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에게 생포될 때는 살려달라고 애걸했던 사담 후세인, 재판 과정에서는 당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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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 이라크를 23년 간 철권통치했던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은 역시 보통 사람은 아니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후세인이 바그다드의 특별법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그가 2년간 미군에 붙잡혀 있으면서 육체적, 정신적인 건강을 완벽하게 회복했음을 확인해 주었다고 20일 논평했다.
검은색 양복에 흰색 와이셔츠를 말쑥하게 차려입은 후세인은 법정에서 재판장에게 삿대질을 하며 "나는 이라크 대통령이다. 너는 누구냐?"라고 외치는 등 재판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완강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모습은 후세인이 2003년 12월 농가 토굴 속에 숨어있다 미군에 체포될 때와는 극도로 대조적인 것이다.
체포 당시 후세인은 피로하고 겁에 질린 모습이었다. 절대로 살아서 체포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던 후세인은 미군이 들이닥치자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머리는 봉두난발이었고 얼굴은 허옇게 센 턱수염으로 뒤덮여 있었다. 기력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허깨비 같은 모습에 후세인의 열렬한 추종자들도 "저럴리가 없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후세인은 2년 간의 수감 생활을 통해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코란을 읽으며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완전히 회복하는 놀라운 복구력을 발휘했다.
그가 철창 속에서도 끈질긴 집착으로 스스로를 복구하고 있다는 조짐은 지난해 있었던 재판 전 청문회에서 처음 감지됐다.
그 때에도 검은 양복에 흰 와이셔츠를 입고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후세인은 열정적으로 두 손을 흔들며 이라크 침공의 부당성을 역설했었다.
또 최근 공개된 수감 생활을 담은 사진들도 후세인이 건강을 회복했음을 짐작케 했다.
68세의 독재자 후세인은 사형 선고에 직면했음에도 권위가 가득한 목소리로 재판정을 호령했다. 턱수염은 깔끔하게 손질돼 있었고 머릿결은 다시 칠흑과 같은 건강한 빛깔을 되찾았다.
미군의 침공으로 정권을 빼앗겨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됐지만 후세인이 법정에서 보여준 완강한 모습은 그가 완전한 몰락에 이를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더 타임스는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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