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일 없는 식충이 미친년들의 인생: "우리 오빠 그런 사람 아니에요"'사생활 논란' 김수현 日팬들, 신문 전면광고로 '변호' '팬 광고', 스타의 생일·활동 축하서 논란 해명까지 지하철·버스·신문·전광판…비용 수백만원~억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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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광고', 스타의 생일·활동 축하서 논란 해명까지
지하철·버스·신문·전광판…비용 수백만원~억대까지
서울지하철 1~9월 아이돌 광고 9천505건…2014년 76건서 120배 ↑
"팬 광고는 '내가 응원에 참여했다'는 대리만족 주는 수단"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배우 김수현이 지난 3월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 호텔에서 미성년자였던 배우 고 김새론과 교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11.7 jin90@yna.co.kr
(서울=연합뉴스) 최혜정 인턴기자 = "수현 씨는 정직한 사람이에요. 결코 거짓말을 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지난달 말 국내 한 일간지에 실린 전면 광고 속 문장이다.
"한국에 계신 여러분께"로 시작하는 긴 편지 형식의 해당 광고는 '김수현 글로벌 연합 일본 대표'가 실은 것으로 돼 있고, 배우 김수현의 사진이 신문 한면을 가득 채웠다. 올봄 사생활 논란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공개석상에서 사라진 김수현을 변호하고 지지하는 내용이다.
생일, 데뷔 ○주년 기념, 앨범·신작 출시 등 연예인의 경사를 축하하기 위해 팬들이 광고를 선물하는 문화가 정착된 가운데 논란을 빚은 연예인에 대한 해명 광고까지 등장한 것이다.
팬들이 스타들에게 선물하는 이른바 '팬 광고'가 걸어온 길을 돌아봤다.

(서울=연합뉴스) 국방부 산하 국방홍보원이 발간하는 안보전문 일간지 '국방일보' 2023년 6월 13일자 1면에 방탄소년단(BTS) 멤버 진(본명 김석진·31)의 광고가 실렸다. 국방일보에 연예인 광고가 실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방일보 관계자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장병들의 사기 진작 차원에서 광고를 게재하게 됐다"고 밝혔다.[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방일보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1.7 photo@yna.co.kr
"생일 축하해요"부터 "거짓말하지 않습니다"까지국내 팬 광고 문화는 2010년대 초반 지하철 생일 광고를 중심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지하철 역사 내 대형 광고판과 스크린도어에 아이돌 가수와 한류 스타의 생일을 축하하는 팬 광고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등장했다. 이러한 광고가 팬들의 힘을 보여주는 것으로 여겨지면서 팬클럽 사이에 경쟁이 붙기도 한다.
지하철 광고는 버스 광고, 라디오 광고, 옥외 전광판 광고 등으로 확장됐다.
2011년 1월 아이돌 그룹 JYJ 팬클럽 연합의 팬 9천여명은 1억5천여만 원을 모아 서울과 광역시를 중심으로 총 120대의 버스에 JYJ 광고를 했다.
또 2012년 12월 배우 장근석의 소속사는 "팬들이 장근석의 데뷔 20주년을 축하하는 KBS·MBC 라디오 광고를 마련했다"며 "연예인을 축하하기 위한 최초의 축하 라디오 광고 방송"이라고 밝혔다.
![2011년 1월 JYJ 팬들이 버스에 낸 광고
[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news.pstatic.net/image/001/2025/11/07/AKR20251103141400505_08_i_P4_20251107093315195.jpg?type=w860)
[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해외 팬클럽도 적극적이다.
2018년 아이돌 그룹 엑소 멤버 세훈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엑소의 중국 팬클럽이 한국 라디오에 낸 광고가 화제가 됐다. 여러 나라의 팬들이 각자의 언어로 생일 축하 메시지를 전달하는 내용이었다.
그런가 하면 2023년 6월 13일자 국방일보 1면 하단에 방탄소년단(BTS) 멤버 진의 데뷔 10주년을 축하하는 광고가 실렸다. 국방홍보원이 발행하는 일간지에 연예인 광고가 게재된 것은 처음이다. 당시 군복무 중인 진을 위해 팬들이 마련한 선물이다.
지난 4월에는 KTX 객실 내 모니터에 가수 카리나의 생일 축하 광고가 실렸다. 팬 광고가 KTX 내부 모니터에 등장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그에 앞서 2020년 9월에는 BTS 멤버 정국의 생일을 축하하는 화려한 랩핑 광고를 붙인 KTX 열차가 운행했다. 랩핑 광고는 실사 출력한 광고 디자인이나 문구를 건물이나 버스·택시·지하철 등 교통수단에 부착한 광고를 말한다.
당시 KTX 열차는 정국의 고향이 부산인 점을 고려해 서울∼부산 간 노선에 한 달간 투입돼 하루 4차례가량 운행했다. 20량에 길이 388m에 달하는 열차 외부가 정국의 생일을 축하하는 문구와 사진으로 도배됐는데, 광고비와 제작·부착·철거 비용을 포함한 금액이 8천만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BTS 멤버 정국의 사진으로 뒤덮인 KTX 열차
[한국철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news.pstatic.net/image/001/2025/11/07/AKR20251103141400505_09_i_P4_20251107093315199.jpg?type=w860)
[한국철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러한 팬 광고는 대체로 스타의 경사를 축하하고 그들의 활동을 홍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러나 최근 김수현 일본 팬들의 일간지 전면 광고는 논란에 휩싸인 스타를 변호하기 위함이다. '댓글' 방어 수준을 넘은 한층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팬 광고의 성격 변화를 보여준다.
