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최상의 사업형태는 감동 비즈니스 - 공자, T.S. 엘리엇, 프란시스 베이컨, 김정운 에디톨로지, SM, YG, 빅히트, Broadcast, 욘사마 열풍, Kao, 러브레터, BTS, 호스트, 전광훈, 조지프 나이, 애플, 테슬라, LVMH를 중심으로
외모도, 부도, 사업도, 지식도, 다 서열이 있다.
자연의 모든 것에 서열이 있듯이...
해서, 知의 위계를 살펴보면, 먼저 공자가 떠오른다.
공자는 <논어(論語)> 옹야편(雍也篇)에서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는 말을 했다. 지호락(知好樂)의 3단계로 지식의 차원을 설명한 것이다.
T.S. 엘리엇은 자신의 시, <바위(The Rock)>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생활(living) 속에서 잃어버린 우리의 삶(life)은 어디에 있는가. 지혜(wisdom) 속에서 잃어버린 우리의 생활은 어디에 있는가. 지식(knowledge) 속에서 잃어버린 우리의 지혜는 어디에 있는가. 정보(information) 속에서 잃어버린 우리의 지식은 어디에 있는가." 예서 엘리엇은, 삶, 생활, 지혜, 지식, 정보 순으로 서열을 매겼다.
프란시스 베이컨의 과학적 유토피아 소설 <뉴 아틀란티스>에서는 과학 현장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세계에 존재하는 세밀한 계급 분류를 묘사하고 있다.
1. 실험을 하는 사람들: 가장 낮은 계급이다.
2. 광명의 상인들: 외국으로 건너가 실험 데이터를 가지고 오는 역할을 한다.
3. 편집자(컴파일러): 실험을 어떤 식으로 해야할지, 그 결과로부터 무엇을 이끌어내야할지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4. 자원부여자: 전문적으로 동료의 실험을 조사하여 거기에서 무엇을 이용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을 생각한다.
5. 자연의 해석자: 가장 높은 계급으로, 다양한 현상에서 과학자들이 발견한 것을 토대로 고찰한 일반적 명제를 통합하여 좀더 큰 통찰을 이끌어내는 사람이다.
김정운의 <에디톨로지>는 서로 다른 지식, 정보, 예술을 교차편집할 수 있는 편집자를 가장 뛰어난 창조력을 가진 사람으로 묘사한다. 김정운식으로 보면, 위의 베이컨의 계급도에서 3단계의 컴파일러는 낮은 단계의 편집자, 4단계의 자원부여자는 중간 단계의 편집자, 5단계의 자연의 해석자는 가장 높은 단계의 편집자로 간주할 수 있다.
각각의 사람들이 서로 다른 얘기를 한 것이지만, 결론은 하나다. 더 상위레벨의 知로 갈수록 전체를 더 포괄하게 되고, 대상 그 자체와 하나가 되며, 사물과 인간의 존재의미에 더 근접하게 된다는 것이다.
관련 포스트: 의식수준이 높아질수록 '왜'를 묻게 되고, 사물과 인간의 존재의미를 묻게 된다.
https://blog.naver.com/strategicvision/222084302254?trackingCode=blog_bloghome_searchlist
하여, 이상을 염두해두고 생각했을 때, 가장 최상의 사업형태는 인간을 감동시키는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다.
SM, YG, 빅히트 같은 연예기획사 사장들이 중견기업의 수장에 불과함에도 때로는 대기업 총수들과 같은 대접을 받는 것은 '한류'로 대변되는 높아진 연예사업의 위상 때문인데, 오늘날 연예사업의 핵심은 고객들을 감동시키는 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송broadcast의 뜻이 뭔가? 넓게broad 던진cast다는 것이다. 즉, 시공간을 초월하여 전세계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나의 화두를 던질 수 있어야 하는 것이 방송이다.
그런 점에서 2004년의 '욘사마 열풍'은 비즈니스와 예술의 본질을 일깨워주는 신선한 사회현상었다. 개인주의가 심한 일본 사회에서 드라마 하나 때문에 특정인을 숭배하다싶이 찬양한 것은 (그것도 중년 여성 집단이) 보기 드문 현상이었기 때문이다. <겨울연가>와 욘사마는 일본의 외로운 중년 여성들에게 자신들이 오래 전에 잊었던 첫사랑과 순애보의 감정을 상기시켰고, 몸에서 뜨거운 피가 재생되는듯한 감동을 주었다. 그들은 한번도 가본적 없는 나라였던 한국의 춘천과 남이섬을 자진해서 찾아갔고 (재방문한 사람들도 많았다), 심지어 16살 때 입던 교복을 입고 욘사마를 보러가는 여성들도 있었다.
