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 최

나는 이 글을 쓴 사람(SADIM)의 주장에 100% 공감하지는 않는다.

 

켈리 최의 유럽 지주회사(JIMIKI LIMITED)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것 까지는 좋으나, 한국 식료품회사인 농심홀딩스의 PER을 적용해 켈리 최의 재산을 계산한다거나, 켈리 최의 부동산이나 다른 회사에 투자한 지분에 대한 분석도 없이 JIMIKI LIMITED 회사 하나만 갖고 켈리 최의 재산규모를 단정짓는다거나 하는 것은 어설프고 수준이 낮다.


켈리 최의 요트 크기가 작은데 재산이 많다는게 말이 되느냐느니 (https://brunch.co.kr/@algarve/233), 영어를 못하는데 어떻게 글로업 사업을 할 수 있냐느니 (https://brunch.co.kr/@algarve/316) (켈리최가 영어를 못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리고 켈리 최의 외모가 어떻다느니 같은 졸렬한 비판과 인신공격도 많아 그 수준이 더더욱 의심이 된다. 글쓴이 SADIM은 겉으로는 사회정의와 진실을 표방하지만 속으로는 열등감 덩어리와도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켈리 최의 허영심과 여러가지 거짓말들에 대한 분석은 상당히 날카롭고, 켈리최와 그녀 회사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을 하는데 중요한 자료들이다. 어떤 인물을 평가할 때는 반드시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봐야 그나마 전체적이고 균형적인 판단을 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나는 켈리 최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좋아하지만 (심지어 그녀의 학력과 돈에 대한 콤플렉스 및 과도한 집착도 긍정적으로 본다), 동시에 그녀가 다소 교양이 없다는 점, 또 단순무식하게 성공을 정의하고 맹종한다는 점에는 불편함을 느끼고는 한다. 또한 그녀가 말하는 '선한 영향력' 같은 것도 인간본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 좋을대로 믿는 것 같은 인상이라 상당히 회의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


이 세상에 선한 사람 같은 건 없다. 악당과 더한 악당과 더더욱 심한 악당, 이 세 종류의 인간만 존재할 뿐이다. 켈리 최씨가 순수하게 타인을 돕는 것이 아니듯이 (켈리 최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대중들의 사랑과 인정과 존경을 받고 사업도 더 잘 되고, 기분도 좋아지려는 것이다^^ 빌 게이츠 같은 녀석이 자선사업을 하는 목적도 이것이다) 이 세상에 순수하게 이타적인 행위는 없다. 남을 돕자고 선한 영향력 운운하는 사람치고 솔직한 인간을 못 봤다.


여러분들이 정말 원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 갖고 있는 욕망의 충족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그 다음 단계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든 뭘하든 할 수 있다.

 

이하 SADIM의 글.





https://m.blog.naver.com/syouncho87/222790092289

켈리최는 본인 스스로를 6,000억 부자라고 말한다. 유튜브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주요 일간지인 중앙일보 기사에서도 그녀는 6,000억 자산가(부자)로 소개된다. 그리고 레퍼런스로 영국 선데이타임스의 리치 리스트라는 기사가 인용되는데 이에 따르면 그녀는 데이비드,빅토리아 베컴 부부보다도 부자다.

https://www.youtube.com/watch?v=VhvIXOlHkDU

 

 

 

 

 

 

 

 

https://brunch.co.kr/@algarve/234

 

"모든 이야기는 다 사실이다. 완전히 꾸며낸 부분을 제외하고는."

-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애나 만들기(Inventing Anna)> 중에서 인용 -




회장님의 글로벌 켈리델리 그룹 랜선 방문기


[ 소제목 목차 ]
켈리 최의 글로벌 기업 켈리델리 / 켈리델리의 구조 / 자본금 100 파운드로 설립된 지주 회사 / 좀 더 자세한 기업 분석 / 영국의 회사명에 대한 이해, LTD vs PLC / 3개의 회사 주소가 동일하다 / 회장님의 글로벌 그룹 본사가 현재는 이곳에 있네요 / 위워크(Wework)라고? / 의문점 / 직원 6000명? / 2021년에는 여기 있었네 / 이전에는 여기에 / 떡을 먹다 죽은 친구의 교훈 / 돈 자랑만 하지 마시고 / 하지만, 궁금해졌다 / 합리적인 추론과 잠정적인 결론 / 과장이나 거짓이 있다면 화가 날 듯하다 / 우리는 지금 이 인형의 어디쯤을 보고 있을까?




[ 공지 ]


'회장님의 글로벌 그룹 랜선 방문기'를 위해 취득한 정보는 별도의 비밀스러운 정보 취득 절차를 거치거나, 은밀한 정보를 고도의 기법을 동원하여 불법적으로 접근한 정보가 전혀 없음을 밝힌다.


주요 기업 정보는 투명한 기업 운영을 위해서 영국 정부에서 누구나 접근 가능하도록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고 있는 '컴퍼니즈 하우스'(Companies House) 기업 공개 자료에 근거한 것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싶은 분들을 위하여 해당 정보의 원본 링크를 첨부하였다. 동시에, 공개된 정보를 인용할 경우라도 민감한 개인 정보는 최대한 삭제하였음을 밝힌다. 위치 확인을 위한 지도 정보는 구글맵에서 공개하는 이미지 자료를 이용하였다.


이 글을 통해서 잠재적인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와 현재 한국 사회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한 인물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일반 대중에게 유용한 정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해당 프랜차이즈 본사의 기업 정보에 대한 이해는 잠재적인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에게 유익한 정보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켈리 최의 글로벌 기업 켈리델리


켈리 최가 창업하였다는 켈리델리에 대하여 한국에서 홍보하고 있는 문구를 그대로 인용하면, '켈리델리 본사는 6개의 브랜드를 관리하고, 1200개의 매장을 유럽·남미에서 운영하고, 6000명의 직원을 관리하고, 연 매출 6000억 원에 이르는 글로벌 기업'이다. 


이런 적극적인 홍보 덕분으로 한국 사회에서 회장님의 위상은 대단하다. 이렇게 대단한 세계적인 기업을 창업하고 경영하고 있는 입지전적 인물로 칭송받아 한국에서 각종 글로벌 리더스 포럼에 강연 연사로 초청을 받고, 경제분야에서 한국을 이끌 차세대 리더로 선정이 되고 있다. 이런 한국 사회의 칭송과 높은 평가는 모두 유럽에서 성공을 거두었다는 '켈리델리'라는 프랜차이즈 회사의 '엄청난 규모'와 '경이로운 실적'에 근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미지 출처: 서울경제 2022년 8월 25일 자 기사 중 일부 화면 갈무리
이미지 출처: 엑스포츠뉴스 기사 중 일부 화면 갈무리, 2022년 3월 22일에 방송된 '아침 마당' 켈리 최 관련 기사


켈리델리의 구조 


영국 정부에서는 투명한 기업 운영을 위해서 회사의 주주 구성을 포함한 기본 정보와 재무 결산 자료를 누구나 접근 가능하도록 공개하고 있다.


영국 정부 '컴퍼니즈 하우스'(Companies House) 공개 자료에 따르면, 켈리델리의 영국 내 기업 구조를 살펴보면, JIMIKI LIMITED, KELLYDELI COMPANY LIMITED, KELLYDELI UK LIMITED  3개의 주요 회사로 구성되어 있다.


영국에서는 최소 1 파운드(현재 환율로 1500원 내외)로도 주주로 구성된 법인 회사를 설립할 수 있는데, 소액의 주식으로 켈리 최와 남편이 공동으로 설립한 지미키(JIMIKI LIMITED)가 켈리델리(본사)의 지배 주주고, 켈리델리(본사)는 다른 현지 법인의 지배 주주가 되는 피라미드 구조의 형태로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발견되는 특이한 점은, 대부분의 회사들이 한국에서 홍보되는 회사의 엄청난 규모에 비해서 자본금(주식 수x액면가)이 '이게 뭐지?' 싶을 정도로 아주 소액이라는 점이다.


자본금 100 파운드로 설립된 지주회사


켈리 최(등록된 이름은 본명 최금례 Keum Rye Choi)와 남편 2인이 자본금 100 파운드로 설립한 비상장 유한 책임 주식회사 '지미키 리미티드(JIMIKI LIMITED)'가 본사 격인 '켈리델리 컴퍼니 리미티드'(KELLYDELI COMPANY LIMITED, 이하, 켈리델리 본사)라는 또 하나의 비상장 유한 책임 주식회사의 최대 주주다. 켈리델리 본사는 영국 지사 격인 '켈리델리 UK 리미티드'(KELLYDELI UK LIMITED, 이하, 켈리델리 영국 지사, 자본금 100 파운드)라는 또 하나의 비상장 유한 책임 주식회사의 최대 주주가 되는 피라미드 구조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100 파운드는 우리나라 돈으로 15만-16만 원 정도 된다.)


좀 더 자세한 기업 분석


아래는 켈리 최와 남편이 주주로 구성되어 있는 지미키 리미티드(Jimiki Limited, 자본금 110 파운드의 유한책임 주식회사)에 대한 영국 정부의 기업 공개 정보이다.


영국 정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주 회사격인 지미키는 2014년도에 자본금 100 파운드(주당 액면가 1파운드, 총 100주)로 설립되었고, 켈리 최의 본명인 금례 최(Keum Rye Choi)가 보통주 60주(60파운드), 남편이 보통주 40주(40파운드)로 부부 2인이 주주로 구성된 주식회사이다. 자본금 100 파운드면 2022년 환율로 약 158,000원 정도가 되겠다. 2015년도에 자본금을 10 파운드 증액하여 현재 자본금은 110 파운드인 것으로 검색된다.

https://find-and-update.company-information.service.gov.uk/company/09026875/filing-history/MzA5OTQ3MDgxN2FkaXF6a2N4/document?format=pdf&download=0


'지미키 리미티드'는 주식 시장에 상장되어 거래되지 않는 비상장 유한책임 주식회사(Private Limited Company by Shares)'이다. 따라서, 주식 시장에서 주식의 매매가 불가능하고, 시가 총액에 따른 회사 가치의 객관적인 평가도 어렵다고 볼 수 있다. 동시에, 소액의 자본금 110 파운드로 회사 가치를 평가하는 것도 부적절하다고 할 수 있겠다.


켈리델리 본사의 최대 주주는 지미키로 나타난다. 또, 영국 지사 격인 켈리델리 UK는 주당 액면가 1 파운드, 보통주 100주, 총 자본금 100 파운드로 켈리델리 본사가 최대 주주가 되는 형식이다. 해당 기업 모두 비상장 유한책임 주식회사(LTD)였다.

이미지 출처: Global Database의 공개 기업 정보의 일부분 화면 갈무리, 링크: uk.globaldatabase.com


영국의 회사명에 대한 이해, LTD vs PLC


영국의 회사법 규정에 따라 회사명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명칭에 LTD(Limited, Ltd로도 표시)와 PLC(Plc)가 있다. 그래서, 회사명만 보아도 해당 회사의 형태와 회사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Plc), 은행 바클레이스(Barclays Plc), 항공사 이지젯(easyJet Plc), 대형 유통업체 테스코(Tesco Plc), 통신회사 보다폰(Vodafone Group Plc) 등의 명망 있는 영국의 회사명 뒤에 공통적으로 'Plc'가 붙어 있는 이유이다.


이미지 출처: chat.openai.com에서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프로그램 대화 내용 일부 화면 갈무리


LTD나 PLC는 사업자가 자기가 원한다고 회사명에 임의로 붙여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영국 회사법 규정에 따라 자격 여부를 평가한 뒤에 사용 허가가 가능하다. 그래서, 켈리 최와 켈리델리와 관련된 회사들이 회사명에 모두 '리미티드(Limited, LTD, Ltd)'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 이유이다. 모두 LTD이며, 대형 기업이나 상장회사를 나타내는 PLC(Plc) 수준에 이르지는 못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3개의 회사 주소가 동일하다


영국 정부가 공개하고 있는 회사 정보를 비교해 보면, '지미키', '켈리델리 본사', '켈리델리 영국 지사', 3개의 회사가 등록한 주소가 동일하다.


즉, 켈리 최가 한국에서 대단하게 홍보하는 대로, 6개의 브랜드를 관리하고, 1200개의 매장을 유럽·남미에서 운영하고, 6000명의 직원을 관리하고, 연 매출 6000억 원에 이르는 글로벌 기업인 켈리델리의 본사가 같은 주소에 있다. 영국 내 프랜차이즈 사업과 각종 부가 사업을 총괄하는 켈리델리 영국 법인이 같은 주소에 있다. 게다가, 구조상으로 모든 회사와 사업의 정점에 있는 글로벌 켈리델리 그룹의 지주회사인 지미키 리미티드까지 같은 주소에 있다. 그렇다면, 엄청난 세계적인 글로벌 회사 3개가 같은 건물에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켈리 최 회장님이 자랑하시는 글로벌 기업의 규모에 알맞은 대단한 위용을 갖춘 본사 건물을 자연스럽게 상상하게 된다.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Pixabay.com


회장님의 글로벌 그룹 본사가 현재는 이곳에 있네요


아래 사진 오른쪽에 표시된 건물이 위 3개의 회사가 (지미키, 켈리델리 본사, 켈리델리 영국 지사) 입주해 있다고 영국 정부에 신고한 동일한 주소지이다. 1층에 식당 등이 영업을 하고 있고, 그 위로 다수의 회사가 임대 입주해 있는 임대 목적의 건물로 추정된다.


이미지 출처: 공개된 회사 주소를 구글 맵에서 검색하여 스크린 캡처


구글 도로지도로 다가가 보니 켈리델리 본사, 켈리델리 영국 지사, 지미키가 함께 4층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안내되어 있다.


이미지 출처: 공개된 회사 주소를 구글 맵에서 검색하여 스크린 캡처
이미지 출처: 공개된 회사 주소를 구글 맵에서 검색하여 스크린 캡처, 영국은 1층이 G(Ground floor, 지상층, 0층)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3층은 한국의 4층에 해당


위워크(Wework)라고?


영국 정부에 신고된 회사 주소 정보에 따르면, 올해 2022년 4월에 런던 올드 스트리트(Old Street)에 소재하고 있는 공유 오피스 위워크(Wework)의 오피스 공간을 임대하고 있다가 현재의 장소로 이전하였다고 한다. 켈리델리 본사, 켈리델리 영국 지사, 지주회사, 3개의 회사가 공유 오피스인 위워크의 한 개의 사무실에 주소지를 두고 있었다고?

이미지 출처: 영국 정부가 공개하고 있는 기업 정보 중 일부 화면 갈무리, 현재 주소의 구체정보는 삭제됨.


위워크(Wework) 오피스 06(6층)에는 3개의 사무 공간을 임대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위워크 사무실 임대를 위한 공개 정보 중 화면 일부 갈무리, 영어 원문을 한국어로 자동 번역


주소지는 6층 Office 06에 두고 공유 오피스의 나머지 공간을 추가로 임대하였는지는 확인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6층의 3개 사무실에서 근무 가능한 인원은 총 44명(13+15+16)이었다. 코로나로 재택근무를 권장하였거나, 순환 근무제 등으로 운영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


의문점


하지만, 6개의 브랜드를 관리하고, 1200개의 매장을 유럽·남미에서 운영하고, 6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연 매출 6000억 원에 이르는 글로벌 기업인 켈리델리 본사와, 영국 내 사업을 총괄하는 켈리델리 영국 지사와, 글로벌 켈리델리 그룹의 지주회사인 지미키 3개 회사가 공유 오피스의 작은 공간을 같이 사용할 수 있었을까?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아니면, 혹시, 그동안 한국에서 홍보되는 대로 이끌려 우리가 상상하고 있는 엄청난 글로벌 프랜차이즈 비즈니스 그룹이 아니라, 그런 정도의 작은 공간으로도 운영이 가능한 수준의 회사가 아닐까?


직원 6000명?


켈리 최는 한국에서 자신의 회사가 엄청난 규모임을 홍보하는 방식이 매출 6000억과 직원 6000명이었다. 


이미지  출처: 켈리 최의 유튜브 채널에 2021년 11월 23일 자로 공개된 영상 콘텐츠 일부분 화면 갈무리


놀랄만한 매출 6000억 산정의 비밀에 대해서는 아래 글에서 정리해 두었고,


https://brunch.co.kr/@algarve/241


직원 6000명을 직접 고용하고 있는 듯한 표현의 부적절함에 대해서 아래 글에서 지적한 바 있다.


https://brunch.co.kr/@algarve/161


'6000명의 직원'이라는 한국에서의 홍보 내용과는 달리, 켈리 최가 2021년도에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의 개정판에 켈리델리 사무실 근무자가 171명이라는 도표가 포함되었다.


이미지 출처: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 개정판 해당 부분 화면 갈무리, 책에서 '2021년 6월 현재'라고 밝히고 있음.


171명에 유럽 현지 국가에 산재해 있는 작은 지사들의 사무실 근무자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 수치인지는 확인하지 못하였지만, 대충의 회사 규모는 대조하여 짐작할 수는 있었다. 


공개된 통계 자료에 따르면(GlobalDatabase), 본사에 근무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인원은, 켈리델리 본사 격인 켈리델리 컴퍼니 리미티드의 고용 인원이 60명, 영국 지사 격인 켈리델리 UK 리미디트의 고용 인원이 41명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본사와 영국 지사를 합해서 약 100여 명 정도의 인원이 고용되어 있다고 추정된다. 또, 약 100명의 고용 인원 중에서도 사무실 근무자와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는 직영 매장 근무자가 함께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임대하고 있는 작은 크기의 사무 공간으로도 수용이 가능한 규모와 수준의 회사라고 이해가 된다.


이미지 출처: https://uk.globaldatabase.com/company?name=kellydeli 검색 화면 일부 갈무리


2021년에는 여기 있었네


위워크 작은 크기의 사무실 이용이 코로나로 인한 일시적인 선택이었는지, 아니면, 평소에도 사용하던 평균적인 공간의 크기였는지 확인해 보기 위해서 이전 주소지를 검색하였다. 2021년 2월에 켈리델리 본사, 켈리델리 영국 지사, 지주회사 지미키, 3개 회사가 똑같이 이곳으로 회사를 옮겼다고 영국 정부에 신고하였다.


이미지 출처: 공개된 회사 주소를 구글 맵에서 검색하여 화면 갈무리
이미지 출처: 위와 동일. 해당 건물 1층의 일부를 임대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다양한 업종의 회사가 입주해 있는 임대 사업자의 건물로 추정된다. 켈리델리를 포함한 3개 회사는 위 사진에서 확인되듯이 지상층의 일부를 임대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도 아래 사진과 같은 다수의 회사들이 임대 입주해 있었다.


이미지 출처: 공개된 회사 주소를 구글 맵에서 검색하여 화면 갈무리
이미지 출처: 공개된 회사 주소를 구글 맵에서 검색하여 화면 갈무리


이전에는 여기에


2018년 11월에 이곳으로 회사를 옮겼다고 영국 정부에 주소지 변경을 보고 하였다.


이미지 출처: 공개된 회사 주소를 구글 맵에서 검색하여 화면 갈무리


떡을 먹다 죽은 친구의 교훈


그동안 외진 골목길에 위치한 건물로 옮겨 다니다가, 드디어 2022년이 되어서야 대로변에 위치한 건물에 공간을 임대해서 사무실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방문했던 몇 개 국가의 켈리델리 사무실의 근무 환경은 기대 이하였다. 좋은 근무 환경이란 남보기에 좋아 보이는 화려함으로 치장하라는 뜻이 아니다. 삶의 소중한 시간을 대부분 보내는 직원들에 대한 배려와 최소한의 복지를 말한다.


'와이셔츠 공장에서 떡을 먹다 죽은 친구 때문에 부자가 되어야겠다고 다짐을 했다'라고 책이나 인터뷰에서 언급을 하고 있지만, 친구의 죽음을 '돈을 벌고 부자가 되어야겠다'는 동기부여로 삼을 것이 아니라, 정작 자신이 사업을 일으키고 회사를 세우면 "최소한 자신의 회사에서는 직원들이 급하게 먹느라 목이 막히지 않아도 되는 여유 있는 근무환경을 만들어야겠다"라고 다짐을 하는 것이 오히려 친구의 죽음을 통해서 얻어야 할 소중한 교훈이 아닐까 싶다.


