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와 존슨의 회담 장소는 록펠러의 하와이 별장이었다 (feat. 문명자)

 
환영 영접식이 간단히 끝난 다음 존슨 대통령은 회담장소 겸 숙소인 록펠러 일가의 별장으로 갔고, 박정희 일행은 카하라 힐튼 호텔로, 한국 기자들은 프레스 센터가 있는 '이리가이 호텔'에 가서 각각 짐을 풀었다. 존슨 수행원들과 미국 측 기자들도 이 호텔에 묵었다. 박정희 일행이 묵은 카하라 힐튼은 와이키키 해변 중에서도 가장 경치가 아름다운 곳에 자리 잡은 하와이 최고의 호텔이었다.


4월 18일 미국 대재벌의 하나인 로렌스 록펠러 씨의 하와이 별장에서 박정희. 존슨 회담이 열렸다. 회담장 주변에는 존슨 대통령 경호원들과 1백여 명의 주정부 경찰관들이 동원되어 철저한 보안 조치를 취하고 있었다. 백악관 측은 기자들의 편의를 위해 별장 입구에 특별 전화를 가설했다.
회담이 한창 진행 중일 때 당시 미국의 소리 방송에 파견 근무 중이던 한 KBS 아나운서가 이 전화에 대고 방송하는 보도 내용을 듣고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4월 18일 오전 10시 하와이 호놀룰루에서는 한.미 정상회담이 막 시작되었습니다. 이에 앞선 4월17일 오후 박정희 대통령 일행이 하와이에 도착 했을 때 30만 시민이 손에 손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면서 박정희 대통령 일행을 환영했습니다..."

하도 기가 차서 그에게 쏘아 붙였다.
"이거 봐요. 어쩌면 그렇게 거짓말이 입에서 술술 나오지?"

그는 멋쩍은 듯이 웃으면서 말했다.
-"어떡합니까? 그렇게라도 해야지. 기사 보낼 것이 뭐 있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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