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민 총재선거 D-1 '3강' 후보 총력전…기댈 곳은 결국 '파벌'; 킹메이커는 또다시 아소 다로? / 이시바 역전극, 킹메이커는 기시다·스가였다…파벌 영향력 여전(종합)
日자민 총재선거 D-1 '3강' 후보 총력전…기댈 곳은 결국 '파벌'(종합)
연합뉴스
입력 2024-09-26 18:44:20 수정 2024-09-26 18:44:20
'아소파' 수장 아소 부총재 향한 구애 이어져…옛 파벌 출신 의원들 속속 회동
(도쿄=연합뉴스) 경수현 박성진 특파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후임을 뽑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27일)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결선 투표 진입이 예상되는 후보들의 동료 국회의원을 향한 막판 지지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결선투표 때 압도적인 투표권 비중을 가진 의원들이 사실상 파벌 단위로 모임을 갖고 있어 주목된다.
26일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67) 전 자민당 간사장, 다카이치 사나에(63) 경제안보담당상, 고이즈미 신지로(43) 전 환경상은 의원 표를 정조준해 막판 선거전을 벌이고 있다.
우편으로 표를 보내는 당원(당비 납부 일본 국적자)·당우(자민당 후원 정치단체 회원)들은 이미 사실상 투표를 마친 상태인 데다가, 이들 '3강'도 과반 득표는 어려워 결선 투표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국회의원 표(368표)와 당원·당우 표(368표)를 합산해 결과를 내며, 과반을 차지한 후보가 없으면 상위 2명을 상대로 국회의원 368표와 지방 조직 47표를 더하는 방식으로 결선투표를 다시 치르게 된다.
이에 따라 3강 후보는 선거캠프별로 의원들을 상대로 전화를 돌리거나 실세를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캠프의 나카소네 히로후미 전 외무상은 25일 의원 54명이 소속된 '아소파' 수장 아소 다로 부총재를 만났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앞서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이미 하루 전 아소 부총재와 만나 지지를 부탁했고 '아베파' 참의원들 사이에 영향력이 큰 세코 히로시게 참의원 의원도 만났다.
그는 기자들에게 "한명이라도 더 지지를 부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도 이날 아소 부총재와 만나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이에 앞서 이시바 전 간사장은 고이즈미 전 환경상을 밀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도 면담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이달 한 방송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과 척을 져온 아소 부총재에게 머리를 숙이고 지지를 부탁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자 "그런 일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비자금 스캔들' 이후 기시다 후미오 총리 주도로 자민당 내 6개 파벌 중 아소파를 제외한 기시다파, 아베파, 니카이파 등 5개 파벌은 해체 방침을 정하고 절차를 밟고 있거나 일부는 절차를 마쳤다. 하지만 아직은 가치관이나 인간관계로도 엮인 파벌 영향력이 작다고 할 수 없다.
선거를 앞두고 각 계파 출신 의원별 모임도 눈에 띄고 있다.
아베파 출신 의원 30명은 25일 모임을 열어 총재 선거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니카이파 출신 의원 10여명도 다케다 료타 전 총무상 주도로 음식점에 모여 논의했다
"'다카이치=극우'에 한일·한미일 관계 균열 우려"…아베·아소파는 다카이치 지지
日 차기 총리에 '한일 역사인식 비둘기파' 이시바 시게루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박성진 특파원 = 27일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로 선출돼 내달 1일 차기 총리 자리에 오를 이시바 시게루(67) 전 자민당 간사장은 오랜 기간 당의 비주류 개혁파로 분류됐다.
이 때문에 그가 보수 정당인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다섯 번째 도전 만에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이시바 신임 총재는 당선 뒤 기자회견에서 "38년 정치 인생 동안 이런 총재 선거는 처음 겪었다"며 "지금까지는 파벌 합종연횡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그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비자금 스캔들 이후 자민당 6개 파벌 중 아베파와 기시다파 등 5개 파벌이 해산을 결정했으며, 아소 다로 부총재가 이끄는 아소파 한 개만 존속한 상황이다.
하지만 '공식' 발언과 달리 선거 결선 투표에서는 전·현 파벌의 표 몰아주기가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이시바 총재가 극적으로 역전승을 했다고 일본 언론은 분석했다.
1차 투표에서 이시바 총재는 154표를 얻어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181표)에 27표 뒤진 2위로 결선에 올랐다.
하지만 결선 투표에서는 215표를 얻으면서 다카이치(194표) 경제안보담당상을 21표 차로 눌렀다. 의원 표 비중은 1차 투표에서 약 50%지만, 결선에서는 89%로 높아진다.
마이니치신문은 "해산을 결정한 최대 파벌인 아베파와 아소파 많은 의원으로부터 지원받는 다카이치와 싸우게 된 이시바의 승리에 크게 공헌한 것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50명가량 되는 옛 기시다파의 지지였다"고 분석했다.
기시다 총리가 이끌다가 해산한 기시다파에서는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과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이 출마했으나 1차 투표에서 탈락했다.
이시바 신임 총재는 선거 전 기시다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지원을 요청했었다. 결국 기시다파는 결선 투표에서 이시바 지지를 결정했다.
이시바 총재는 결선 투표 전 연설에서도 기시다 총리에 대해 "3년에 걸쳐 내정과 외교에서 남긴 큰 공적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라며 구애 손짓을 보냈다.
또 1차 투표에서 가장 많은 75표의 의원 표를 얻었으나 3위로 탈락한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을 지지한 의원들도 결선 투표에서는 이시바 총재 지지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이시바 총재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을 지원한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에게도 찾아가 지원을 요청했는데 이 역시 결선 투표에서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도 기시다 총리가 이끌었던 옛 기시다파 소속 의원들과 고이즈미 전 환경상 지지 세력이 결선 투표에서 이시바 총재에게 표를 던진 것이 역전극에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옛 기시다파 표가 캐스팅 보트인 상황이었다"며 기시다 총리가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과는 정책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결선에서 이시바 총재나 고이즈미 전 환경상 쪽에 투표하라는 의사를 파벌에 속했던 의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아사히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과 그를 지지한 스가 전 총리가 (결선에서) 이시바 지원으로 돌아섰다"며 "이시바, 고이즈미는 2021년 총재 선거에서 모두 고노 다로 디지털상을 지원했던 관계"라고 전했다.
언론 분석을 볼 때 이번 선거는 작년 말 터진 파벌 '비자금 스캔들' 후폭풍 속에 치러지면서 '탈파벌'과 정치개혁이 초점이었으나, 여느 총재 선거와 같이 파벌 영향력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소 다로 일본 자민당 부총재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편, 요미우리신문은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에 대해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공언하는 등 강경 보수 쪽에 치우친 행보를 보이면서 '너무 오른쪽으로 간다'는 우려가 퍼졌다고 짚었다.
신문은 "기시다 정권에서 개선된 한일관계가 훼손돼 한미일 연계에 금이 가면 러시아, 중국, 북한의 불온한 움직임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다카이치를 지지한 세력에게 브레이크가 됐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요미우리는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과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쇄신'을 강조할수록 오히려 정치 경험이 많은 이시바 총재가 부각됐다고 분석했다.
여기엔 제1야당 입헌민주당 대표로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가 최근 선출된 것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노다 대표는 중도 보수에다 정치 경험도 풍부한 인물로 평가되는 만큼, 향후 '조기 총선'에서 민주당과 맞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안정감·경륜에 이념적 성향도 상대적으로 온건한 인물을 앞세워야 한다는 판단을 자민당 의원들이 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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