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옥스퍼드대 유머': 경제학의 본질을 보여주는 아주 좋은 에피소드다; 경제란, 사업이란, 기업이란, 노벨경제학상 샌님들의 이론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실전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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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1년 울산에 조선소를 건설할 때의 이야기다. 당시 정주영은 차관을 도입하기 위해 런던으로 날아갔다. 그러나 바클레이즈은행의 문턱은 너무도 높았다. 한국에서 조선소를 만든다는 것 자체를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었다. 할 수 없이 정주영은 기술협조 계약을 체결한 영국 A&P 애플도어 엔지니어링 회장을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바클레이즈은행을 움직일 방법이 없겠습니까?”

“아직 배를 계약할 선주도 나타나지 않은 실정이고, 또 한국의 상환능력과 잠재력에 의문이 많아서 곤란할 것 같군요.”

그때 문득 정주영은 바지 주머니 안에서 500원짜리 지폐를 꺼냈다.

“이것은 한국 지폐입니다. 여기 그려진 것이 바로 거북선이지요. 한국은 이미 1500년대에 이런 철갑선을 만든 실적과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영국의 조선(造船)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게 1800년대이니 한국은 그보다 300년이나 앞선 셈입니다.”

회장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정주영의 말에 감동한 것이다. 물론 그가 감동한 것은 500원짜리에 그려진 거북선이 아니라 정주영의 불타는 열정이었다. 그런 열정 없이는 거북선이 그려진 지폐를 내놓는 임기응변도 가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좋습니다. 바클레이즈은행의 부총재를 만날 수 있게 해드리지요.”

정주영은 그의 도움으로 바클레이즈은행과 차관도입 협의를 재개할 수 있었다.

콧대 높은 영국 은행의 부총재를 직접 만난다는 것은 외국인으로서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따라서 정주영에게 그것은 행운이었다. 그 역시 500원짜리 지폐 한 장이 그런 행운을 가져다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정주영은 그의 도움으로 바클레이즈은행과 차관도입 협의를 재개할 수 있었다.

“나는 조선소 건설이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이기 때문에 반드시 뜻을 이룰 수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서류를 검토해 주십시오.”

정주영이 바클레이즈은행 부총재에게 열변을 토했다.

“당신의 전공은 뭡니까?”

부총재는 고자세를 유지한 채 물었다. 그는 이미 자료를 훑어보고 정주영의 학력이 초등학교 졸업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내가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보지 않았습니까?”

“물론 면밀히 검토했지요. 아주 완벽하고 훌륭했소.”

“그 사업계획서가 바로 내 전공이오. 사실은 내가 어제 옥스퍼드대학에 그 사업계획서를 들고 가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달라고 하니까 한 번 척 들춰보고는 두말 없이 학위를 주더군요. 그러니까 그 사업계획서는 내 박사학위 논문인 셈이오.”

‘옥스퍼드 유머’에 부총재는 껄껄 웃었다. 물론 정주영의 말은 농담이었다.

“하하하, 옥스퍼드대학 경제학박사 학위를 가진 사람도 이런 사업계획서는 못 만들 거요. 옥스퍼드대학에는 역시 석학들이 많군요.”

“나를 석학으로 알아주시니 고맙습니다.”

“당신은 유머가 전공인 듯싶소. 우리 은행은 당신의 유머와 함께 이 사업계획서를 수출보험국으로 보내겠소.”

이것으로 정주영은 바클레이즈은행의 높은 관문을 통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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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 박사 학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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