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의 갈비뼈로 하와 만들었다는 것은 '하나의 해석'
창세기 2장 21-22절에 나오는 ‘체라’(혹은
‘차라’)라는 말은 그 의미가 불명확한 말입니다. 이 구절에서 이 단어가 원래 '갈빗대'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니고,
고대의 전통을 따라 그렇게 번역되었다고 말해야 옳습니다. 다른 용례에서는 분명히 언약궤나 제단의 측면 성막의 대들보 혹은 성전의
쪽방(側房)을 의미하는데 사용되었습니다.
사실 이 단어는 문맥에 따라서 다양하게 번역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용례에 따라서 이 ‘체라/차라’는 갈비뼈보다는 (모호하기는 하지만) 아담의 옆구리를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더 나은 해석입니다. 비록 칠십인역과 라틴어역에서 갈비뼈라고 번역했을지라도 말입니다. 오래된 번역본(의 모든 부분)이 항상 진실에 더 가까운 것은 아닙니다. 물론 고대적 히브리 본문 전통을 잘 보존하고 있는 맛소라 본문이 항상 옳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칠십인역에서도 의역이나 추측역이나 심지어 잘못된 번역도 쉽게 발견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고대적 해석의 전통에서 기원한 갈비뼈의 가설은 근대 해부학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남성이 여성보다 갈비뼈가 하나 더 적다는 통설을 낳기도 했으니까요.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구부리다’라는 의미와의 연관성
이성권 님은 ‘체라/차라’라는 말의 정확한 의미를 찾기 위해서 (가설적인) 어근에 의존하는 입장을 보이셨던 것 같은데, 제가 간단히 살펴본 바로는 ‘구부리다’는 말은 훨씬 후대의 아랍어의 어근과의 유사성에 근거한 가설이지, ‘체라/차라’라는 히브리어 자체가 ‘구부리다’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체라/차라와 '절둑거리다'라는 말의 히브리어 철자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양자가 동일한 어근에서 유래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옆 혹은 측면’과 ‘구부러지다’ 혹은 심지어 ‘절둑거리다’라는 말과는 글쎄요, 연관이 있을까요? 더 연구해보아야겠지요?
뼈 중의 뼈, 살 중의 살(bone of bones, flesh of flesh)의 의미
그렇다면 이 체라/혹은 차라와 아담의 “뼈중의 뼈, 살 중의 살”라는 표현의 상관성은 없지 않을까요? 체라/혹은 차라가 갈비뼈라고 치더라도 그럼 살은 어디서 나온 살일까요? 우리 말로 뼈라고 번역된 에쳄은 ‘본질, 육체’라는 의미로도 쓰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체라/혹은 차라의 번역인 갈비뼈와 아담이 말한 뼈와 의미적으로 100% 상응하는 뼈라고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물론 이 상응성에 대해서는 다음에 말씀드리겠습니다만).
게다가 히브리어의 용례를 보면 확실히 다른 해석을 하게 해줍니다. 히브리인들은 ‘왕의 왕, 주의 주’(king of kings, lord of lords)라는 식으로 최상급을 그렇게 표현합니다. 원급의 표현은 창세기 29:14(너는 나의 뼈요 너는 나의 살이라), 사사기 9:2(나는 너희의 뼈요 너희의 살이라), 사무엘서하 5:1(우리는 왕의 뼈요 왕의 살입니다)에서 발견됩니다. 이와 같은 히브리어의 관용적인 표현으로 보면 하와를 처음보았을 때 "뼈 의 뼈, 살 중의 살"라는 아담의 탄성은 하와가 (문자적으로) 아담의 뼈와 살로 만들어졌다는 하와의 해부학적 기원을 말하는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이러한 표현은 아담과 하와가 가장 가까운 사이(가장 문자적으로 번역하면 “이[여자]는 나의 가장 가까운 골육지친骨肉之親이다”이겠죠)라는 말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잠정적 결론
이성권 님의 주장처럼, 창세기 2장은 남녀가 시차를 두고 남자에게서 여자를 만들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와가 아담의 갈비뼈 하나로 만들어졌다는 해석은 말 그대로 ‘해석’에 불과하지 창세기 2장의 견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계속)
