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미러 코멘트 (추후 계속 업데이트)
인상깊게 본 에피소드들에 대한 코멘트라기보다는,
SF적이고, 철학적인 관점에서
메모를 남겨두고 싶은 에피소드들 중심.
시즌1
2화: 시스템에 저항하여 목소리를 내는 것까지는 가능했으나, 좀 더 나은 입장에 올랐을 뿐 결과적으로는 여전히 그 시스템 안에 남을 수밖에 없는 인간 군상을 담아낸 에피소드이다. 주인공의 절규에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디스토피아 세계와, 작중 내내 진짜를 원하고 모두가 깨닫기를 원했던 주인공이 마지막엔 좀 더 나은 가짜에 안주하고 마는 애매한 해피엔딩은 시청자로 하여금 암울함을 맛보게 한다.
미디어에 대한 비판조차 미디어의 하위 범주가 되어버리는 오늘날의 세상을 잘 묘사.
한 마디로, "바깥은 없다."
오늘날의 사회에서 국제투기자본의 바깥은 없다.
모든 것은 안일 뿐이다.
좌와 우도, 대립하는 모든 국가와 단체도.
시즌3
1화: "소셜미디어의 평점이 고로 사회적인 평판으로 직결되고 그것이 개인의 삶의 질을 넘어서 인생의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세계."라는 설정을 통해 '규율 권력의 내면화'가 고도로 진척된 세계의 풍경을 묘사.
실로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적인 설정이 아닐 수 없다.
강압된 복종이 아닌, 일본인 한국인들이 세뇌를 당하는 것처럼, 주변 평판이 무서워 자발적으로 하는 형태의 복종이 가장 무서운 형태의 복종인 것이다.
2화: <인셉션>처럼, 잘 알려진 '꿈 속의 꿈 속의 꿈 속의...' 클리셰를 AR/VR/뉴럴링크 기술력을 더해 업그레이드한 에피소드. AR/VR 세상 속에 의식이 갇혀 빠져나오질 못한다.
<망량의 여름>에 나오는 상자에 의식이 옮겨져 영원히 살아가게 된 이야기라던가, 5억년 동안의 고립된 삶이 거의 무한하게 반복된다는 단편만화 <5억년의 버튼> 모두 비슷한 맥락에서의 형태의 고통을 묘사하고 있는데, 의식은 무한에 가깝게 지속되는데 그 배경은 지옥이기 때문이다.
세계 여행 중인 미국인 쿠퍼(와이엇 러셀)는 마지막 여행지인 영국에서 소냐(해나 존케이먼[116] 扮)란 여자와 만나 하룻밤을 보낸다. 다음 날, 엄마의 전화를 집요하게 거절하는 쿠퍼에게 소냐가 이유를 묻자, 그는 여행의 목적이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떠나보낸 후 잃어버린 자신을 찾기 위해서이며 엄마의 연락은 의도적으로 피하는 것이라고 답하고, 소냐는 엄마에게 전화하라고 충고한다. 이후 쿠퍼는 미국으로 돌아갈 비행기 표를 사기 위해 카드로 돈을 인출하려다 계좌가 해킹당했다는 걸 알게 되고 엄마에게 전화를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다시 소냐를 찾아가 다시 하룻밤을 더 보내기로 허락받는다. 그리고 앱으로 여비를 벌기 위한 알바를 찾던 쿠퍼는 '사이토 게무'[117]라는 회사의 베타테스트 일을 발견한다. 한편 직업이 기술 분야 기자인 소냐는 사이토 게무가 상당한 규모의 AAA급 게임 개발사이며[118] 내부 사정이 거의 밝혀져 있지 않은 그곳의 신작 게임과 관련된 극비 내용 사진 몇 장만 있어도 큰 돈을 벌 수 있으니 몰래 사진을 찍어와 달라고 부탁한다.
쿠퍼는 교외의 한 고성을 사옥으로 사용하고 있는 사이토 게무 사를 찾아가고 테스트 안내자인 케이티를 만난다. 보안과 안전을 이유로 휴대폰을 반납한 쿠퍼는 테스트룸에 들어가 설명을 듣는데, 케이티가 잠시 밖으로 나간 사이, 자신의 휴대폰을 다시 켜 장치의 사진을 찍어 소냐에게 전송한 뒤 미처 전원을 끄지 못하고 돌려 놓는다.