한국에서는 '근로자의 복지에 굉장히 힘쓰고 있다'라고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지만, 랜선 방문기와 실제 매장 현장 방문을 통해서 살펴 본 실상은 홍보와 동일한지 의문이 생길 뿐이다.


이미지 출처: 경기연합신문, 2023년 1월 8일 자 관련 기사 중 일부 화면 갈무리


돈 자랑만 하지 마시고


우리 회장님의 글로벌 그룹을 찾아서 랜선 투어를 하고 난 뒤의 개인적인 느낌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켈리 최는 한국 방송에 나와서 자신의 집이 한국에도 있고, 영국에도 있고, 포르투갈에도 있고, 남태평양 어딘가에도 있고, 죽을 때까지 평생 쓰고도 남을 만큼 돈이 있다고 자랑을 한다. 자신이 1년 내내 요트를 타고 떠돌아다녀도 알아서 몇 천억 원 매출을 올려준다고 자랑하는 직원들이 이 건물 저 건물로 이사를 다니지 않아도 되게 번듯한 사옥이라도 먼저 마련하는 것이 어떨까 싶었다.


하지만, 궁금해졌다


온라인을 통해서 살펴본 결과로는, 한국에 와서 '전 세계 12개국, 매장 1200개, 6000명의 직원, 연매출 6000억 원'의 기업을 운영하는 '6000억 원대 자산가'라고 자랑하고 홍보하는 우리 회장님의 글로벌 본사의 모양새로는 기대보다 상당히 아쉬웠다.


기대와 예상외로 작은 크기의 공간을 임대해 있는 켈리 최의 글로벌 기업의 모양새를 확인하고 난 뒤에, 켈리 최가 한국에서 자랑하는 대단한 매출과 엄청난 자산이 혹시나 교묘하게 과장되어 우리 앞에 펼쳐져 있는 것은 아닐까 의문이 생겼다.


합리적인 추론과 잠정적인 결론


현재까지 공개된 객관적인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할 수 있는 것은, 우리 회장님이 한국에서 홍보하시는 대로 엄청난 매출을 가진 글로벌 프랜차이즈 그룹의 위용을 발견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회사의 규모나 운영면에서 한국에서 흔한 중견 프랜차이즈 회사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개인적으로는, 켈리 최를 세계적인 기업을 일군 한인 기업가로, 엄청난 업적과 부를 이루었다고 칭송하고 추앙하기를 보류해 두기로 하였다. 몇 년 만에 전 세계 12개국, 매장 1200개, 6000명의 직원, 연매출 6000억 원'의 기업을 운영하는 '6000억 원대 자산가'라는 환상적인 스토리텔링 하나로,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칭송하고 추앙하였던 그 '엄청난 업적'에 대해 의문점을 갖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과장이나 거짓이 있다면 화가 날 듯하다


한국에서 홍보하고 있는 그 '엄청난 업적'이, 우리를 매혹시켜 관심을 끌고, 자신의 대중적인 인기나 영향력 확대를 위한 과장이나 거짓이 포함되어 있었다면, 모두 믿고 따랐던 한국의 대중과 그녀를 높이 칭송하였던 한국 사회는 분노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 이 인형의 어디쯤을 보고 있을까?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매년 5월 ‘리치 리스트(Rich List)’를 발표한다. 켈리 최는 지난해 345위에 올랐다. 자산은 3억8900만 파운드(약 6200억원). 2019년보다 8200만 파운드 늘어, 데이비드ㆍ빅토리아 베컴 부부(354위)보다도 앞섰다. 250위까지만 공개된 올해 리스트에서는 빠졌다.

중앙일보, 2021. 11. 7.자 기사

과연 정말 그럴까?

위에 링크를 건 유튜브 인터뷰에 따르면 켈리최는 광고회사를 차려서 10년 하다가 망해서 35살 때 10억 빚더미에 앉아 자살까지 결심했다. 그러다가 2년 동안 성공한 사람들의 스토리를 공부했고, 이후에는 2년 동안 민박집가이드 일을 하다가, 켈리델리를 창업한다.

켈리델리 크게 3개의 브랜드가 있는데, 그 중 사업 성공을 이끈 것은 스시데일리, 슈퍼에서 초밥 도시락 등등 200종류를 파는 사업이라고 한다.

https://www.kellydeli.com/gb-en

켈리델리 브랜드를 합하면 12개국 1,645개 매장을 두고 있고, 2021년말 기준 연매출 6,000억 원. 이라고 한다.

본인 자산이 아니라, 본인이 운영하고 있는 기업의 연 매출이 6,000억 원

자, 여기서 6,000억 원의 출처가 나왔다. 켈리델리라는 업체의 총 매출액이 6,000억 원이라는 것인데, 이는 켈리델리가 도시락을 팔아서 고객들로부터 받은 총 대금의 합계액이 6,000억 원이라는 의미이다.

그런데 켈리델리는 가맹점을 운영하므로, 이 가운데 가맹점 수수료만 실질적인 매출으로 볼 수 있다. 6,000억 원보다 상당히 적은 수준일 것이다. BBQ를 운영하는 회사에서, 1년 동안 판매된 BBQ 치킨 판매대금의 합계를 자신들의 매출로 광고하지는 않고, 의미도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무엇보다, 기업의 매출과, 그 기업을 소유한 대표의 자산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매출은 1년 동안 고객으로부터 받은 돈의 총 합계액으로 Flow의 개념이며(여기서 비용을 제해야 순이익이 나옴),

자산이란 쉽게 말하면 특정 시점에 보유하고 있는 경제적 가치가 있는 재산의 합계액을 말한다(여기서 부채를 제해야 순자산이 나옴)

더욱이 켈리델리의 자산켈리최의 자산도 구분하여 보아야 한다.

켈리델리라는 회사가 보유한 재고자산, 부동산 등은 회사의 자산일 뿐이고,

켈리최의 자산은 결국 켈리최가 보유하고 있는 켈리델리 회사 지분가치를 말하는 것이다.

예컨대 삼성전자의 2021년 연결재무제표를 보면 매출총계는 279조 원, 자산총계는 426조원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삼성전자의 총수인 이재용을 두고 279조원 부자라느니, 426조원 부자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이재용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수 X 주당 가치가 결국 이재용의 자산을 구성할 뿐이다.

그런데 켈리최는, 이런 상황에서 본인을 279조원 부자라고 말하고 다니는 것이다.

켈리델리의 지분구조는?

영국 JIMIKI LIMITED라는 회사가 2014년 설립된다 (링크).

켈리최의 본명인 MS KEUM RYE, CHOI (68년생), 그리고 그의 남편인 MR JEROME, CASTAING (68년생, 국적 프랑스)이 공동이사이며, 보통주 100주 가운데 켈리최가 60주를, JEROME CASTAING이 40주를 발행받았다. 즉, 켈리최는 JKIMIKI LIMITED의 지분 60%를 들고 있다. 이 JIMIKI LIMITED가 켈리델리 사업을 영위하는지주회사이다.

JIMIKI LIMITED의 2020년 Financial Report (링크)를 살펴보자. 통합재무제표로, 자회사들의 재무제표를 합쳐서 보여주기 때문에 켈리최의 자산 분석을 위해 가장 적합한 재무제표로 보인다(구글에서 검색되는 KeliDeli APS 등의 재무제표는 쉽게 말하면 여러 개 자회사 가운데 한 곳의 재무제표이다).

2020년 turnover(매출)은 375.2 million 유로. 2021년 평균환율(대략 1,350원)을 곱하면 원화로 약 5,000억 원에 달한다. 2021년 기준 매출액이 6,000억 원이라고 하니 얼추 비슷하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켈리델리는 대부분 가맹점을 통해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므로, 실제 영업이익은 여기에서 가맹점주들에게 주는 돈 등 영업비용을 제해야 한다. 영업이익은 2020년 기준 22m 유로, 약 300억 원 정도이고, 2019년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 여기에서 이자비용 등을 제한 실제 당기순이익은 250억 원 정도이다.

쉽게 말해 켈리델리는 1년에 영업을 통해 250억 원 정도를 벌어들이는 기업으로 볼 수 있다.

(참고로 2020년 기준 켈리델리 기업의 순자산(Net Asset)은 86,299,792 유로, 원화 환산시 약 1,100억 원 정도).

결론

1. 켈리최는 6,000억 원 자산가로 보기 어렵다

2. 켈리최가 6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JIMIKI LIMITED라는 회사(이 회사가 켈리델리 자회사들의 지분을 거의 모두 들고 있다)의 연간 총 매출액2020년 기준 5,000억 원 정도. (켈리최 인터뷰에 따르면 2021년 기준 6,000억 원 정도).

3. 매출액에서 가맹점 비용 등을 제외한 2020년 당기순이익 약 250억 원 정도.

4. 켈리최의 실제 자산은, 위 JIMIKI LIMITED라는 회사 주식의 가치 x 60%로 계산해야 한다.

5. 그렇다면 위 회사 주식 가치는 얼마나 될까? 비상장회사이기 때문에 기업가치를 구하기 어렵다. 정말 러프하게 식료품주이자 지주회사인 농심홀딩스의 현재 PER 6.4배수 적용시 250억 x 6.4 = 1,600억 원이 나오며, 켈리최의 지분은 60%이니 지분가치는 1,600억 원 x 60% = 약 960억 원이라고 계산되는데, 실제로는 이와 많이 다를 것이다. 비상장회사의 기업가치를 구하는 것은 정말 어렵기 때문에. 어찌되었든 켈리최가 6,000억 원 자산가라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

(켈리최의 재산 가운데 JIMIKI LIMITED 주식 말고, 성공한 사업가로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유튜브나 책 웰씽킹 인세 수입 등도 있을텐데, 그게 수천 억 원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번외

켈리최는 본인이 본인만을 위해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며, 함께 일하는 가맹점주들에게 그 어느 업체보다 많은 이익을 나누어주고 있다는 취지로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런데 켈리최 책에 감명을 받아 켈리최의 가맹점 사업에 도전했다가, 엄청난 시련을 겪은 한 분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브런치 제목부터 재미있다. 유럽 스시 프랜차이즈 폭망 스토리 매거진.

https://brunch.co.kr/magazine/sd-story

인터넷 검색하다가, 켈리 최에게 부정적인 이야기가 나오면 법적 조치를 취하고 유튜브에 달린 댓글을 지운다는 말을 보았다. 이 글에도 연락이 올까?

6,000억 원 자산가로 본인을 소개하는 켈리최의 말에 정말 많은 돈을 내면서 강의를 듣고 책을 사는 분들이 많은데, 이 글은 비방의 목적 없이,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저 정말로 공인인 켈리최가 6,000억 원 자산가일까 하는 궁금증에서 포스팅하였음을 밝힙니다. 

 

 

 https://brunch.co.kr/@algarve/150

 

"우리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거짓말을 한다. 실제보다 잘나 보이고 싶거나 못나 보이기 싫어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서, 또는 곤란과 불편을 면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한다."

- 라르스 스벤젠 <거짓말의 철학>에서 인용 -




켈리 최의 '한국형 도시락'의 진실


(우리의 질문: 켈리 최는, 감추거나 꾸미지 않고, 항상 정직하게 우리들에게 이야기하고 있을까?)


[소제목 요약]
자랑스러운 한국인 켈리최 / '한국형 도시락'이 뭐예요? / 한국형 초밥 도시락? / 켈리 최가 파리에서 파는 것을 왜 '도시락'이라고 해야 했을까? / 파리에서 파는 것은 '한식 도시락'인가? '일식 스시 벤또'인가? / 켈리 최의 스시 프랜차이즈 브랜드 / 아시아에서 최고인 일본 문화를 세계로 보급하는 사명을 실천한다 / 유럽에서는 '정통 일본 스시' / 한국에서는 '한국형 도시락' / '한국형 초밥 도시락'이라고 하면 거짓이잖아? / 삿포로, 아사히, 이찌반 / 어떤 것이 한국형 초밥 도시락일까? / 아니, 인공지능도 검색해서 알려주는 내용을, 어떻게 켈리 최는 아닌 척할 수 있어? / 그래, 이렇게 일본어로 이름 붙이고 일식 스시를 만들어 파는 것이 뭐 어때서? / 그런데, 나는 왜? / '김밥'이 아니라 '마끼(Maki)' / '김'이 아니고 'Nori(노리)' / '노리' 주세요 / 한식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 그런데, '스시 벤또'가 아니라, '한국형 도시락'이라는 포장이 한국에서 먹혀들었다 / 인기와 유명세는 돈이 된다 / '선한 영향력'은 진실되고 정직해야


자랑스러운 한국인 켈리 최

이미지 출처: 엑스포츠뉴스 2022년 3월 22일 자 관련 기사, 다음 뉴스 일부 화면 갈무리

                   (기사 원본 링크: https://entertain.v.daum.net/v/20220322095002928)


KBS 2TV '아침마당' 프로그램에 나와서 켈리 최(Kelly Choi, 본명 최금례)는 유럽에서 '한국형 도시락'으로 자그마치 연간 6000억을 벌고 있다고 자랑을 한다. 그녀의 흥미로운 성공담은 "한류의 영향으로 유럽에서도 '한식'이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나 보다"라고 우리를 흥분시킨다. 괜히 한국인의 긍지와 자부심으로 어깨가 저절로 올라간다. 동시에, 유럽 현지에서 한식과 한국 문화를 알리며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켈리 최는 대단하고 정말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다.


이미지 출처: 전주 MBC 유튜브 채널 2019년 10월 30일 자 공개 영상 일부 화면 갈무리


'한국형 도시락'이 뭐예요?


어떤 형태의 '한국형 도시락'이길래 유럽에서 그렇게 대단한 성공을 거두고 있는지 무척 궁금해진다. 어떤 '한국형 도시락' 메뉴로 유럽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었는지 몹시 궁금해진다.


이미지 출처: KBS 월드, 2021년 7월 23일 자 기사 중 일부 화면 갈무리


베스트셀러가 된 그녀의 책,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나 한국의 언론에 소개된 '도시락'과 '한국형'으로 유추해 보면, 파리와 유럽에서 연간 6000억이나 팔린다는 '한국형 도시락'은 우리가 알고 있는 '김밥 도시락'이나 '한식 도시락'과 비슷한 것이지 아닐까 쉽게 짐작이 된다.


이미지 출처: 리디북스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 도서 소개  일부 화면 갈무리


한국형 초밥 도시락?


해당 기사를 조금 더 읽어 보면, '한국형 도시락'은 '한국형 초밥 도시락'이라고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한국형 '초밥' 도시락'이라니? 한국형과 초밥의 조합이 다소 생뚱맞다.


이미지 출처: 엑스포츠뉴스 2022년 3월 22일 자 관련 기사, 다음 뉴스 일부 화면 갈무리, 원본 링크: 위와 동일


켈리 최가 파리에서 파는 것을 왜 '도시락'이라고 해야 했을까?


간편하게 휴대하여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든 음식을 '도시락'이라고 정의한다면, 켈리 최가 유럽의 슈퍼마켓에서 소포장 팩으로 판매하는 식품의 형태를 도시락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켈리 최가 유럽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한식 도시락'도 아니고, '김밥 도시락'도 아니다.


다만, '도시락'이라는 단어를 통해서, 우리나라 대중들이 한식 도시락이나 김밥 도시락을 친근하게 상상해 주면 고마울 뿐이다. 그래야, 켈리 최가 유럽의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것이 사실은 '일식 스시 팩'임을 정확하게 밝히지 않고, 켈리 최의 스시 프랜차이즈의 성공이 한국 사회에 반감 없이 더 큰 감동으로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한국형 도시락'은 정교하고 교묘하게 잘 지은 제목이다. 여전히 많은 한국 사람들이 '한식 도시락'이나 '김밥 도시락' 정도로 생각하고 있으니까.


이미지 출처: 전주MBC 유튜브 채널 2019년 10월 30일 자 공개 영상 일부 화면 갈무리


파리에서 파는 것은 '한식 도시락'인가? '일식 스시 벤또'인가?


'스시'에 대한 대응어는 우리말로 '초밥'이다. 초밥은 이미 한국에서도 고유성과 다양성을 획득한 한국의 독자적인 음식 영역이다. '초밥'이라는 고유 명사로 충분하고,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초밥 도시락'이 존재하고, 초밥 도시락이나 김밥 도시락을 세계화하여 상품으로 판매하는 것은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충분히 자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유럽에서 'chobab'이나 '초밥'이 아니고, 'Kimbap'이나 '김밥'이 아니고, 'sushi' 또는 일본어 '寿司(스시)'로 표기한다면 그 음식은 한식이 아니라 일식이다.


켈리 최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명은 'Sushi Daily'이다. '스시 데일리'는 유럽 시장에서 쉽게 읽힐 수 있는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문 Sushi Daily 브랜드 옆에 애써 일본어 번역인 '毎日 寿司'(매일 스시)를 표기하고 있다. 생뚱맞게 유럽 사람들이 읽을 수도 없는 일본어 '毎日 寿司'를 넣을 필요가 있었나 싶다. 아마, 유럽 사람들에게 Sushi Daily가 '정통 일본 스시'임을 인식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 포함된 브랜드 디자인의 요소라고 짐작할 수 있다.


켈리 최의 스시 프랜차이즈 브랜드명이다. 중앙에 일본어로 '매일 스시'가 표시되어 있다. 이미지 출처: 유럽 슈퍼마켓에서 2022년 3월에 직접 촬영


켈리 최의 스시 프랜차이즈 브랜드


한국에서 '한국형 도시락'이라고 소개한 켈리 최의 스시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스시 상품에는 한국어나 한국 음식이라는 흔적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혹시, 켈리 최의 스시 브랜드의 중앙에 있는 일본어 '毎日 寿司'를 유럽 사람들이 '한국어'라고 착각해 준다면, 또, 영어 'SUSHI'가 '일본 음식'이 아니라 '한국 음식'으로 유럽 사람들이 생각해 준다면, 유럽에서 '한국형 도시락'을 팔고 있다는 켈리 최의 말을 기꺼이 수긍하고 인정해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유럽 사람들에게 '스시(Sushi)'는 단연코 일본 음식이다.


'아시아에서 최고'인 '일본 문화'를 '세계로 보급'하는 사명을 실천한다


자료 출처: 켈리 최의 회사 KellyDeli에 홈페이지 소개 일부 화면 갈무리, 원본 링크: kellydeli.com


켈리 최의 회사인 켈리델리(KellyDeli) 홈페이지에 다음과 같이 스시 프랜차이즈 스시 데일리의 역사에 대해서 자랑스럽게 설명하고 있다.


"켈리 최는 일본으로 이주하여 일본 문화에 흠뻑 빠져 들었다. 그래서, 켈리 최는 아시아 최고의 것(일본 문화)을 세계로 보급하기 위한 자신의 사명을 시작하였다. 그래서, Sushi Daily에서 함께 일할 스시 장인 야마모토 상을 설득하였다.

이미지 출처: Kelly Loves 홈페이지 켈리 최 소개 중 일부 화면 갈무리, 원본 링크: kellyloves.com


"그녀는 일본으로 이주하여 일본 문화에 흠뻑 빠져 들었다. 스시 대가인 야마모토-상을 만났고 Sushi Daily에서 함께 일하자고 설득했다. 야마모토상에게 그녀의 회사가 항상 세계 최고의 '스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하였고, 그렇게 함께 실천 해 왔다."


그녀의 책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와 각종 매체에 일본인 스시 장인 야마모토 상과의 인연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고, 따라서 전통 일본 스시를 계승하고 있음을 브랜드 이미지로 자랑스럽게 홍보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일식 스시'를 만들기 위해서 항상 노력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스시 데일리 로고, 아무리 살펴보아도 일식뿐 한식의 이미지는 찾기 어려웠다. (출처: 스시 데일리 홈페이지)


유럽에서는 '정통 일본 스시'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일식 스시 프랜차이즈'라고 밝히면 되지 않았을까? 그렇게 밝히고 있다. 유럽에서 신문이나 각종 매체에서는 정통 일식 스시 프랜차이즈임을 자랑스럽게 밝히고 있다. 유럽 지역에서 사용하는 영문 브랜드명에도 구태어 일본어 '毎日 寿司(매일 스시)'를 넣어서 진짜 정말 정통 일본 스시의 이미지를 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영국 정부 상표 등록 사이트 검색 결과, 등록된 Sushi Daily 상표의 예시


한국에서는 '한국형 초밥 도시락'


그런데, 왜 한국에서만 일식 스시 프랜차이즈라고 하지 않고, 억지로 '도시락', '즉석 도시락', '한국형 도시락'이라고 어색한 표현으로 에둘러대어야만 했을까? 짐작하기로는, 한국 사람들이 갖고 있는 반일 감정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선택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국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기고 싶은데, 유럽에서 일식 스시 벤또를 팔아서 돈을 벌었다고 하면 사람들이 싫어할까 봐, 일본 음식과 일본 문화를 유럽에 열심히 알리면서 부자가 되었다고 자랑하면 욕을 먹을 것 같으니까.


