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종교 교주들이 알려주는 단 하나의 교훈: 자기확신의 파천황적인 힘

 

악화는 양화는 구축한다고, 인류가 빚어내는 숱한 어둠 속에서도 배울 점은 분명 있다.

 

인생의 교훈이란 어둠의 터널 속에서, 인류의 긴 악몽 속에서, 도출되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옴진리교 같은 사이비 종교도 내게 일정한 교훈을 준다.

바로 "저런 병신같은 종교의 지도자도 그렇게 많은 교원들을 확보할 수 있었는데, 나같은 천재는 분명 뜻하고자 하는 모든 일들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는 교훈이 그것이다.

 

옴진리교의 아사하라 쇼코는 일반인들의 상식에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기괴한 교리를 내세웠다. 이를테면 여성 신도들은 다른 사람들과 성관계를 하면 안 되며, 오직 자기 자신하고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사하라는 아직 성경험이 없는 15세~25세 젊은 여성들과의 잠자리를 즐겼는데, 정작 신도들은 이렇게 선발되는 것을 대단한 영예처럼 받아들였다고 한다. (평소 몸을 씻지도 않고, 성병에 걸려있던 더러운 마오쩌둥과 잠자리를 갖는 것을 대단한 영예로 여겼던 당시 젊은 중국 여성들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그가 1995년 희대의 지하철 사린 테러 사건을 일으킨 배경 역시 일반인의 상식에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데, 바로 그가 1990년 중의원 선거에서 참패하여 일본 정부에 불만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과대망상증을 갖고 있던 아사하라를 신처럼 떠받들던 옴진리교의 1만 5,000여명의 신도들 가운데에는 저학력/저소득층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명문대 출신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당장 95년의 독가스 테러를 실행한 옴진리교 간부 중에는 게이오대학 의학부를 졸업한 전직 국립병원 외과 과장, 도쿄대학 응용물리학과 박사과정 중퇴자, 와세다대학 응용물리학과 수석 졸업자 등 일본의 엘리트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들 덕분에 교외의 공장에서 사린 독가스를 만들어 도쿄의 지하철에 살포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이들 모두가 제정신이 아니고, 근본적인 지능이 높지 않았다는 사실은 명백하지만, 적어도 이들은 사회적으로 우습게 볼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아니었다.

 

옴진리교만 이런가 하면 그렇지 않다. 주요 사이비 종교들을 봐도 비슷한 패턴들이 반복된다. 과대망상에 시달리는 교주와 그 교주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얼빠진 신도들, 그리고 거기에 가세한 일부 유명인 또는 고학력자들...

 

JMS를 예로 들면, 한국의 JMS 출신 중에도 서울대 출신들이 결성한 동아리가 있었고, 정명석 교주를 변호했던 사람은 서울대 법대 출신이었다. JMS 사건과 관련해 수사 기밀을 유출하고 JMS측에 출입국 조회를 해주는 등 직무상 권한을 남용한 검사 역시 JMS 신도였다.

(단월드 이승헌에게 큰 절을 올리기도 했던 시인 김지하의 애처로운 모습도 떠올려진다.)

 

사이언톨로지, 증산도, 단월드, 통일교, 창가학회 등 기타 사이비 종교 역시 다 마찬가지다. 포섭된 회원들 중 일부는 고학력자며, 사회적 위치도 높다.


자신을 천주평화통일왕국 황제로서, 전 우주와 사후세계까지 다스리는 황제라고 자칭했던 통일교 문선명은 정말 진지하게 자신이 특별하게 선택받은 인간이라고 믿었던 것으로 보여지며, 그 강력한 카리스마에 끌려 수많은 신도들이 그를 추종하게 되었다.

 

통일교의 선배뻘이자 일본 자민당을 (공명당을 통해) 도와주는 창가학회의 창립자 이케다 다이사쿠는 어떤가? 

 

이케다는 어렸을 때부터 천하를 쥐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해왔다. 그리고 자신이 최고 권력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키워왔다. 그는 젊은 시절 일기장에 이렇게 적기도 했다. "나는 국왕이고 대통령이고 정신계의 왕자이며 사상문화계의 지도자이며 최고 권력자이다."

 

상기한 아사하라 쇼코, 정명석, 문선명, 이케다 다이사쿠의 사례에서 아로가, 또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긍정적인 교훈은 무엇인가?


자신감과 자기긍정, 자기확신의 최면적 힘은 무시무시할 정도라서, 평범한 인간을 비범하게 만들어주고, 과대망상증 환자조차 수 만에서 수 백만 신도를 거느린 거대 단체의 총수로 변모시킨다는 것이다.

 

과대망상, 자기기만이라고 할정도로 무대뽀적인 자신감은 정명석이나 아사하라 쇼코 같은 얼간이들조차 슈퍼스타로 만들고, 권력자로 군림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인류의 모든 고등종교는 하나의 의식으로 말미암아 삼천세계가, 대천세계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시사하는 바, 강력한 자기믿음은 실제로 그런 인생을 창조해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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