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총 9600조 증발에도…트럼프, 골프 즐기며 관세 옹호; 평소보다 하루일찍 플로리다 가서 라운딩…"지금 부자될 좋은 때" / 트럼프의 4월 2일 관세발표로 인한 S & P 500 이틀 하락치로는 역대 5위 수준의 하락폭 - 1,2위는 블랙 먼데이, 3위는 코로나, 4위는 리먼 브라더스 사태 / 트럼프 ‘관세폭탄’, 재무장관 따돌리고 결정…미 증시 ‘박살’ / JP모건 "올해 세계경기 침체 가능성 60%" 美 국채 10년물 수익률 트럼프 당선 전으로 폴 크루그먼 "트럼프 완전히 미쳐버린 듯" / 달러화 30년 만의 추락..."교과서에도 없는 현상"; 월스트리트저널은 관세를 맞는 쪽이 아닌 관세를 물린 나라의 화폐 가치가 떨어지는 건 교과서에도 없는 현상이라고 지적
평소보다 하루일찍 플로리다 가서 라운딩…"지금 부자될 좋은 때"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발표한 상호관세의 충격파로 이틀간 월가에서 6조달러 이상의 시가총액이 증발했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대기업들은 걱정 없다"며 골프를 즐기는 여유를 보였다.
4일(현지시간) 미국의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지난 2일 오후 상호관세 발표 이후 이틀간 월가에서는 6조달러 이상의 시가총액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의 불확실성과 경기침체 위험이 커지면서 미국 증시는 이틀 연속 폭락 장세가 이어지며 코로나19 팬데믹 확산 초기 패닉 장세 이후 최악의 한 주를 보냈다. 3~4일 이틀간 뉴욕 주식시장에서 빠진 시가총액은 6조6천억달러(9천652조원 상당)에 달한다고 WSJ는 전했다.
그러나 이런 주식시장과 세계 경제에 '핵폭탄급' 충격을 가져온 장본인인 트럼프 대통령은 겉으로는 태연자약한 모습이다.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을 앞두고 보통 때보다 하루 이른 지난 3일 자신의 사저가 있는 플로리다주로 일찌감치 출발해 이튿날 오전부터 필드에 나가 골프를 즐겼다.
트럼프는 취임 후 거의 매 주말 사저가 있는 플로리다를 방문하고 있다.
그는 4일 오전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본인 소유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 도착하기 직전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으로 와 거액을 투자하는 많은 투자자에게, 내 정책은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부자가 될 좋은 때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CNN 방송은 "트럼프가 경제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는 가운데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 중 한 곳의 골프 코스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트럼프는 얼마 지나지 않아서는 대기업들이 미국의 관세정책을 걱정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는 4일 저녁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대기업들이 관세가 유지될 것을 알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하며 "그들은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크고 아름다운 거래에 집중하고 있다. 매우 중요한 일이 지금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의 재계가 관세 폭탄을 별로 우려하지 않고, 공화당이 지난 2일 발표한 대규모 감세와 부채한도 상향, 정부 지출 감축 등이 포함된 예산안에 더 촉각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여당인 공화당이 주도하는 미 상원 예산위원회가 공개한 예산안에는 미국의 부채 한도를 최대 5조달러(약 7천339조원) 늘리는 방안이 포함됐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https://www.youtube.com/watch?v=OCnwH2gLlIo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190913.html

지난 2일(현지시각) 오후 4시 뉴욕 주식시장이 거래를 마감한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세계 모든 나라의 대미 수출품에 10%, ‘최악의 침해국’으로 분류한 67개국에 최고 49%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다음날인 3일 나스닥종합지수가 5.97% 하락하는 등 이틀간 11.4% 폭락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10.2%, 다우지수는 9.3%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틀새 뉴욕 증시 시가총액이 6조6000억 달러(약 9600조원) 사라졌다고 전했다.

