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음악의 이중성

김광석의 곡들을 듣다보면 서정적인 멜로디와 가사,

그리고 때로는 격정적이고 호소력있는 보이스로,

음악에 완전히 빠져들게 된다.


그것이 김광석 음악의 훌륭한 점이다.


그러나 '희망'을 반복하는 그의 노래 가사들 속에는

어딘가 음울한 여운이 뒤따른다.


나아지지 않는 절망적인 현실 속에서

억지로 "그래도 내일은 괜찮아지겠지... 그래, 분명 괜찮아질꺼야."하고

자위를 하는 느낌이랄까.


이것은 일종의 변태적 마조히즘의 상태와 비슷하다.


희망이나 미래를 가슴에 품고 있지 않은데,

억지로 그러한 심리 상태에 들어가려고 하는 희망고문...

 

실제로 김광석 본인도 그런 상태 속에서 살다가 우울증을 못견디고 자살을 하지 않았던가?


김광석의 곡들에서는 그것이 분명히 느껴지고,

그래서 기본적으로 우울한 색채를 띄고 있다.


그것이 나쁘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다.

그것이 김광석 음악의 훌륭한 점이기도 하니까.

김광석의 곡들이 우울하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김광석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곡들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명시해야겠다.


진정으로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인간이라면

지금 당장 이 순간 웅대한 미래를 개척할 순간을 하지,

지나간 과거에 대한 회상이나, 현재의 슬픈 상념에 젖어,

그것을 가사화할 여력이 없다.


김광석의 음악은 마조히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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