신작 게임을 구성하는 시스템은 '쌍방향 증강현실'로, 척수 부근에 신경 접속 장치 '버섯(mushroom)'을 부착하자 책상 위에 두더쥐 잡기 류의 게임이 나타난다.[119] 데모 시연을 무사히 마친 쿠퍼는 본격적인 테스트를 위해 사이토 사장을 만나는데, 그는 단순히 플레이어를 흥분시키는 게임이 아니라 진정으로 공포스러운 '사적인 호러 게임'을 만들고 싶어한다.
장치를 통해 내면의 공포를 스캔한 쿠퍼는 호러 게임의 세트로 상용되었던 고택으로 가 하룻밤을 보내는 테스트를 하게 된다. 혼자지만 이어셋으로 케이티와 연결되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데, 처음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지루해 하지만 이내 쿠퍼의 눈에만 보이는 거미가 나타나서 식겁한다. 벽에 걸린 그림에 이상한 게 나타나거나, 고등학교 시절 괴롭히던 일진이 등장하는 등 내면의 공포가 점점 나타나고, 심지어 '고등학교 일진+거미가 합쳐진 인면거미'가 나타나기까지 한다. 아직 쿠퍼는 무서워하면서도 농담을 하며 어느정도 상황을 즐기는 듯한 모습.
그 때 이어셋이 고장나자 살짝 패닉에 빠지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더니 놀랍게도 소냐가 찾아온다. 쿠퍼는 처음에는 가짜라고 생각하지만 얼굴이 손으로 만져지자 놀란다.[120] 소냐는 쿠퍼에게 위험을 알리러 찾아온 것이었다. 네가 보낸 사진에 나온 장치는 너무 위험해서 특허가 취소되었으며, 이미 너와 비슷한 여행자가 몇 명이나 실종되었다는 것. 그러나 쿠퍼는 이것도 게임 회사의 수작이라고 생각하여 무시한다. 그리고 어떻게 이곳을 찾아왔냐는 물음에 소냐가 친구 찾기 앱으로 GPS를 추적했다고 답하자 "휴대폰 나한테 없는데?"라며 아닥 시켜버린다. 그러자 소냐는 갑자기 돌변해 자신이 계좌를 해킹했으며 이 회사의 일을 추천했다고 고백하더니 "그러게 엄마한테 전화를 했어야지"라면서 뒤에서 쿠퍼의 어깨를 식칼로 찔러버린다. 그리고 거대 인면거미까지 뒤엉킨 격투 끝에 쿠퍼는 자기 어깨를 관통한 칼로 소냐의 머리를 찔러 죽인다.
―하지만 이 모든 게 가상이었다.[121] 놀란 쿠퍼는 '너무나도 생생한 감각'이 느껴진다며 실험 중단을 요청하고, 케이티는 그러기 위해선 접속 포인트까지 가야 한다며 쿠퍼를 윗층의 맨 끝방으로 안내한다. 그러나 문 앞에 선 쿠퍼는 문을 열면 엄마가 죽어 있는 공포스러운 모습이 보일 것 같다며 들어가기를 거부하는데, 케이티는 접속 포인트로 향하지 않으면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다며 강요한다.
다행히 방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케이티의 태도가 돌변해 "접속 포인트 같은 건 없다. 단지 네가 고분고분 말을 들을 정도로 절박한지를 보려 했을 뿐"이라며 비웃고, 어머니의 얼굴, 좋아하는 색깔 등을 물어보지만 쿠퍼는 전혀 대답하지 못하더니 거울에 비친 자신조차 알아보지 못하기 시작한다. 쿠퍼의 진정한 내면의 공포는 '아버지처럼 모든 걸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었다. 케이티의 목소리를 듣지 않으려 이어셋을 뺐지만 목소리는 멈추지 않고 소냐의 목소리까지 끼어드는 상황에 빠지자 쿠퍼는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는 말도 무시하고 거울 파편을 집어들고는 버섯을 강제적으로 적출하려 한다.