트럼프가 미국 증시부터 박살냈다
뉴욕 증시 역사에 3∼4일 이틀은 나스닥지수가 12.32% 폭락(2020년3월16일)한 코로나 팬데믹 때 이후 최악이었다. 유럽 12개국 50개 우량주로 구성된 유로스톡스50은 이틀간 8.3% 하락했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5.4%,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우량주로 구성된 항생H지수는 1.4% 하락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1월20일 이후 4월2일까지 기간에도 나스닥지수는 10.3% 떨어져, 세계 주요 지수 가운데 가장 하락폭이 컸다. 트럼프의 관세 전쟁이 맨 먼저 뉴욕 증시부터 박살낸 꼴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권한을 행사해 매기는 상호관세는 캄보디아가 49%로 가장 높고, 베트남 36%, 중국 34%, 한국 25%, 유럽연합(EU) 20% 등이다. 10%의 기본관세는 5일부터 시행되고, 상호관세는 9일부터 시행한다. 이와 별도로 철강, 알루미늄에 25% 관세 부과가 3월12일부터 시행됐다. 자동차에도 3일부터 25% 관세를 매기고 있다. 트럼프는 반도체에도 곧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트럼프, 자유무역 시대에 ‘잊힌 사람들’ 향해 호소…크루그먼 “트럼프는 미쳤다”
“수십 년 동안 미국은 타국에 대한 무역 장벽을 줄였지만, 그들은 오히려 우리 제품에 막대한 관세를 부과하고, 산업을 붕괴시키기 위한 터무니없는 비관세 장벽들을 만들어냈습니다.”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한 연설에서 트럼프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2일을 ‘해방의 날( Liberation Day), 미국의 산업이 부활하는 날’이라고 하면서, 행사에 초대한 전미자동차노조 조합원들 앞에서 “일자리와 공장들이 우리나라로 우르르 돌아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는 “우리는 전 세계 여러 나라들에 의해 가혹하게 희생당해온 위대한 농부들과 목장주들을 위해서도 함께 일어섭니다”라는 말로, 무역협상을 통해 미국 농산물 수출을 촉진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전미자동차노조는 지난 대선 때 민주당 해리스 후보를 지지했던 터였다.
트럼프는 그런 주장으로 지난해 11월5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미국 제조업의 쇠퇴로 생활형편이 나빠진 러스트벨트의 노동자들, ‘미국 예외주의’로 불리는 나홀로 성장에서 소외되고 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높은 물가상승에 고통을 겪던 저소득 계층의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
문제는 그의 주장이 정치적 지지를 얻는 것과, 그런 정책이 의도한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는 별개라는 점이다. 트럼프가 발표한 상호관세는 시장이 우려하던 것보다 훨씬 충격적인 수준이었다. 국제무역이론 연구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석좌교수는 “트럼프가 완전히 미쳐버린 것 같다”고 했다. 무엇보다 트럼프가 제시한 상호관세율이 논리적 근거를 전혀 갖추지 못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상호관세율에 대해 ‘기존 관세와 기타 무역 장벽(규제 등)을 조합해 계산한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실제론 ‘2024년 미국과 해당국가간 상품무역 수지를 해당 국가로부터 미국의 상품수입액으로 나눈” 수치로 드러났다.
트럼프는 협상의 달인, 기초체력 약한 미국 경제 버텨낼까
트럼프의 협상술을 돌아보면, 그는 비현실적으로 높은 기준'을 먼저 제시한 뒤 점차 낮춰 상대가 양보하는 착각을 하게 만드는 기법을 사용한다. 폴 크루그먼은 트럼프의 상호관세율을 두고 “핵심은 트럼프가 실제로 경제적 목표를 달성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라며 “상대를 압도하고 복종하게 만들려는 ‘지배력 과시’로 봐야 한다”고 했다.
무역 협상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고, 관세 부과는 당장 눈앞의 현실이다. 트럼프는 1기 행정부 때 중국의 수입품 3700억달러어치에 매기던 추가 관세를 이번에는 3조3천억달러에 이르는 전세계 수입품에 매긴다. 이번 조처로 미국의 올해 실효관세율이 11.5%포인트 상승한 22.5%에 이르러 1909년 이후 최고가 될 것이라고 미국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2일 내다봤다. 미국이 선진국 가운데 가장 폐쇄적인 시장이 된 것이다.
관세는 수입업자가 정부에 내고, 소비자 가격에 반영한다. 따라서 곧바로 짐을 져야 하는 것은 미국 소비자들이다. 예를 들어 애플이 관세 부과에 따른 비용을 소비자에게 모두 전가한다면 아이폰 가격이 지금보다 30∼40%까지 올라, 최상위 모델 가격은 333만원에 이를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3일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예일대학교 예산연구소는 2일 보고서에서 이번 미국 행정부의 조처로 미국의 물가 수준이 1.3% 오르고, 이는 가구당 2100달러의 손실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은 미국 경제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를 위축시킨다. 미시건대의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57.0으로 2년 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소비심리는 이미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예일대 연구소는 미국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올해 0.5%포인트 줄고, 장기적으로 국내총생산이 0.4% 쪼그라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전망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처가 상대국의 보복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을 가정한 것이다. 현실은 무역전쟁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4일 “10일 오후 12시 1분을 기점으로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34%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다음날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중국산 광물 자원 수출에 대한 규제도 함께 발표했다. 유럽의 정상들도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내며 보복 조처를 포함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 기업들이 미국에 대한 투자를 보류해야 한다며, 연대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행정부 관리들은 협상에서 우위를 지키기 위해, 주가 폭락에 아무렇지 않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환자가 수술을 받을 때와 같았다”고 말했다.
