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돈하 옹(翁)의 졸서(卒逝:급서急逝, 갑자기 세상을 떠남)의 보(報)를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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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돈하 옹()의 졸서(卒逝:급서急逝, 갑자기 세상을 떠남)의 보()를 듣고

 

 

옹을 내가 상면(相面:서로 만나 얼굴을 봄)한 것은 김인석(金仁錫) 선생의 소개로 작년에 초대면했다. 그러나 옹은 침착한 성질의 소유자로 여러 나라 외국어를 통달하고 대학에서 교편(敎鞭)도 잡은 일이 있었고, 또 야소교인(耶蘇敎人:기독교인)으로 장로(長老)의 직()에 있으며, 정신수련을 계속해서 무엇인지 일득지견(一得之見:하나는 얻은 바 있음)이 있었다. 여러 차례 상봉해서 그 정신수련의 요점을 문의한 일이 있었는데, 3, 4월 전에 상봉시(相逢時:서로 만났을 때)에 하고(何故:무슨 까닭)인지 안광(眼光)과 안면(顔面:얼굴)에 암운(暗雲)이 서(:깃들임)해서 내가 의심이 나서 옹에게 근일(近日:요사이) 신체나 정신에 무슨 이상이 있지 않은가 하고 물은 일이 있었다. 그러나 별 이상이 없다고 한다. 그다음에 상봉 시에 가일층 심해졌다다시 묻지 않고 의심만 하고 있었는데 그후 3, 4차 상봉 시에 그 암운(暗雲)은 여전히 심해지나, 인건적으로는 무슨 사업이 성공될 것 같다고 희소식을 예비하고 있었다. 모모 재벌과 악수해서 수억원대의 확약이 있는 듯한 암시를 준다.

 

그래서 내가 말하기를 하늘이 혜(:지혜로움)을 주신 자에게 복()을 같이 주지 안하시는 것이 원리(元理:근본 이치)인데 선생은 복()과 혜()를 겸()하시게 되니 하늘의 은총(恩寵)이 다른 사람보다 특히 중()하시니, 그 은총을 보답하시는 것도 다른 사람보다 특히 중()하게 하십시오 하고 수차 권한 바가 있었다. 약 한달 여를 서로 만나지 못했는데 일전에 박대원 씨 편으로 옹의 급서(急逝:갑자기 세상을 떠남)를 전문(傳聞:전해들음)했다. 이것이 하늘의 시련인 것 같다. 천의(天意:하늘의 뜻)를 무시하고 인의(人意:사람의 뜻)로만 일을 해보자면 어느 경위(經緯:일의 진행과정)에서 하늘이 그 하는 일을 중지시키실 수 있다고 나는 생각된다. 옹의 당한 일도 역시 천의(天意)인 것 같다. 내가 옹의 급서(急逝)를 보고 구영직 군()의 구일(舊日)의 급서를 회상하며 이 붓을 든 것이다.

 

 

병오(丙午:1966) 정월(正月) 19일 봉우서(鳳宇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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