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의없는 전쟁2 (1973)과 동경이야기 (1955)의 주제: 인생무상


우연히 보게 된 두 편의 영화가 마침 공통의 주제를 담고 있어 흥미로웠다.

첫 번째 영화 <인의없는 전쟁2: 히라시마 항쟁>편에서는 야쿠자 세계가 중심이다. 야쿠자 보스 무라오카는 부하인 야마나카를 잘 대해주는 척하지만, 사실 그는 그를 철저히 이용할 뿐이다. 결국 무라오카는 경찰 수사에 몰리며 궁지에 몰리고, 야마나카는 보스의 꼬드김에 속아 동료를 죽인 자신에 절망하며 자살한다. 그럼에도 야쿠자 세계는 야마나카의 장례식에서 무라오카가 좋은 부하를 두었다며, 야마나카는 임협이라며 숭상한다. 하지만 장례식에서 무라오카는 여자들을 끼고 웃으며 떠들 뿐이고, 죽은 야마나카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이를 지켜보는 관찰자 히로노 쇼조의 씁쓸한 표정이 영화의 백미를 이룬다. 현실의 허무함과 아이러니는 관찰자의 시선 속에 남는다. 야쿠자 세계에서는 무라오카를 찬양했지만, 정작 그의 무덤은 시간이 지나자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는 마지막 나레이션 역시 영화의 주제의식을 더한다.

https://blog.naver.com/powerfulkuma/221283143781 

두 번째 영화, <동경 이야기>도 비슷한 맥락을 보여준다. 노부부가 도쿄로 올라가 가족들을 만나지만, 핵가족화된 사회의 단면이 여실히 드러난다. 표면적으로 아들과 딸은 부모에게 잘 대해주지만, 일에 쫓겨 시간이 없다며 노부부의 관광을 다른 사람에게 맡긴다. 여행이 끝나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딸 한 명은 유품을 챙기기에 바쁘고, 다른 가족들도 빨리 기차를 타고 돌아가려는 데만 신경 쓴다. 오히려 남편을 사별해서 장인, 장모와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없는 며느리가 자식들보다 노부부에게 인정을 보였었다. 바로 여기서 인생의 무상을 드러낸다. 결국 현대인들은 각자 자기 살길이 바쁘고, 자기 삶 위주로 살아간다는 현실이 담담하게 표현된다. 어떤 의미에서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가족 영화와도 접점이 있는데 (메종 드 히미코도), 진짜 혈연이 아닌 제3의 타인에 의해 새로운 가족 공동체가 구성될 수 있다는 현대사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두 영화 모두, 사회적 규범과 인간관계 속에서 허무와 현대인의 고독을 섬세하게 보여준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p.s. <동경이야기>가 영화감독들이 뽑은 역대 최고의 영화 1위에 랭크된다는 사실이 좀 갸우뚱하긴 하다. (2, 3위는 각각 히치콕의 <현기증>과 오손 웰즈의 <시민케인>) 주제의식은 훌륭하지만, 그 정도까지...?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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