그래서, 유럽에서 '일식 스시'를 판다는 사실도 감추고, 동시에, 마치 유럽 국가에 한식과 한국 문화를 널리 알리고 있는 자랑스러운 한인 기업가처럼 보이고 싶어서 의도적으로 '한국형 도시락'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짐작해 볼 수 있다. 사실보다 더 훌륭하게 평가받고, 진실의 크기보다 더 큰 칭송을 받고 싶어서.


'한국형 도시락'이라고 하면 거짓이잖아?


'초밥 도시락'은 편의상 '스시 벤또'의 번역이라고 핑계를 댄다면 할 말이 없다. 그럼, '한국형'은 어쩔 건데? 일식 스시가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서 다양한 형태와 레시피가 있다. 그래서, 스시 벤또의 메뉴 구성도 너무나 다양하다. 게다가, '이것은 한국형, 저것은 미국형, 요것은 일본형이다'라고 정해져 있지도 않다. 그래서, 켈리 최의 스시 프랜차이즈의 메뉴 구성은 일본인 스시 세프 야마모토상이 만들고, 메뉴나 재료가 일본어로 되어 있지만 어쨌든 무조건 '한국형'이라고 우겨도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정통 일식 스시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고, 다른 나라에서는 정통 일본식 스시라고 홍보를 하고 있음에도, 한국에서 말할 때만 한국 사람들이 반감을 가지지 않도록 슬그머니 '한국형'이라는 말을 넣어서, 마치 '한식 도시락'인 것처럼 여기도록 의도하였다면 그것은 구역질 나는 거짓말이다. 한국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유럽 땅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한국 사람들이 알 수가 있겠나 싶어서 대충 얼버무린 것이라면, 한식 도시락으로 유럽 국가에 한국 음식 문화를 전파하는 선구자로 칭송하는 사람들에 대한 기만이다. 한국 음식이 유럽을 휩쓸고 있다는 생각에 한국 사람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낀 사람들에 대한 모욕이다.


이미지 출처: 스시데일리 영문 홈페이지 화면 일부분 갈무리, 원본 링크: https://sushidaily.com/gb-en/, 영문 홈페이지임에도 일본어를 노출하고 있다.


삿포로, 아사히, 이찌반


켈리 최의 스시 프랜차이즈 판매대에 전시되어 팔리는 맥주다. 삿포로, 아사히, 기린 이찌반. 모두 일본 상품이다.

사진 출처: 유럽 슈퍼마켓에 있는 스시 데일리 판매대에서 2022년 3월에 직접 촬영하였다


아지노모도(Ajinomoto) 라면. 켈리 최의 스시 프랜차이즈 판매대에서 팔리는 라면이다. 일본 상품이다. 기꼬만(Kikkoman) 간장. 켈리 최의 스시 프랜차이즈 판매대에서 팔리는 간장(OEM)의 제조사다. 일본 회사다. 모든 것이 정통 일본 스시의 이미지를 강화한다.


어떤 것이 한국형 초밥 도시락일까?


Nori(노리, 김), Nigiri(니기리, 회초밥), Maki(마끼, 김초밥), Wakame(와카메, 미역), Mochi(모찌, 찹쌀떡)... 켈리 최의 스시 프랜차이즈의 메뉴를 구성하고 있는 재료의 영어식 표기다. 모두 일본어다. 이름과 표기는 모두 일본어이지만 스시 데일리의 스시 상품은 무조건 '한국형이다'라고 우기면 할 말이 없다.


스시 데일리 파티 메뉴 (이미지 출처: 스시 데일리 홈페이지 메뉴에서 캡처)


켈리 최의 스시 프랜차이즈에서 판매하는 대용량 패키지의 파티 메뉴는, 사쿠라 파티('사쿠라'는 '벚꽃'의 일본어), 교토 파티('교토'는 오랫동안 일본의 수도였던 역사적인 도시), 나라 파티('나라'는 고대 일본의 중심지였던 일본의 역사적인 도시), 하나비 파티('하나비'는 '불꽃'의 일본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유럽 소비자가 기억하여 주문하는 메뉴가 모두 일본의 역사적인 도시를 지칭하고 일본 문화를 상징하지만, 그래도 무조건 '한국형 도시락'이라고 우기면 할 말이 없다.


아니, 인공지능도 검색해서 알려주는 내용을, 어떻게 켈리 최는 아닌 척할 수 있어?


이미지 출처: chat.openai.com에서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프로그램 대화 내용 일부 화면 갈무리


'일본 식재료를 사용하는 '일본식 초밥 전문' 브랜드'라고 쉽게 검색되는 사실을, 한국에 와서는 '한국형 도시락'이라고 어떻게 저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가 있을까? 저 먼 유럽에서 일어난 일인데 한국에서 한국 사람들이 어찌 알겠나 싶었던 것일까? 혹시, 실시간으로 세상의 온갖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인터넷 시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을까?


아니면, 라르스 스벤젠이 <거짓말의 철학>에서, "우리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거짓말을 한다. 실제보다 잘나 보이고 싶거나 못나 보이기 싫어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서, 또는 곤란과 불편을 면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한다."라고 예시하였듯이, 실제보다 잘나 보이고 유리한 이미지를 만들고 곤란과 불편을 면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적당히 얼버무리고 있는 것일까?


그래, 이렇게 일본어로 이름 붙이고 일식 스시를 만들어 파는 것이 뭐 어때서?


일본어로 구성된 상품에 정통 일식 스시를 표방하며 유럽 시장에서 판매를 한다고 비난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본에서 전수받은 정통 일식을 표방하는 초밥집도 있고 우동집도 있다. 여러 다양한 나라의 음식 전문점이 있다. 다들 나름대로의 맛과 차별성으로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모두 존중받아 마땅하다.


그런데, 나는 왜 정통 일식 스시를 팔면 안돼?


"그런데, 나는 왜 정통 일식 스시를 팔면 안 되냐?"라고 항변할 수 있을 것이다. 공동 창업자인 프랑스인 남편의 역할이 있었겠지만, 유럽에서 아시아인으로서 사업을 일으키고 성장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기 때문에 노력과 성공을 폄하할 의도는 없다.


이미지 출처: 머니투데이, 2022년 3월 22일 자 관련 기사 일부 화면 갈무리, 원본 링크: news.mt.co.kr


하지만, 한국에 와서는, 한국의 대중들이 싫어할 요소들을 의도적으로 감추고, 한국 사람들이 호감을 가질 수 있도록 적당히 둘러대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사실대로 정직하게 이야기하지 않고 한국의 대중들이 오해를 할 수 있도록 교묘하게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묘한 왜곡을 통해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유도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이미지를 통해서 대중의 인기를 높이려고 하기 때문이다. 대중의 인기를 통해서 개인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고 하기 때문이다. 개인 브랜드 인지도는 한국에서 펼치는 비즈니스의 원천이다. 그런 의도와 목표를 갖고, 교묘하게 '한국형 도시락'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밥'이 아니라 'Maki(마끼)'


켈리 최의 프랜차이즈 매장에는 재료로 속을 채운 밥을 김으로 말아서 파는 상품이 있는데, 이 것을 켈리 최는 "메뉴에는 김밥도 있어요"라며 한식 메뉴인 듯이 소개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유럽에서 팔리는 해당 메뉴의 이름은 '김밥'이 아니라 일본 음식 '마끼(Maki)'라는 상품명으로 팔린다. Maki는 김밥이 아니다. 정해진 일식 조리법으로 만든 Maki는 일식이지 한식이 아니다. 뭐, '마끼'를 한국식으로 설명하자면 '김밥'과 유사하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그렇게 말했다고 둘러댄다면 뭐라고 할 말은 없다.


'김'이 아니고 'Nori(노리)'


'Kelly Loves'라는 소포장 스낵류 상품을 근래에 몇 가지 개발하여 코너 상품으로 가맹점에 판매를 강권하고 있는데, 아쉽다면, 한국이 원산지인 조미김이 켈리델리에서 파는 상품명은 'Gim(김)'이 아니고 일본어 'Nori(海苔)'다.


켈리델리의 일본어 상품명 Nori를 보고 유럽인들은 한국을 떠 올릴까? 일본을 떠 올릴까? 당연히 일본이다. 해외에서 김치(Kimchi)조차 기무치(Kimuchi)로 알리고 선점하려고 했던 일본을 생각하면, 한식의 독자적인 형태와 풍미를 가진 우리나라 조미김 정도는 '아직 한식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는 핑계'로 일본어 명칭 Nori에 편승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식에 대한 최소한의 자부심과 애정이 있다면.


'노리' 주세요


지금도 여전히 유럽 슈퍼마켓에 있는 켈리 최의 스시 프랜차이즈 판매대에서는, 유럽 손님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한국이 원산지인 '한국산 조미김' 팩을 찾으면서 일본어 "Nori(노리)"를 찾는다. "노리 주세요." 왜냐하면, 상품명이 'Nori'니까.


한식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유럽에 거주하며', '일식 스시로 돈을 벌고', '한국인 직원이 한 명도 없다'라고 말하고 있음에도 한국 언론 매체에서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 추겨 세우고 있는 켈리 최는, '한국에 거주하며', '한식에 대한 애정이 있고', '한국을 사랑하는' 프랑스인 파비앙(Fabien)의 한식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조금이라도 닮을 수 있으면 좋겠다.

"참 우리가 좀 노력해야 할 게 있는 것 같아요. 제가 가족에게 한식 요리나 식자재를 소개했는데 다 일본 단어로 알고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두부를 모르는데 토푸(Tofu)는 알고, 된장찌개를 모르는데 미소수프는 알고, 라면보다 라멘, 도시락보다 벤토, 삼각김밥보다 오니기리, 인삼보다 진셍, 솔직히 좀.. 짜증 났거든요.

제가 프랑스에서 한식 책을 출간한 적이 있는데, 일부로 식자재를 다 한국말로 썼어요. 두부(Dubu), 된장(Doenjang), 음식 이름도 다 그대로 고유명사로, 김치 프라이드 라이스(Kimchi fried rice)가 아닌 김치볶음밥(Kimchi Bokkumbap). 우리가 이런 노력을 해야 한식도 조금 더 세계화할 수 있을 거예요."


( 원본 영상: '프랑스 가족이 처음으로 한국에 놀러 왔습니다' https://youtu.be/tC4wb32I2TE?t=515 )


프랑스에서 출간한 책에 '김'을 일본어 'Nori'가 아닌 'Kim'으로 표기한 파비앙의 말을 부끄러워하며 새겨듣기를 바란다. "우리가 이런 노력을 해야 한식도 조금 더 세계화할 수 있을 거예요." 


(아차, 잠시 헷갈렸다. 켈리 최의 '한국형 도시락'이라는 말 때문에. 켈리 최가, 한식에 자부심을 갖고 한식을 세계화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정통 일식 스시를 유럽 시장에 활성화시켜서 돈을 벌려는 것이 목적이라면 '원산지가 한국'이든 상관없이 '일본어' 'Nori'라고 이름을 붙여 유럽 시장에 판매하는 것이 적절한 마케팅 전략일지도 모르겠다. 그래, 한식이 아니고 일식이었지... 애초에 무리한 부탁이었다.)


그런데, '스시 벤또'가 아니라, '한국형 도시락'이라는 포장이 한국에서 먹혀들었다


이미지 출처: KBS 월드, 2021년 7월 23일 자 기사 중 일부 화면 갈무리
이미지 출처: 엑스포츠뉴스, 2022년 3월 22일 자, 다음 뉴스 화면 일부 갈무리


유럽에서는 존재감이 없고, 한국에서도 어떤 사업적 성공을 거둔 적이 없는 켈리 최는, '유럽에서 '한국형 도시락' 사업으로 크게 성공을 거두어 엄청난 부자가 되었다'는 이미지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전개한 덕분으로 '자랑스러운 한국인'이 되었고, 한국에서 출간한 2권의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들었고, 50만 명이 넘는 유튜브 구독자를 가진 인플루언스가 되었고, 시사저널 선정 2022년 차세대 리더 100인으로 선정되었고, 각종 기관과 단체의 행사에 글로벌 리더로 초청받으며, 인생의 롤모델이라며 따르는 다수의 추종자를 갖고 있는 인기인이 되는 즐거움을 누리게 되었다.


이미지 출처: 전주 MBC 유튜브 채널 2019년 10월 30일 자 공개 영상 일부 화면 갈무리
이미지 출처: 경기연합신문 2023년 1월 8일 자 일부 화면 갈무리, 원문: https://www.gy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21792
이미지 출처: chat.openai.com에서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프로그램 대화 내용 일부 화면 갈무리


인기와 유명세는 돈이 된다


지금은 이렇게 형성된 인기와 유명세를 비즈니스로 연결시키기 위해서, 회사를 세우고, 상품을 판매하고, 고액의 강좌와 멤버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유튜브 콘텐츠 등을 통해서 상당한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지 출처: 켈리 최 강좌 판매 페이지 화면 일부 갈무리, 원본: www.wealthinking.com
이미지 출처: 켈리 최 관련 상품 판매 페이지 화면 일부 갈무리, 출처:웰씽킹 홈페이지
이미지 출처: 켈리 최 관련 상품 판매 페이지 화면 일부 갈무리, 출처:웰씽킹 홈페이지


'선한 영향력'은 진실되고 정직해야


일단, 인기와 영향력을 갖고 나면, 대중과 추종자들에게는 흠모의 대상이 자행하는 사소한 왜곡이나 과장이나 거짓은 더 이상 눈에 보이지 않게 되고, 보여도 무시를 하는 심리 상태에 있게 된다. 그래서, "한국형 도시락이든, 김밥 도시락이든, 스시 벤또든 무슨 상관이냐?"라며 흠모의 대상을 옹호하게 된다. 자신들이 갖게 된 호감의 출발점이 조작되었다는 사실도 받아들이지 않게 된다. 설사 조작되었다고 해도 이제는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다. 존경하게 되었으니까. 사랑하니까.


이것이 이미지 마케팅의 힘이고, 동시에 이미지 조작의 위험이다.


켈리 최는 한국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주고 싶다고 말한다. 대중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선하기 위해서는, 삶이, 말과 글이, 누구보다도 진실되고 정직해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혹시 과장하고 꾸며대는 사실들로 일시적인 관심과 인기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나중에 드러날 진실들이, 믿고 따르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실망과 상처를 줄지에 대해서 주의하여야 한다.


자신이 갈망하며 애쓰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의 인기와 영향력만큼이나, 동일한 크기의 정직함과 진실됨을 항상 보여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켈리 최는, 감추거나 꾸미지 않고, 항상 정직하게 모든 것을 우리들에게 이야기하고 있을까?"라는 최초의 질문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https://brunch.co.kr/@algarve/310

 

"사업가는 항상 입이 무거워야 한다. 함부로 자신의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 말 한마디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회사의 존망이 결정된다."

- 켈리 최 - <웰씽킹> 다산북스, 2021년 -



"한국인 직원이 한 명도 없다"니요. 어이없어라. 한국에서 이런 말씀을 하시네요.


(유튜브 채널 '삼프로TV' 2022년 3월 31일 자 업로드 영상 11분 17초부터)

https://youtu.be/BKel4VrhPAk?t=668


사회자가 물었다.


"왜 비비고는 안되는데 켈리델리는 됩니까?"


켈리 최가 답했다.


"저희 전 직원이, 정말 사무실 전 직원이 한국 사람이 한 명도 없어요. 전부다 현지인. 백인, 전부다."


켈리델리 본사에 한국인이 하나도 없다고?


그것이 알고 싶다 - 한국인이 한 명도 없는 이유


켈리 최는 2021년에 출간되어 한국에서 20만 권 이상이나 판매된 베스트셀러 <웰씽킹>에서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 '5년 만에 6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12개국 30개가 넘는 비즈니스와 계열사를 거느린 글로벌 기업 회장' 


그런데, 사무실이라고 제한했지만, 전 직원 중에서 한국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 한다. 회사의 창업자가 한국인 켈리 최이고, 유럽 전역에 1200개 매장에서 6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고 하면서, 유럽에서 급성장을 한 '한국형 도시락 프랜차이즈'라고 자랑하면서, 또, 한국에 와서는 유럽에서 성공한 '한국인' 기업가로 칭송을 받으면서, 자신의 회사에 한국인 직원이 한 명도 없는 이유가 궁금하다. 그래서, 그것이 알고 싶다.


직원만 6000명이고 다 아시아 사람들이라면서?


2022년 3월 22일에 방송된 KBS 1TV '아침 마당'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미지 출처: 엑스포츠뉴스 (xportsnews.com) 기사 캡처, 2022년 3월 22일 방송 '아침 마당' 관련 기사


해당 TV 프로그램에서는 유럽에서 아시아 사람들을 위해서 자신이 대단한 공헌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우리 직원 6000명이 모두 아시아 사람들이다'라고 자랑을 했다. 아, 한국인은 아시아 사람이 아니었나? 아, 6천 명이 모두 아시아 사람인데 어찌 한국인이 한 명도 없나?


위 삼프로TV와의 인터뷰에서는 한국 대기업인 CJ의 비비고가 유럽 시장에서 실패했는데, 자신만이 유일하게 유럽에서 성공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본사 사무실 직원이 '모두 현지 백인'이기 때문이라고 자랑을 한다. 그리고, '전 직원 중에서 한국인이 하나도 없다'라고 강조한다.


한국에 와서 이런 말씀을 하시네요


어이없어라. 해외에서 우리가 알 수 없는 외국 매체와의 인터뷰가 아니라, 그것도 '한국에서', 2백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가진 영향력 있는 한국의 '경제 전문 채널'과 인터뷰를 하면서 "전 직원 중에 한국인이 한 명도 없다"라니. 대체, 자신의 발언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한국 사회에 알려질 경우에 어떤 파장을 불러올 수 있을지를 생각을 하고 한 발언인지 의심스럽다.


그리고, "전 직원 중에 한국인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이 단순히 자신의 회사의 실제 인력 구성 현황을 있는 그대로 말한 것인지, 아니면, '한국인을 뽑지 않는 것'이 평소의 신념인지도 궁금하다.


성공하려면 '백인'을 채용하라고? - 유럽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의 인력 채용에 잘못된 편견을 줄 우려가 있다


켈리 최가 인터뷰에서 CJ의 비비고가 유럽 시장에서 사업이 실패했는데, 켈리델리가 성공하는 이유는, 한국인이 회사에 한 명도 없고, 모두 현지인 백인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이러한 인식을 한국의 대중들에게 공개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 위험하고 상당히 우려스럽다.


영향력 있는 현지 기업가인 켈리 최의 이런 발언은, 앞으로 유럽에 진출하려고 하는 한국 기업들의 현지 인력 채용에 있어서 잘못된 편견을 제공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한다. "유럽에서 성공하려면, 한국 사람들 보다는 현지 백인을 직원으로 고용해야 한다."라고 하더라. 특히, 켈리 최가 선호한다는 주류 백인들에 비해서,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인종적 편견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고용에 불이익을 받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소수 인종 집단(Ethnic Minority Group)의 공정한 고용 확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적절한 발언이라 생각된다. 동시에, 유럽에서 한국인의 고용에도 직접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적절한 발언이기도 하다.