성기문 /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구약외래교수 겸 말씀발전소 대표
[출처: 뉴스앤조이] 아담의 갈비뼈로 하와 만들었다는 것은 '하나의 해석'
사실 이 단어는 문맥에 따라서 다양하게 번역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용례에 따라서 이 ‘체라/차라’는 갈비뼈보다는 (모호하기는 하지만) 아담의 옆구리를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더 나은 해석입니다. 비록 칠십인역과 라틴어역에서 갈비뼈라고 번역했을지라도 말입니다. 오래된 번역본(의 모든 부분)이 항상 진실에 더 가까운 것은 아닙니다. 물론 고대적 히브리 본문 전통을 잘 보존하고 있는 맛소라 본문이 항상 옳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칠십인역에서도 의역이나 추측역이나 심지어 잘못된 번역도 쉽게 발견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고대적 해석의 전통에서 기원한 갈비뼈의 가설은 근대 해부학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남성이 여성보다 갈비뼈가 하나 더 적다는 통설을 낳기도 했으니까요.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구부리다’라는 의미와의 연관성
이성권 님은 ‘체라/차라’라는 말의 정확한 의미를 찾기 위해서 (가설적인) 어근에 의존하는 입장을 보이셨던 것 같은데, 제가 간단히 살펴본 바로는 ‘구부리다’는 말은 훨씬 후대의 아랍어의 어근과의 유사성에 근거한 가설이지, ‘체라/차라’라는 히브리어 자체가 ‘구부리다’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체라/차라와 '절둑거리다'라는 말의 히브리어 철자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양자가 동일한 어근에서 유래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옆 혹은 측면’과 ‘구부러지다’ 혹은 심지어 ‘절둑거리다’라는 말과는 글쎄요, 연관이 있을까요? 더 연구해보아야겠지요?
뼈 중의 뼈, 살 중의 살(bone of bones, flesh of flesh)의 의미
그렇다면 이 체라/혹은 차라와 아담의 “뼈중의 뼈, 살 중의 살”라는 표현의 상관성은 없지 않을까요? 체라/혹은 차라가 갈비뼈라고 치더라도 그럼 살은 어디서 나온 살일까요? 우리 말로 뼈라고 번역된 에쳄은 ‘본질, 육체’라는 의미로도 쓰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체라/혹은 차라의 번역인 갈비뼈와 아담이 말한 뼈와 의미적으로 100% 상응하는 뼈라고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물론 이 상응성에 대해서는 다음에 말씀드리겠습니다만).
게다가 히브리어의 용례를 보면 확실히 다른 해석을 하게 해줍니다. 히브리인들은 ‘왕의 왕, 주의 주’(king of kings, lord of lords)라는 식으로 최상급을 그렇게 표현합니다. 원급의 표현은 창세기 29:14(너는 나의 뼈요 너는 나의 살이라), 사사기 9:2(나는 너희의 뼈요 너희의 살이라), 사무엘서하 5:1(우리는 왕의 뼈요 왕의 살입니다)에서 발견됩니다. 이와 같은 히브리어의 관용적인 표현으로 보면 하와를 처음보았을 때 "뼈 의 뼈, 살 중의 살"라는 아담의 탄성은 하와가 (문자적으로) 아담의 뼈와 살로 만들어졌다는 하와의 해부학적 기원을 말하는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이러한 표현은 아담과 하와가 가장 가까운 사이(가장 문자적으로 번역하면 “이[여자]는 나의 가장 가까운 골육지친骨肉之親이다”이겠죠)라는 말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잠정적 결론
이성권 님의 주장처럼, 창세기 2장은 남녀가 시차를 두고 남자에게서 여자를 만들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와가 아담의 갈비뼈 하나로 만들어졌다는 해석은 말 그대로 ‘해석’에 불과하지 창세기 2장의 견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계속)
성기문 /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구약외래교수 겸 말씀발전소 대표
[출처: 뉴스앤조이] 아담의 갈비뼈로 하와 만들었다는 것은 '하나의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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