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 색휘 임기말까지 대통령 자리 지킬까? 워낙 바퀴벌레처럼 생명력이 강한 놈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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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2월 미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 클럽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 억만장자 금융업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그의 여자친구 길레인 맥스웰(왼쪽부터)이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미성년자 성폭행 혐
2000년 2월 미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 클럽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 억만장자 금융업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그의 여자친구 길레인 맥스웰(왼쪽부터)이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 등으로 기소된 엡스타인은 2019년 구치소에서 자살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미 하원이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미 법무부의 수사 기록 공개를 강제하는 법안을 사실상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데 이어, 상원도 같은 법안을 만장일치 동의로 처리했다. 공화당에서조차 한 명을 제외한 모든 의원이 찬성표를 던지고, 상원에서는 아예 반대표가 나오지 않으면서 엡스타인과 친분이 깊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 트럼프는 여론을 의식해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혔었다.

18일 미 하원은 엡스타인 관련 정부 파일 전면 공개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찬성 427표, 반대 1표로 가결했다. 이번 표결은 공화당 지도부와 트럼프 대통령, 법무부가 수개월간 시간 끌기와 저지에 나섰지만 하원 내 초당파 그룹과 트럼프 지지층(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내부의 압박, 여론의 투명성 요구에 밀려 결국 방향을 튼 결과로 평가된다. 하원 표결이 끝나자 본회의장 방청석에 있던 엡스타인 피해 생존자들은 기립 박수를 보내며 “고맙다”고 외쳤고, 일부는 눈물을 훔쳤다. 의원들도 이들을 향해 박수를 돌려보냈다.

◇트럼프·지도부, ‘민주당 정치 공세’ 막다가 막판에 “찬성 지시”

이번 결의안은 공화당 내 대표적 반(反)트럼프 인사로 불리는 토머스 매시 공화당 하원의원(켄터키)과 로 카나 민주당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이 공동 발의했다. MAGA 진영의 대표적인 친(親)트럼프 의원이었던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조지아)도 보수 진영의 투명성과 도덕성을 주장하며 이에 동참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하원 공화당 지도부는 지난 여름부터 엡스타인 문건 공개를 막으려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엡스타인 파일 문제를 “민주당이 만든 허구”라며 공개 요구를 거부해왔다. 트럼프는 측근이었던 그린 의원을 향해 “반역자”라며 공개적으로 인신공격을 퍼붓기도 했다.

하지만 하원 표결을 며칠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입장을 바꿔 공화당 의원들에게 찬성표를 던지라고 지시했다. 여론 악화로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대규모 이탈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를 계속 반대했다가는 오히려 트럼프의 의회 장악력이 흔들리는 사실이 드러나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시 의원은 이날 표결 전 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그동안 대통령, 법무장관, FBI 국장, 하원의장, 부통령과 싸워왔다”며 “하지만 오늘은 그들 모두가 우리 편에 서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미국 민주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진 편지를 공개했다. 민주당은 편지 내용이 여성의 나체 윤곽을 배경으로 인쇄됐고 트럼프가 의도적으로 여성 하반신 비키니 라인
지난 9월 미국 민주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진 편지를 공개했다. 민주당은 편지 내용이 여성의 나체 윤곽을 배경으로 인쇄됐고 트럼프가 의도적으로 여성 하반신 비키니 라인 부위에 서명을 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평소 자신은 이같은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미 하원 감독위원회

◇상원도 만장일치 동의…30일 안에 ‘파일 공개’ 법적 시한

이날 하원 문턱을 넘은 결의안은 곧바로 상원으로 넘어갔다. 상원에선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뉴욕)가 본회의장에서 만장일치 동의 절차를 요청했고, 어떤 의원도 이의 제기를 하지 않아 상원이 법안을 그대로 수용하기로 했다. 별도 표결 없이, 하원이 공식 문서를 송부하는 즉시 법안은 트럼프 대통령 서명을 위해 백악관으로 보내지게 된다. 존 튠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사우스다코타)는 “하원에서 427대 1로 통과되고 대통령이 서명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상원이 법안을 수정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법안은 법무부에 대해 엡스타인과 공범 길레인 맥스웰 사건과 관련된 비밀 해제 가능 자료를 모두 공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미 법무부는 법안이 발효된 뒤 30일 안에, 엡스타인 사건과 관련된 미공개 기록·문건·수사 자료·이메일 등을 피해자 신원 보호 기준에 따라 가공한 뒤 ‘검색·다운로드 가능한 형식’으로 일반에 공개해야 한다.

MAGA 의원 “트럼프가 날 ‘반역자’라 불러…진짜 반역자는 국민 버린 정치인”

엡스타인 파일 공개에 찬성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공개 충돌을 빚은 트럼프의 대표적 측근 마조리 테일러 그린 의원은 이날 피해 생존자들과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반역자는 자기 이익을 위해 외국을 섬기는 미국인”이라며 “애국자는 미국과, 내 뒤에 서 있는 여성들 같은 미국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라고 맞받았다. 의회 본회의 연설에서도 “엡스타인 사건 피해 여성들은 부유한 엘리트가 아니라 평범한 미국인들”이라며 “이 문제는 연방정부와 의회가 국민을 얼마나 오랫동안 외면해 왔는지를 상징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우리가 이 투표를 여기까지 끌고 오는 동안 수많은 협박과 압박을 견뎌야 했다”며 “이것이 바로 미국 국민이 워싱턴 정치에 질려 있는 이유”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엡스타인과 교류한 사실이 여러 차례 보도되며 엡스타인 사건과의 연관성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두 사람이 함께 찍힌 사진, 트럼프의 플로리다 마러라고 개인 리조트에서의 사교적 접촉, 엡스타인 측 인물들과의 이메일 왕래 의혹 등이 공개되며 논란이 커졌다. 특히 엡스타인은 다수의 10대 소녀들을 상대로 성착취와 강간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던 인물인 만큼, 그의 수사 파일이 전면 공개될 경우 트럼프 주변 인사나 과거 접촉 기록이 어떤 형태로 드러날지가 향후 정치적 리스크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상원에서 법안 처리가 가시화되자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상원이 오늘 밤이든 가까운 미래 어느 때든 법안을 처리하든 상관하지 않는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동하던 중 ABC 기자가 “대통령이 마음만 먹으면 의회 표결 없이도 엡스타인 파일을 공개할 수 있지 않느냐”고 묻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질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당신의 태도가 문제”라며 해당 기자를 “형편없는 기자”라고 몰아붙이고 “ABC 방송의 방송 허가를 빼앗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제프리 엡스타인과 아무 관련이 없다. 그는 역겨운 변태라고 생각해 오래전에 내 클럽에서 쫓아냈다”며 “그가 정치후원금을 민주당에만 줬다는 보고를 봤지만, 나에게는 한 푼도 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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