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에 대한 단상

1.

 

차별이란 말에는 단어 자체로 뭔가 부조리한 뉘앙스가 숨어있다.

 

이 단어는 남녀차별, 인종차별 등에서 보듯,

"본디 서로 동등한 위치에 있는 존재를 하대"한다는 의미를 가진 단어다.

 

인간이 개를 막 대하거나,

오랑우탄이나 침팬지를 우습게 여기는 것을 가지고

'차별'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랑우탄이나 침팬지가 인간보다 열등한 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로 여겨져서

'차별'이라는 단어 자체가 알맞게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인식을 인간들에게도 여과없이 그대로 적용해보자.


분명 인간들 사이에서도

지적으로 더 우월한 개체들과 열등한 개체들 사이에서의 서열은 존재한다.

그리고 그 격차는 때로는 인간과 원숭이의 격차만큼이나 거대할 수 있다.


더 우월한 개체들은 미개하고 원시적인 의식수준을 갖고 살아가는 개체들을

자신들과 같은 종에 속한다고 생각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인간이 오랑우탄이나 침팬지를 자신과 동급으로 보지 않듯이 말이다.

 

현대인이 아마존 밀림의 원주민들과 인간적인 교감을 나누기 어려운 것과도 비슷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월한 천재가 열등한 일반인들의 지력을 비웃으면,

당장 지적으로 열등한 수천만, 수억명의 인구들이 한 몸이 되어,

자신들에 대한 '차별을 하지말라'며 일제히 들고 일어날 것이다.

 

이 대중들의 이중잣대에 대해서는

철학적으로 생각해볼만한 점들이 가득하다.


요컨대, 인간 대중이란 모순으로 그득한 존재들이다.


자신들이 다른 생명체들에 대해 대하는 행태는 사실 '차별'에 속하는 것임에도 어느 누구도 '차별'에 대해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자신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같은 인간들끼리의 사안 (특히 자신과 똑같이 '평범한 인간'들 끼리의 사안)에 대해서만 '차별'이라는 단어를 쓰며 보편적 정의인 것인냥 행세한다.


구역질나지 않는가?


차별을 하지 말자고 떠드는 그 당사자들은

매일같이 당신들의 밥상에 올려지는

닭, 돼지, 소의 비참한 운명에 대해 생각이나 해봤겠는가?


그러니까, 좆까 머저리 병신들아.



2.

 

상기한 1과는 별로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나는 사실 누군가가 나에 대해 차별을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해가 안 간다.


요컨대, 더 열등한 개체들이 더 우월한 개체에 대해 어떻게 '차별'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이를테면 원숭이가 인간을 상대로 '차별'을 할 수 있는가?


단지 내가 백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또는 히스패닉, 아시안,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누군가 나를 차별할 수 있다면,

단지 내가 양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또는 내가 이성애자, 동성애자, 무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누군가 나를 차별할 수 있다면,

그것도 아니면 단지 내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또는 내가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누군가 나를 차별할 수 있다면,

나를 차별하는 당사자가 속한 인종, 성별, 성적 지향은 분명 내가 속한 인종, 성별, 성적 지향보다 더 우월한 것이어야 할텐데, 아직까지 이에 관한 뚜렷한 증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들 사이에 존재하는 불변의 유일한 서열은,

마치 인간과 오랑우탄, 또는 원숭이를 구분짓는 유일한 서열처럼,

지능 뿐이다.


현실세계에서 인간사회의 서열은 경제력에 의해 좌우되지만,

돈이라고 하는 것은 본디 그 속성이 한시적인 것이라,

언제든 내 손을 떠나갈 수 있다.

 

1000억 부자가 이론상으로는 하루 아침에 알거지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의 본질적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존재론적으로 인간과 동물의 서열을 구분짓는 것,

또 인간과 인간 사이의 서열을 구분짓는 것은,

지능 뿐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엄밀히 말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즉, 누군가 나를 차별하기 위해서는,

또 그 차별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차별 당사자의 지능이 차별 피해자의 지능보다 압도적으로 우수해야 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나의 철학적 문제인식이 제기된다:

아로는 80억 인구 중 가장 지적으로 우수한 개체다. 그런데 누가 감히 나를 '차별'할 수 있단 말인가?


다시 말하지만, 열등한 개체들이 우월한 개체에 대해 '차별'을 할 수는 없다.

그것은 논리적인 형용 모순이다.


원숭이들이 떼로 달려들어 인간을 비웃고, 공격하고, 구타한다 할지언정

열등한 개체들이 우월한 개체를 상대로 차별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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