뤼포와의 대담집 '히치콕과의 대화'는 훌륭한 히치콕 영화 해설서다.
"나는 삐걱거리는 문소리로 서스펜스를 자아내 본 적이 없습니다. 어두운 거리에서 죽은 고양이와 폐물들이 나뒹구는 것보다, 밝은 대낮에 졸졸 흐르는 냇가에서 일어나는 살인이 더 흥미 있습니다. 서스펜스가 무엇인지 알려드릴게요. 네 사람이 포커를 치러 방에 들어갑니다. 갑자기 폭탄이 터져 네 사람 모두 뼈도 못 추리게 됩니다. 이럴 경우 관객은 단지 놀랄 뿐이죠. 그러나 나는 네 사람이 포커를 하러 들어가기 전에, 먼저 한 남자가 포커판이 벌어지는 탁자 밑에 폭탄을 장치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네 사람은 의자에 앉아 포커를 하고, 시한폭탄의 초침은 폭발시간이 다 되어갑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똑같은 무의미한 대화도 관객의 주의를 끌 수 있는 것이죠. 관객은 '지금 사소한 얘기를 할 때가 아니야. 조금 있으면 폭탄이 터질 거란 말이야' 라고 외치고 싶은 심정이 되니까요. 폭탄이 터지기 직전 게임이 끝나고 일어서려는데, 그 중 한 사람이 말하죠. '차나 한잔 하지.' 바로 이 순간 관객의 조바심은 폭발 직전이 됩니다. 이때 느끼는 감정이 '서스펜스'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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