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우 부부의 탈북 이유와 3대에 걸쳐 충성한 전일춘의 최후는 북한 체제의 기형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류현우는 탈북을 계획하면서 아내를 어떻게 설득할지 고민이었는데, 아내 역시 이미 탈북을 결심한 상태였다. 아버지를 보러 귀국했을 때 목격하게 된 모습들로 인해 북한 체제에 배신감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평생을 김씨 일가에 충성하며 김정일, 김정은의 최측근이었던 아버지 전일춘도 은퇴하니 고위층 거주지인 은덕촌에서 나갈 수밖에 없었고, 이사 간 곳은 은덕촌 근처 은퇴 간부용 허름한 아파트[9]였다. 중앙당 고위 간부가 받는 배급 또한 일반 인민들이 받는 배급으로 바뀌어 6개월치 식량으로 고작 감자 4kg을 배급받는 처지가 되었다.[10] 전일춘은 강직한 성품으로, 김씨일가의 금고지기를 하면서도 비자금을 따로 빼돌리지도 않고 일생 배급만으로 생활해왔다. 그 덕분에 김씨일가의 측근으로 오래 살아남았지만, 따로 챙겨둔 재산이 없어 은퇴 후에는 도리어 생활고를 맞게 된 것이었다.[11]

이러한 경험으로 아내는 북한에서의 삶에 희망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고, 류현우도 딸이 고작 그림 한 장 때문에 정치범의 자식으로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미래를 위해 자녀에게 더 나은 삶을 주고 싶다는 생각 또한 탈북의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마침 대사관을 다시 한 번 이사하게 되어 이삿짐을 싸는 척하며 자연스럽게 탈북을 준비했고, 평소 일정대로 딸의 등교를 데려다 주는 척 자동차로 대사관을 빠져나왔다. 탈북 실행으로부터 며칠 뒤인 2019년 9월 아내, 딸과 함께 한국으로 입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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