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0원 넘은 환율…전자업계, 이익 늘어도 못 웃는다..한국의 고환율은 국제투기자본 직속 한국 대기업들만 좋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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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LG전자, 원/달러 환율 상승 시 이익 개선 구조...시장전망·대미투자에는 부정적

전자업계, 원달러 환율 10% 상승 시 순이익에 미치는 영향/그래픽=김현정
전자업계, 원달러 환율 10% 상승 시 순이익에 미치는 영향/그래픽=김현정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국내 전자업계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제품 대금을 달러로 받는 수출 구조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LG전자는 환율 상승이 보통 순이익 증가로 이어진다. 다만 향후 시장 대응과 대규모 해외 투자 계획 등을 고려하면 환율 상승이 마냥 호재는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할 경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등 주요 전자 업체의 연간 순이익(법인세비용차감전 기준)은 약 1조5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판매한 제품 대금을 달러로 받는 구조에서 환율이 오르면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달러화로 표시된 외화자산의 평가 가치 상승도 더해진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초 1400원선을 돌파한 후 가파르게 상승해 1500원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1475.6원으로 지난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개월 사이 5.5%가 상승한 수치다. 야간 거래에서는 1478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수출이 주력인 국내 전자업계에 환율 상승은 우선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기준 환율이 5% 상승할 경우 순이익이 3653억원 증가한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 국내 법인의 수출 비중은 90%에 달하고, 이 가운데 미국 시장 비중이 약 29%를 차지한다. 특히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에서 환율 효과가 크다.

SK하이닉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말 기준 환율이 10% 상승하면 순이익 개선 효과가 6885억원에 이른다. 지난 1~3분기 미국 지역에서만 45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3분기 달러 환율 상승에 따라 2100억원 규모의 외환 관련 이익이 발생했다. LG전자는 지난 3분기 말 기준 환율이 10% 오르면 순이익이 1013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 역시 주력 제품의 수출 의존도가 높다.

다만 환율 상승이 반갑지만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업 부문별로 미치는 영향이 다르고, 높은 변동성은 시장 전망을 어렵게 만든다. 장기적인 원화 약세는 국내 내수 부진 가능성을 키워 국내 판매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가전 부문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대규모 미국 투자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원화 약세는 부담 요인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반도체 생산 거점 구축을 위해 2030년까지 370억달러(약 54조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최근에도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 시설 개선과 장비 반입을 위해 19억달러 추가 투자를 추진 중이다.

SK하이닉스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패키징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데 38억7000만달러(약 5조7000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LG전자 역시 미국에서 생산·물류 라인 확충에 투자하고 있다. 환율 상승이 이어지면 원화 기준 투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수출기업의 네고(수출 대금의 원화 환전) 물량이 예상보다 적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대규모 미국 투자를 앞두고 기업들이 달러를 원화로 바꾸지 않고, 외화 상태로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8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요 수출기업들과 만나 환율 안정에 대한 적극적 참여를 요청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 변동으로 발생하는 이익 증가는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에 기반한 것이 아니어서 한계가 있고, 환 헤지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며 "오히려 변동성이 커질수록 시장 전망이 어려워져 더 힘든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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