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광풍때도, 예수 처형때도, 그 뒤엔 항상 ‘이성의 상실’…집단광기와 사법불신; 한국의 사법부는 신뢰가 바닥권이다. 영국 싱크탱크 레가툼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사법시스템에 대한 신뢰지수는 전 세계 167개국 중 155위였다. 지금도 많은 국민은 상당수 판사들이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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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밍은 스칸디나비아반도에 서식하는 쥣과의 포유류다. 개체 수가 늘어나면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 집단 이동하는 습성이 있다. 그래서 붙여진 별명이 ‘나그네쥐’다.
집단 이동을 할 때 모든 레밍은 맹목적으로 맨 앞의 레밍을 따라간다. 선두에 선 레밍이 어디로 향하든 무작정 쫓아간다.
이처럼 아무 생각 없이, 우두머리 또는 자신이 속한 무리에 이끌려 따라가는 행위를 ‘레밍 신드롬’이라고 부른다. 전문가들은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은 인간의 기본욕구와 무리로부터 거부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레밍 신드롬을 만들어 낸다고 본다.
이 현상이 거세지면 개인의 판단력이 무뎌진다. 반면 비합리적 결정과 여론재판식 마녀사냥이 활개친다.
우리나라 곳곳에 이 신드롬이 퍼지고 있다. 유명인의 소비를 따라 하는 행태가 대표적이다. 아이돌이 입은 옷, 그가 신은 운동화가 불티나게 팔린다.
처음엔 팬들과 미디어가 불을 지핀다. 나중엔 팬이 아닌 사람들도, 대세에 뒤처지면 뭔가 큰일이 날 것처럼, 서둘러 지갑을 연다.
레밍 신드롬은 소비에 국한되지 않는다. 정치·사회·문화 등 분야를 안 가린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보라. 나라 전체가 레밍 신드롬에 빠졌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프레임이 씌워지면 전후 사정 안 따지고 ‘악당·마귀’로 모는 집단 광기가 나라를 휘덮고 있다. 생각이 다르면 적으로 규정해 적개심이 하늘을 찌른다.
특정 세력이 선동을 시작하고 미디어가 나서면 ‘게임 끝’이다. 어떤 반론이 제기돼도 ‘잠깐 피었다 지는 꽃’일 뿐이다.
2000년 전,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도 집단광기의 희생양이다.
유대인들이 자체 판결 기구(산헤드린 공회)를 소집하고 예수를 심문하는 과정은 불법투성이였다. 산헤드린 공회는 성전 회의실에서 열려야 했으나, 대제사장의 집에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는 낮에 심의하도록 돼 있었지만 예수에 대한 심문은 한밤중에 이뤄졌다.
로마 총독은 예수를 살려주고픈 마음이 있었다. 사형에 처할 만한 죄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난 유대 군중의 목소리가 이성을 잠재웠다.
2021년과 2022년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특성상, 백신이 감염을 막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각국 정부는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다. 게다가 당시 백신은 안전성이 검증되지도 않은 채 긴급 승인된 백신이었다. 미디어는 이런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앞장서 거들었다.
백신 접종을 반대하는 사람은 순식간에 음모론자로 낙인찍혔다. 백신을 안 맞으면 음식점에도, 마트에도 가지 못했다. 그야말로 집단 광기가 온 세상을 휩쓸었다.
대중이 이성을 잃고 특정 세력의 마녀사냥에 복종할 때, 최후 보루는 다름 아닌 사법부다. 대세에 휘둘리지 않고, 법에 따라 냉정하게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한국의 사법부는 신뢰가 바닥권이다. 영국 싱크탱크 레가툼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사법시스템에 대한 신뢰지수는 전 세계 167개국 중 155위였다. 지금도 많은 국민은 상당수 판사들이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지금 우리나라가 처한 비극적 현실이다.
다시 레밍 얘기로 돌아와보자.
레밍 무리는 선두에 선 레밍이 어디를 향하든 무작정 따라간다. 맨 앞에 있는 레밍이 물에 뛰어들면 다 같이 빠져 익사한다.
선두의 레밍이 절벽으로 떨어지면 뒤따라오던 레밍들도 우수수 추락한다. 대한민국에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2007년 세계적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25년 한국이 세계 9위 경제대국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당시 한국은 세계 11위였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한국은 톱10은커녕, 되레 14위로 뒷걸음질 쳤다. 무엇이 대한민국을 이렇게 만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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