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호당: 언어와 '철학적 개념'이란 인간의 환상 / 비트켄슈타인과 고대 힌두철학의 한 갈래인 니야-야(Nyāya) 학파의 因明(인명)철학

 

특히 비트겐슈타인의 생각들과 접하게 된 뒤론 더더욱 그렇게 되었다. 애당초 철학이란 것은 그 자체로서 성립이 불가능하다고 했던 그의 말은 나름 충분히 옳다. 철학자는 자신이 쓰는 용어부터 그 의미가 규정되어 있지 않기에 심하게 얘기하면 헛소리를 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얘기.

 

가령 자유에 대해 논한다고 해보자. 철학자들 저마다 생각하는 자유란 말이 의미하는 바가 같을 순 없다. 그러니 자유에 대해 논의하려면 먼저 자유의 개념에 대해 합의를 보아야 할 것이고 또 그러다 보면 자유를 규정하는 단어들 역시 또 다시 합의를 보아야 한다. 이런 식으로 나가다 보면 그 어떤 것도 규정할 수 없고 따라서 논의할 수가 없게 되니 철학은 애당초 성립 불가능이란 것이다.

 

비트겐슈타인의 저 말은 고대 힌두철학의 한 갈래인 니야-야(Nyāya) 학파의 因明(인명)철학과 유사한 맥락이 있다. 불교철학과도 연관이 깊은데 소개하자니 독자들 머리만 아플 것이고 해서 예를 하나 들겠다. 여기에 소가 있다고 하자, cow 말이다. 니야-야 학파에선 소는 소가 아닌 것을 배제하는 것이라 주장한다.

 

소란 단어가 무엇을 뜻하는 지를 자세히 따지고 들면 그야말로 종잡을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소는 토끼라든가 양, 염소 등등의 것들이 아닌 것을 지칭하는 단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 주장은 나아가서 가령 진리라든가 실체 그리고 보편자 등과 같이 서양 철학에서 중요시여기는 개념들은 그저 인간의 환상이고 착각에 불과하다는 식으로 이어진다. 즉 플라톤의 이데아론과 같은 얘긴 죄다 헛소리란 것이다.

출처: https://hohodang.tistory.com/category/호호당의 雜學잡학?page=6 [희희락락호호당:티스토리]

Comments

Popular Posts

제임스 코벳: 지역 정부가 곧 세계정부이다 1 / 프랑스, 캐나다도 EU 가입할 수 있어 / 다극화된 세계질서는 신세계질서의 연막술 / 골드만삭스 출신 짐 오닐이 만든 용어 BRICS / 브릭스 국가들이 기술 관료주의, 과두제, 온라인 검열, 사회 신용 시스템, 코로나19 팬데믹, 생물 안보,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 등 모든 것에 동의하는 이유는 '거대한 클럽'에 속해 있기 때문 / 중국이 주도하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대안인 중국은행간결제시스템(CIPS)은 거래의 80%를 SWIFT 네트워크에 의존 /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뱅코어(Bankor)' 개념은 생산적인 대출을 통해 인프라 투자를 장려하는 것이었으며, 이는 BRICS 국가들의 대출 철학과 유사 / BRICS 국가들이 국제통화기금(IMF)과 같은 '약탈적인 괴물'로부터 세계를 구원할 것이라는 주장과 달리,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신개발은행(NDB) 설립 직후 이들과 세계은행, IMF 간의 제도적 연결고리가 드러났다. IMF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는 AIIB와의 협력을 약속했다. 세계은행 총재 김용은 AIIB 출범을 축하하며 협력을 약속했다. 신개발은행 총재는 경쟁 관계가 아닌 상호 보완적인 관계임을 밝히며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BRICS 신개발은행 부총재는 IMF 집행 이사로 활동하며 협력과 공동 행동을 약속했다. AIIB와 NDB 설립을 앞두고 '게임의 판도를 완전히 바꿀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실제로는 기존 시스템과의 협력을 통해 '시스템의 일부'가 되는 것을 목표로 했다. / 유엔은 러시아와 중국이 시행한 격리 및 전염병 통제 조치를 칭찬하며, 유엔이 테러 및 평화 유지에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세계 정부 1.0은 국제 연맹, 2.0은 유엔으로 볼 수 있으며, 3.0은 다극화된 세계 질서이다. / 러시아와 중국은 세계주의자들에 맞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단지 세계 정부 테이블에 앉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