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성의 보수화가 전세계적 현상이긴 하지만, 한국에서는 청년남성의 극우화 정도가 70대를 포함한 다른 모든 집단보다 더 강하다;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보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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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기사: 국힘 지지층 10명 중 4명 ‘극우’…극우 성향은 민주의 1.8배.

 

매우 의미있는 결과이고 분석이다. 하지만 기사로 쓰기에는 분석 내용이 너무 복잡했다. 이 기사를 모두 이해할려면 통계 지식이 상당해야 한다. 아니면  일부 내용은 오독하기 딱 좋은 기사다. 

 

이 기사 중에 이런 대목이 있다. "한겨레는 극우지수가 2 이상인 유권자를 ‘초극우’로, 극우지수가 1 이상인 이를 ‘극우’로 명명했다." 정당 학회나 학자가 아니라 한겨레에서 그렇게 정의했다는 건가? 뭔가 좀 이상하다.  

 

기사에 따르면 극우지수는 평균 0, 표준편차 0.96인 지수이다. 정확히 어떻게 묻고 측정했는지 모르겠지만, 극우지수가 대략적으로 정규분포를 따른다고 가정하면, 지수 1이 넘는 비율은 그냥 통계적 정의에 의해서 15% 내외가 나온다. 전체 유권자 가운데 '극우'로 규정할 수 있는 비율이 14%라는건, 통계적으로 표준편차 1 이상에 속하는 비율이다. 이 비율이 질적 측면에서 극우라고 정의할 수 없다. 통계적 정의에 의해서 모든 (대략적) 정규분포 지수의 표준편차 1 이상의 비율은 15% 내외다 (기초 통계 시간에 비우는 68-95-99.7룰).   

 

아무리 전반적 극우화가 약한 집단을 대상으로 조사해도 한겨레처럼 규정하면 극우의 비율이 대략 15%, 초극우가 3% 쯤 나오게끔 되어 있다. 표준편차를 보는건 상대적 위치를 보는 것이기에, 한겨레에서 말하는 극우 14%, 초극우 4%는, 한국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극우 성향에 가장 가까운 4%, 그 다음 10%를 합친 14%이지, 절대적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모두가 좌파인 사회에서도 한겨레 처럼 규정하면 극우가 15%가 나온다.

 

질적으로 한겨레에서 얘기한 숫자와 규정이 의미가 있다는 어떤 논의와 분석이 있어야 한다. 이미 했는데, 기사에서는 복잡해서 생략했는지도 모르겠다. 했다면 대략 의미가 뭔지 누가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 

 

그건 그렇고, 한겨레에서 보도한 내용 중 집단 간 상대적 비교는 충분한 의미가 있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분석이다. 

 

"연령별로는 50대(-0.22)와 40대(-0.18)가 평균보다 낮은 극우 성향을 보였다. 극우 성향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70살 이상(0.22)이었다. 그다음은 18~29살(0.16), 30대(0.15), 60대(0.06) 순서였다. 18~29살의 극우화 정도가 60대보다 높다는 게 눈에 띈다. 박 교수는 “2030 남성의 평균 극우지수를 따로 구해보니 0.3 정도가 나왔다”며 “지수의 표준편차가 1이 조금 안 되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의미 있는 수치”라고 했다."

 

2030대 남성의 극우지수가 정규분포이고, 표준편차는 .96으로 전체 응답자와 같고, 평균만 0.30이라고 가정하면, 1 이상의 점수를 보이는 비율이 대략 25%라는 얘기가 된다. 전체 응답자가 14%인 것에 비해 1.8배 높은 숫자다. 

 

이 결과는 적어도 "상대적" 측면에서 청년남성의 극우화 정도가 70대를 포함한 다른 모든 집단보다 더 강하다는걸 나타낸다. 이 지점은 반복적으로 확인되는게 아닌가 싶다. 

 

 

Ps. 한겨레 결과에서 대구/경북의 극우화 정도가 높다고 청년도 그럴거라고 확신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건 따로 분석해봐야 한다. 시사인 자료도 전체 응답자를 대상으로 지역만 보면 대구/경북의 극우화가 가장 높다. 이 교차 분석도 원자료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당연히 했겠지. 

출처: https://sovidence.tistory.com/1312 [SOVIDENCE:티스토리]

 

 

 

 

 

일부에서는 페미니즘에 대한 태도를 제외하면 20대 남성의 의견이 다른 집단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면 이들이 바뀔 수 있다는거다. 

 

과연 그럴까? 

 

두 가지 측면에서 20대 남성이 다른 집단과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자. 하나는 정당 지지율이고, 다른 하나는 경제적 재분배, 인간에 대한 이해 등등의 여러 태도들이다. 우선 정당 지지율부터. 

 

아래 그래프는 20대 남여의 40대 같은 성별 대비 보수정당 지지율의 연도별 격차 변화를 보여준다. 정당 지지율을 범보수 대 범진보로 나누었고, 범보수 지지율만 본거다. 보다시피 20대 남성의 40대 남성대비 보수화 경향이 뚜렷하다. 이 경향은 최근에 시작된게 아니고, 2003-2013 사이에 꾸준히 관찰된다. 조국 사태,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실망, 2015년 이후 페미니즘의 부상으로 설명되지 않는 경향이다. 2014-2018사이에 반대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2021년 이후 전반적 보수정당 지지 경향이 확연히 나타난다. 

 

20대 남성과 달리, 20대 여성에서는 40대 대비 보수로 더 쏠리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지지 정당의 측면에서 20대 남성의 보수화가 명확하다. 

 

그렇다면 20대 남성이 보수적 면모를 보이는 것은 페미니즘 하나고, 나머지는 다른 집단과 다르지 않은가?

