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와는 다른 길을 택한 본디 같은 나라 소말릴란드를 통해 생각해보는 인간 자유의지와 환경 변화의 힘

 

7. 사회[편집]


2021년 9월, Arte에서 취재한 소말릴란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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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에서 보듯, 축제까지 벌일 수 있을 정도로 소말릴란드의 치안 상황은 소말리아 본토보다 훨씬 안정적이다. 자국 내에서는 치안을 잡고 해외 관광객 유치를 하고자 노력하면서 많이 안정적이기는 하다.[17]

소말릴란드 정부의 치안 유지를 위한 노력과 소말릴란드 해군의 활약 덕택에 과거 해적으로 득만 봤던 푼틀란드와 다르게 인근 영해에서의 해적으로 인한 피해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대통령 선거 등 선거제도도 순탄하게 돌아가며, 어느 정도 민주 국가로서의 외양은 갖추었다. 무엇보다 소말리아나 아프가니스탄, 예멘등 현재 치안이 최악인 막장국가들과 차원이 다른 게, 소말릴란드의 씨족들은 평화를 위하여 스스로 무장을 해제했다. 이는 상당히 의미가 있는 일인데, 아프가니스탄 평화유지군으로 간 한국군 채수문 중령(당시 계급. 대령으로 예편)의 글을 보면 각 부족에게 무장을 해제할 것을 권유해도 다른 부족들이 먼저 해제하면 따르겠다며 양보하려 들지를 않고 그러다가 다시 무력 충돌을 벌였다고 한다. 무력 충돌 벌이던 이유도 사냥하다가 사냥감을 두고 싸우다가 한 마을 사람이 총에 맞아 죽어 그 마을 사람들이 보복으로 가해자 마을에 무차별 기관총을 발포하여 사냥으로 인해 싸우던 것이 결국 수십여 명이 죽는 일로 벌어지는 게 흔하다고 한다.

이에 견주면 자발적으로 무장을 해제한 이곳은 평화를 위하여 엄청난 양보를 한 셈이며, 소말릴란드 씨족들이 무장을 해제했을 당시 유엔 사무부에서 일하던 영국인 데이 보일은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수십여년 동안 내전이 일어난 지역에서 아무리 회유를 해도 무장해제를 시키기가 어려운데 자발적으로 무기를 내려놓은 곳은 소말릴란드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18]

여기도 90년대 중순만 해도 각 씨족들이 AK-47RPG-7을 위시한 화기로 무장하고 있었지만, 1993년에 서부의 보로마라는 지역의 장로가 서로들 안 한다면 우리 먼저 무장을 해제하겠다며 솔선수범을 보이면서 서서히 평화가 찾아오게 되었다. 이 씨족을 시작으로 다른 씨족들도 차츰 무장을 해제했고, 어느 씨족이 총기를 독점하여 지배권을 행사할 것을 막고자 UN 평화유지군의 협조로 10년 가까이 천천히 설득해 가며 총기를 회수하게 하여 7만 정이 넘는 총기와 8천 정이 넘는 RPG-7, 900대가 넘는 기타 무기들을 회수, 유엔 측에서 관리하게 되었다. 모든 총을 다 회수하는 것은 아니고 아직도 사냥으로 벌어먹는 곳이 있다보니 오래된 엽총 같은 것에 한하여 총기 소유자를 확실히 등록하고 소유를 인정하고 있다. 이것도 사람을 해칠 수야 있지만 AK-47RPG-7에 견주자면 대량 살상 같은 것은 어렵기에 허락한 것이다. 이들이 등록한 총기에는 100년도 넘는 제자일까지 있다고 한다.

2010년, 소말릴란드를 방문한 아사히 신문 취재진이 보로마 지역 장로를 찾아갔는데 이젠 나이가 들어서 은퇴하여 고향 마을에서 요양하며 지내고 있었다. 그는 먼저 무장을 해제한 것에 대한 질문을 받자 우리는 지겹도록 싸웠지만 이제 후손들은 더 이상 싸우지 않기를 바랐을 뿐이었다고 밝혔으며, 소말릴란드 정부에서도 국가의 안정에 기여한 공을 인정하여 훈장을 수여했다. 이후 이 인물은 2012년에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2010년 당시 하르게이사를 방문한 일본 취재진들의 증언에 의하면 환전상이 거리에서 총없이 탁자를 앞에 두고 장사를 하고 있었다고 하는데, 그 사람과 인터뷰를 하니 자신도 여기서 10여 년전만 해도 총으로 무장하고 건물에서도 철망에 들어가서 일해야 했으며 지금처럼 이렇게 거리에서 비무장으로 대놓고 환전상을 한다면 즉시 무장 강도에게 총 맞아 죽고 돈은 다 털렸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젠 여긴 소말리아와 달리 평화롭다며 모가디슈에서 어디 이럴 수 있냐고 자랑했는데, 실제로도 모가디슈에서는 거리에서 총 맞아 죽기 싫으면 방탄복 입고 총 들고 나가야 하며 정말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밖에서 나돌아다닐 생각 자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 일본 취재진들도 이 환전상의 말에 공감하면서 소말리아에서는 총 소리가 그치지를 않는데 이쪽은 전혀 들리지가 않으니 정말로 같은 나라였는지 모를 정도라고 보도했다. 그 밖에도 대통령 청사를 경비하는 병력이 4명에 불과했으며, 경찰이 퇴근할 때 총기를 경찰서에 놓아두고 가야 한다고도 보도했다. 아프리카에서 소말릴란드 말고 이렇게 하는 나라는 남아공밖에 없으며 이집트나 튀니지, 모로코 같이 소말리아보다 훨씬 안전한 북아프리카 나라들조차 경찰이 총기를 집에까지 가지고 갈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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