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비판'이 반유대주의?…유럽인권기구, 독일에 경고; PC주의에 잠식된 독일

 

독일 베를린의 이스라엘 국기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정부가 이스라엘 비판을 모두 반유대주의로 간주해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에 과잉 대응하는 등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고 유럽 인권기구가 지적했다.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에 따르면 마이클 오플래허티 유럽평의회 인권위원장은 19일(현지시간) 독일 내무부에 보낸 서한에서 "독일 당국이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비판을 일괄적으로 반유대주의로 분류한다는 단서가 있다"며 "반유대주의의 정의를 왜곡·오용하거나 잘못 적용해 표현의 자유와 합법적 비판을 억압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오플래허티 위원장은 독일 정부의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 대응과 관련해 "경찰이 미성년자를 비롯한 시위대에 과도한 폭력을 행사하고 일부 부상자가 발생한 데 대해 우려를 표한다"며 과잉진압 사례를 조사해 책임자를 적절히 처벌하라고 권고했다.

또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에서 아랍어 사용을 금지하고 집회에 참가한 외국인에게 추방 명령을 내린 것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독일 정부는 2023년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뒤 팔레스타인 구호 '강에서 바다로'를 금지했다. 올해 2월부터는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에서 영어와 독일어를 제외한 다른 언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독일은 나치 흑역사에 대한 반성으로 이스라엘의 맹방을 자처하며 이스라엘 정부를 전폭적으로 지지해 왔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으로 가자지구에서 인도주의 위기가 계속되고 국제법 위반 논란이 끊이지 않자 이스라엘 안보가 독일의 국시라는 입장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펠릭스 클라인 독일 총리실 반유대주의 특임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국시라는 개념에 대한 솔직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우리는 이스라엘의 안보와 전세계 유대인 보호에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 하지만 이게 모든 걸 정당화하지는 않는다는 점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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