1세대, 2세대, 3세대


타향살이는 힘들다. 특히 현지 언어가 유창하지 못한 해외 이민 1세대의 삶은 더 힘들다. 언어 문제가 해결이 되지 못하면, 번듯한 현지 국가의 기업체에 정규직으로 입사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최저 임금의 단순 직종에 고용되는 것 마저도 제약이 많다. 이럴 때마다, 자신의 경력이나 업무 능력을 유용하게 알아봐 주는 한인 기업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기대하는 교민들이 있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서 이민의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고, 규모가 있는 한인 기업이 많지 않은 유럽 지역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고용된 직원이 6000명 규모라고 자랑하는 한국인 켈리 최의 기업에 큰 기대를 갖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반갑게도, 현지 언어와 한국어를 모국어 수준으로 말할 수 있고, 좋은 교육을 받은 우수한 한인 2세, 3세들을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자신들이 자란 유럽 현지 국가에 대한 이해도 충분하고 전문성도 탁월해서, 유럽 여러 나라의 각 분야에서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다. 이민 1세대가 가지고 있었던 현지 언어와 문화가 더 이상 약점이 되지 못한다. 해당 국가의 언어를 모국어로 사용할 수 있고, 게다가 한국어까지 유창하고, 성장한 현지 국가의 문화와 사회에 뿌리를 두고 있으면서 게다가 한국 문화와 사회에 대한 이해까지 충분하다면, 유럽에 진출한 한국 기업뿐만 아니라, 한국 관련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유럽 회사에서도 아주 유용한 금상첨화의 조건이라 생각한다.


한국 사람이라는 이유로만 특별한 대우를 바라는 시대도 아니다


여행과 이민이 자유롭고, 인터넷으로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오늘날에는, 길을 가다가 처음 보는 한국 사람도 고향 사람을 만난 것 같이 반갑고, 오랜만에 한국 소식만 들어도 눈물이 나는 그런 시대는 더 이상 아니다. 그래서, 무조건 한국 사람이라고 해서, 예외를 적용하고 특별한 대우를 바라는 시대도 더 이상 아니다.


특히, 기업 경영과 비즈니스에서, 현지 국가의 언어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현지 국가의 법규도 잘 모르고, 현지 국가의 비즈니스 네트워크도 없는 한국인을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고용하는 시대가 아니다. 어떤 한인 기업가가 이런 한국인을 고용하려고 한다면, "한국 사람이라고 해서 자격이 되지 않는 사람을 고용해서는 안된다"라고 주변 사람들이 모두 나서서 말릴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한국인'이 귀해서 조금 부족하고 아쉬워도 '한국 사람'이라는 이유 때문에 고용을 하는 시대가 아니라는 뜻이다.


한국 사람이라는 이유로 차별되어서는 안 된다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예외를 인정받거나,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특별한 대우를 기대하지 않는다면, 동시에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제외되거나,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인종 배경이 '한국인'이기 때문에, '해당 국가의 언어가 유창하지 않을 것이다', '해당 국가의 문화와 규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것이다', '해당 국가의 비즈니스에 어울리지 않는다'라는 선입견을 용납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선입견이 있다면, 현지 국가에서 출생해서, 성장하고, 명문 대학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각계각층에서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는 한인 교포 2-3세들에게 무척 부당하고 억울한 일이다.


이미지 출처: chat.openai.com에서 인공지능 ChatGPT 대화 내용 일부 화면 갈무리


시대에 뒤떨어진 인식은 위험하다


동시에, 유럽 국가에서, 유럽 현지 백인이 다른 인종적 배경과 다양한 피부색을 가진 다른 유럽인들보다 '백인이 더 뛰어날 것이다', '백인이 더 유능하다', '현지 유럽 백인이 유럽에서 사업을 하는데 더 유리하다'라는 선입견을 누군가 갖고 있다면, 이는 시대에 뒤떨어진 인식이며 유럽 사회에서도 용납되지 않는 위험한 인식이라고 생각된다. 어떤 한 개인의 드러나지 않는 내면의 인식이 그러하다면 우리가 탓할 방법이 없지만, 회사의 대표자나 공적인 인물이 그러한 인식을 밖으로 드러내거나 공개적으로 말을 할 경우에는 "요즘에도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나" 싶어서 듣는 사람들도 당혹스럽고 법적인 후속 조치가 따를 수 있는 위험한 발언이다.



차별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인종 차별에 대한 인식의 폭이 좁았던 시절에는, 오랫동안, '인종 차별'을 '특정 인종에 대한 비하' 정도로만 생각했었다. 그래서, 다른 인종에 대해서 낮추어 보지만 않으면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유럽에서 아시아 이민자로서의 삶이 길어지면서 또 다른 개념의 차별이 존재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새로운 인식이란, '특별한 인종을 '우대'하는 것'도 차별의 한 형태라는 인식이다.


차별에 대한 오래된 인식에 근거하여 '차별 금지'를 법으로 규제하고 있다면, 차별에 대한 새로운 인식에 근거하여 권장하는 것이 '회사나 사회의 '다양성(diversity) 확대' 정책'이다. 현재 유럽 국가들에서, 특정 인종 집단에 대한 우대는, 곧 나머지 인종 집단에 대한 불이익이나 차별로 귀결될 수 있다는 사회적 인식과 제도 개선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유럽에서의 사업 성공이) "왜 (CJ의) 비비고는 안되는데 켈리델리는 됩니까?"라는 질문에 대해서, 켈리 최는 성공의 원인을 "저희 전 직원이, 정말 사무실 전 직원이 한국 사람이 한 명도 없어요. 전부다 현지인. 백인, 전부다."라고 대답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차별에 대한 오래된 인식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닐까 짐작되고 걱정된다. '특정 인종에 대한 멸시나 비하'의 오래된 인식을 드러내지 않지만, '특정 인종에 대한 우대'와 '다양성 확대'라는 차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관점에서는 우려스러운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유럽 한인 사회에서 실망할 듯


CJ의 비비고가 유럽 시장에서 실패한 원인은 현지 경영진이 한국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고 분석하고, 자신의 사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 "저희 전 직원이, 정말 사무실 전 직원이 한국 사람이 한 명도 없어요. 전부다 현지인. 백인, 전부다."라고 켈리 최가 한국에서 자랑스럽게 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유럽 한인 사회가 알게 된다면 실망할 듯하다. (유럽 한인 사회에서 이런 발언에 관심을 갖고 이슈가 될 만큼 그녀에 대해 알지 못하고 영향력이 없다는 것이 다행이다.)


유럽 사회에서, 우대는 기대하지 못해도, 차별이라도 없기를 바라며 유럽거주 한인들의 고용 촉진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단체와 관계자가 들으면, "앞으로 유럽에서 성공을 하려면, 한국인을 고용하지 말고, 현지 백인을 고용하라는 소리가 아니냐?"라며 실망을 넘어서 분노할 듯하다. 동시에, 보이지 않는 차별을 부단한 노력으로 극복해 온 유럽 각 국가에서 뛰어난 실력을 갖춘 한인 교포 2세, 3세들의 긍지와 자존심에 상처가 될 듯하다.


회사의 고용 정책 개선 필요


"저희 전 직원이, 정말 사무실 전 직원이 한국 사람이 한 명도 없어요. 전부다 현지인. 백인, 전부다."라는 이유를 짐작하기는 쉽지 않다. 필요에 따라서, 능력 있는 사람들을 가려서 뽑다 보니, '우연히 모두 백인'이었을 수도 있다. '백인=능력', '유럽 주류 사회=백인'이라는 인식을 갖고 가려서 뽑은 것인지 짐작하기 어렵다. 하지만, "전부다, 백인, 전부다"에서 전 직원이 백인이라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은 느낄 수가 있다.


"전부다, 백인, 전부다"의 의미를 따지지 않고, 단순히 "전혀 의도하지 않았고, 어찌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라는 변명을 수용한다고 해도, 고용의 다양성과 포용의 측면에서 회사의 고용 정책을 살펴보고 개선해 나가야 할 것으로 지적할 수 있겠다.



한국인이 한 명도 없어도 되었던 이유는


능력도 안 되는 덜떨어진 한국인을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고용을 하라는 뜻이 아니다. 유럽에서 한국인을 합리적인 근거 없이 우대하는 것 또한 차별이다. 만약에 켈리 최가,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한국인을 우대하는 고용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고 한다면, 요즘 보기 드문 지나친 애국심에 대해서는 인정을 하겠지만, 글로벌 기업을 이끄는 경영자로서는 아쉬운 고용 정책으로 오히려 부정적으로 평가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유럽 현지 백인'만을 가려 뽑은 것이 아니라면, 또, 한국인을 일부러 제외한 것이 아니라면, 한국인이 한 명도 없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추측해 볼 수 있겠다.


일식 스시와 일본 상품 위주로 한국인 직원이 필요하지 않았을 가능성


첫째, 켈리 최의 스시 프랜차이즈 사업이, 한국에서는 '한국형 도시락'이라고 홍보하지만, 실제로 유럽에서는 정통 일식 스시 위주의 메뉴와 일본 상품을 주로 판매하였기 때문에 그동안 특별히 한국인 직원이 필요가 없었던 것은 아닌가 추측을 해 볼 수 있다. 물론, 최근에는 한국에서 OEM 포장 상품을 개발하고, 국내에서 켈리 최 개인 브랜드 상품화가 진행되면서 한국인 직원의 고용이 발생하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미지 출처: chat.openai.com에서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프로그램 대화 내용 일부 화면 갈무리


한국인들이 지원할만한 매력적인 회사가 아닐 가능성


둘째, 켈리 최의 회사가 유럽 현지 언어에 능통하고 탁월한 능력을 갖춘 유능한 한국인들이 지원을 할만한 매력이 있는 기업이 아닐 가능성을 짐작해 보았다. 유능한 한국인 인재들이 지원할 정도로 신뢰할만한 규모의 회사가 아니거나 급료 등의 채용 조건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한국인이 창업한 회사라고 해도 한국인 인재들이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다.


영국 기업 정보 검색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켈리델리 본사에 해당되는 켈리델리 컴퍼티 리미티드(KellyDeli Company Limited)의 고용 인원은 겨우 60명이었다. 따라서, 채용 공고를 내어도 한국인들이 지원을 하지 않으면 한국인을 직원으로 채용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한국인이 한 명도 없다. 이것이 '왜 한국인 직원이 한 명도 없는가?'라는 질문에 내가 켈리 최를 위해서 해 줄 수 있는 변명이다.


이미지 출처: https://uk.globaldatabase.com/company?name=kellydeli 검색 화면 일부 갈무리


유럽에서의 성공은 한국인 직원이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하지 않았으면


개인적으로 꼭 덧붙이고 싶은 말은, 수많은 한국인 지원자가 몰려왔는데 모두 채용하지 않았고, 유럽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현지 백인만이 필요하다고 가려서 뽑은 것이 아니라면, 유럽 시장에 성공한 것이 '한국인 직원이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동안 회사에서 필요한 유능한 한국인 지원자가 없었고, 현지 지사에서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서 뽑다 보니 한국인 직원이 없었다."라는 것이 내가 선택한 가장 적절한 답변이다. 켈리 최는 참고하시길.


거울 속 자신을 한 번 보았으면


시대가 얼마나 변했는지도 모르고, 한국에 와서 이런 발언을 날리는 멘털리티와 상황 인식을 도저히 이해하기가 어렵다. 한인 사회와 교류하지 않고, 한국인 직원이 한 명도 없고 모두 백인이라는 회사에서, 유럽 백인 사회에 어울려 살게 되어 잊어버렸는지 모르겠지만, 거울을 통해 자신의 얼굴을 한 번 바라보기를 당부한다.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환대해 준 한국 사회


켈리 최는 유럽에 거주하며, 유럽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몇십 년 만에 돌아온 한국, 여전히 간혹 한 번씩 들리는 한국임에도, 한국의 대중들은 단지 '한국인'이라는 이유 하나로 그녀를 환대해 주었다. 게다가, 홍보와 인기 몰이 덕분이지만, '한국을 이끌 차세대 리더 100인'으로 까지 선정하고 칭송도 해 주었다. 존재감이 없는 유럽 사회에서는 꿈도 꾸지 못했던 개인적인 명성과 대중들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한국 땅에서, 한국의 대중들 앞에서, 한국 기업이 유럽 진출에 실패한 이유가 '한국인' 직원 때문인 듯이 탓하고, 자신의 회사 '전 직원 중에 한국인이 하나도 없다'라고 자랑하듯이 말하는 것이 얼마나 사려 깊지 못한 언행인지를 생각해 보기를 당부한다. 


한국에서 '선한 영향력'이라는 명분으로 대중들의 마음을 얻으려면, 자신의 인식과 생각이 동시대와 상황에 얼마나 알맞은지 다시 한번 점검해 보기를 기대한다.



"사업가는 항상 입이 무거워야 한다. 함부로 자신의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 말 한마디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회사의 존망이 결정된다." - 켈리 최 - <웰씽킹> 다산북스, 2021년 -


앞으로 인터뷰하실 분은,


[ 켈리 최에게 이렇게 질문하라 ]


1. '한국형 도시락 프랜차이즈'라는 켈리델리 본사(사무실)에 한국인이 한 사람도 없나요?

2. 본사에 한국인이 한 사람도 없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3. 한국인이 하나도 없는 것은 '현지인 백인' 고용 선호 정책과 관련이 있나요?

4. 그동안 한국인 직원이 필요하지 않은 이유는, 일식 스시 위주의 메뉴와 일본 상품을 주로 사용하였기 때문은 아닌가요?

5. 켈리델리가 유럽 시장에서 성공한 이유로 '모두 현지 백인'을 채용하였기 때문이라는 언급은, 향후에 유럽 시장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의 인력 채용에 부적절한 편견을 제공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지요?

6. 한국인이 하나도 없다면, 앞으로도 한국인을 채용하지 않을 계획인지요?

 

 

 

 

 https://m.blog.naver.com/syouncho87/222795113397

 

켈리 최는 켈리델리의 '창업자'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공동창업자'가 한 명 더 있다. 바로 그녀의 남편 Jerome Castaing이다.

지난 포스팅에서 살펴본 것처럼 켈리델리 지주회사 지분 40%를 들고 있는 그는 누구일까?

켈리델리를 시작하기 전 그는 다국적 기업 시스코 시스템즈(Cisco Systems)의 고위 임원Tech Executive(기술 경영직)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국적은 프랑스.

참고로 시스코 시스템즈는 현재 시가총액 230조 원이 넘는 초대형 다국적 기업이다. 그런 기업의 고위 임원이라면 경영 능력이 어느 정도 검증되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반면, 한국 국적켈리 최는, 그녀가 스스로 유튜브 인터뷰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10년 간 운영했던 광고사업에 실패하여 10억 원대 빚을 지고 자살을 결심하다가, 2년 동안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이후 2년 동안 민박업과 가이드일을 하고 있던 상황이었다고 한다.

이 부부가, 2010년 프랑스 리옹 까르푸 슈퍼마켓 안에 첫 스시 키오스크를 열면서 스시데일리 사업을 시작하고, 이후 이 브랜드를 키워나감에 있어 남편의 역할과 기여가 상당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10억 원의 빚을 지고 있던 켈리 최가 어떻게 재기에 성공했는지 그녀가 구체적으로 밝힌 적은 없는 것 같은데(책을 보면 성공의 비결은 "나는 몇 년 안에 백억 원대 부자가 된다"는 말을 하루에 100번씩 말하고 쓰는 데 있다는 등의 이야기들이 있을 뿐...),

과연 시스코의 고위 테크 임원으로 근무하고 있던 남편이 없었다면, 10억 원의 빚을 지고 있던 켈리최가 프랑스 까르푸에 스시 데일리 키오스크를 입점하면서 재기에 성공하는 것이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혹시 남편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은 그가 사실 별 역할을 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그러나 나는 외국 기사들에서 Jerome Castaing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Her husband quit his job as a senior executive with Cisco Systems in 2010 to join her full-time. “It was a real gamble,” Castaing said. “I had a family to support, a big mortgage, a company car.” It took six months to persuade Carrefour to try the concept, but the supermarket has not looked back.

https://www.thetimes.co.uk/article/sushi-boss-is-hungry-to-feed-the-world-mvc299wdl

남편 Jerome Castaing은 당시 가족을 부양해야 했고, 큰 모기지가 있었으며, 회사 차를 소유하고 있었기에, 직장을 그만두고 켈리델리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정말 도박같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부부는 합심하여 6개월만에 프랑스 리옹의 까르푸 슈퍼마켓 안에 첫 스시 키오스크를 여는 데 성공한다.

"고객의 대부분은 지금까지 일본식당에 가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마트에서 장을 보는 도중에 우리 매장 앞에 발길을 멈춘다." 한국인 아내 켈리 최(Kelly CHOI)와 함께 스시데일리를 창업한 제롬 카스텡(Jerome CASTAING)은 이렇게 설명한다.

르피가로, 2013. 8. 26.자 기사

결론

1. 스시데일리에는 공동창업자인 남편이 있었다

2. 프랑스인 남편은 심지어 대형 다국적 기업 시스코 고위 임원

그녀는 한국에서 절반의 진실만을 말하는 것 같다.

다음 포스팅에서 문제의 선데이타임즈 기사를 검토해보는 것으로 켈리최 3부작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https://brunch.co.kr/@algarve/232#comments

 

"우리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거짓말을 한다. 실제보다 잘나 보이고 싶거나 못나 보이기 싫어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서, 또는 곤란과 불편을 면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한다."

- 라르스 스벤젠 <거짓말의 철학>에서 인용 -




일본과 프랑스 최고의 대학교를 졸업하였다는 켈리 최의 화려한 학력에 대하여


[ 소제목 목차 ]
일본과 프랑스에서 손꼽히는 대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였다 / 어떤 신문 인터뷰 / 켈리 최의 학력에 대한 한국 대중들의 인식 / 일본과 프랑스 대학 졸업은 켈리 최의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이었을 듯 / 일본과 프랑스 대학 졸업 이야기는 한국 대중에게 더 큰 감동을 줄 듯 / 대학교를 졸업하였다고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 켈리 최에게 이렇게 질문하라 / 이케부쿠로 복장학원? / 한국에서 유명해지기 전에는 꾸밀 것 없이 더 솔직하지 않았을까? / 복장학원 / 복장학원과 일반 대학교는 다르지 않나요? / 일본에 가서 살짝 공부하고 / 파리의 디자인 학교  / 세계적인 패션 학교 2곳을 졸업하였다니 정말 대단하다 / 그 정도면 한국 패션 업계에서 귀한 인재가 아니었을까? /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았다? / 또다시 공부를 시작하려던 이유는? / 정리가 필요한 프랑스 대학 진학 정보들 - 프랑스어를 한 마디도 못했지만 편입학 가능 / 정리가 필요한 프랑스 대학 진학 정보들 - 편입학, 휴학, 재편입, 신입학  / 정리가 필요한 시간 정보들: 아, 기간이 맞지 않아요! / 대충 줄이고 늘였을 가능성: 겨우 2년 / 또 하나의 짐작 / 정직하게 있는 그대로 / 거짓의 무한 루프 / 거짓말 조금 하는 것이 뭐 어때서? / "대답할 가치도 없다"라고 회피하는 것이 가장 쉬울 듯 / 오히려, 중졸이 더 큰 감동을 줄 듯 / 말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감동하고 감화되어 삶도 변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 켈리 최에게 이렇게 질문해 주면 좋겠다 / 그려 넣는 대로 변화는 과거 / 아직 우리 사회는 엄밀함과 엄격함을 유지하고 있다 / 그냥 밝히면 되는 간단한 일 / 하지만 / 안타까움 / 우리는 지금 이 인형의 어디쯤을 보고 있을까? / [추가 1] 나무위키 / [추가 1의 추가] 드디어 업데이트 / 나무위키가 개인 홍보 페이지가 되어서는 안 되는데 / 드디어 학력 사항은 어떻게 업데이트되었을까? / 어라, 학력란이 어디 있지? / 나무위키 인물 정보 / 회피 전략 / 진짜 그런 거 아냐? / [추가 2] 2023년에도 여전히 그녀의 학력이 우리 사회에 전하는 메시지 / 옛날이라고 무법천지는 아니었다 / 불어를 하나도 몰라도 편입학이 가능한 프랑스 대학교? / 혹시나, 착각하지 않기를


일본과 프랑스에서 손꼽히는 대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였다


켈리 최는 2021년도에 발간되어 20만 권 이상이 팔렸다는 그녀의 베스트셀러 책 <웰씽킹>에서 "거의 무일푼으로 일본에 간 나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대학교를 다녔다. 하지만 졸업 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일본에서 의상디자인을 전공하여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할 수 있었다." "프랑스에서 대학을 졸업했을 때"라고 기록하고 있다. 또한,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에서는 "나는 프랑스에서 손꼽히는 디자인 학교 두 곳을 졸업했다. 일본에서 공부한 것까지 따지면 나는 대학교를 세 군데나 다닌 셈이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구글 북스 연관 검색어 '켈리 최 대학'에 검색된 켈리 최의 책 중에서 본문의 일부분 화면 갈무리


어떤 신문 인터뷰


켈리 최가 2019년도에 진행된 신문 인터뷰에서, 켈리 최의 대학 졸업과 관련하여 켈리 최가 밝힌 인터뷰 기사는 다음과 같았다.