'김수현 글로벌 연합 일본 대표'는 지난달 말 두 차례에 걸쳐 일간지에 전면 광고를 실으며 "고인과의 교제 사실을 당시 긍정하지 않았던 것은 결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무렵 방영되던 주연 드라마 '눈물의 여왕'을 지키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수현은 지난 2월 숨진 아역배우 출신 김새론의 유족과 사생활 논란에 대한 진실 공방을 벌이며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여파로 그가 주연을 맡아 상반기 공개 예정이었던 디즈니+ 대작 드라마 '넉오프'가 보류됐고, 그를 모델로 기용했던 많은 광고가 모두 내려졌다. 김수현과 그의 소속사는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을 당했고, 동시에 김수현도 논란에 불을 지핀 유튜버와 김새론 유족에 대한 법적 대응에 나섰다.
![배우 김수현 지지 내용의 전면 광고
[조선일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news.pstatic.net/image/001/2025/11/07/AKR20251103141400505_10_i_P4_20251107093315203.jpg?type=w860)
[조선일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광고 비용 수백만원부터 억대까지…지하철 광고 10년새 급증이러한 팬 광고에는 수백·수천만원부터 억대까지 비용이 든다.
일간지 광고는 전면 광고의 경우 1천만원 내외, 하단 광고는 500만~800만 원 선으로 알려졌다.
서울 지하철 광고 단가는 위치와 노출 매체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7일 광고 대행사에 따르면 현재 길이 4.5m×2.25m짜리 대형 광고판 기준 홍대입구역은 조명 광고 단가가 한 달 기준 최대 700만 원대에 이른다. 신촌·강남·삼성역은 약 500만 원, 선릉·역삼·잠실·건대입구역은 약 400만 원대다. 서울·충무로·동대문역은 약 300만 원으로 형성돼 있다.
지하철 광고는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의 심의를 거쳐 대행사가 집행하며, 정치적 메시지나 성명서 등 의견성 문구가 포함된 경우는 게재가 불가능하다.
A 광고 대행사 관계자는 "구역마다 단가가 다르다"며 "서울교통공사에 미리 심의를 받으면 광고를 게재할 수 있는데, 성명서 등 의견이 들어간 광고는 불가능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B 광고 대행사 관계자는 "희망하는 자리가 비어 있다면 4~5일 정도의 심의를 거쳐 바로 게재 가능하다"고 밝혔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1~9월 심의를 거쳐 서울 지하철에 송출된 아이돌 광고는 총 9천505건에 달한다. 2014년 76건, 2019년 2천166건에서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연예인 생일 축하 광고 1번지' 삼성역 광고 단가 큰폭 인상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imgnews.pstatic.net/image/001/2025/11/07/PYH2022021414750001300_P4_20251107093315209.jpg?type=w860)
[연합뉴스 자료사진]
버스 외부 전체를 연예인 사진으로 감싼 랩핑 버스 광고비는 한 달 기준 약 800만 원, 단기(1~2주) 진행 시 450만~550만 원 수준이다.
비용이 많이 들다 보니 공동 펀딩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에는 "홍대입구역 환승통로 빅사이즈 랩핑 광고 목표 금액 100만 원" 등의 프로젝트가 수시로 올라온다.
작년 개정된 '옥외광고물법 시행령'으로 지하철 외부 전체 랩핑이 가능해지면서 광고 영역은 더욱 커졌다.
지난달에는 대구 지상철 전면에 가수 임영웅의 사진을 랩핑한 '웅열차'가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대구교통공사 관계자는 "하루에 왕복 12~14회 정도 하고, 도로 위를 달리는 지상철이다 보니 사람들의 눈에 쉽게 노출되면서 광고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가수 임영웅 사진 랩핑한 대구 지상철
[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news.pstatic.net/image/001/2025/11/07/AKR20251103141400505_07_i_P4_20251107093315214.jpg?type=w860)
[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팬 광고는 감정 소비가 핵심"…"호감도 높이는 효과"팬 광고에 대한 대중의 시선은 엇갈린다.
지난 4일 대만 배우 허광한의 생일 광고를 보기 위해 홍대입구역을 찾은 강아람(33) 씨는 "좋아하는 배우의 광고를 직접 보니 뿌듯했다"며 "축하 광고를 보면 그 사람이 사랑받고 있는 게 느껴져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반면 김모(20) 씨는 "연예인 광고를 보면서 불필요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많다"며 "공익적인 광고를 배치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김수현을 변호하는 신문 광고에 대해서도 엑스(X·옛 트위터)에는 "일본 팬분들 너무 감사합니다"('eun***'), "김수현 배우와 우리 모두는 결국 제자리로 돌아갈 겁니다"('yun***') 등 호응이 눈에 띄었지만 불편함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있다.
직장인 김승현(45) 씨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진 것도 아닌데 '묻지마' 식으로 지지한다는 내용만 있으면 오히려 반감이 생기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노모(24) 씨는 "김수현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잊고 있었는데 광고를 보니 다시 떠올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팬들이 직접 집행하는 광고가 '감정 기반 소비'이자 '팬덤 마케팅의 산업화'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좋아하는 스타를 브랜드처럼 인식하고 추억을 기념하려는 감정 소비가 핵심"이라며 "광고는 팬에게 '내가 응원에 참여했다'는 대리 만족을 주는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심성욱 한양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팬 광고는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더 알리고 싶어 하는 자연스러운 감정의 표현"이라며 "소속사 입장에서 유료 광고 이상의 홍보 효과를 얻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광고는 연예인의 브랜드 평판이나 인지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일상적으로 노출되는 옥외광고는 팬이 아닌 일반 대중에게도 호감도를 높이는 효과를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haem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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