 

아래 표는 2021, 2023년 KGSS의 여러 항목을 20대, 40대 성별로 나눠서 본거다. 붉은색 굵은 표시가 4개 집단 중 가장 보수적인 의견이고, 색깔 표시없이 굵은 표시가 그 다음으로 보수적인 집단이다. 15개 항목 중에서 20대 남성은 11개 항목에서 가장 보수적이고, 4개 항목에서 두 번째로 보수적이다. 다른 집단은 항목별로 차이가 있지, 일관되게 보수적이거나 진보적이지 않다. 20대 남성은 페미니즘만 빼면 다른 집단과 의견이 다르지 않은게 아니라, 많은 항목에서 일관되게 보수적이고, 이 보수성에 걸맞게 지지정당이 바뀐거다. 

 

 그럼 하나하나 어떤 항목들인지 보자. 아래 표에서 항목을 A~G로 구분했는데, A는 경제정책, B는 공평성, C는 노인에 대한 태도, D는 인간에 대한 이해, E는 정치태도, F는 여성문제다.

 

20대 남성은 소득격차를 줄이는게 정부 책임이라는 인식이 가장 낮고, 국민연금은 고소득자의 기여분이 많으니 그 사람들이 더 받는게 공평하거나 못사는 사람들이 더 받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인식한다. 경제자원 배분에서도 얼마나 기여했는가를 고려해야지,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고려하는게 가장 중요하다는 비율은 11% 밖에 안된다. 40대 남성이나 20대 여성은 어려운 처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응답이 20대 남성 대비 3배 가까이 된다.   

 

20대 남성이 어느 집단보다 공평성에 대한 감각이 높아서 현재와 같은 정치 태도를 가진다는데, 그것도 의문이다. 모두가 공평하게 대우받는게 중요하다는 질문에서 20대 남성이 다른 집단보다 공감하는 정도가 낮다. 다른 집단과 큰 차이가 있는건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집단 대비 20대 남성이 공평성을 중시하는 응답이 가장 낮다.  

 

또한 20대 남성은 어느 집단보다 노인에게 혜택을 주는것에 반대한다. 

 

인간에 대한 이해와 태도에서도 20대 남성은 사람은 대체로 남을 돕는편이라는 인식이 낮고 (20대 여성도 마찬가지), 타인을 신뢰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다른 집단 대비 인간은 선하다고 믿지 않으며, 불쌍한 사람을 봤을 때 동정심을 별로 느끼지 않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절대적으로는 물론 낮다). 

 

다른 설문에서도 보여지듯이 20대 남성은 민주주의와 독재 중에서 고르라고 하면 민주주의를 고른다. 하지만, 지도층을 따르는 질서정연한 국민이 필요하다는 기술에 어느 집단보다 더 동의한다. 인권보다 법질서를 중시하는건 40대 남성이 가장 높은데, 20대 남성이 40대 여성과 함께 그 다음이다. 

 

외국인에 대한 태도는 20대가 가장 부정적인데, 20대 여성은 범죄에 대한 우려, 20대 남성은 경제권을 뺏긴다고 생각한다. 

 

아내는 자신의 경력을 추구하기 보다는 남편의 경력을 도와야 한다는 기술에 20대 남성은 26%가 동의해서, 40대 여성 다음으로 높다. 40대 남성보다 20대 남성의 태도가 더 보수적이다. 

 

정리하면, 재분배, 민주주의, 이주민과 여성에 대한 태도, 인간에 대한 이해 모든 측면에서 20대 남성이 일관되게 보수적이다. 20대 남성의 지지정당이 보수적으로 변한 것은 이러한 태도와 일치하는 변화다. 이러한 전반적 태도를 봤을 때 가까운 미래에 일부 정책의 변화를 통해 20대 남성의 태도가 바뀔 것으로 기대하는건 지나친 낙관이리라. 

 

항목 20대 40대
남성 여성 남성 여성
A1. 소득격차 해소는 정부 책임이다 (%) 50 60 57 58
A2. 고소득자가 국민연금 더 받아야 (%) 55 27 42 41
A3. 경제자원 분배에서 성과/모두공평/어려운 처지 중 어려운 처지 고려가 우선 (%) 11 29 32 21
B. 모두가 공평하게 대우받는게 중요하다 (7점 척도) 4.84 4.97 5.00 5.04
C1. 노인의 정부 혜택 과다 (%) 63 49 56 63
C2. 노인은 사회에 부담 (%) 58 50 45 48
D1. 사람은 대체로 남을 돕는다 (%) 55 54 59 59
D2. 타인을 신뢰할 수 있다 (%) 37 46 43 49
D3. 인간은 선하다 (7점 척도) 4.59 4.69 5.00 4.99
D4. 불행한 사람 봐도 동정심이 없다 (%) 12 10 6 6
E1. 인권보다 법질서가 중요 (%) 50 44 57 50
E2. 지도층 따르는 질서정연한 국민이 필요 (%) 34 21 26 28
F1. 외국인 이민자가 범죄율 높인다 (%) 61 65 52 55
F2. 외국인 이민자가 일자리 뺏는다 (%) 43 37 28 24
G. 아내는 남편 경력을 도와야 (%) 26 12 20 28

 

한 가지 더 말하고 싶은건, 여러 번 얘기했듯이, 다른 집단도 과거보다는 보수적으로 바뀌었다는거다. 위 표의 첫번째 항목인 소득격차는 정부 책임이라는 기술에 2000년대 초반에는 거의 80%가 동의했다. 

 

출처: https://sovidence.tistory.com/1301 [SOVIDENCE: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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