이미지 출처: 주간조선 홈페이지에 공개된 인터뷰 기사 (2019.10.24) 중 일부분 화면 갈무리


켈리 최의 학력에 대한 한국 대중들의 인식


켈리 최가 책에서 기술한 내용과, 신문 기사와 인터뷰 등에서 켈리 최가 말한 내용이 뒤섞이며 조금씩 다르기는 해도 공통적으로 한국의 대중들에게 인식되고 있는 켈리 최의 학력 사항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 일본에서도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교를 졸업하였다. 둘째, 프랑스에서도 손꼽히는 대학교를 두 군데나 졸업하였다. 글로벌 기업을 이끄는 회장님에 걸맞은 대단한 학력이다.


혼재되어 있는 내용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일본과 프랑스에서 3개의 대학교를 졸업하였다'이다. 게다가, 일본에서는 '의상디자인 전공'으로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하였고, 프랑스에서 졸업한 대학은 평범한 대학이 아니라 '프랑스에서 손꼽히는 대학교'를 '두 곳이나 졸업'하였다고 한다.


이미지 출처: 구글 '켈리 최 학력' 검색으로 찾은 공개 자료의 일부 화면 갈무리, 링크: https://jiyoupiano.tistory.com/59
이미지 출처: 구글 '켈리 최 학력' 검색으로 찾은 공개 자료의 일부 화면 갈무리, 링크:https://youwin0427.tistory.com/3368


일본과 프랑스 대학 졸업은 켈리 최의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이었을 듯


켈리 최는 난독증으로 중학교 시절에도 성적은 꼴찌에 가까웠고, 가난해서 일반 고등학교에 진학하지도 못하고, 낮에 와이셔츠 공장에서 일을 한 뒤에서야 밤에 산업체 부설 야간 고등학교를 눈물겹게 다녔다고 말한다. 보통 감추고 싶을 것 같은 산업체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야간 고등학교 시절의 이야기를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고난에서 성공으로'라는 켈리 최의 스토리텔링 방식에 따르면, 거의 무일푼으로 일본에 가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졸업하였다는 일본 대학교와 불어를 한 마디도 하지 못하고 무턱대고 날아갔다던 프랑스에서의 명문 대학교 졸업은, 와이셔츠 공장에 일하면서 힘들게 다녔던 산업체 부설 야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마침내 정점을 찍는 최고의 순간이었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이 정도 스토리라면, 책이나 인터뷰에서 상당히 많은 시간을 들여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는 야간 고등학교 시절의 몇 배는 할애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지 출처: 구글북스 검색, 켈리 최의 '웰씽킹' 일부 화면 갈무리


일본과 프랑스 대학 졸업 이야기는 한국 대중에게 더 큰 감동을 줄 듯


켈리 최가 그녀의 책과 많은 인터뷰에서 '일본과 프랑스에서 대학을 졸업하였다'라고만 말할 뿐 자세히 밝히고 있지 않아서 궁금하고 아쉬웠다. 일본과 프랑스에서 어떤 3개의 대학교에 입학을 하였으며, 어떻게 각 나라에서 언어 문제를 극복하고, 무엇을 해서 부담스러운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었고, 어떻게 그렇게 어려운 패션 공부를 2개국에서 3개의 뛰어난 대학교를 성공적으로 졸업을 하였는지를 자세하게 이야기해 준다면 한국 대중들에게 더 큰 감동과 용기를 줄 듯하다.



대학교를 졸업하였다고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녀가 일본과 프랑스에서 정규 대학을 온전히 졸업하지 않았음에도 '졸업하였다'라고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야간 고등학교 이야기에 이어서 일본과 프랑스 대학 졸업 스토리를 추가하는 것이 오히려 그녀의 인생 성공 스토리에 더 큰 감동을 주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복장학원'은 뭐지?


그런데, 한국 대중들의 관심과 인기를 얻기 전에, '영국 여왕보다 부자'나 '글로벌 기업 회장'이라는 타이틀로 유명인이 되고 여세를 몰아 베스트셀러 책을 발간하기 전인, 2018년도에 켈리 최가 진행한 인터뷰 기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미지 출처: 2018년 4월 21일 자, 조선일보 홈페이지 사회면 이혜운 기자 인터뷰 기사 중 일부 화면 갈무리


한국에서 유명해지기 전에는 꾸밀 것 없이 더 솔직하지 않았을까?


2018년 4월 21일 자로 조선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는 일본에서 '이케부쿠로 복장학원'에 다녔다고 켈리 최가 밝히고 있다. '이케부쿠로 복장학원'을 Ikebukuro Fashion School 등의 연관 검색어로 검색하였으나 찾을 수가 없었다. 이케부쿠로(Ikebukuro)는 도쿄의 부도심 지역인 이케부쿠로를 말하고, 해당 지역에 위치한 복장학원에 다니지 않았을까 추정해 볼 수 있었다. 인터넷으로 검색되지 않는 동일한 이름의 작은 복장학원이 있거나, 과거에 있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하였다.


복장학원


'복장학원'은 우리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학원과는 다른 일본식 표현으로 '패션 학교' 정도로 번역할 수 있고, 주로 직업학교(vocational school) 위주의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었다. 복장학원의 규모에 따라서 소수의 학위 과정도 소개되어 있었다. 켈리 최가 복장학원에 다녔다면, 직업 과정을 밟았는지 학위 과정을 밟았는지는 확인하지 못하였다.


최근에 일본에 거주 중인 교민께서 '복장학원'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다. 일본 현지 교민의 설명에 따르면, '복장학원'은, 현재 인터넷으로 검색되는 대로, 직업 교육과 실무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전문학교로 이해할 수 있었다.


복장학원과 일반 대학교는 다르지 않나요?


'복장학원'은, 서양식 교육기관 분류에 따르면, 학위 과정(학사/석사/박사)을 공부하는 Higher Education(HE, 고등교육기관, 대학교)이라기보다는, 직업 교육을 포함한 패션 실무 위주의 Further Education(FE, 평생교육기관, 전문학교)으로 분류될 수 있다고 이해할 수 있었다.


만약에 어떤 사람이 '일본에서 복장학원을 다녔는데', 이력서나 자기소개서에 '일본에서 일반 대학교를 졸업하였다'라고 표기한다면, 이는 교육기관 분류 기준에 따른 정확한 표현이 아닐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 경우가 있다면, 학력을 위조하였다거나, 학교명에 의도를 갖고 손질을 가한 것으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일본에 가서 살짝 공부하고?


2016년 3월 29일에 KBS 아침마당 인터뷰 코너에 등장한 켈리 최는 "일본에 가서 살짝 공부하고"(4분 44초-)라고 언급을 하고 있다. "살짝 공부하였다"라는 것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는 짐작하기는 힘들다. 2018년 4월 13일 자 김미경 MKTV 유튜브 방송에서 출연하여, 한국에서는 "복장학원"을, 일본에서는 "전문학원에 다녔다"(12분 10초-)라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2019년 이후에, 2021년, 2022년에 지속적으로 켈리 최가 말하고 있는 '일본에서 대학(교)을 졸업하였다'와 차이가 있음을 지적할 수 있다.


파리의 디자인 학교


'봉 쥬르'라는 프랑스어 인사말 한마디도 모르고 프랑스로 갔다고 무용담처럼 이야기를 하는 프랑스에서도, 켈리 최가 졸업하였다고 밝힌 '손꼽히는 파리의 디자인 학교'도 책에서나 다양한 인터뷰에서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서 어디인지 알 수가 없었고, 실기 과정인지 학위 과정인지도 짐작하기 어려웠다.


또, '2개'의 대학교 졸업도, 다른 2개의 대학교에 신입학이나 편입학의 절차로 입학하여, 학위 수여에 필요한 전체 과정을 완료하여 '졸업하였다'라고 인정되는 2번의 대학교 학위 과정을 마친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2개의 대학을 옮겨 다니며 공부한 것을 '2개의 대학교를 졸업하였다'라고 표현한 것인지 확인할 공개된 학력 정보가 없었다.


세계적인 패션 학교 2곳을 졸업하였다니 정말 대단하다


2022년 3월 22일에 출연한 KBS 아침마당의 방송 중에, 파격적인 인생 스토리에 놀라움을 표시하며 야단스럽게 반응을 하는 MC들에게, 신나고 들뜬 켈리 최는 자랑하듯이 프랑스에서 졸업하였다는 두 개의 패션 학교를 언급하고 있었다. 놀랍게도, 언급한 두 개의 학교가 '에스모드 파리(ESMOD PARIS)'와 '파리의상조합학교(École de la chambre syndicale de la couture parisienne 약칭 ECSCP)'이다. 켈리 최가 그녀의 책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에서는 밝히고 있는 "나는 프랑스에서 손꼽히는 디자인 학교 두 곳을 졸업했다."에 해당되는 두 학교라고 추정해 본다.


이미지 출처: chat.openai.com에서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프로그램 대화 내용 일부 화면 갈무리


그 정도면 한국 패션 업계에서 귀한 인재가 아니었을까?


놀라운 것은, 두 개의 패션 학교가 모두 다 전 세계 패션업계 지망생들이 선망하는 대학이며, 명실상부한 프랑스 최고의 패션 학교들이다. 한 곳에 입학하고 졸업하기도 힘든 세계적인 패션 학교를, 만약에 켈리 최가 두 곳 모두를 졸업하였다면, 학력으로 보면,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한국 패션 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들 귀한 인재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 정도면 패션 업계에서 최고가 될 수 있는 충분한 학력을 갖추게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패션 업계에서 각광을 받을 수 있는 출중한 학력과 좋은 교육을 받았으면서, 패션 디자이너로서의 경력을 왜 그만두었는지 짐작하기가 어렵다.


이미지 출처: chat.openai.com에서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프로그램 대화 내용 일부 화면 갈무리


'파리의상조합학교'는 생 로랑의 창립자 이브 생 로랑(Yves Saint Laurent), 디올의 디자이너였던 피에르 가르뎅, 에르메스 디렉터 출신 장 폴 고티에(Jean Paul Gaultier) 등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를 길러낸 곳이기도 하고, '에스모드(ESMOD PARIS)'는 170년 전통의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의상학교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프랑스적인 정체성을 가장 깊이 간직한 학교라고 한다.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았다?


켈리 최가 신사임당 유튜브 채널의 2020년 11월 2일 자 영상에(6분 28초부터 6분 40초) 나와서, 관광 가이드와 민박집을 시작하기 전에 파리에서 어렵게 살던 자신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저는 빠리에서 살고 있는 한국 여자다. 그 불어도 그렇게 잘하지 못하고, 뭐 인제, 돈도 없고, 빽도 없고, 부자 부모도 없고, 경험도 없다. 근데..."


세계 패션 업계에서 알아주는 최고의 학력과 탁월한 교육을 받았다면, 프랑스인 남편을 만나서 결혼하기 전까지, 직장을 옮겨 다니고,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고, 현지 가이드와 민박집을 하는 어려운 방식으로 살았는지 몹시 궁금하다. 세상 사람들이 부러워할 대단한 학력과 능력을 감추고서? 마치, 그런 탁월한 교육과 학력을 가질 수 없었던 사람처럼, "아무것도 없는 밑바닥에서", 여러 다양한 직종을 옮겨가며 어렵게 살아야 할 이유가 궁금하다.


이미지 출처: 구글 북스 검색, 켈리 최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 중 일부 화면 갈무리
이미지 출처: 매경이코노미 제2158호 2022년 5월 6일 자 관련 기사의 일부 화면 갈무리


또다시 공부를 시작하려던 이유는?


켈리 최는 그녀의 책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다산북스, 2017)'에는 "다시 공부를 시작하려던 차였다."라는 대목을 발견할 수 있다. 2019년 이후의 책이나 인터뷰에서 기술하고 있는 시간 순서를 따라가 보면, 그녀가 '다시 공부'를 하려고 했던 시기는, 이미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업에 실패하고, 빛 더미에서 '아무것도 없는 밑바닥에서' 괴로워하며 힘들게 보내던 시기로 묘사되고 있다. 그래서,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며 견디고 있었다고 한다.


"주로 한국인들과 일하다 보니 프랑스어가 유창하지는 않았지만 일상적인 의사소통은 가능했고, 다시 공부를 시작하려던 차였다." 그런데, 그 시기쯤에 방을 빌려 주라는 친구에게 힌트를 얻어서, 민박과 현지 가이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시점이다.


이미지 출처: 밀리의 서재,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 (2017년 6월), 도서 요약 중 일부 화면 갈무리


그 후에는 결혼 전까지 민박과 현지 가이드 일로 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다시 공부'를 시작하지는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서 의문점은, 2022년 방송에서 따르면, 이 때는 벌써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프랑스 패션 스쿨 두 곳을 졸업한 이후의 시점인데, 2017년도 책에서는 왜 '다시 공부를 시작하려고 했느냐'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이해하자면, '다시 공부를 시작하는 것'은 '마치지 못하거나, 중단했던 공부를 다시 시작'하거나, 또는, '새로운 지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다시 공부를 시작'하는 경우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켈리 최가 "왜 다시 공부를 시작하려고 했는지?"는 책에서 명확하게 밝히고 있지 않았다.


정리가 필요한 프랑스 대학 진학 정보들 - 프랑스어를 한 마디도 못했지만 편입학 가능


아침마당에 2016년에 출연하였을 때는, 파리에 가서 "6개월 만에 편입에 성공하였으나, 불어가 들리지 않아서 불어 공부를 위해서 울면서 휴학을 하였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아침마당에 2022년도에 출연을 하였을 때는, "언어학교를 등록하고 프랑스로 갔고, 기본적인 인사말조차도 몰랐고, 어학과정을 1년 정도 하였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뉴스비전미디어 2023년 3월 28일 자에 따르면, "프랑스어를 한 마디도 하지 못했지만 편입학에 성공하였다"라는 드라마틱한 무용담처럼 기술되어 있다. 하지만, 켈리 최가 졸업을 하였다는 권위 있는 패션 학교에서는 100% 불어로 면접이 진행된다는 곳도 있었다. 프랑스의 풍토와 두 패션 학교의 위상이 프랑스어를 한 마디도 하지 못하는 학생의 편입학을 받아주었을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고, 또, 그런 방식으로 입학이 가능했을 것으로 솔직히 믿기도 어려웠다.


이미지 출처: chat.openai.com에서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프로그램 대화 내용 일부 화면 갈무리


정리가 필요한 프랑스 대학 진학 정보들 - 편입, 휴학, 재편입, 복학, 신입학


여성조선 2022년 3월 16일 자 인터뷰에 따르면, 프랑스 유학의 과정은 "한 학년 마치고 휴학하고', "학원 다시 등록하고", "재편입"하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 학년을 마치고 휴학을 한 것은 '대학교'나 '패션학교'를 말하고, 다시 등록한 학원은 '어학원'을 지칭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이 된다. 패션 학교나 프랑스 대학교를 다니다가 도저히 못 따라가서 휴학하고, 불어를 배우기 위해서 다시 어학원에 등록을 한 것으로 이해가 된다. 하지만, '재편입하고'라는 말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휴학 후에 다시 공부를 시작하는 경우에 사용하는 일반적인 표현은 휴학 후 '복학'이다. '편입학'은 이전 학력을 인정받고 새롭게 '입학'하는 경우를 말한다. '재편입'은 '복학'이라는 용어를 잘 못 사용하였을 수도 있고, 다른 학교로 새롭게 '다시 편입학(재편입)'한 것일 수도 있고, 같은 학교를 중도 탈락이나 제적 후에 이전 학점을 인정받으며 '재입학'을 한 경우를 재편입으로 표현한 것일 수도 있겠다. 정확하게 어떤 상황을 '재편입'으로 설명하였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이미지 출처: 여성조선 2022년 3월 16일 자 인터뷰 기사 중 일부 화면 갈무리


켈리 최는 인터뷰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다시 다른 학교에 입학"을 하였다고 말하고 있다. 다양한 언론 인터뷰에서 켈리 최가 언급한 학교들을 근거로 추측하면, 여기서 '학교를 졸업"하였다는 첫 번째 학교는, 세계적인 명성의 패션학교인 '에스모드 파리(ESMOD PARIS)'를 지칭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같은 인터뷰에서 '파리 에스모드에 편입'한 것으로 밝히고 있다. 일단, 켈리 최가 '에스모드 파리'를, 프랑스어를 한 마디도 못했지만 '편입학'에 성공하고, '휴학'을 해 가면서 마침내 '졸업'을 한 것으로 인정하자.


이미지 출처: 여성조선 2022년 3월 16일 자 인터뷰 기사 중 일부 화면 갈무리


다음으로, 켈리 최의 여러 인터뷰를 통해서 추정해 보면, 위에서 "다시 다른 학교에 입학하고"에서 '다른 학교'란 또 다른 세계적인 명문 패션 학교인 '파리의상조합학교'를 지칭하는 것으로 추측이 된다.


프랑스어를 한 마디도 못하고, 일본의 '복장학원' 학력으로도 프랑스 명문 패션학교인 '에스모드 파리'에는 '편입학'이 가능했는데, 프랑스에서 인정하는 명문 패션학교인 '에스모드 파리(ESMOD PARIS)'를 성공적으로 졸업을 하고도, 또, 수준 높고 치열한 에스모드 파리의 교육과정을 성공적으로 이수하였다면 프랑스어도 유창한 수준에 도달하였을 것 같은데, 왜 '파리의상조합학교'는 '편입학'이 아닌 '신입학'으로 '다시 다른 학교에 입학'을 하였는지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물론, 대학의 위상과 규정에 따라 이전 학력을 인정하고 편입학을 수용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편입학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본 복장학원의 자격으로 불어를 전혀 모르고도 편입학이 성공했다면, 이미 세계적인 명성의 프랑스 패션학교를 졸업한 학력이 있었다면 이 번에는 편입학이 더 용이하지 않았을까 짐작을 해 보는 것이다.


정리가 필요한 시간 정보들: 아, 기간이 맞지 않아요!


1988년과 1995년


2017년 11월 17일 자 조선일보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켈리 최는 1988년에 일본으로 유학을 갔다고 한다. 그리고, 7년 후에 프랑스로 갔다고 한다. 7년 후면 1995년이 되겠다.


이미지 출처: 조선일보, 2017년 11월 17일 자 관련 인터뷰 화면 일부 갈무리


2004년


그리고, 대학을 졸업할 무렵에 광고회사를 하던 친구가 동업으로 제안했고, 9년 동안 회사를 운영하였다고 한다. 학교에 다녔다는 기간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프랑스에 도착한 1995년에 사업을 바로 시작했다고 해도 9년을 더하면 2004년이다.


이미지 출처: 조선일보, 2017년 11월 17일 자 관련 인터뷰 화면 일부 갈무리


2010년


인터뷰를 진행한 2017년이 스시 프랜차이즈 사업을 진행한 지 7년이 되었다는 시점이라고 말하고 있으니, 2010년에 사업을 시작하였다고 추정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조선일보, 2017년 11월 17일 자 관련 인터뷰 화면 일부 갈무리


2008년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2년 동안 시장조사를 했다고 한다. 2년을 빼면, 2008년이다.


이미지 출처: 조선일보, 2017년 11월 17일 자 관련 인터뷰 화면 일부 갈무리


'2008년에 프랑스인 남편을 만나게 되고 교제 3개월 만에 결실을 맺었다'라고 하니 대충 결혼 후에 맞이한 2년 기간이라고 추정해 볼 수 있다.


2006년


광고사업에 실패하고 10억이나 되는 빚더미에서 우울증과 대인 기피증으로 2년 동안 집 안에 갇혀 지냈다고 한다. 2년을 빼면, 2006년이다.


이미지 출처: 조선일보, 2017년 11월 17일 자 관련 인터뷰 화면 일부 갈무리


2004년과 2006년


일본에서 프랑스로 온 시기에 친구와 광고사업을 했다는 기간을 더하면 2004년이었다. 스시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시점에서 관련 기간을 역산하면 2006년이다. 그 중간에 프랑스인 남편과 만나서 결혼하기 전까지 현지 가이드와 민박을 하며 생활하였다는 기간이 있다. 또, 어디 디자인 회사에 근무를 하거나, 어디 백화점에서 근무를 하였다고 언급한 사실들이 있다. 하지만, 해당 기간이 정확하게 얼마나 되는지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에 산정하지 않았다. 또, 일부 기간이 서로 겹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민박 운영을 포함한 다른 경력을 산정에 제외하여 중복 기간에 대해 보정을 하는 것으로 하였다.