일본을 대표하는 소비재 회사인 Kao의 회장은 이어령에게 "<겨울연가>를 보고 배용준에게 열광하는 우리의 고객들, 우리의 제품을 쓰고 있는 일본 여성들의 마음을 우리는 알지 못하고 겨우 비누나 팔았습니다. 저렇게 뭔가를 원하던 여성들에게 우리는 비누와 종이밖에 주지 못했습니다. 일본 여성들이 어람나 외로운지를 욘사마를 통해서 알았습니다."하고 고백할 정도였다. (이어령과 대화했던 인물은 아마 尾崎元規나 後藤卓也로 추정된다.)
남편은 바깥에서 술 먹고 안 들어오고 아들은 롯폰기 가서 춤추고, 겨우 남편 출세시켜놓고 아들 공부시켜놨더니 다 나가고 혼자 외롭게 앉아서 꾸벅꾸벅 졸며 초인종 울릴 때까지 기다리다고 있다가 너무 졸리고 심심해서 밤12시에 TV를 켜니까 (한류 현상 이전에는, 일본 방송들이 저가에 한국 드라마를 수입해서 새벽에 틀어주곤 했다) 배용준이 나왔던 것이다. 대개 첫사랑 같은 사람은 멋있고 신비하기 보이기 마련이다. 그래서 잃어버렸던 소녀 시절의 감정을 <겨울연가>가 상기시켜주었던 것이다.
오늘날 한국인들이 <러브레터>를 떠올리며 홋카이도 삿포로에 방문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첫사랑, 순백의 사랑, 눈으로 뒤덮인 마을의 풍경...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테마가 <러브레터>를 본 한국인들에게 홋카이도 삿포로로 각인된 탓이다.
BTS가 변두리에서 시작해서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게 된 과정도 결국은 '감동 마케팅'으로 설명할 수 있다. BTS는 미국의 이민자 마이너리티 아웃사이더 계층 (특히 히스패닉)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들을 갖추었고, 그들을 진정으로 감동시켰다. 박력넘치는 Kpop 댄스가 시각적인 매력 포인트였다면, BTS가 울부짖는 피, 땀, 눈물의 가사 메세지는 마치 자신들의 이야기를 대변해주는 것 같아 감정적으로 이입하기 쉬었다.
감동 비즈니스의 무서운 점은 고객 스스로가 회사의 서비스 또는 제품의 열렬한 팬이 되어 주변에 회사를 알리는 브랜드 홍보대사로 만든다는 것이다. 누가 강제한 것도 아닌데 자꾸 지갑을 여니 회사 매출이 쏙쏙 올라갈 수밖에 없다. 고객을 감동시키면 재구매율이 높아지고, 충성고객이 만들어지기 마련이다.
종교사업이 모든 사업군 중에 가장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는 것도, 또 그와 버금가게 연예사업이 위력을 발휘하는 것도, 일본 신주쿠 가부키초의 호스트들이 수십억의 매출을 올리는 것도, 이들은 인간의 심층의식을 건드리는 사업군이기 때문이다. 하여, 전광훈 같은 일자무식의 병싄색희도 수많은 신도들을 거느리고 계엄코인을 타서, 우익 유튜브 채널 슈퍼챗 1위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조지프 나이가 강조한 소프트파워가 오늘날의 국제관계, 국제외교에서 군사력이나 경제력 못지않게 매우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는 이유는 날이 갈수록 문화사업이 가지는 힘이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가 보기에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초강대국이 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은 미국 할리우드와 같이 세계에 어필할 수 있는 소프트파워, 즉 문화력이 없기 때문이다.
성공을 하되, 이왕이면 산을 뚫고 바다를 가로질러 가장 크게 성공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애플처럼, 테슬라처럼, LVMH처럼, 고객이 신제품을 받기위해 다음날 아침까지 가게 매장 앞에 줄을 설 수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 고객이 제품 브랜드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고, 감동할 수 있는, 그런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
가장 높은 차원의 사업은 인간의 심층의식을 건드리는 사업이며, 그들의 심장을 움직이는 사업이다.
물론 이는 다른 명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 가장 높은 차원의 정치는 인간의 심층의식을 건드리는 정치이며, 그들의 심장을 움직이는 정치이다.
- 가장 높은 차원의 지혜는 인간의 심층의식을 건드리는 지혜이며, 그들의 심장을 움직이는 지혜이다.
나의 고객들은 단순히 물물교환을 하는 거래 집단의 일원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 자진해서 나의 회사를 홍보해줄 수 있는 존재여야만 한다. 나의 고객들은 곧 나의 팬이어야만 한다. 고객을 돈으로 보면 크게 성공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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