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투유유(屠呦呦) 교수(종신연구원)는 1971년 여름 중국 고전의서인 ‘주후비급방(肘後備急方)’에서 개똥쑥이 학질(말라리아)에 쓰인다는 처방을 토대로, 말라리아 치료성분인 아르테미시닌(artemisinin)을 찾아냈다. 진정한 온고창신(溫故創新)이다. 전통적인 지식에 현대의 과학적인 방법론이 결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냈다. 중국 중의약 연구자의 노벨생리의학상 소식에 중국이 떠들썩하다. 투유유 교수는 올해 85세의 여성연구자로 30대 후반부터 말라리아 연구에 매진하였다. 우리나라 한국한의학연구원과 비슷한 중국의 전통의학인 중의학 분야 국가 연구기관(중국중의과학원)의 종신 연구원이다. [출처] 중국 노벨상, 부러워만 할 건가|작성자 한국한의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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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중국 노벨상, 부러워만 할 건가
[기고] 이혜정 한국한의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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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투유유(屠呦呦) 교수(종신연구원)는 1971년 여름 중국 고전의서인 ‘주후비급방(肘後備急方)’에서 개똥쑥이 학질(말라리아)에 쓰인다는 처방을 토대로, 말라리아 치료성분인 아르테미시닌(artemisinin)을 찾아냈다. 진정한 온고창신(溫故創新)이다. 전통적인 지식에 현대의 과학적인 방법론이 결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냈다. 중국 중의약 연구자의 노벨생리의학상 소식에 중국이 떠들썩하다. 투유유 교수는 올해 85세의 여성연구자로 30대 후반부터 말라리아 연구에 매진하였다. 우리나라 한국한의학연구원과 비슷한 중국의 전통의학인 중의학 분야 국가 연구기관(중국중의과학원)의 종신 연구원이다. 같은 분야 연구자의 수상 소식에 만감이 교차했다. 자랑스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면서 부러웠다. 무엇보다도 전통의학 분야에서 노벨생리의학상이 나왔다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특히 전통의학에 대한 의심이 여전한 한국사회에 전통의학의 가능성을 직접적인 성과로 보여준 것이 자랑스럽다. 현재 그 성과는 인류의 질병치료에 기여하고 있고 더불어 이번에 노벨상까지 수상했다. 하지만 한국이 아닌 중국이라는 것은 안타깝다. 전통의학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우수한 인력을 보유한 국가라고 자부하는 우리나라가 아닌 중국이 먼저 관련 분야에서 노벨상을 수상한 것이다. 왜 우리가 먼저 앞서 나가지 못 했을까하는 안타까움이다. 그러나 그 안타까움은 바로 부러움으로 바뀌었다. 노벨상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부러웠다. 엄청난 규모의 중의약에 대한 연구개발투자, 6개의 산하병원과 14개의 산하 연구소를 지닌 중국의 전통의학 분야 국가 연구기관인 중국중의과학원, 중의(中醫)와 서의(西醫)간의 상호 개방적인 분위기,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거대한 중의약 산업 등 한동안은 모든 게 부러울 것 같다. 하지만, 부러움은 접어두자. 대신 이제는 책임감을 느낀다. 같은 분야에서 중국이 할 수 있었다면, 우리도 못 할리 없다. 중국의 선례를 참조하여, 우리의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야 한다. 우선 첫 번째로 한의학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비과학적이라는 논쟁은 그만하자. 의료 직능간의 다툼으로 인해 우리의 소중한 전통지식을 스스로 비하시키는 안타까운 일은 이제는 없도록 하자. 같은 전통지식을 두고 중국에서는 노벨상을 수상할만한 성과를 만드는데, 우리는 비과학적이라는 주홍글씨를 새기기 바빠서야 되겠는가. 중국은 사스 등 국가적으로 중요한 보건의료상의 문제 해결에 중의약 활용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한다. 이번에 노벨상을 수상한 말라리아 치료물질의 경우에도 국가가 하향식(top-down)으로 중의약을 연구한 사례이다. 중의약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인정하고 있다는 점이 연구자의 사기를 올리고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가장 훌륭한 배려가 되었을 것이다. 우리도 난임과 감염성 질환, 의료기기 등 중요한 의료현안에 있어서 한의학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민하자. 두 번째로는 투자를 전략적으로 확대하자. 한의약 분야 연구개발 예산은 확대되어 왔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리고 이제는 단순한 확대보다는 전략적인 확대가 필요하다. 하나의 핵심적인 현안에 대한 집중적인 인력과 예산 등이 투자가 절실하다. 중국의 말라리아 치료물질 개발도 하나의 국가 현안에 대한 인력과 예산의 집중적이고 전략적인 투자가 낳은 산물이다. 이러한 점에서 본다면 최근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융합연구사업은 매우 적절하고 중요하다. 한의학 분야의 융합연구사업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투자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수한 연구자 그룹을 키우자. 이번 투유유의 노벨상 수상은 개인의 수상이었지만, 중국 내에서는 연구자 그룹에 대한 공동수상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생각한다. 연구성과 자체가 우수한 연구그룹을 결성시켜서 집중적으로 연구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우리도 우수한 연구자그룹을 육성시켜야 한다. 대학과 연구원, 그리고 기업 연구소에 있는 우수한 연구자들이 공동으로 연구그룹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고, 검증된 연구자 그룹은 지속적으로 지원하자.
예상컨대, 앞서 말한 부분을 모두 완벽하게 보완하더라도 한동안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없을 것이다. 중국의 노벨상 수상도 한 번의 뛰어난 성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1967년에 연구를 시작하여 1971년에 성과가 나오고, 그 성과가 검증되고 확인되는데 40여 년이 지났다. 또한, 중국 내에서는 이 연구뿐만 아니라 수많은 비슷한 중의약 연구들이 진행되었다. 하지만 우리가 이번 계기를 통해 한의약 분야 연구개발의 부족한 점들을 보완해 나간다면 그 기간보다는 단축시킬 수 있으리라 본다. 하지만, 금방이라도 노벨상을 타야 될 것처럼 호들갑만 떤다면, 몇 년이 흐른 후에도 부러워만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
[출처] 중국 노벨상, 부러워만 할 건가|작성자 한국한의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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