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상징주의 문인 스테판 말레르메와 그 제자 폴 발레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꾼 '정신적 전복의 체험', '실존적 위기의 체험'

 
18세에 바칼로레아에 합격하고 한동안 등기소에서 수습직원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독일 여행 중 연상의 연인이자 훗날 아내가 되는 마리제랄과 만나고 그녀와 약혼한 뒤 런던으로 건너가 1년간 체류한다. 이후 영어 교사 자격을 취득하고 이듬해 본국으로 돌아가 지방도시 투르농의 중학교 기간제 교사로 부임한다. 힘든 생활에도 독자적인 미학을 담은 대작 '에로디아드'를 쓰기 시작했으며, 1866년에는 <현대 고답파 시집>에 10편의 시를 기고하면서 문단의 주목을 끌게 된다. 이 해에 말라르메는 부활절 휴가를 보내며 '에로디아드'를 작업하고 있었는데, 이때 정신적인 전복을 체험한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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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2년 발레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꿀 사건이 발생한다. 당시 발레리는 몽펠리에 대학 교수의 부인인 로비라 부인를 짝사랑했는데, 정신적인 갈등과 고뇌로 일상 생활조차 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고, 10월 4일 폭풍우가 치던 밤에 불면증과 함께 실존적인 위기를 겪는다. 훗날 발레리가 '제노바의 위기'이라 명명한 이 경험 이후 발레리는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된다. 이듬해 그는 자신이 소장하던 책들 대부분을 처분하고 몽펠리에를 떠나 파리에 정착하여 자신의 지성을 수련하는데 몰두한다. 이때 발레리가 갈고 닦은 정신의 산물은 미학론 '레오나르도 다빈치 방법 입문'과 에세이 '테스트 씨와의 함께한 저녁'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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