대충 줄이고 늘였을 가능성: 겨우 2년


아래위로 추정된 2004년과 2006년의 기간에 포함되지 않은 과정이 있다. 켈리 최가 프랑스에서 대학을 다니거나 패션 학교를 다녔다는 교육 기간이다. 2004년과 2006년은 겨우 2년이 남는다. 프랑스에서 두 개의 명문 대학교나 패션 학교를 다녔다는 기간으로는 너무 짧다. 


그렇다면, 해당 인터뷰에서, 그녀가 정확한 연도와 기간에 근거하지 않고, 필요에 따라서 대충 줄이고 늘여서 이야기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 하나의 짐작


'행복이 가득한 집' 2021년 1월호 인터뷰 기사에서 '남겨진 겨우 2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대한 흥미로운 힌트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미지 출처: 행복이 가득한 집, 2021년 1월호 인터뷰 기사 중 일부 화면 갈무리


친구와 함께 광고 사업을 시작하기 전의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프랑스어가 늘지 않아서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나 보다. "직장 생활을 이어갈 것인지, 학업에 다시 도전할 것인지, 미국으로 유학지를 변경할 것인지..." 


'학업에 다시 도전을 한다'는 전제는, '이전 학업이 실패하였다'는 의미를 내포하는 표현 방식이다. 그리고, 친구와 사업을 시작하였기 때문에, '학업에 다시 도전할 기회는 없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래서, 추정되어 남겨진 2년의 짧은 기간에 대한 또 다른 짐작이 가능하다. 대학을 제대로 다니지 못했거나, 중도 탈락하였거나.


남겨진 2년은, 두 개의 프랑스 대학이나, 두 곳의 프랑스 명문 패션 학교를 졸업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다.


하지만, 남겨진 2년은, 프랑스에 도착하여 어학원에 등록하여 불어를 처음부터 배우기 시작하고, 불어가 늘지 않아서 고민하고, 학력 조건이 충족되지 않아서 정규 대학교는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대신에 선택한 어떤 패션 학교는 지원을 해서 떨어지고, 어떤 패션 학교는 조금 다니다가 그만두고, 체류 비자 연장을 위하여 어쩔 수 없이 다시 어학원에 등록을 하고, 그래서, 이런 상태로 프랑스에 계속 있어야 할지, 차라리 미국으로 유학지를 변경하는 것이 어떨지 고민하고 갈등하기에는 적당한 시간이다.


따라서, '남겨진 2년의 기간'과 '학업에 다시 도전을 한다'라는 표현은, '두 개의 프랑스 대학교를 졸업하였다'거나, '두 곳의 세계적인 프랑스 명문 패션 학교를 졸업하였다'라고 책이나 인터뷰를 통해서 공표된 사실들에 대하여 합리적인 의심을 제기하게 만든다.


정직하게 있는 그대로


모든 말을 앞 뒤가 맞게 정교하고 치밀하게 짜내지 못하고 허술할 바에야, 차라리 있는 그대로 정직하게 말한다면, 말하는 사람은 그때그때 피곤하게 머리를 굴릴 필요도 없고, 듣는 사람은 경계심을 품거나 긴장하지 않고 편하게 읽거나 들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자랑하고 과시하려는 욕망을 자제하지 못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정직해지기보다는 이런저런 이야기로 둘러대며 상황을 과장하거나 회피하자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거짓의 무한 루프


문제는, 사람들이 새삼스럽게 사실을 고백하고 정직해지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꾸며낸 사실을 꾸며낸 사실로 덮다 보면 점점 거짓의 크기가 너무 커져서 어느 순간을 넘어서면 더 이상 정직해지기가 어려운 상황이 된다는 점이다. 이것을 밝히거나, 이것이 밝혀지면 '많은' 것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습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은 정직해질 방법을 찾는 것이 아니라, 정직이 가져 올 손해를 피할 방법을 찾는다.


"지금 정직하게 밝혀서 당장에 많은 것을 잃어버리는 것보다는, 나중에 밝혀질 수밖에 없는 순간이 올 때까지 일단 외면하고 부정을 하면서 견디면, 그때까지는 현재의 지위는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혹시, 대중의 관심이 시들해지고 별 탈 없이 넘어가주면 좋고."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리와 합리화가 '지속적으로' 거짓말을 해 온 사람들이 '새삼스럽게' 고백하고 정직해지기가 힘든 이유이다. 자발적인 동기로 고백하고 정직해지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세상의 압박과 여론으로 '모든' 것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생기기 전까지는 절대로 정직해지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여론이 악화되어 '모든 것'을 잃는 것보다, 고백하여 '많은 것'을 잃는 것이 조금 더 나을 것 같다는 손익 계산이 끝나기 전까지는 입을 열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대부분 우리의 삶에서, 모든 것을 잃을 것 같은 극한 상황이 올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당장에' 고백하고 정직해질 필요가 없다. 계산 끝. "지금은 모른척하고 그때가 되면 정직해지지 뭐."


거짓말 조금 하는 것이 뭐 어때서?


거짓과 정직에 대한 감각과 분별력을 상실한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서는, 또, 어린 시절에 부모 곁을 떠나거나, 성장하면서 부모의 적절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여 '거짓말은 나쁜 것이다'라는 훈육과 교육의 기회를 갖지 못하며 성장하여, '지어내어 둘러대거나', '거짓말을 하는 행위'에 대한 윤리적 기준이 올바르게 형성되지 못한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서는, 또, 그동안 거짓말을 하면서도 발각되지 않고 어떻게든 잘 살아온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서는, 거짓말의 무한 반복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거짓말을 하는 행위에 대한 내적 갈등이 없으니까. 거짓말에 대한 죄책감이 없으니까. 거짓말을 하는 것이 이익이니까. 게다가, 순진한 세상 사람들에게 거짓말이 먹혀드니까. 화나고, 안타깝고, 슬프게도.


"대답할 가치도 없다"라고 회피하는 것이 가장 쉬울 듯


한국 사회에 한 번씩 부는 근거 없는 음모론으로, 또는, 켈리 최를 시기질투한 지질한 인간들이 벌이는 파렴치한 행태로 몰아가며, "대답할 가치도 없다"라고 무시하며 '대답을 회피하는 방식'으로 논란을 피해 가려고 할지도 모르겠다. 또는, 추종자를 부추겨 "왜 상관도 없는 학력을 갖고 괜히 시비를 거느냐?"라고 옹호하고 논란의 방향을 돌리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켈리 최의 학력에 대해서 문제를 삼는 것이 아니다. 개인의 소양에 문제가 있어서겠지만, 학력을 최대치로 올려 보았지만, 나의 인격과 사람됨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학력이 어떠하든 상관이 없다.


오히려, 중졸이 더 큰 감동을 줄 듯


어중간하게 꾸며진 학력보다, 오히려, 이런 스토리텔링이 한국의 대중들에게 더 효과적이고 감동적일 수도 있겠다고 상상을 해 본다.


나는 시골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상경하였다. 와이셔츠 공장에서 일을 하며 산업체 부설 야간 고등학교를 다녔다. 공장에서 같이 일하던 친구의 죽음을 보고 충격을 받아서 2년 만에 그만두게 되었다. 산업체 부설 야간 고등학교는 공장을 그만두게 되면 학교까지 그만두어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래서, 복장학원을 다녔다. 한국에서는 대학에 진학할 수도 없었다. 학력이 없으면 실력이 있으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으로, 일본에 가서 패션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서 20대의 젊은 여성이 일본에서 돈을 버는 방법은 제한적이었다. 중간에 한국으로 돌아오기도 하였지만, 온갖 일을 해 가며 일본의 복장학원을 어렵게 다녔다.


일본 복장학원 졸업 이력으로는 한국에서 먹혀들기가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럼, 패션의 본고장이라는 프랑스로 가서 패션 디자이너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무턱대고 파리로 날아갔다. 어학원에 다녔지만 불어는 배우기가 어려웠고 늘지 않았다. 또, 가난했던 시절에 제대로 마치지 못한 학력이 매번 발목을 잡았다. 대학의 학위 과정에는 들아갈 수 없었고, 다행히 패션 학교는 학력 조건이 까다롭지 않았다. 그나마, 우여곡절 끝에 들어간 패션 학교도 따라가기 힘들어서 울면서 휴학을 되풀이해야만 했다.


패션 공부는, 와이셔츠에 소매를 다는 것과 같은 재봉 기술만 있다고 되는 것은 아니었다. 기능적인 부분 외에 디자인의 개념적인 요소와 패션의 경향을 파악하고 선도할 수 있는 지적 능력도 필요했다. 자신이 설정한 개념과 남보다 한 발 앞서 파악한 경향을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하고 설득할 수 있었야 했는데, 불어가 유창하지 못했던 나에게는 넘지 못할 큰 산과 같았다. 많은 눈물을 흘리고 몇 번을 좌절했다. 결국은 공인된 패션 디자이너로 출발할 수 있는 졸업장을 따지는 못하게 되었다. 타향에서 삶을 꾸려나가는 일은 쉽지 않았고, 유창하지 않은 불어로 번듯한 직장을 구하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온갖 아르바이트를 해 가며 밑바닥에서 견디면서 살아야 했다.


결과적으로 나는 고등학교 졸업장도 없다. 세상의 기준으로는 최종학력이 중졸인 셈이다.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하고, 패션 디자이너도 되지 못하고, 세상에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 긴 세월을 살면서 우울증에 걸리고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였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다시 일어났고, 다시 살아 보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방법을 몰랐다. 아무것도 없고, 아무것도 아닌 나에게 마음을 열고 흔쾌히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스승을 만나기도 힘들었다. 그래서 내가 찾은 것이 책이다. 수많은 책을 읽으면서 발견한 방법과 비밀을 나에게 적용하며 시도하고, 또, 시도했다. 결국에는 사업을 일으키고 성공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어떠한 도움도 받을 수 없었고, 겨우 중학교 졸업장 밖에 없는 지질한 내가 해 낼 수 있었다면, 최소한 한 가지라도 나보다 더 나은 여러분도 할 수 있다. 목표를 시각화하여 구체적으로 설정하라. 간절히 바라고, 포기하지 말고, 실천하고, 시도해라. 내가 찾은 인생의 성공 공식이다.


이런 스토리델링이 오히려 그녀의 인생 스토리의 흐름이 자연스럽고 더 돋보이게 만들어 줄 수 있지 않았을까 상상해 본다. 어중간하게 꾸며진 대졸보다 솔직한 중졸처럼 묘사되었다면 오히려 대중의 호응이 좋지 않았을까 상상을 해 본다. 그런 점에서, 그녀의 대학교 졸업 여부는 큰 의미가 없다.


(위 이야기는 유튜브 신사임당 채널(2020년 11월 9일 자, 0분 28초-33초)에 나와서 켈리 최가 말한 "저는 진짜... 고등학교도 못 나왔어요."에 힌트를 얻어서 상상해 본 완전한 픽션이다.)


말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감동하고 감화되어 삶도 변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만약, 탓을 하게 된다면, '대학교를 졸업하지 못했다'라고 '학력을' 탓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 탓을 하게 된다면, '대학교를 졸업했다'라고 '말했다'라는 것이 될 것이다. 그래서, 사실이 어떤지 확인하고 싶을 뿐이다. 우리에게 정직하게 말해 주고 있는지 알고 싶을 뿐이다.


우리에게 한 점의 꾸밈이나 거짓이 없이 정직하게 말해 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앞으로 그녀가 책이나 유튜브 영상에서 하는 말을 더욱 신뢰하고 싶을 뿐이다. "그 사람은 절대로 거짓말 같은 것은 할 사람이 아니다."라는 확신을 가지고 싶을 뿐이다. 그래서, "그 사람이 하는 말은 모두 믿을 수 있다."라는 확고한 신뢰를 갖고 싶을 뿐이다. 그런 믿음이 있어야, 그녀의 책을 읽고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감화되고 감동되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켈리 최에게 이렇게 질문해 주면 좋겠다


따라서, 합리적인 의문에 따라 그녀의 학력이 궁금한 분이 있다면, 켈리 최에게 이렇게 질문하여 궁금증을 해소해 주면 좋겠다.

 

1. 졸업하였다는 한 곳의 일본 대학교의 학교명은 어떻게 되나요?

2. 졸업하였다는 두 곳의 프랑스 대학교의 학교명은 어떻게 되나요?

3. 2022년 방송에서, 에스모드 파리(ESMOD PARIS)와 파리의상조합학교(École de la chambre syndicale de la couture parisienne)를 모두 졸업하셨다고 하셨는데, 졸업 연도와 졸업 사실을 확인해 주실 수 있나요?

4. 만약, 세계 패션 업계에서 알아주는 최고의 학력과 탁월한 교육을 받았다면, 전도 유망한 패션 디자이너로서의 경력을 (프랑스나 한국이나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계속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5. 2017년 책에서, "다시 공부를 시작"하려고 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려 넣는 대로 변화는 과거


최근에 책이나 인터뷰를 통해서 "일본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또 프랑스에서 손꼽히는 두 개의 대학을 졸업하였다. 그래서, 일본과 프랑스에서 총 세 곳의 대학교를 졸업하였다."라고 말할 수 있게 된 것은 한국을 일찍 떠나서 한국에서 활동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였다고 할 경우에는, 본인의 입이 통해서가 아니어도 주변 인물이나 대학 졸업 앨범 등의 보조 자료로 확인하고 검증을 할 수가 있겠으나, 오래된 일본과 프랑스에서 일어 난 일이라 한국에서 확인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한국에서 기록이 백지상태에 있기 때문에, 또, 누가 확인하기도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감추고 싶은 것은 감추고, 멋져 보이게 살짝 부풀리고 싶은 유혹을 느끼지는 않았을까 상상을 해 본다. 상상해 보면, "일본을 안 간 것도 아니고, 프랑스를 안 간 것도 아니고, 패션 학원이나 패션 학교를 안 다닌 것도 아니고... 사실 패션 학원이나 패션 학교가 오히려 대학교 보다 실무를 더 잘 가르치고 유명한 곳도 많으니, '일본과 프랑스에서 대학교를 다닌 셈'이나 마찬가지고, 그래서, '대학교를 졸업했다'라고 말해도 크게 잘못된 것은 아니잖아!" 이렇게 합리화할 수만 있다면 내적 갈등도 없앨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상상해 본다.


아직 우리 사회는 엄밀함과 엄격함을 유지하고 있다


만약에, 우리 사회에서 이런 식의 합리화가 용인이 된다면 각종 지원서와 이력서에 기록하는 학력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 정직하고 정확한 학력 사항 기재에 대한 엄밀함과 엄격함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그냥 밝히면 되는 간단한 일


학벌이 인물 평가의 중요한 요소가 되는 한국 사회에서, 개인의 욕망에 따라 자연히 학력 위조에 대한 유혹이 생기기 마련이다. 심지어,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학력 위조 방식을 온라인 사전에서 정리해 두고 있는 지경이다(나무위키). 예를 들면, '그냥 나왔다고 말하기', '비정규 과정을 거쳐서 끼어들기', '학위 인정이 안 되는 학교 나오고 학위 받았다고 우기기', '중퇴나 수료를 하였는데 졸업하였다고 우기기'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켈리 최가 나오지도 않은 대학교나 명문 패션학교를 '그냥 나왔다고 말했다'거나, '학위 인정이 되지 않은 학교를 나오고도 학위를 받았다고(대학교를 졸업하였다고) 하거나', '중퇴나 수료를 했는데 졸업을 하였다고 우기고 있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책과 수많은 인터뷰에서 자신의 다른 성장과정과 비교하여 대학 과정과 졸업과 관련된 정보를 자세히 밝히지 않아서 궁금증이 증폭되어 온 것뿐이다.


한국 사회에서 한 번씩 일어나는 학력 위조 의혹에 대해서 다시는 말이 나오지 못하게 깨끗하게 정리하신 분들이 많이 있다. 논란이 야기될 때, 그분들은 보란 듯이 자신의 외국 명문 대학교 졸업장이나 학위 증명서를 대중에게 공개하여 불신하던 대중들의 입을 한 방에 막아 버렸다. 오히려,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며 "대단하다"는 칭송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접근 가능했던 제한적인 정보들을 통해서, 개인적으로 짐작할 수 있는 것은, 현재 한국에서 '글로벌 기업 회장'이라는 개인 브랜드로 형성해 온 자신의 이미지를 강화시킬 수 있는 '멋있는' 학력 사항으로 모호하고 적당하게 말해 온 것이 아닌가 추정해 볼 수밖에 없었다. 한국 사회에서 크게 논란이 된 어떤 분의 이력서처럼 '돋보이려는 욕심 때문에'.


SF영화처럼

현재에 내가 말하는 대로

새롭게 만들어지고 멋지게 변할 수 있는 과거.

대·다·나·다·


안타까움


한편으로는 안타까움을 느낀다.


어쩌다 갑자기 돈은 조금 벌었고, 엄청난 부자와 글로벌 기업가라는 말에 혹한 순진한 한국 대중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고, 게다가, 차세대 글로벌 리더라는 과분한 이미지를 생성하는 데 까지 성공하였다. 존재감이 없는 유럽에 비해 한국 대중들의 주목과 인기를 끌게 된 현재의 상황이 꿈만 같고, 이를 이용하여 더 큰 인기와 명예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은 욕심과 욕망으로 들떠 있게 되었을 것이다.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어느 분처럼, '부자가 되려면 내가 시키는 대로 해라'라고 하면서, 이미 세상의 모든 이치를 깨달은 스승처럼 세상 사람들을 제자로 삼고 부자가 되는 법을 가르치는 소위 천억스승이 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돈이 최고의 가치가 되고 돈으로 못할 일이 없는 황금만능주의 세상이 되었지만, 갑자기 돈을 벌었다고, 없었던 지식과 교양이 생기고, 알지도 못하는 세상의 모든 질문에 답할 수 있게 되고, 없었던 과거의 학력과 경력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식과 교양은 더디지만 배우고 익혀서 쌓아 나가면 되는 일이다. 알지 못하는 세상의 온갖 질문들은 적당히 회피하며 아는 척 두리뭉실하게 답변하면 될 일이다. 하지만, 천억스승의 인기와 권위를 지탱할 과거의 학력과 경력은 어찌할 도리가 없을 것이다. 그래도, 최대한 감추고 상황에 맞추어 적당히 둘러대 볼 것이다. 여태껏 그렇게 살아왔는데 이게 무슨 큰 일이겠느냐.


감추고 잘 꾸며온 현재에 비해, 어떻게라도 해볼 수 있으면 좋을, 손댈 수 없는 과거에 존재하는 초라한 결핍과 콤플렉스를, 이렇게라도 채워 보려고 애쓰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어 안타까움과 슬픔을 느낄 뿐이다.


이미지 출처: 여성 조선, 2022년 3월 16일 자, 인터뷰 기사 중 일부 화면 갈무리


우리는 지금 이 인형의 어디쯤을 보고 있을까?



[추가 1] 나무위키


최근에 '나무위키' 검색에 '켈리 최'의 항목이 추가되었다. 현재 완결된 문서가 아니라 생성 중에 있는 상태로 짐작된다. 학력에 대한 정보는 아직 채워 넣지 못하고 있었다. 앞으로 어떤 학력 정보가 채워질지 궁금하고 몹시 기다려진다.


이미지 출처: 나무위키 검색 결과 화면 일부 갈무리 (2023년 2월 27일)

나무위키 원본 링크: https://namu.wiki/w/%EC%BC%88%EB%A6%AC%20%EC%B5%9C?rev=14


[추가 1의 추가] 드디어 업데이트


위의 '학력 사항'에 남겨진 빈칸이 어떻게 채워지는지 흥미롭게 지켜보며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나무위키' 켈리 최의 이력란에 변화가 생겼다.


