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 최연소 사시 합격자 깜짝 근황…8년 다닌 김앤장 퇴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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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도 사법시험 최연소 합격생이던 박지원씨가 통번역대학원에 진학한 근황을 전했다. 사진 유튜브 캡처
2012년도 사법시험 최연소 합격생이던 박지원씨가 통번역대학원에 진학한 근황을 전했다. 사진 유튜브 캡처

서울대 경영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던 20세에 최연소로 사법시험에 합격해 화제를 모았던 박지원씨가 8년간의 로펌 생활을 마무리하고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에 진학한 근황을 전했다.

지난 15일 서울대생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샤'에 '20세 사법고시 합격자가 김앤장을 그만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시됐다. 영상의 주인공인 박씨는 2010년에 서울대 경영대에 입학했고, 2012년에 치러진 제54회 사법시험에서 최연소로 합격했다.

그는 "부모님이 일단 경영대에 가서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게 좋겠다고 하셔서 경영대에 입학했다"며 "당시 사시가 끝물이어서 2학년 때부터 시험을 준비해 3학년 때 합격하고, 1년 유예한 뒤 연수원에 갔다가 김앤장 로펌에서 8년간 일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고시 공부라는 게 되게 큰 결심이지 않느냐"며 "준비를 시작한 이상 점점 더 기회비용이 커지기 때문에 어떻게든 빨리 붙어서 괴로운 고시 생활을 청산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고 했다. 이어 "사시 폐지가 얼마 남지 않은 시기였다"며 "예전처럼 길게 준비하다가 시험이 없어지면 큰일이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연수원을 마친 뒤 진로를 정하는 시기가 왔는데 검찰은 생각이 없었고, 로펌에 가야 경제적으로 수익도 많고 멋있어 보이기도 해서 큰 고민 없이 김앤장에 입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로펌에서는 늦게까지 일도 많이 하고 여러 가지 일들이 너무 급박하게 돌아갔다"며 "금요일 저녁에 연락 와서 주말 중에 해달라는 경우도 잦았는데 제 성격상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는 "한 몇 년 그렇게 시달렸더니 정신 건강도 안 좋아져서 중간에 쉰 적도 있었다"며 "장기적으로는 로펌에 있는 동안 배운 것도 많고 결혼도 하고 애도 둘 낳았다. 8년간 일하고 퇴사할 때는 오히려 애사심이 높은 상태로 아쉽게 나왔다"고 밝혔다.

박씨는 김앤장을 나오게 된 계기에 대해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결국 내가 평생 이 일을 하고 싶은지가 가장 중요했다"며 "일에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 이게 맞나라는 생각을 했다. 평생 일을 해야 하는데 이런 마인드로 앞으로 30년, 40년을 더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항상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변호사 일을 하며 만난 통역사를 보고 새로운 꿈을 꿨다고 했다. 박씨는 "어릴 때부터 언어를 좋아해 언어에 깊은 관심과 애정이 있었는데, 언어를 잘한다고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선 고민해볼 계기조차 없었다"며 "그런데 함께 일한 통역사를 보면서 '내가 저 길을 갔으면 저만큼은 아니어도 나도 즐겁게 잘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고민이 깊어진 박씨에게 기회가 함께 찾아왔다. 박씨는 "제가 2022년에 둘째를 출산했다. 로펌에서 7~8년 일하면 유학이나 연수를 보내주는데 저는 아기가 어려 국내 연수를 택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연수 제도에 영어학원 지원 등도 포함됐는데 우연히 집 근처에 서울 내 4곳뿐인 통번역대학원 입시 학원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운명같이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그해 12월 복직이었는데 같은 해 10월에 시험이 있더라. 이건 무조건 도전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출산하고 조리원에서 집으로 오자마자 인터넷강의를 하루에 3개씩 들으며 공부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평생 내가 원치 않는 직업을 해야 할 운명인 것처럼 생각했다가 정말 내가 원하는 일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열망이 불타올라서 거의 고시 공부 때처럼 했다"며 "운 좋게 합격하고 통번역대학원 입시에 붙고 울었다"고 말했다.

결정의 순간 그에게 또다시 고민이 찾아왔다. 박씨는 "막상 붙고 나니까 이렇게 좋은 직장을 나오는 게 맞는지 현타가 왔다"며 "그래서 그해 입학을 못 하고 1년 휴학하고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결국 통번역 공부를 하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서 과감하게 대학원 진학을 선택했다. 지금은 정말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박씨는 "(다시 변호사로) 돌아갈 수도 있겠지만 만약 돌아간다는 선택을 한다면 저는 예전보다 훨씬 더 확신을 가지고 변호사라는 직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에는 "하고 싶은 일을 위해 도전하는 열정을 본받고 싶다", "단순히 공부를 잘하는 걸 떠나서 인간 자체가 똑똑한 분인 듯", "자신이 원하는 걸 뒤늦게 찾고서 기존의 것을 포기하고서라도 도전을 선택하는 삶이 멋지다" 등 댓글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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