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재명이 한국 대통령 당선"…북한, '괴뢰' 표현은 빼고 대선 첫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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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김정은의 '적대적 두 국가 관계' 설정에 따른 구체적 분석 등은 빠져

북한이 선전매체에 한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를 처음으로 알렸다. 보도 내용에는 '괴뢰' 등의 비난 표현이 빠졌고 분량은 약 100자 수준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선언함에 따라 사실관계 위주만 보도하고 구체적 분석 등은 내놓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5일 북한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6면에 "한국에서 지난해의 '12·3 비상계엄 사태'로 대통령이 탄핵된 후 두 달 만인 6월3일 대통령 선거가 진행됐다"며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 리재명(이재명)이 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과거 대선 당시 썼던 '남조선' 대신 '한국'이란 표현을 썼다. 김 위원장은 2023년 12월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한국을 '제1의 적대국',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재규정한 바 있다. 이후 북한 선전매체는 한국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는 있지만 구체적 사안에 대한 분석 등은 삼가고 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4월5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 소식에도 대대적 선전은 하지 않고 짧게 알리고 있다. 당시 노동신문은 "괴뢰 한국에서 4월4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에 대한 탄핵을 선고했다"며 "재판관 8명의 전원일치로 채택된 결정에 따라 윤석열은 대통령직에서 즉시 파면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남북대화 필요성 등을 강조하는 진보 진영이 대선에서 승리했음에도 별도 논평을 내지 않은 점도 특징이다. 적대적 두 국가 관계에 따라 사실상 '각자 갈 길 가자'는 식의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는 의미다. 북한에 대북 포용정책을 공언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 당선 당시엔 북한은 약 750자 분량으로 "남조선에선 대통령 선거가 진행돼 정권교체가 이뤄지게 됐다"고 보도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당선 때는 약 218자 분량으로 실명, 당명 논평 등을 내놓았다. 이와 달리 대북 강경책을 펼쳤던 이명박 전 대통령 당선에는 별도 논평을 내지 않다가 대선 7일 뒤 조선신보라는 매체를 통해 상세 논평을 게재하기도 했다. 박근혜,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당시엔 약 60자 수준으로 사실관계만 보도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북한의 관련 보도에 대해 "기존엔 남조선 대통령 선거라고 했는데 이번에 한국이라고 표현한 부분이 차이라면 차이"라면서 "(보도 글자수는) 비상계엄 여파에 따른 선거 배경을 설명해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남북정상회담 가능성과 관련해선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가능할지는 모르겠다"며 "지금 상태로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회담을 계속 공언하는 상태라 가능하면 성공할 수 있도록 우리도 관심을 갖고 지원·협력할 것"이라며 "그 안에 반드시 (우리의) 역할이 있다"고도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전날 새 정부 인선 발표에서 국가정보원장에 약 40년간 북한의 정치와 남북관계 등을 연구해온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을 지명했다. 이종석 후보자는 김대중 정권의 '햇볕정책' 설계에 기여했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6월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할 때 '대통령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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