골드만 삭스의 분석가 에릭 셰리던은 4일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처로 아마존의 미국 상품 비용이 15∼20% 치솟을 것이라며, 영업이익이 50억∼100억 달러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마존 주가는 3∼4일 이틀간 12.8% 떨어졌다. 애플이 15.9%, 테슬라가 15.3%, 엔비디아가 14.6%, 메타가 13.6% 하락하는 등 2023년 초부터 미국 증시의 급등을 주도해온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 종목이 이틀간 평균 12.2% 하락했다. 미국 연방기금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경기 후퇴로 연준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4차례 이상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을 빠르게 수정하고 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4일 공개된 터커 칼슨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주가 하락이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저는 중국 인공지능 딥시크(DeepSeek) 발표로 시작됐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해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번 관세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과 몇몇 측근 인사들이 주도했고, 베센트 장관은 소외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https://n.news.naver.com/article/469/0000857762?type=journalists
JP모건 "올해 세계경기 침체 가능성 60%"
美 국채 10년물 수익률 트럼프 당선 전으로
폴 크루그먼 "트럼프 완전히 미쳐버린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폭탄' 영향으로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 위험성이 크게 높아졌다. 발표로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대신 오히려 충격과 비관론으로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발표 이튿날인 3일(현지시간) 미국 대형 투자은행 JP모건은 올해 세계 경기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을 60%로 높였다. 기존 예상치(40%)보다 무려 20%포인트나 높아진 수치다. JP모건 측은 "미국만 경기 침체에 빠지고 나머지 세계는 피해를 보지 않는 시나리오의 가능성은 낮다"고 단언했다.
JP모건의 경제학자들은 다른 국가의 보복 관세와 미국의 기업 심리 약화, 공급망 중단 등이 뒤따르며 상황이 악화할 것이라고 봤다. 이들은 "정부 계획은 미국 관세율을 20%포인트 인상하자는 의미인데, 1968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경기 침체가 이어진 바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은행 윌밍턴트러스트의 수석 경제학자도 워싱턴포스트(WP)에 "기존 40%였던 경기 침체 가능성을 50%로 올렸다"며 "이번에 발표한 관세 수준이 3개월간 지속되면 경기침체가 올 것이며, 이는 내가 경제학자로 일한 25년간 예측한 것 중 가장 쉬운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로 투자자들의 경기 침체 우려 수준을 보여주는 미국 국채 10년 수익률은 4일 오전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4% 아래로 떨어졌다. 국채 수익률이 낮아진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으로 몰려간다는 의미이며, 경제 성장 둔화를 상정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설을 통해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분석가들이 생각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훨씬 뛰어넘는 보호주의적 의제"였다며 "이번 판단은 미국 경제 역사상 가장 큰 자해 행위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FT는 "트럼프의 (관세) 정당화는 무역 불균형을 기업의 손익계산서처럼 취급하는 순진한 믿음에서 온다"면서 "트럼프의 뜻대로 된다면 미국 경제는 100년간의 상승을 이끈 바로 그 체제(자유무역주의)로부터 고립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학자들도 날선 비판을 던지고 있다.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엑스(X)에 "대통령의 한 시간짜리 주장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큰 손실을 입힌 적은 없었다"며 "관세 정책으로 인한 손실 추정치는 현재 30조 달러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노벨상 수상 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먼도 이날 자신의 뉴스레터에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히 미쳐버린 것 같다"고 저격하기도 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469/0000859270?ntype=RANKING&type=journalists
'기축통화' 美 달러 가치 2년 최저점
국채 가치도 폭락... "美 자산 신뢰도 상실"
금 가격 상승폭, 팬데믹 충격 이후 최고

1944년 브레턴우즈 체제 이후 줄곧 세계 기축통화 지위를 굳건히 지켜오던 미국 달러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촉발한 불안정한 무역 전쟁이 달러 신뢰도를 무너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기축통화가 흔들리자 세계 자산은 태초의 안전 자산, '금'으로 몰리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1일 99.78로 마감하면서 2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 가치는 1월 최고치 대비 9% 넘게 하락했는데,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전쟁이 본격화한 4월 들어 열흘 만에 지수가 4% 넘게 폭락했다. 이 여파로 원·달러 환율은 금요일인 11일 주간 거래 마감(종가 1,449.9원) 이후 야간 시간대 1,421원까지 급락했고, 달러 대비 유로화는 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달러와 함께 통상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던 미국 국채 가치도 동반 급락하고 있다. 11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4.49%로 마감하며 일주일 만에 0.5%포인트 상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는 2001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주간 상승세다.