―하지만 이번에도 가상이었다. 사이토와 직원들이 뛰쳐 들어와 쿠퍼를 막고 케이티는 재빨리 연결을 해제하려 한다. 하지만 장치가 이미 깊숙히 뇌를 장악해 멈출 수도 꺼낼 수도 없는 상황이었으며, 쿠퍼는 치매에 걸린 노인처럼 자기가 누군지 모르겠다는 말만 반복한다. 사이토는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 다른 실험자들이 있는 곳으로 옮기라고 지시하고, 절규하는 쿠퍼는 끌려나가는데──
―이것마저도 가상이었다. 애초에 쿠퍼는 호러 하우스에 간 적도 없고, 사이토의 집무실 의자에 계속 앉아있는 중이었다. 케이티는 발작하는 쿠퍼에게서 장치를 재빨리 제거한다. 테스트 시간은 단 1초. 장치가 너무 강력하거나 쿠퍼가 너무 예민했던 것. 이후 쿠퍼는 일년만에 집으로 돌아온다. 방문을 열자 엄마가 앉아있었는데, 무엇인가 이상하다. 엄마는 (아버지가 그랬듯) 쿠퍼를 알아보지 못하면서 '아들에게 전화해야 한다'는 말만 반복하며 전화기를 누르고──
―그것까지도 전부 다 가상이었다.
- 잘 알려진 '꿈 속의 꿈 속의 꿈 속의...' 클리셰를 기술력을 더해 업그레이드한 에피소드. 호러 게임의 테스터가 된다는 플롯답게 깜짝 놀랄 만한 장면들이 더러 있지만 쿠퍼의 반응 덕에 크게 무섭지는 않다. 오히려 내면의 공포를 프로그램이 반영해 본인이 누구인지 서서히 잊어버리는 장면이 훨씬 무서운 편. 에피소드 방영 시기인 2016년을 기점으로 게임 업계에서 VR을 적극 도입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왈도 에피소드와 마찬가지로 미래를 읽은 에피소드라고 할 수 있을 듯.
눈 덮인 산중의 외딴 집. 매튜와 조는 이곳에서 5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살았지만, 그동안 몇 마디 정도 말고는 대화를 주고받은 적이 없다. 그리고 어김없이 찾아온 크리스마스.
웬 노랫소리를 듣고 조가 침대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가보니 매튜가 요리를 하는 중이었다. 매튜는 서로 오랫동안 대화가 없지
않았냐며 '바깥에서 완전히 망한 사람을 빼면 이런 곳에는 오지 않을 텐데, 무슨 사연이 있는지' 조에게 물어온다. 아무 일도
없었다며 말을 할 생각 자체가 없어 보이는 조. 이에 매튜는 '말을 통해 돈을 벌었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먼저 꺼낸다.
매튜는 연애 컨설턴트였다. 뇌에 이식한 일종의 스마트폰인 '제드-아이(Z-Eye)'를 통해 그 사람이 바라보는 시각을 자신도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연애를 지도해주는 것이다. 해리라는 소심한 남자를 맡게 된 매튜는 한 회사의 크리스마스 파티에 그를 들여보낸다. 여자에게 어떤 종류의 말을 걸지, 어떤 분위기로 잡아나가야 할지, 혹은 어떻게 회사 직원인척 속일지 등 지도를 해주는 매튜. 해리가 마음에 든다고 한 검은 머리의 제니퍼(나탈리아 테나)는 태생적인 아웃사이더라 작업 걸기가 매우 어려운 여자였지만 매튜의 조언 덕에 해리에게 마음을 열었고, 그녀가 무언가 큰 고민으로 망설이고 있다는 걸 알아내자 '머릿 속의 목소리들이 절반은 해라, 절반은 하지마라고 소리치는 기분을 나도 경험해봐서 안다. 그럴 땐 하라는 목소리를 따르면 된다' 는 조언을 해주면서 훈훈한 분위기가 형성된다.
제니퍼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해리는 매튜에게 '여자랑 대화하길 원했지만 이건 진짜 내가 아니다. 지금 나를 보고 있는 사람들 전부 가버렸으면 좋겠다'[78]는 심정을 토로한다. 그런데 제니퍼는 마치 혼잣말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해리의 모습을 엿보게 된다. 그러자 갑자기 해리에게 키스를 하고는 자기 집으로 데려간다. 거실 소파에 앉아서 기다리는 해리에게 제니퍼가 곧장 침실로 가자고 하자, 지켜보던 사람들은 작업의 성공을 기뻐한다. 해리는 '섹스 장면을 남들이 지켜보는 게 좀 불쾌하다'고 말하지만 '너도 남들이 할 때 같이 봤잖아?'라는 대꾸에 반박하지 못한다.
