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없음의 파도에서 의미있음을 쟁취하기

 

침대에 누워

나는 참 인복이 없다,

주변에 멍청이들 또는 unfit들 밖에 없다는 생각에 고뇌하다가,

잠깐 단잠에 들어 정신이 맑아지니,

선명한 문장 하나가 떠올랐다.


바로

"의미없음의 파도에서 의미있음을 쟁취하기"

가 그것이다.


마치 아무 의미도 없는 것 같은 혼란 그 자체인 이 세계에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점철된 이 세계에서,

파도 위에 흝뿌려진 모래 분말같이, 또는 썰물 밀물의 오고감과 같이,

속절없이 덧없는 세계의 풍경 속에서

나는 역사를 움켜쥐고자 하는 욕망을 도저히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아름다움과 위대함의 가치를 포기할 수가 없었다.

 

불교적 니힐리즘에 경도된 인생의 필연적 수행자들, 또는 패배자들의,

삶의 궤적은,

마치 일엽 스님의 그것처럼,

나의 길이 아니라고 느꼈으며,

10차원 무한 우주 속에서 

나폴레옹적 팽창주의를 또는 창조주의를 실현하는 것만이

이 지상에서 나의 유일한 과업으로 생각되었다.

 

윌리엄 블레이크가 조물주에게 투정하듯 말했듯,

그러나 지극히 인간적인 공감이 가능한 어조로 말했듯,

"행하지 못할 욕망을 심어 주느니 갓난아기를 요람에서 죽이는 편이 차라리 낫다."

 

인간의 내면에 어떤 욕망이 주어진다는 것은

그 욕망을 이루거나 제거해야할 필연적 과업이 있다는 것,

둘 중의 하나의 선택지가 있을 뿐이다.

 

하여, 나는 반드시 물질문명의 찬란한 번영 속에서

황제의 왕관을 쓰고 난 다음에

잿더미가 된 폐허의 세계를 뒤로하고

영원불멸의 바다로 침잠할 것이다.

 

그 전까지는 나의 의지도, 붓의 꺾임도 없을 것이다.

어림도 없다.


부처가 "어디 네가 감히 해봐라" 하고 약을 올려도 소용 없다.

일천만 중생들을 다 죽이는 한이 있더라도, 부처의 목을 베는 한이 있더라도,

나는 내 욕망을 이루고야 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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