세계 투자자들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전통적인 안전 자산으로 여겼던 미국 달러와 국채를 동시에 내던지고 있는 극적인 현상은 미국 경제에 대한 의심이 짙어진 결과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장 변동성이 큰 시기에 달러가 더 이상 피난처가 될 수 없다는 의미"라며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미국 자산에 대한 신뢰가 사라지고 있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관세 정책은 기축통화로서의 달러 존재 가치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그간 달러가 세계 경제 시스템의 근간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이 구조적으로 무역 적자를 내는 방식으로 전 세계에 달러 유동성을 공급해왔고, 미국 경제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역 적자를 없애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선언은 지난해 기준 세계 외환보유고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달러가 세계 경제의 구심점 역할을 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미다. 브렌던 그릴리 FT 편집자는 12일 "달러가 미치광이에 의해 갈기갈기 찢기고 있는 중"이라고 표현했다.
결국 투자자들은 유일한 '믿을 구석'인 금으로 몰려가고 있다. FT에 따르면 11일 금 현물은 전주 대비 6.5% 이상 오른 3,237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세계적 공황상태 이후 5년 만의 가장 큰 주간 상승폭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3개월간 밀어붙인 각종 정책이 팬데믹 수준의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의미다. F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시스템 붕괴가 우려될 때 투자자들은 금을 찾는다"며 "금으로의 자금 유출은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으로,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52/0002182105
미국이 유지하는 경제 패권의 원천인 달러화의 가치가 맥없이 추락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예상과 달리 관세 전쟁의 충격으로 달러화 약세가 심화하면서 점점 더 궁지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보도에 유투권 기자입니다.
[기자]
상호관세 부과를 불과 13시간 만에 번복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설 거라고 장담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지난 11일) : 달러는 엄청나고, 그 어느 때보다 강해질 겁니다.]
하지만 상황은 별로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달러화 가치를 대표하는 '달러 인덱스'는 여전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들어서 하락률은 30년 만에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동시에 안전 자산인 미국 국채 금리가 폭등하는 이례적인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통상 국채 금리의 상승은 달러 강세의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이번엔 미국 시장 자체에서 자금이 이탈하고 있습니다.
[게리 슐로스버그 / 미국 금융회사 투자연구소 : 채권 금리 상승과 달러 약세의 조합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이는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에서 빠져나가는 걸 의미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관세 전쟁이 의도치 않게 달러화의 입지를 흔들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관세를 맞는 쪽이 아닌 관세를 물린 나라의 화폐 가치가 떨어지는 건 교과서에도 없는 현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멜리사 브라운 / 미국 투자회사 이사 : 미국 투자자들은 돌아올 수 있지만, 외국 투자자들이 돌아오려면 훨씬 더 많은 설득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달러화 약세는 미국 제조업체엔 도움이 되지 못하고 인플레이션만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동시에 한국을 포함한 외국의 수출업체들에는 관세에 더해지는 이중고가 되고 있습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55/0001248254?type=editn&cds=news_edit
트럼프의 변덕은 미국 금융시장도 모처럼 웃게 만들었습니다. 뉴욕 증시 시가총액이 하루 사이에 7천500조 원이나 불어났습니다. 트럼프는 이 와중에 자기 회사 주식을 사라고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뉴욕 김범주 특파원입니다.
<기자>
횡보를 계속하던 다우지수 그래프가 현지 시간 9일 오후 1시 직후 갑자기 튀어 오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는 발표를 내놓은 직후입니다.
이틀 전에도 백악관이 곧바로 가짜뉴스라고 부인하기 전까지 똑같은 뉴스에 순간 10% 급등했었는데, 그때처럼 증시에 바로 화색이 돈 겁니다.
결국 나스닥 12%, 500대 대기업을 평균 낸 에스앤피 500도 9.5% 급등하면서, 하루 만에 뉴욕증시에서 시가총액이 7천500조 원 불어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유예 발표 3시간 전에, 정책을 독점으로 쏟아내고 있는 본인 소유의 SNS회사 주식을 살 때라고 직접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이 회사 주식은 오늘(10일) 21% 급등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결정은 채권 시장 상황을 며칠간 지켜보다가 사람들이 겁을 먹은 것 같길래, 아침에 본인이 직접 글을 써서 발표했다고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오늘 아침 일찍 작성을 했는데, 변호사 도움을 받을 수도 없었고 해서, 마음에서 우러나는 대로 써 본 겁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는 지난 사흘 사이에 금리가 0.5% 포인트 급등하면서, 이러다 금융위기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돌던 상태였습니다.
이곳 언론들은 발표 전날 밤부터 여당 내 대통령 지지파까지 이대로 가면 끔찍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해서 방향을 바꿨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욱, 영상편집 : 김종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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