무언가 마실 것을 들고 온 제니퍼는 적극적인 자세로 해리에게 한 모금 마시게 한다. 해리는 뭔가 이상한 느낌에 표정을 찡그리며 이게 뭐냐고 묻자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실 제니퍼는 정신질환자로 항상 환청에 시달리고 있었다. 원래는 파티가 있는 날 밤에 머릿속의 목소리를 멈추게 할까 고민하던 중이었는데 해리를 만나게 되었고, 그가 했던 조언과 함께 혼잣말을 하던 모습에서 자신과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고 착각하고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을 때는 그냥 해 버려라'라는 조언을 같이 자살하자는 말로 알아들었던 것이다. 그런 게 아니라며 저항하며 코치에 대해서도 다 실토하려는 해리였지만, 이미 자기 세상에 빠져 있는 제니퍼는 '이제서야 진정 이해해 주는 사람을 만났다'며 이미 죽어가고 있던 해리의 입에 깔때기를 쑤셔넣어 약물을 들이붓고 자신도 마셔 살해 후 자살을 한다.
이 모든 상황을 지켜 본 매튜는 경악하며 패널들에게 자료를 파기할 것을 지시하고 자신도 모든 자료를 쓰레기통에 담아 황급히 방을 빠져나온다. 하지만 잠에서 깬 아내에게 그 광경을 들켰고, 훗날 해리와 제니퍼의 사건이 보도되면서 남편이 관여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아내는 제드-아이를 조작해 매튜를 차단[79]하고 딸과 함께 떠나버린다.
이렇게 자신이 이곳에 오게 된 이유에 대한 이야기를 마친 매튜는 조에게 서로 대화하니 좋지 않냐고 말하고, 조는 아까보다는 조금 더 말문을 열게 되었다. 사람들의 마음은 너무 읽기 쉽다고 말하는 매튜에게 조는 여자를 꼬시려고 속임수를 쓰는 건 마음을 아는 게 아니라고 대꾸한다. 그러자 매튜는 사실 여자를 꼬시는 건 자기 취미일 뿐이고 진짜 직업은 따로 있다고 대답한다. 그리고 자신의 직장 생활을 묘사해 볼 테니 무슨 직업인지 맞춰보라며 다음 이야기를 시작한다.
한 여자(우나 채플린)가 마취를 하고 수술에 들어간다. 그런데 놀랍게도 마치 영혼이 빠져나온 것처럼 수술대에 누워 있는 자신의 모습을 목격하게 되고 이내 자신이 하얀 계란 모양의 구체 안에 갇혀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 때 매튜가 나타나 자신을 스마텔리전스(Smartelligence) 직원이라고 소개하며 '쿠키'라 불리는 그 구체 앞에 앉아 그녀와 대화를 시도한다. '무슨 일이냐? 내가 죽은 거냐?'라고 혼란스러워 하는 여자에게 매튜는 차분히 상황을 설명해준다.
사실 그녀는 수술을 통해 쿠키 속으로 '복사'된 여자의 정신. 매튜는 그녀에게 쿠키 내에서 쓸 수 있는 가상의 몸을 준 뒤, 집 안의 각종 전자기기와 연결되어 있는 쿠키 속 가상 패널을 사용해 현실의 토스터를 조작해 그녀(=본인)의 취향대로 빵을 구워보게 한다. 원본의 취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정신의 복사본'이기에 앞으로도 이렇게 쿠키 속에 갇혀 원본의 의사대로 가전제품을 조작해야 한다는 사실을 들은 그녀는 절대로 안 한다며 격렬한 반감을 표시한다. 그러자 매튜는 "아무것도 하기 싫다고?"라더니 시간 설정을 조작해 현실의 고작 수십 초의 시간이 3주로 느껴지도록 만들고, 그러고도 포기하지 않는 그녀를 이번에는 체감 시간 6개월 동안 방치해 버린다.[80] 결국 그녀는 제발 무슨 일이라도 시켜달라 애원하고, 이후 원본의 의사대로 알람을 울리고 커피를 내리며 스케줄까지 관리하는 전자 가정부의 삶을 살게 된다.
이렇듯 스마텔리전스에서 생산하는 쿠키 속의 복사본을 훈련시키고 '굴복'하게 만드는 일이 바로 매튜의 진짜 직업이었다.[81]
이 이야기에 조는 야만적이라는 반응을 보이지만, 매튜는 대다수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대답한다. 대화가 좀 트였다 싶자 매튜는 계속해서 조를 구슬리고, 마침내 조는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한다.
