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 가사 표절이다: 1898년 독립문에서 개국 기원 경축식을 가질 때 무관생도들이 부른 애국가에는 '오 주여 이 나라를 보우하소서'라는 구절도 있다. 그 후 문관생도들이 부른 '대한제국 애국가'는 영국 국가 'God Save the Queen' 의 곡과 가사를 그대로 가져다 쓴 것으로 판명되었다. 현행 애국가는 1936년 안익태가 만들고 1948년 정부 수립 시 공식 국가로 인정되었다. 가사는 친일파로 유명한 윤치호가 지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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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가 가사 표절이다


송명호 / 한학자, 시인
mbc 문화방송 사보 1997. 4월호

 

애국가는 한국의 노래인가. 한국인의 사상과 정서, 한국적 음악을 대변하고 있는가. 7음계 4박자는 서양의 찬송가에서 흔히 듣던 바이지, 5음계 3박자로 대변되는 우리의 음악이 아니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에서 서양 기독교의 신의 모습을 쉽게 연상할 수 있다.

 

실제로 개화기에 만들어진 애국가들은 성경과 찬송가로 대변되던 개화 사상과 무관하지 않다. 지금까지 발견된 10여 종의 애국가 중 새문안 교회, 달성 예수 교인들이 만들어 부른 애국가들이 있으며, 배재학당 등 신식 교육 기관에서 만들어 부른 경우의 애국가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당시 개화의 물결이 널리 전파되던 시기였으므로 우리의 전통 사상과 음악을 담지 못한 것도 당연한 듯 싶다. 1898년 독립문에서 개국 기원 경축식을 가질 때 무관생도들이 부른 애국가에는 '오 주여 이 나라를 보우하소서'라는 구절도 있다. 그 후 문관생도들이 부른 '대한제국 애국가'는 영국 국가 'God Save the Queen' 의 곡과 가사를 그대로 가져다 쓴 것으로 판명되었다. 현행 애국가는 1936년 안익태가 만들고 1948년 정부 수립 시 공식 국가로 인정되었다. 가사는 친일파로 유명한 윤치호가 지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현행 애국가의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라는 구절은 찬송가, 영국 국가의 산물인 셈이다. 표절 논쟁에 덧붙여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될 일이 있다. 하느님에 대한 세계관이 우리의 사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의 전통사상에서 인간은 신보다 높은 위치에 있다. '사람이 곧 하늘이다' 할 때에도 '인내천' 이라 하지 '천내인'이라 하지 않는다. 단군신화에서도 하느님의 아들 환웅이 인간세계를 탐냈다고 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어디까지나 인간 중심, 민(民) 중심의 나라이지 신 중심의 나라가 아니다. 그러므로 남의 나라 국가를 표절한 애국가에 대한 재고가 요청된다 하겠다.

 

표절은 또 있다. 중국 한나라 시조 유방이 나라를 통일한 이후 그는 각 지방에 제후를 봉하고 땅을 나누어준다. 이때 그는 다음과 같은 서약문을 외우게 한다.


 '使黃河如帶 泰山若礪 國以永存 爰及苗裔'
  황하의 강물이 말라서 띠같이 가늘어지도록/
  태산이 닳아서 숫돌같이 작아지도록/
  봉해주신 나라 영원하소서/
  후손까지 미치게 하소서.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애국가 가사와 똑같지 않은가. 황하 대신에 동해, 태산 대신에 백두산이며 '마르고 닳도록'은 말할 것이 없다. 봉해주신 나라 대신에 무궁화 삼천리이며, 후손까지 미치게 하소서 대신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아닌가.

 

위의 서약문은 <자치통감> 권21 한기 13년조에 나온다. 또한 <통감절요> 11권에도 들어 있다. <통감절요>라는 책은 조선시대 유생들이 천자문을 땐 다음에 읽던 필독서였다. 그렇다면 이 서약의 표절은 문제가 없는가. 있다. '국(國)'자 때문이다. 그 당시에 '국'은 천하(天下)보다 낮은 지방자치단체의 개념에 불과하다. 그래서 우리 영토를 무궁화 삼천리로 제한했단 말인가. 당연히 사대사상의 발로이다. 더 나쁜 것은, 천자에 대한 충성 서약문 아닌가.

 

 이러한 가사가 어찌 독립 국가의 애국가가 될 수 있겠는가. 이러한 논의는 평지풍파의 하나일 수 있다. 그러나 통일시대에 새 국가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므로 그 때를 대비하여 미리 논의를 앞당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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