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스주의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이 빅터 로스차일드가 근무했던 MI5 사찰 받은건 록펠러재단 지원받은 록펠러계이기 때문인가?

 하지만 한편으로는 굉장히 유연한 면모도 있어서, 1970~80년대 영국 노동당의 좌경화를 비판했고, 토니 블레어 제3의 길 노선(정확히는 노동당 현대화)을 초기에는 호의적으로 보았다. 그러나 블레어가 신자유주의 노선을 강화하자 강력히 비판했다.

그야말로 정통 마르크스주의자인데, 역설적이게도 그의 삶은 전형적인 중산층. 그가 동구권 정치 지도자들과 담소를 나눈 곳은 런던의 고급 호텔이었으며, 제3세계에 관한 그의 연구 활동을 지원한 게 록펠러 재단이었다. 애초에 엥겔스도 공장주 아들이었는데 뭘... 이 때문에 몇몇 보수적인 마르크스주의자나, (특히 동구권의) 개혁적 마르크스주의자들에게는 부정적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동구권의 한 지식인은 "그래서 우리가 권위주의 공산 독재 정권이랑 목숨 걸고 싸울 동안 당신이 희생한게 뭔데? 기껏해야 케임브리지 정교수 못 먹은 거 아닌가?"라고 대차게 까기도 했다. 거기다 결정적으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스탈린의 공업화 정책으로 수백만명이 목숨을 잃은 것을 당대에 알았더라도 공산정권이 정당하다고 믿겠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공산당 당적 때문에 냉전 시기 내내 MI5에게 사찰당했으며, 교수 임용도 늦춰져 1947년부터 1970년까지 버크벡 대학(칼리지)에서 강사 조교수를 거쳤다. 다만 영국의 경우 전임 교수의 개념이 확실히 구분되어있고, 소위 테뉴어가 그만큼 빡세다. 또 홉스봄 본인이 2차 대전 동안 6년간 군복무를 하는 바람에,박사 학위 취득이 많이 늦어져서 학위를 1950년에야 따기도 했다. 유창한 독일어 때문에 처음엔 에니그마 해독팀에 추천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외가가 오스트리아계이며 정치적으로 공산주의 성향이라는 탓에 짤렸다고 전해진다.

외국인+유대인이란 배경상의 불이익도 있었고, EP톰슨이나 크리스토퍼 힐 같은 세대 비슷한 영국 공산당 역사학자 그룹 (Communist Party Historians' Group) 소속 동료들에 비하면 막상 2차대전 전에는 망명객으로서 재정착 과정에 정치 활동에 더 집중하느라 학계에 들어가는 타이밍도 한 템포 늦었다.



의외로 공산주의 성향은 크지 않았고 심각하게 문제가 되지도 않았다. 전반적으로 봐도 당시 영국은 이베리아 반도 독재정을 제외한 다른 서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정치적으론 확실한 반공 서방 진영에 속해도 내부 민간 사회, 특히 문화계, 학계에선 좌익의 영향력이 용인될 뿐만 아니라 영향력도 강했다. 동시대 미국 매카시즘에 비교한 홉스봄 본인의 증언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공산주의자 교수들은) 한 10년동안 승진은 못했지만 그렇다고 학교에서 쫓아내진 않았다."

게다가 홉스봄이 처음 자리 잡은 직장인 런던대학교 버크벡 칼리지도 영국 학계 기득권의 끝판왕격인 옥스브릿지의 보수적 학풍에 반대하던 곳이라 진보, 좌파적 학자들에게도 상당히 너그러운 편이였다. 정치적 사정 그 자체보단 저런 개인적 배경 문제와 아웃사이더 성향으로 인해 홉스봄은 다른 영국 공산당 역사학자들이 전후 학계에서 승승장구할동안 정식으로 테뉴어 받는거나 명성을 얻는거나 상당히 늦었다가 70년대 중후반에 돼서야 학계와 대중 양쪽에서 학자로서 성과를 인정받기 시작했다. 전형적인 대기만성형 학자였던 셈이고, 본인 회고록 등에서도 50-60년대는 아웃사이더이자 비주류로서 받은 은근한 모멸감 등에 꽤 한을 품고 살다 뒤늦게 온 명성과 성공에 만족했다는 어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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