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해체주의적 역사해석 방식이다: 여성 중심의, 소수민족 중심의, 성소수자 중심의, 장애인 중심의, 나병 환자 중심의 역사 재해석을 해보아야

 

(이글루스 2008-06-01의 백업본입니다.)

역사속의 성적소수자 / 케빈 제닝스 지음 ; 김길님 김호세 양지용 옮김 ; 이연문화 1999

저는 이런 글을 곧잘 읽습니다. 특정 취향의 여성 전용 취미(...)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소수의 역사가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중세의 나병환자도 그래서(이하하략)

각설하고. 원래 하도 제목에 낚이는 체질인지라 이번에는 목차를 스윽 훑어봤더니, 북아메리카 원주민의 버다취 풍습에 대한 대목이 있더군요. 북아메리카 원주민의 버다취 풍습은 전부터 궁금한 점이 많았는지라 과감히 읽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버다취 풍습보다 더 큰 수확이....

저보고 이 책의 제목을 지으라고 한다면 '성적소수자 투쟁의 역사'라고 붙일 겁니다. 그만큼 근현대 들어서 성적소수자가 박해받은 증거, 법률, 판례 등이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미국의 매카시즘 시대 동성애자의 공직 진출 금지 법안, 2차대전에서 불명예 제대한 동성애자 군인, 독일 제국 의회의 비역(금지)법 등.... 또한 성적소수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한 개인의 기술도 많이 수록되어 있죠.

한편으로는 그런 잔인한 현실 속에서, 성적소수자로 분류된 사람들이 얼마나 힘겹게 열심히 싸워왔는지- 그것 또한 그려져 있어서, 어쩐지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사실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이 법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히틀러가 동성애자에게 분홍색 별을 붙여 강제수용소로 보냈다는 역사적 사실은 물론이고, 지금 당장도 미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혐오범죄의 대상으로 무고한 동성애자가 희생당하는 일이 종종 있는 형편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혐오 의식이 보편적이고 공공연한 것이 아니라고 해도 반드시 좋은 일은 아닙니다. 평소에는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가 뜻밖의 경우 접하게 되었을 때 부지불식간에 혐오와 적의를 드러내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저는 이 문제가 개인의 성적 취향을 사회적으로 얼마나 용인할 수 있는가- 그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다루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증오할 때에는 묻지 않으면 안됩니다.

이것이 진실로 순수하게 나 자신에게서 우러나온 감정인가? 누군가가 이것을 이용하지는 않는가?

나 자신이 온전하게 다룰 수 있는 감정인가? 자칫 날뛰어 죄없는 이를 상처입히는 그런 것은 아닌가?

우리는 다른 사람을 상처주는 이 감정 대신에- 더 나은 것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역사에서 단 한 가지 배울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이렇게 자신에게 묻는 법이 아닌가 하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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