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학 정책은 경공업부터 발전시켜야 하는 것이 정석; 중공업부터 발전시키려고 한 소련, 북한은 군수산업만 발전하고 나머지는 경제 폭망

 
고난의 행군 이전에도 북한이 전쟁 이후 초반이라면 몰라도 서서히 남한과의 체제 경쟁에서 밀리고 있음은 사실이었다. 남한은 경공업을 하면서 산업 기반이 쌓이고 기술력도 쌓이자 박정희 정부 때부터 대대적으로 중공업을 시작하였다. 원래는 경공업에서 시작하여 중공업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정석이다. 물론 중공업이야말로 공업의 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경공업 기반이 없이 중공업부터 무작정 밀어붙이면 국민 경제가 파괴되고 국가 전체의 경제가 정부 정책에 종속되어 끌려다니게 된다. 이런 구조는 평시에는 괜찮아도 외부 충격이 가해질 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경제 기반부터 와르르 무너진다. 이는 소련이 이오시프 스탈린 시대부터 페레스트로이카까지 반면교사로 잘 보여줬다.[4] 중국이 지금의 경제 대국이 된 것도 덩샤오핑 시절부터 산업 구조를 개편하여 경공업부터 기초 역량을 처음부터 다시 쌓아올린 것과 관련이 깊다. 그 결과 중국은 전 세계에 소비재를 공급하는 거대한 공장이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각종 첨단 산업에 투자할 수 있었다.

경공업이 소비재 중심이고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그 소비재야말로 대중의 삶의 질에 직결되는 것들인지라 민간 경제에 이보다 영향을 많이 주는 산업도 없다. 가령 조금이라도 돈을 좀 만져보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명품 시장만 하더라도 어느 나라 제품을 많이 구매하는지 몇몇 인기 브랜드를 봐도 알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경공업으로 경험치를 쌓고 기술력을 확보한 다음 중공업을 도입하는 편이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에 훨씬 유리하다.

한국은 베트남 전쟁 서독 광부·간호사 파견을 통한 외화벌이 및 해외 원조 등으로 한강의 기적을 통해 엄청난 경제 발전을 이뤄낸데다, 전두환 정부 때부터 준비해 노태우 정부가 개최한 1988 서울 올림픽이 서구권과 동구권 국가 전부 참여하는 대박을 친다. 반면 북한이 자랑한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은 삽질 끝에 아무런 성과도 없이 망하고, 임수경 방북 사건을 통해 남한의 경제력이 북한보다 앞서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인민들한테도 알려지는 등 그야말로 정치, 경제, 외교, 문화 등 모든 부문에서 남한에게 패배했음이 가시화되고 있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