나무위키 원본 링크(2023년 7월 18일 자 변경): https://namu.wiki/w/%EC%BC%88%EB%A6%AC%20%EC%B5%9C?rev=24


추측하기로, 해당 일자로 업데이트된 정보를 살펴보면, 마치 켈리 최 개인 홈페이지를 연상할 정도로 켈리 최에 대한 긍정적인 홍보 일색이다. 켈리 최에게 불리하거나 부정적인 정보(논란 부분)는 모두 없앴다. 켈리 최의 의도가 반영된 것인지, 켈리 최에 대하여 우호적인 개인이 자발적인 의도로 편향적으로 업데이트를 하였는지는 확인할 길은 없다.


나무위키가 개인 홍보 페이지가 되어서는 안 되는데


'나무위키'는 '여러 사람들이 각자가 가진 정보를 문서 생성 및 편집을 통해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웹사이트'이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누구나 문서를 생성하고 공유할 수 있다. 인터넷 기술이 가능하게 한 자유롭고 민주적인 집단 지성의 결과물이다. 하지만, 특정 인물이나 집단이 의도를 갖고 불편한 내용에 손질을 가하고 개인 홍보 페이지로 활용하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나무위키와 집단 지성이 다시 균형을 잡겠지만, 이번 업데이트는, 객관적인 정보의 공유라기 보다는, 편향적으로 미화된 개인 홍보 자료를 보는 듯이 불편했다.


드디어 학력 사항은 어떻게 업데이트되었을까?


위의 갈무리 화면처럼 빈칸으로 남아 있던 '학력'란에도 변화가 생겼다. 어떻게? 어떤 학력으로 채워졌을까? 어떤 유명한 대학이나 패션 스쿨의 이름으로 채워졌을까? 일본과 프랑스 대학이 모두 기록되어 있을까? 기대되고 흥분되었다.


이미지 출처: 새롭게 업데이트된 켈리 최의 나무위키 화면 일부 갈무리, 원본 링크: 위와 동일


어라, 학력란이 어디 있지?


흥미롭게도, 아쉽게도, 궁금하게도, '학력'란을 없애 버렸다.


켈리 최와 관련된 개인과 회사 홈페이지의 링크를 있는 대로 찾아서 자그마치 7개를 걸어두었고, 돈을 내지 않으면 읽지도 못하는 영국 신문사 링크까지 헌신적으로 찾아서 걸어 두었다. 또, 켈리 최의 개인 스토리를 켈리 최 개인 홈페이지라고 착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어휘로 찬양하고 있었다.


그런데, '학력'란을 없애 버렸다.


책에서, 방송에서, 유튜브에서, "일본에서 의상디자인 전공으로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프랑스에서 손꼽히는 디자인 학교 두 곳을 졸업해서, 일본과 프랑스에서 대학교를 세 군데나 다닌" 것으로 자랑하고 있는 화려한 학력을 기록하지 않고, 오히려, 학력란을 없애 버렸다.


왜 그랬을까? 켈리 최에게 유리한 모든 링크를 찾아서 올리느라고 바빠서 '학력'과 관련된 기본 정보는 찾을 시간이 없었을까? 편집을 하다 보니, '학력'란이 빠진 것을 미처 알아채지 못했다고 할까? 아니면, 밝히기 곤란한 '학력'란을 없애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을까? 그 이유가 무엇일지 몹시 궁금하다.


그녀를 따라가다 보면, 대응 방식이 더 궁금증을 자아낸다.


나무위키 인물 정보


아래는 켈리 최가 한 때 사업 모델로 삼았던 인기 강사 및 유튜버인 김미경 씨의 이력 요약이다. 나무위키에서 찾아지는 대부분의 인물 정보는 다음과 같은 형식이다. 물론, 학력 정보도 당연히 포함된다.


이미지 출처: 나무위키, '김미경' 검색 결과 화면 일부 갈무리


이 분도 2013년 경에 이화여대 석사 논문에 대한 표절 시비로 고난을 겪었다. 시대 상황과 연구 주제의 특수성 때문에 표절이 아니라는 개인적인 변명과 대학도 추가적인 조치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음에도, 여론은 싸늘하게 식었고 신뢰도는 바닥을 쳤다. 방송에서 퇴출되고 강연이 취소되는 상황이 되자 표절로 인정하고 사과하고 약 1년 간 모든 활동을 접었다.


논란에 대해서 변명하고 회피할 때 대중들은 멀어져 갔고, 솔직하게 인정하고 내려놓았을 때 대중들은 '그게 뭐라고?', '당신은 참 괜찮은 사람이다'라고 인정하고 다시 보듬어 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녀는 대중들의 신뢰를 회복하였고, 다시 사랑을 받으며 새로운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그래서, 그녀의 학력란에, 논란이 된 '석사' 학력을 슬그머니 끼워 넣어 자랑하기보다는, 당당하게 적혀있는 '학사' 학력이 더 큰 울림과 감동을 주는 이유이다.


"자신에게 이 정도로 당당하고 솔직할 수 있으면, 그녀가 하는 다른 말도 믿어도 되겠다."라는 생각에 이르게 한다. 타인의 삶에 변화를 호소하는 동기부여 강사의 기본 덕목이다.


회피 전략


'나무위키'를 통해서 추측되는 것은, 학력 사항에 대해서 정직하게 밝히기보다는 감추고 회피하기로 한 것처럼 보인다. 한국 대중들의 눈에 띄지 않게 가리면 진실이 감추어질 것으로 믿고 기대하나 보다. 안타깝다. 다만, 눈감아 주고 모른 척해 준다고 해서, 한국 대중들이 때로는 순수하고 순진해 보인다고 해서, 너무 바보 취급은 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진짜 그런 거 아냐?


'학력 항목 삭제' 시도가, 오히려, 더 궁금증을 자아내고, 의문에 대한 확신의 비율을 증가시키는 역효과를 야기시키게 되었다. '그럼, 혹시나, 진짜 그런 거 아냐?'




[추가 2] 2023년에도 여전히 그녀의 학력이 우리 사회에 전하는 메시지


그녀의 학력과 관련된 정보는 아직까지(2023년 3월 28일 자 신문 기사) 다음과 같이 대중들에게 혼란스럽게 홍보되고 있었다. 대단한 무용담처럼 펼쳐지는 프랑스 유학의 과정만을 살펴보아도 오늘을 사는 젊은 세대들이 놀랄 만큼 파격적이다.


1. 프랑스어로 '안녕'이라는 기본적인 단어 하나도 모른 채 프랑스로 떠났다.

2. 프랑스어를 한 마디도 못했지만 편입학에 성공했다.

3. 프랑스 패션 디자인 대학교를 두 곳이나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졸업했다.


여전히 그녀의 스토리는 대단히 극적이었다. 불어를 한 마디도 모르는데 프랑스 대학교에 편입을 하고, 한 곳도 아니고 두 곳의 프랑스 대학교를 아르바이트를 해 가며 졸업하였다니, 그녀는 역시 대단하다.


이미지 출처: 뉴스비전미디어 2023년 3월 28일 자 관련 기사의 일부분 화면 갈무리, 아래 원본 링크 참조.

         원본 링크: http://www.nvp.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7238



옛날이라고 무법천지는 아니었다


나는 23년 전에 다른 유럽 국가로 유학을 왔었다. 옛날에는 모든 것이 허술하고, 말만 잘하면 많은 예외가 허용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상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옛날에도 규칙과 규정이 있었고, 이런 절차와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는 사회였다. 운이 나쁘게, 나만 과거의 느슨했던 예외 조항의 예외로부터 예외여서 모든 규정을 어렵게 지켜야 했을까?


내가 유럽 대학에 지원을 했던 오래전 옛날에도, 대학교에 학위 과정에 입학을 하기 위해서는 대학에서 요구하는 수준 이상의 국가 공인 언어 능력 시험 결과가 입학 지원 서류에 반드시 포함되어 있어야 했다. 그래서, 유학을 떠나기 오래전부터 해당 외국어 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고, 대학에서 요구하는 언어 자격 레벨을 취득하기 위해서 많은 비용을 들여서 시험도 치고, 시험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려야만 했다.


불어를 하나도 몰라도 편입학이 가능한 프랑스 대학교?


과거의 이야기라는 전제라도, '불어를 하나도 몰라도 편입학이 가능했던 프랑스 대학교'라는 식으로 한국의 일반 대중들에게 알려진다면, 프랑스 문화원을 찾아가서 프랑스어 강좌도 듣고, 흔하지 않았던 프랑스어 자료를 어렵사리 구해서 읽으면서 밤새워 공부해서 프랑스어 능력 시험을 치르고 힘들게 프랑스 대학으로 유학을 갔었던 선배, 동료, 후배들이 속상하고 억울할 것 같다.


이미지 출처: chat.openai.com에서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프로그램 대화 내용 일부 화면 갈무리


혹시나, 착각하지 않기를


현재는, 유럽 각 국가에서 외국인 학생의 입학 요건이 강화되고, 공인된 언어 능력 평가 시스템이 더욱 정교화되었기 때문에 유학 대상 국가의 언어 사용 능력은 가장 필수적인 대학 지원 자격이다. 유학 대상 국가의 언어는 단순히 대학 입학 지원 자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입학 후에 교육과정을 무리 없이 따라가고, 학위 취득과 졸업에 이르는 과정에 큰 도움이 되는 필수적인 요소다. 기본적인 언어 능력이 유학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불어를 전혀 모른 채 "어떻게 되겠지"라며 무모하게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지 않기를 바란다. 프랑스어를 한 마디도 못하지만, 공인된 프랑스어 자격이 없어도, '열정'만을 가슴에 품고 프랑스 대학교에 직접 찾아간다면, '용기가 대단하다'라며 입학 담당자가 감동하며 입학을 허가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하지 않기 바란다. 아니, 상상도 하지 말아라. 상상마저도 시간 낭비다.


다만, 정규 학위 과정의 대학교가 아닌, '프랑스어' 자체를 배우기 위한 어학 연수나, 다양한 학원 단위에 지원을 할 경우에는 프랑스어 능력 시험 결과가 없이도 입학이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어학연수가 많은 유럽 국가에서 비중이 높은 수익 사업이기도 하고, 많은 국가에서 자국의 언어와 문화 확산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 나가고 있으니까. 하지만, 어학원 등의 지원조차도 학생 비자 발급을 위한 요건이 충족된 정규 교육 기관인지 꼭 확인하기를 당부한다.

 

 

 

 

 

https://brunch.co.kr/@algarve/160

 

 

"없는 것을 있다고 말하는 것, 또는 있는 것을 없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이고,

 있는 것을 있다고 말하는 것과 없는 것을 없다고 말하는 것이 진실이다."

- 아리스토델레스 <형이상학> -



두 달 만에 초밥장인이 되는 비밀


[ 소제목 목차 ]
본사에서 재료와 함께 초밥장인들을 슈퍼로 보내서 초밥을 만든다고? / 슈퍼마켓에 파견을 보낸다? / 왜 헷갈리게 그렇게 이야기하는지? / 대부분의 매장은 직영이 아니라, 계약된 개별 사업자가 운영한다 / 직영 매장이 1200개가 아니다. 아주 소수다 / 또 다른 인터뷰에서 또 이런 말씀을? / 겨우 20초에 몇 개의 거짓이 있을까? / 6000명의 직원? / 트레이닝을 제가 다 했습니다? / 가맹점에서 알아서 해야 할 일을 왜 우리에게 / 한국 사람 2천만 명이 나의 제자다 / 스시 장인 야마모토상이 연어 한 마리를 해체하는데 45분이나 걸린다고? / 나는 야마모토상이 45분이나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 45분 / 돋보이려는 욕심 / 성공적인 비교를 위해서라면 / 연어 해체에 4분? 기네스북에 올리려고? / 손가락 하나쯤은 걸 수 있다고 객기를 부리게 만드네 / 모두 우리 탓이다 / 두 달이면 나도 초밥 장인? / 초밥 장인? / '스시'라는 말을 처음 들었어요 / 초밥 장인! / 레이다가 감시하고 있어요 / 직영 매장이 60개 정도가 아니라 1000개 이상인 것처럼 보이고 싶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 켈리 최에게 이렇게 질문하라 /


본사에서 재료와 함께 초밥장인들을 슈퍼로 보내서 초밥을 만든다고요?


켈리 최가 유튜브 삼프로TV 채널에 나와서 자신의 스시 프랜차이즈 매장의 운영 방식을 설명한다.


"초밥 장인들을 재료와 함께 슈퍼에 보내서... 직원분들이 가서 초밥을 만드는 거죠."


(관련 영상: 주식 전문 유튜브 채널 '삼프로TV' 2022년 3월 31일 자 업로드 인터뷰 영상 4분 19초부터)

https://youtu.be/BKel4VrhPAk?t=255


"초밥 장인들을 재료와 함께 슈퍼에 보내서 직원분들이 가서 초밥을 만드는 거죠."라는 표현을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켈리 최의 스시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초밥 장인들을 슈퍼로 보낸다. 재료도 같이 슈퍼로 보낸다. 슈퍼로 간 직원(스시 장인)들이 초밥을 만든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즉, 모든 매장은 본사에서 사람도 보내고, 재료도 같이 보내서 운영을 한다. 즉, '모든 매장은 켈리델리가 직접 운영한다.'라는 듯한 뉘앙스를 전달한다. 그렇게 켈리델리 본사에서 매장을 직접 운영하는 것으로 이해한 인터뷰 사회자가 나중에 인터뷰 중에 "아, 직원들이 각자 마트나 슈퍼마켓으로 (일하러) 가니까?"라고 반문을 하기도 한다.


슈퍼마켓에 파견을 보낸다?


켈리 최가 유튜브 신사임당 채널에 나와서 자신의 스시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어떻게 스시 도시락을 만드는지에 대해서 대화를 나눈다.


(도시락을 만드는 걸 볼 수 있는 초밥이네요?) "맞아요. 거기서 지금 일하시는 분만 해도 저희 장인이 6천 명 정도 돼요." (아, 그거 훈련을 시키고 교육을 해서 슈퍼마켓에 파견을 보내고 거기서 판매가 이루어지고?) "녜"


(관련 영상: 유튜브 채널 '신사임당' 2020년 11월 24일 자 업로드 인터뷰 영상 15분 15초부터 15분 34초)

https://youtu.be/SIlhtqE_wDo?t=915


영상에서 "훈련을 시키고 교육을 해서 슈퍼마켓에 파견을 보내고"라는 질문에, 켈리 최는 당연한 듯이 "녜"라고 대답한다. 질문자나 대화를 지켜보는 우리는 "아, 켈리 최의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6000명에 이른다는 스시 장인을 훈련시키고 교육을 해서 슈퍼마켓으로 파견을 보내는구나."라고 이해하게 된다.


왜 헷갈리게 그렇게 이야기하는지?


켈리 최와 이야기를 나눈 두 사람의 사회자와 같이 켈리 최의 본사에서 직접 재료와 인력을 매장으로 보내는 것으로 이해했다면 틀렸다. 부분적으로 맞으려면,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직영을 하는 경우인데, 실제 직영점의 개수는 아주 적다. 심지어,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직영을 하는 키오스크라도, 재료는 위생 및 안전 규정에 따라서 재료 원래의 형태대로 배달되어 슈퍼 내의 적절한 장소에 손질하고 준비하지 본사에서 보내지 않는다.


그런데, 켈리 최는 마치 본사에게 인력을 파견하고 재료도 같이 보내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 듣는 사람들이 본사에서 직영을 하는 것으로 이해하도록 유도하기 위함이 아니었나 추측해 본다.


대부분의 매장은 직영이 아니라, 계약된 개별 사업자가 운영한다


대부분의 매장은 켈리델리에 가입비, 연회비, 매달 커미션을 지불하도록 계약된 개별 사업자가 운영한다. 통상 파트너라 불린다. 파트너사는 각 국가의 법률에 따라 설립된 독립 법인(회사)이다.


해당 파트너 회사는 고용법에 따라 직원들을 독자적으로 고용하며, 켈리델리에서 고용 절차에 관여하지도 않고 법적 책임도 지지 않는다. 생산 설비, 재료비, 인건비, 세금, 고용 등 모든 현장 매장의 생산 및 운영의 책임은 매장의 개별 법인 사업자에게 있다. 켈리 델리는 계약 갱신, 메뉴 개발, 교육 훈련 및 매달 일정 수준의 커미션을 가져가는 구조다.


직영 매장이 1200개가 아니다. 아주 소수다.


켈리델리 본사에서 초밥 장인들과 재료를 직접 슈퍼마켓에 있는 매장으로 보내서 생산하는, 즉, 유럽 전역에 1200여 개가 넘는 매장을 직영 체제로 운영되는 것처럼 상상하게 한다면 정확하지 않은 표현이다.


대부분 독립 채산의 가맹점이고, 직영점의 개수는 아주 적다. 켈리 최가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 개정판에서 매장 근무 직원의 수가 2021년 6월 현재 236명으로 밝히고 있으니, 매장 근무자의 수를 4-5명으로 잡으면(236÷4=, 236÷5=), 1200여 개의 가맹점 중에서 직영을 하는 매장은 47-59개 정도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최대 60개의 직영점으로 추정해도, 12개 국가에 진출해 있다고 하니, 각 국가별로 겨우 5개(60÷12=) 정도의 직영점이 있다고 산출해 볼 수 있다. 이런 추정 수치로 환산하면, 직영 매장의 비율은 아주 낮은 5% 정도이다. 100개 중에서 5개만이 직영점이고 95개가 독립 가맹점이라는 뜻이다.


또 다른 인터뷰에서 또 이런 말씀을?


켈리 최가 '세바시 인생질문'이라는 유튜브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말한다.

(관련 영상: '세바시 인생질문' 유튜브 채널, 2022년 3월 28일 자 영상, 3분 15초에서 3분 38초)

https://youtu.be/wH-8puzvttM?t=193


"지금 6000명의 초밥 장인들이 저희 회사에서 일을 하는데, 그 초밥 장인들을 트레이닝을 제가 다 했습니다. 원래 우리 야마모토 선생님은 연어를 짤르는데 해체하는데 45분이 걸리는데, 우리 초밥 장인들이 해체하는데 4분 걸려요. 일반인을 데려다가 두 달 만에 우리 야마모토 선생님처럼 초밥을 잘 만들게 제가 만드는 작업을 했는데..."


겨우 20초에 몇 개의 거짓이 있을까?


무척 놀라운 것은, 겨우 20초 남짓한 짧은 영상에서 자그마치 6개의 이슈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2개는 논란이 될 수 있는 내용이고, 4개는 과장이나 거의 거짓말의 영역에 속하는 내용이다. 한국 대중들이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고 어떻게 이런 말을 천연덕스럽게 자랑하듯이 말할 수 있는지 그저 놀랍고 대단할 뿐이다. 어느 말이 사실과 진실이고 어느 말이 과장이나 지어낸 영역인지 확인해 나가기가 두렵다. 그녀에 대해서 더 실망하게 될까봐.


6000명의 직원?


첫째, "6000명"이라는 숫자는 다른 글에서 정확한 통계 수치에 의한 엄밀한 근거가 있는 숫자가 아님을 지적한 바 있다. 둘째, "저희 회사에서 일을 하는데"라는 표현을 통해서 6000명이 마치 '자기 회사 켈리델리의 직원'인 것 같은 어감을 풍기지만, 켈리델리에서 직접 고용한 아주 소수를 제외하고는 모두 '다른 회사에 소속된 직원'이라는 점이다. 아래 글에서 분석한 바 있다.


https://brunch.co.kr/@algarve/161


트레이닝을 제가 다 했습니다?


셋째, "그 초밥 장인들을 트레이닝을 제가 다 했습니다." 이 말을 듣고 상상력이 풍부한 분들은, 엄청난 규모의 실내 체육관 같은 곳에서, 수백 개의 주방 용품 세트를 구비해 놓고, 스시 유니폼을 입은 몇 백, 몇 천명의 스시 세프들이 모여서, 켈리 최가 시범을 보이고 지시하는 대로 스시를 만드는 훈련을 받는 장면을 상상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누군가 이런 상상과 주장을 했다면, 켈리 최가 의도한 대로 상상한 것일 수는 있겠지만,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은 뻥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개설 예정 가맹점주를 일부 직영 매장에 불러서 몇 주간 교육을 시키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이 때도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가맹점주를 매장 생산 현장에 투입하여 호되게 부려 먹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이 준비되지 않은 국가나, 현지 슈퍼마켓과 스시 매장의 개업일이 확정되었으나 개업 직전까지 가맹점주가 모집되지 않았던 지점들의 경우에는 급한 대로 점주 교육 절차를 흉내만 내고 일단 무조건 개업을 하는 곳도 있었다.