조에게는 베스라는 이름의 여자친구가 있었다. 제드-아이로 사진도 찍어주고 클럽에서 'Anyone who knows what love is (will understand)'[82]를 부르는 모습을 감상하기도 하면서 둘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베스의 직장 동료인 아시아계 남자 팀과 그의 약혼녀 기타를 불러 파티를 하고 집으로 보낸 후[83] 조가 쓰레기통에서 찾아낸 임신 테스트기[84]가 모든 것을 바꿔 놓는다. 이소식을 매우 기뻐하는 조와는 달리 베스는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며 이야기를 꺼내는 것조차 싫어하고, 임신한 걸 알면서도 술을 마신 이유를 조가 추궁하며 화를 내자 베스는 제드-아이로 그를 차단해버린다. 그리곤 다음날 아침 차단을 풀지 않고 차를 타고 떠나버린다.
직장 동료들마저도 그녀의 행방을 모르던 어느 날, 조는 임신한 채 길을 걷는 베스를 발견하고[85] 애원하지만, 결국에는 경찰에 끌려가 접근금지 명령까지 받고 만다. 또한 그 법정 명령 때문에 이후 태어난 자신의 딸마저 볼 수 없게 자동 차단되어 버리고 만다. 그리움이 사무친 끝에 조가 선택한 길은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베스와 딸이 방문하는 그녀의 아버지 집을 몰래 찾아가는 것. 눈 덮인 산중의 외딴 집에서 베스와 딸의 실루엣이 뛰어노는 모습을 조는 몇 년간 먼발치에서 지켜만 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조는 TV에서 블러 처리가 되지 않은 베스의 얼굴을 보게 된다.[86] 베스가 열차 탈선 사고로 사망하게 되면서 차단이 자동으로 풀리게 된 것이다. 슬픔 속에서도 마침내 딸의 얼굴을 볼 수 있게 된 조는 첫 선물로 줄 스노우글로브[87]를 들고 크리스마스에 베스의 아버지 집을 찾아간다.
그 때 매튜는 갑자기 끝났다고 꺼내달라며 허공에 소리를 치더니 가상현실 속에서 빠져나온다. 지금까지 매튜와 얘기하고 있던 조는 쿠키 속에 들어있는 '조의 정신의 복사본'이었으며 매튜는 가상현실 속에서 자신의 화술을 살려 그에게 범행 자백을 받아내는 임무를 맡고 있었던 것.[89] 매튜 역시 불법적인 픽업 아티스트 행각과 더불어 그 과정에서 목격한 독살 사건을 은폐한 혐의로 붙잡혀 있었고,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면 석방해 준다는 사법거래를 해 둔 상태였다.
하지만 경찰은 그건 사법부 쪽과 맺은 거래일 뿐 자신들은 또 다른 조건이 있다면서, 매튜를 모든 사람의 제드-아이로부터 차단시켜 버린다. 사회적으로 완전히 매장당한 매튜는 밖으로 나와 세상 모든 사람이 회색 그림자로 보이는 하얀 크리스마스의 거리를 황망히 걸어간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 그는 범죄자를 의미하는 붉은 그림자로 보이며 그들도 매튜를 피한다.
한편 조의 혐의는 입증되었고, 수사관들은 아직도 조의 복사본이 들어있는 쿠키의 시간 설정을 '1분에 1000년'으로 맞춰 버린다.[90][91] 자신이 저지른 범죄 현장에 갇혀 라디오[92]에서는 크리스마스 캐럴[93]이 울려퍼지고 창 밖으로는 얼어죽은 베스의 딸이 보이는 가상의 집 안에서, 조의 정신은 영겁의 끔찍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된다.
- 작중에서 쿠키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확실하게 설명되지 않았다. 매튜가 '인격과 기억을 복사한 인공지능'이라고 간단하게 언급만 뿐 그 이상의 정보는 주어지지 않는다. 말 그대로 자신을 모방한 인공지능일 뿐인지, 아니면 본체와 독립된 하나의 인격체인지의 상반된 해석이 가능하여 이에 따라 생각할 여지가 상당히 많은 부분이다. 흔히 등장하는 스왐프맨 가설, 시뮬라크르 소재를 훌륭하게 풀어낸 제작진의 역량이 돋보이는 부분.
- 이후 다른 에피소드들에서도 쿠키가 이스터에그로 등장한다. 지나가는 광고나 소품 등으로 많이 비춰지는데, 이를 보아 별 문제 없이 상용화되어 대중적으로 사용 중임을 알 수 있다.
- 사운드트랙 담당은 White Bear에 이어 존 옵스태드가 맡았다.
시즌5
1화: AR/VR+뉴럴링크의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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