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달라 마리아, 라합 등 예수의 제자들이나 부처의 제자들 중 창녀들이 도를 빨리 깨닫는다; 온갖 인간을 만나고 인생 역경을 겪어서 그런가?

 

이정근 목사 (유니온 교회 담임)

예수님, 많이 망설였습니다. 머리가 부족한 사람이지만 요모조모로 따져 보기도 했고 걱정스럽기도 했습니다. 저 같은 더러운 성매매자가 감히 예수님께 편지를 드린다는 것이 혹시 예수님 옷에 먹칠하는 것은 아닌가 해서 말입니다.
그렇지만 용기를 낼 수 있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예수님께서 성매매하다가 현장에서 체포된 창녀를 살려주셨다는 소식 말입니다. 율법규정에 따르면 돌에 맞아 그 자리에서 죽어야 할 그런 여자였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또 있습니다. 세금장사로 민족을 배신한 자들과 함께 우리 같은 성매매자들이 먼저 하늘나라에 들어갈 것이란 말씀을 하셨다면서요? 그래서 율법쟁이들은 예수님에게 “세금쟁이와 창녀 같은 자들의 친구”라고 모함했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큰 죄를 용서받으면 큰 사랑이 샘솟게 된단다.”
그렇게 가르치시고는 예수님 발에 향유를 붓고 머리채로 씻긴 그 창녀에게 구원을 선포하셨다니 얼마나 감격스러운 일이겠습니까? 저에게는 물론 성매매하는 모든 여자들에게 천지개벽을 하는 것 같은 기쁜 소식이었습니다.
예수님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저는 여호수아 장군이 여리고 성을 정복하던 시절 거기에서 창녀 노릇을 하고 있던 라합이라는 여자입니다. 예수님 탄생보다 1천 4백여 년 전의 일입니다. 그 때 우리 집에 두 남자가 갑자기 들이닥쳤습니다. 한 눈에 보아 여호수아 장군이 보낸 간첩들이었습니다. 남자들에게 성대접 전문가라 할 수 있는 제가 아닙니까?
그 순간 저의 고민은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사실 독 안에 든 쥐새끼와 같았습니다. 정부관리에게 연락하면 바로 체포될 것이고 저는 임금님으로부터 굉장한 상금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두려웠습니다. 여호수아 장군이 섬기던 모세 어른께서 이집트 바로 왕에게 행하셨다는 기적을 우리들도 자세히 들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왕이 하나님에게 반역하다가 그 나라의 큰 아들들을 모두 죽였다는 소식, 그리고 홍해 같은 큰 바다의 물을 바람벽으로 막아 길을 내시고 이스라엘 민족을 구원하셨다는 소식, 게다가 이집트 군대는 물고기들의 밥이 되었다는 그런 소식을 들었거든요. 우리 여리고 사람들은 그 소식에 고양이 앞에 쥐새끼처럼 주눅 들렸습니다. 하늘 아래 사는 사람 치고 감히 하나님과 싸워 이길 사람이 그 누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마침내 동족을 배반하고 하나님 편에 서기로 결심했고 그 간첩들과 협상을 했습니다. 살려 보낼 터이니 우리 가족만은 꼭 살려달라는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그들은 창문에 붉은 줄을 매어 놓으면 여호수아 장군의 군대가 공격해 올 때에 우리 집 모든 가족을 철저히 보호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대로 되었습니다. 저와 저희 가족은 그 붉은 줄 때문에 살아남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민족을 배신해서 수많은 사람이 죽은 것을 보며 얼마나 큰 죄의식에 사로잡혔는지 헤아릴 길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붉은 줄이 저보다 1천4백 년 뒤에 오신 예수님의 십자틀 그리고 그 위에서 흘리신 피를 미리 보여준 것이라는군요. 마태라는 예수님의 제자는 제가 다윗 왕의 고조할머니가 되고 그래서 예수님께서 몸으로는 저의 후손이 되셨다고 성경에 기록했답니다.
이 소식이 저의 아픔과 괴로움을 한꺼번에 확 풀어 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갑자기 기쁨의 큰 찬양을 드렸습니다.
“위대하도다, 하나님의 사랑과 원대한 계획이여, 창녀를 불러 예수님의 조상을 삼으셨고, 붉은 끈으로 십자틀을 미리 보이셨도다….”

출처 : 크리스찬저널(https://www.kcjlogo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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