켈리 최의 켈리델리 본사에서 그나마 '트레이닝'이라는 것을 진행할 수 있다면, 보통 2인으로 구성되는 가맹점주에 대해 개업 이전에 진행되는 '가맹점주 교육' 정도이다. 가맹점은 독립 법인 회사의 형태로 켈리델리와 계약을 한다. 독립 법인 회사인 가맹점이 해당 지점의 운영과 관련된 모든 법률적 의무와 책임을 진다. 다시 말해서, 가맹점에서 알아서 직원도 고용하고 월급도 주고 분쟁이 생기면 알아서 처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당연히, 직원을 면접하고 고용을 결정하는 것도 가맹점주이다. 당연히, 새롭게 뽑은 직원들을 '트레이닝' 시키는 것도 가맹점주가 해야 할 일이다.


가맹점에서 알아서 해야 할 일을 왜 우리에게


가맹점주가 켈리델리나 켈리 최에게 "새로 뽑은 우리 직원들 좀 교육시켜 주세요?"라고 요구한다면, "아니, 가맹점이 알아서 해야 할 일을 왜 우리에게 요구하느냐?"라고 어이없어할 것이다. 왜냐하면, 켈리델리가 다른 회사(가맹점)의 직원까지 교육을 시켜야 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즉, 켈리 최가 자그마치 6000명이나 된다는 초밥 장인들의 트레이닝을 '제가 다 할' 방법이나 기회가 없다는 것이다. "6000명의 트레이닝을 제가 다했다"라고 한다면, 거짓말이다.


혹시, 켈리델리가 엄청나게 변해서 "가맹점의 직원을 '무료로' 훈련시켜 줄 테니 각 국가의 어느 지점으로 직원들을 보내달라"라는 요청을 하는 일어나기 힘든 상황을 상상한다고 해도, 가맹점주들은 "매일매일 빈틈없이 직원들이 근무일정이 있어서 우리 지점의 직원은 보내기가 힘들다."라고 답을 할 가능성이 높다. 가맹점주들은 이렇게 덧붙일 것이다. "우리 직원들 교육은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 켈리델리에서 가맹점 직원들에 대한 무료 교육을 제공한다고 했는데, 가맹점에서 호응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제재를 가할 방법은 없다.


물론, 가맹점을 옥죄고 있는 '감사(Audit)' 방문을 통해서, 완벽할 수 없는 스시 상품에 시비를 걸고, 만듦새가 어떻니, 품질이 떨어지니, 가능한 모든 시빗거리를 발견하여 벌점과 벌금으로 보복성 압박을 가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한국 사람 2천만명이 나의 제자다


몇 년간에 걸쳐서, 유럽 2개 국가에서, 4개의 가맹점에서 근무하였고, 3개의 가맹점을 개업하고 직원을 고용하고 훈련을 시켰지만, 켈리 최의 얼굴을 본 적도 없고, 목소리를 들어 본 적도 없다. 켈리 최가 트레이닝을 시켜 준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도 없다.


만약에, 궁색한 변명으로, 스시 프랜차이즈 매장의 메뉴 구성이나 매뉴얼을 자신이 만들었기 때문에, 이 매뉴얼을 보고 스시를 만들고 있는 프랜차이즈 가맹점 직원은 자신에게 훈련받은 것이나 다름없고, 그래서, 켈리 최가 "트레이닝을 제가 다 했습니다"라고 표현할 수 있지 않느냐고 한다면,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한국의 학생 대부분이 보고 공부했을 '수학의 정석'의 저자 홍성대 선생은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1966년부터 지난 57년 간 나는 한국의 모든 수험생들을 트레이닝을 저가 다했습니다. 그래서, 한국 사람 2천만 명(연도별 수능시험 응시자 수로 추정)이 모두 저의 제자입니다." 이렇게 말한다면, 나름대로 존경을 받고 있는 그분이 갑자기 왜 이러시나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자신의 개인적인 성공이나 성취에 대한 말도 안 되는 아전인수식 과장이니까.


스시 장인 야마모토상이 연어 한 마리를 해체하는데 45분이나 걸린다고?


켈리 최가 말한다. "원래 우리 야마모토 선생님은 연어를 짤르는데 해체하는데 45분이 걸리는데, 우리 초밥 장인들이 해체하는데 4분 걸려요." 아마, 모두 자신이 트레이닝을 했다는 6000명의 초밥 장인들이, 자신으로 부터 훈련을 받고 얼마나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지를 자랑하고 싶었는가 보다.


평생 스시를 만들어 왔다는 스시 장인 야마모토 상이 45분이나 걸린다는 연어 해체는, 숙련된 야마모토 상이 걸린다는 시간으로 유추해 보면, 보통 내장만 제거된 채로 식당으로 배달되는 연어에서 머리를 자르고, 등뼈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포를 뜨고, 뜨인 포에 잘려 들어가 있는 잔 뼈를 제거하고, 지느러미와 내장막을 제거하고, 질긴 연어 껍질을 제거하고, 부위별로 사시미, 니기리, 마끼 용 등으로 나누고 제단하고 구분하여 저장하는 전처리 과정을 말하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먼저, 평생 스시를 만들어 온 야마모토 상이 연어 한 마리를 해체를 하는데 45분이나 걸린다는 것에 큰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다. 신선도 유지와 변질되지 않도록 산지에서부터 배달 과정까지 적정 온도 관리를 해 온 연어를 (어떤 온도에서 작업을 하는지 정확히 모르지만) 실온에서 45분이나 노출시킨다면 식품 안전과 관련된 문제를 지적받을 수 있을 정도다.


나는 야마모토상이 45분이나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평생 스시를 만들어 온 야마모토 상이 연어 해체를 하는데 45분이나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리 늦장을 부려도 스시 장인 야마모토 상이 45분이 걸릴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조금만 익숙해지면 45분이나 걸릴 일이 없다. 오히려, 켈리 최가 "야마모토상이 연어 한 마리를 해체하는데 45분이나 걸린다"라고 세상에 떠들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런 소리를 하고 다니느냐?"라고 화를 낼지도 모르겠다. 스시 장인 야마모토상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불쾌한 묘사라고 생각한다. 연어 한 마리를 들고 45분이나 씨름을 하려면, 연어를 들고 어쩔 줄 몰라하는 왕 초보 중에서도 왕 초보다.


45분


그런데, "왜 45분이 나왔을까?"가 몹시 궁금할 뿐이다. 45분은 켈리 최의 스시 프랜차이즈 규정에도 위배되는 아주 긴 시간이다. 짐작으로는, 정확한 정보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고, 그래서, 합리적으로 현실성 있게 따져보지 못하고 생각나는 대로 시간을 대충 이야기했을 수도 있다. 또, 비교하려는 수치와 상당히 큰 격차를 보여야 한다는 강박에서 상당히 큰 숫자를 순간적으로 지어 내어서 말을 했을 가능성도 있겠다. 또, 비교에서 금기시되는, '야마모토상의 45분과 직원의 4분'이 처리 과정이 서로 다른데 마치 같은 똑같은 과정인데 시간만 더 걸리는 것처럼 비교하였을 수도 있겠다. 열등하게 비교되는 야마모토상만 억울하게.


돋보이려는 욕심


가맹점의 매출이 높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서 "연어 (팔을 넓게 벌리며) 이따만한거 하루에 30마리. (스튜디오를 가리키며) 요 조그마한 데서 엄청 잘 팔려요."라고 말하는 순간과 유사한 상황이 아닐까 짐작된다. 어떤 사항을 돋보이게 하려는 욕심 때문에 다른 주변의 상황이나 수치를 과장하거나 근거 없이 지어내는 경향이나 태도를 말한다.


https://brunch.co.kr/@algarve/163


성공적인 비교를 위해서라면


동시에, '영국 여왕도 내 뒤'나 '베컴은 나 보다 훨씬 뒤'의 비교와 같이, "야마모토 선생님은 45분이 걸리는데, 우리 초밥 장인들은 4분 걸려요."라는 표현도, 오직 자신이 강조하고 싶은 사실에만 관심을 갖고 있고, 비교되는 상대에게 어떤 부정적인 영향이나 상처를 줄지에 대해서 고려하거나 배려하지 못하는 태도와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는 타인의 아픔 따위는 고려하지 않는 결과와 성취 지향적인 성향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대의와 명분을 위해서는 (나 아닌) 몇 사람쯤은 죽어 나가도 어쩔 수 없다'라는 의식이 지배하던 사회에서 성장한 사람들이 그렇듯이. '회사의 성장을 위해서는 가맹점 몇 개쯤은 죽어 나가도 어쩔 수 없다'라는 흔한 프랜차이즈 회사들의 합리화가 그렇듯이.


연어 해체에 4분? 기네스북에 올리려고?


넷째, 스시 장인이라는 야마모토상이 연어 한 마리를 해체하는데 45분이 걸리는데, "우리 초밥 장인들이 해체하는데 4분 걸려요."라고 켈리 최는 말한다. 본인의 스시 프랜차이즈 직원은 자신이 만든 훌륭한 교육 프로그램과 자신이 발견한 방법 덕분으로 그 정도의 시간 단축과 효율을 보여 준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나 보다. 와, 대단하다. 4분밖에 안 걸린다니. 정말 대단하다. 한 번 보고 싶다. 4분 만에 연어 한 마리를 해체하는 사람을 한 번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간혹, '세상에 이런 일이'나 '생활의 달인' 등에 등장하는 자신의 영역에서 경이로운 기술을 보여주는 달인들이 있다. 그래서, 세상을 뒤져 보면 4분 만에 연어를 해체하는 달인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익숙해지고 숙련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니까.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최단 시간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손가락 하나쯤은 걸 수 있다고 객기를 부리게 만드네


하지만, '4분'이라는 경이로운 시간을 보고 나니, 갑자기 치기 어린 어리석은 제안을 하고 싶을 정도가 되었다. 켈리 최가 임의로 '스시 장인'이라고 지칭하는 6000명이나 된다는 스시 프랜차이즈 직원들 중에서, (야마모토상이 45분이 걸린다는 동일한 과정을) '4분 안에' 연어 한 마리를 해체할 수 있는 사람이 1200개나 된다는 가맹점에 한 사람만 되어도, 한국의 어느 정치인처럼 손가락 하나쯤은 걸겠다고 큰 소리를 치고 싶을 지경이다. 켈리 최가 인원을 특정하지 않고 마치 6000명 모두가 '4분 안에' 가능한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나머지 4800명은 4분보다 훨씬 오래 걸려도, 겨우 20%인 각 지점당 1명(1200명)만이라도 4분 안에 할 수 있다고 해도 켈리 최에게 나의 불신과 비아냥에 대해서 진심 어린 사과를 할 것이다.


모두 우리 탓이다


만약에 그렇지 않다면, '4분'은 거짓말이다. 위의 하루에 연어를 30마리나 소비한다는 매장처럼, 과장이고 근거 없는 구라다. 이 말을 듣는 대부분의 한국 대중들이 '연어 해체'나 '4분'이나 '연어 30마리'가 정확하게 무엇을 뜻하지는 모를 것이기 때문에, 아무렇게나 말해도 되는 무척 '안전한' 구라다. 말을 듣는 당신이, 무슨 뜻인지 생각하지도 않고, 사실 여부를 따지지도 않고, 그저 경이로운 수치에 입을 벌려서 "와 대단하다"라고 감탄할 것이라는 사실을 그녀가 알기 때문이다.


만약에 거짓이라면, 겁도 없이 두려움도 없이 우리 앞에서 그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내버려 둔 우리 탓이다. 때로는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눈빛으로, 때로는 '뭐 그런 걸 따지고 있어'라는 귀찮은 표정으로, 때로는 '나에게 도움이 되는 유익한 것만 가려서 들으면 되지'라는 안이한 타협으로, 거짓을 방조하고 방치한 우리 탓이다.


두 달이면 누구나 초밥 장인?


'100일이면 나도 영어천재', '4개월이면 나도 골프천재'. 일정기간을 집중하면 어느 정도의 기능이나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는 동기 부여를 통한 판매 촉진용 홍보 카피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100일 만에 영어천재가 되었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4개월 만에 골프천재가 되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하였다.


켈리 최는 말한다. "일반인을 데려다가 두 달 만에 우리 야마모토 선생님처럼 초밥을 잘 만들게 제가 만드는 작업을 했는데..." 즉, 일반인을 데려다가 두 달 만에 '초밥 장인'을 만들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6000명에 달한다는 직원을 모두 '초밥 장인'이라고 부르고 있나 보다.


초밥 장인?


삼프로TV 채널 인터뷰에서 켈리 최가 "초밥 장인들을 재료와 함께 슈퍼에 보내서 직원분들이 가서 초밥을 만드는 거죠."라는 말이, 모든 매장을 직영하고 있는 듯한 뉘앙스를 전달하려는 것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음을 앞서 논의하였지만, 지적되어야 할 요소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다섯째, '초밥 장인'이라는 표현이다. 유튜브 세바시 인생질문 채널에서는 "지금 6000명의 초밥 장인들이 저희 회사에서 일을 하는데"라고 자신의 프랜차이즈에서 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모두를 동일하게 '초밥 장인'으로 지칭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장인'을 마이스터(Meister)라고 한다. 장인이 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을 도제로서 수련을 거쳐야 하고 전문 분야와 관련된 많은 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장인'이라는 말은 '특정 분야에서 오랜 세월 동안 수련하여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른 숙련된 사람'이며, 보통 사람은 모르는 어떠한 깨달음이나 경지에 도달하고, 자신의 작품이나 분야에 대한 신념이나 자부심을 가진 사람으로 이해될 수 있는 표현이다. 그래서, '장인'이라는 말에는 권위가 있고, 대상에 대한 존중과 존경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초밥 장인', 즉, '스시 장인'이라는 표현은,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평생을 일식 스시에 대한 애정과 자신만의 조리법으로 숙련된 기술과 맛의 경지에 이른 사람과 같은 이미지를 전달해 준다. 엄청난 수련과 재능으로 밥을 쥘 때마다 밥알의 개수가 정확하게 똑같다 거나, 매번 밥의 무게가 똑같다거나 하는 그런 경지에 오른 스시 장인을 상상하게 된다.


'스시'라는 말을 처음 들었어요


켈리 최의 스시 프랜차이즈의 구조상, 가맹점주가 유일하게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이 인건비다. 그래서, 대부분의 가맹점주가 인건비라도 건져 보려고 자신의 건강을 갈아 넣으며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거나, 최저 임금 수준으로 생산직 직원을 고용하는 것이 가맹점 유지를 위한 최선의 방책이다.


최저 임금 수준에서 고용할 수 있는 생산직 직원은 (아무리 고상하게 '스시 장인'이니 '스시 세프'라 이름을 붙일지라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유럽 국가에 따라서 일식 경험이 있는 직원을 낮은 급료로 고용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식당 허드레 일이라도 좋으니 일하게 해 달라고 매달리는 외국인 직원을 뽑아서 하나씩 가르쳐 갈 수밖에 없다. 히말라야의 높은 산봉우리들이 집 앞으로 펼쳐지는 첩첩산중의 자연 속에서 살다 온 직원은 바다를 본 적도 없고, 평생 '스시'라는 말을 들어 본 적도 없다.


늘 일손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가맹점에서는, 스시라는 말을 평생 처음 들어 본 생초보에게, 슈퍼마켓 스시 팩으로 판매되는 메뉴 중에서 모양이 뭉개져도 다른 재료로 덮어 씌울 수 있는 메뉴를 만들도록 훈련하고 지시한다. 간단한 재료로 스시 롤을 만드는 것이 고도의 정밀함과 과학적 지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루 이틀이면 충분하고 바로 생산에 투입된다.


일부분이겠지만, 이 것이 켈리 최가 말하는 '초밥 장인'의 실체이고 현실이 아닐까 싶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서 켈리 최는 "우리는 가맹점에서 그렇게 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만약에 그런 일이 있다면 즉시 개선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다 알고 있으면서) 흥분한 듯이 답을 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독립 가맹점의 직원 고용에 대해서 켈리 최가 관여하지도 못하고 책임을 지지도 않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앞서 설명하였듯이 대부분 직영점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생산된 스시 상품의 품질에 대해서는 매장을 방문하여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할 수는 있겠다.


초밥 장인!


'초밥 장인'라는 용어를 통해서, 켈리 최는 자신의 스시 프랜차이즈에서 만드는 스시는 모두 숙련된 '스시 장인'들이 만들고 있음을 우리에게 주지시키고 인식시키고 있다. "초밥 장인들이 스시를 만들어? 야, 엄청나게 대단한 스시 상품을 만드는가 보네. 그럼, 한 번 맛보고 싶네." 이런 대중들의 반응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초밥 장인? 아무나에게, 그냥 기분 내키는 대로, 듣기 좋으라고, 내 맘대로 붙이는 칭호는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장인'이라는 칭호가 갖는 이미지가 존중되고 훼손되지 않으려면. 뻔히 가맹점의 인적 구성이나 고용 현황을 알고 있으면서, 과장하거나 미화한다면, 이 또한 프랜차이즈 사업에 대해서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과장·과대광고의 범위에 포함될 수도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


레이다가 감시하고 있다


"우리 회사에서는, 직원의 경력이나 숙련도와 상관없이, 매장 생산직 직원들을 존중하여 모두 '초밥 장인'으로 부르고 있다"라고 설명한다면 뭐라고 할 말은 없다. 다만, 예전에 읽었던 유머가 생각날 뿐이다. 어느 건축주가 자재의 분실이 잦자 작은 강아지 한 마리를 구입하였다. 강아지를 '레이다'로 이름 지었다. 그리고, 공사장에 크게 써 붙였다. "이곳은 레이다가 감시하고 있습니다."


직영 매장이 60개 정도가 아니라 1200개 이상인 것처럼 보이고 싶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초밥 장인들을 재료와 함께 슈퍼에 보내서"라는 표현으로, 켈리 최가 직영 매장이 약 60개(추정) 정도가 아니라 1200개 이상인 것처럼 보이고 싶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아주 적은 직영점의 개수를 솔직하게 밝히면, 수치로 짐작되는 프랜차이즈 회사의 규모가 작고 초라하게 여겨질까 봐, 더불어, 영국 여왕보다도 더 부자라는 이미지와 성공의 크기를 과시하지 못하고 약화시킬 수 있으니까, 진실도 아니고 거짓도 아닌 모호한 서술 방식을 택한 것은 아닐까 추측해 본다.


"켈리의 장점만 바라보고 선한 영향을 받으면 되었지, 매장이 1200개라고 했던, 1500개라고 했던, 모두 직영인 것처럼 오해를 유도했던 그게 무슨 문제가 되느냐? 이런 자잘한 것 따질 시간에 켈리의 긍정 메시지를 받아들이고 당신 인생이나 챙기는 것이 어떨지요?"라고 변호하고픈 추종자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켈리 최가 누리고 있는 현재의 위상이, 어떤 '자잘한' 정보는 감추고, 어떤 '자잘하게 부풀린' 정보를 쌓아서 목표로 하는 개인 브랜드 이미지의 큰 산을 만들어 온 것은 아닌지 꼼꼼하게 확인하고 싶을 뿐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그녀가 항상 모든 사항을 있는 그대로 사실대로 진실되게 말하도록 요구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래야, 추종하는 사람들과 추종할 사람들이 앞으로 더 신뢰할 수 있을 것이고, 그 믿음이 더 안전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야, 한국 사회에서 그녀의 선한 영향력이 오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인터뷰하실 분은, 켈리델리의 직영점 개수를 정확하게 알고 싶다면,


[ 켈리 최에게 이렇게 질문하라 ]


1. 스시 데일리에서, 가맹점을 제외한, 켈리델리가 직영하는 매장(스시 키오스크)은 몇 개나 되나요?

2. 켈리 최가 말하는 '스시 장인'은 어느 정도의 수련 기간을 거친 전문가를 지칭하는 것인가요?

3. 가맹점을 포함한 생산직 직원들의 평균 근무 연수는 얼마나 되는지요?

4. 다른 인터뷰에서 "2달에 하루 정도 근무"를 한다고 하셨는데, 6000명에 달하는 초밥 장인들의 트레이닝을 직접 '다(모두)' 한다는 것은 사실인가요?

5. 연어 해체를 '4분' 안에 할 수 있는 직원들의 비율은 6000명 중에 얼마나 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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