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베르토 에코: 적이 있어야 잘 된다 / 유럽, 이탈리아 등 적이 없는 나라들은 흐물흐물해진다 / 일본 역시 적이나 라이벌이 없다. 그래서 문제가 된다.

 

 

나라 역시 적국이나 라이벌 국가가 있어야 분발하고 발전하는 법이니

 

 

세상을 떠난 이탈리아의 작가 움베르토 에코는 이탈리아가 잘 되지 않는 까닭으로 나라의 적이 없어서 그런 것이란 글을 쓰기도 했다. “적을 만들다”란 책이 그것인데 읽으면서 낄낄 거렸다. 그래, 일단 적이나 라이벌이 있어야만 분발하지! 암.

 

정말 그렇다. 적이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가 과거 수십 년간 열심히 분발해온 배경에는 한 때 우리를 强占(강점)했던 일본을 넘어서야 한다는 강력한 의견일치가 있다. 그 바람에 한일전 스포츠는 그 어떤 종목이든 상관없이 거의 전쟁이다. 국가대표로서 일본을 무찌르겠다는 투지가 엄청나다. 일본 선수들 역시 우리의 그런 자세를 인지하고 있다. 한일전 야구에서 일본이 패할 것 같으면 일본 대표팀 감독은 그것으로서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 이유 따질 것 하나 없다, 졌으면 그만 둬야 한다.

 

적이 없는 나라들은 흐물흐물해진다. 유럽이 과거 두 번의 엄청난 희생을 야기했던 전쟁을 겪었고 이어서 미소간의 냉전이 끝나자 힘이 빠지고 말았다. 유럽연합(EU)을 만들면서 더더욱 그렇다. 유럽의 경제는 더 이상 아무런 탄력이 없다. 그냥 늙어가는 힘없는 유럽이다. 영국이 브렉시트를 한 것은 탄력 없는 나라가 되기 싫다는 전 국민적 의사표시였다고 본다.

 

최근 유럽의 일이 다소 수상하다. 하지만 이 역시 우크라이나와의 갈등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러시아 독재자 푸틴의 정치적 동기가 밑바탕이라 하겠다.

 

일본 역시 적이나 라이벌이 없다. 그래서 문제가 된다. 한 때 거의 미국을 앞질렀다고 여겨지던 일본이 1990년 말 버블 붕괴 이후 오금을 펴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역시 상전이었음을 확인한 일본이다. 대신에 중국을 라이벌로 하자니 이젠 너무 커져버렸고 우리 대한민국을 라이벌로 하자니 마음이 영 내키지 않는다. 그래서 일본 역시 국가적 방향설정이 어려운 것이고 결과 나라꼴이 지지부진하다. 그냥 ‘시크’한 체 하는 일본이다.

출처: https://hohodang.tistory.com/category/호호당의 雜學잡학?page=3 [희희락락호호당: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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