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대미 관계 종식" 멕시코 "협상 순항"... 트럼프 '차 관세'에 극과 극 대응... 마지막에 웃는 것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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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 '보복 위협' 멕 '협상 우선' 전략 차
'정상 성향' '보복 역량' 등 환경 기인
"우열 판단 일러… 쉬운 해법은 없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27일 오타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 위협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타와=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의 오랜 경제·군사 협력 관계는 끝났다."(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우리처럼 미국과 활발히 대화하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동차 25% 보편 관세 부과' 예고 다음 날인 27일(현지시간) 미국의 북미 교역 파트너 대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캐나다는 '협력 관계 단절'까지 선언하며 보복 위협을 앞세운 반면, 멕시코는 대결 메시지를 자제하고 협상을 우선했다.
양국의 강온 차이는 각국의 대내외 환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된다. 캐나다의 강경책과 멕시코의 온건책 중 어떤 것이 트럼프의 관세 위협 완화를 끌어낼지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같은 위협, 다른 대응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26일 멕시코시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 위협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멕시코시티=로이터 연합뉴스
카니 총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적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AP통신에 따르면 카니 총리는 "미국은 더 이상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아니다"라며 "미국에 최대 영향을 주는 보복 조치로 맞서겠다"고 말했다. 상호관세 및 자동차 보편 관세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언행'을 공개 질타하고, 내달 2일 세부 내용 발표 뒤 고강도 보복 조치를 단행하겠다고 예고한 것이다.
반면 셰인바움 대통령은 차분했다. 그는 "멕시코 생산 차량에 미국산 부품 사용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미국 행정부도 인지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자동차 부품은 관세 면제가 되도록 협상중"이라고 말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해당 발언 뒤에야 "4월 2일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향해 우리의 전략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보복 조치 단행 가능성을 언급했다.
마지막에 웃는 사람은 누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멕시코의 유화적 대응은 일정 부분 셰인바움 대통령 개인 성향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학자 출신인 그가 평소 감정적 표현이 없는 덕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도 냉정함을 유지했다는 해석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지난 14일 멕시코 관리들을 인용해 "셰인바움 대통령은 '대립 전략은 트럼프 분노만 부추길 뿐'이라는 조언을 들은 뒤 유화적 태도를 취하기 시작했다"며 "트럼프 연설 영상을 보며 그의 대화 스타일을 연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고 전했다.
가용 보복 수단 차이도 대응 방식을 나누는 주요 요인으로 거론된다. 캐나다가 멕시코에 비해 △경제 구조가 안정적이고 △유럽연합(EU)과 정서적으로 가까워 대안을 찾기 쉬우며 △에너지 수출 등 미국의 '아픈 곳'을 때릴 여지가 많아 강하게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트럼프 관세 영향으로 캐나다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종전 2%에서 0.7%로 하락하는 반면 멕시코는 종전 1.2%에서 마이너스(-) 1.3%까지 폭락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다만 양국의 대응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윌리엄 라인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국제경제석좌는 지난 16일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강온 전략 모두 어떤 때는 효과를 봤지만 다른 경우에는 실패했다"며 "어느 것이 더 나은지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냉정한 진실은 초강대국(미국)이 세계 무역 시스템을 폭파하고 가장 큰 경제 파트너를 괴롭히려고 할 때 쉬운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32738611
反트럼프 효과…마크롱·스타머 지지율 '껑충'
레임덕 위기 놓였던 加 집권당
카니, 美에 강경 발언 뒤 반등
'아부 외교' 이시바는 하락세
트럼프 '親러' 행보 계속되자
젤렌스키 지지율 15%P 올라
◇기사회생한 캐나다 자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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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당은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한 대안 우파 성향의 피에르 폴리에브를 총리 후보로 내세웠지만 트럼프 역풍이 거세지며 오히려 독이 됐다. 마크 카니 신임 자유당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인기를 끌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면박당한 방미 정상회담이 오히려 지지율 급등의 계기가 됐다. 7일 키이우국제사회학연구소가 발표한 젤렌스키 대통령 지지율은 67%로 작년 말보다 15%포인트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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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이시바 방미’ 성과에 물음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성공적인 대(對)트럼프 외교로 국내에서 호평받고 있다. 현지 일간지 엘피난시에로에 따르면 셰인바움 대통령 지지율은 작년 12월 78%에서 지난달 85%로 상승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공격에 시간차를 두며 침착하게 대응해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지지율 하락 위기에 빠진 유럽 정상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으로 한숨 돌렸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취임 반년 만에 증세 공약을 번복하고, 고가 선물을 받았다는 스캔들에 휘말리며 지난해 말 지지율이 24%까지 추락했다. 입소스가 26일 발표한 조사에선 지지율이 29%로 반등했다. 지난달 방미를 통해 양국 우호 관계를 과시하고 관세 위협을 단기적으로 피한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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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대미 외교의 첫 단추를 잘 끼웠지만 ‘상품권 스캔들’로 발목이 잡혔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1월 28%였던 이시바 내각 지지율은 2월 30%로 올랐지만 이달 들어 23%로 급락했다. 일각에서는 이시바 총리가 지난달 7일 미·일 정상회담에서 ‘접대 외교’를 통해 호의적 분위기를 조성했지만 정작 상호 관세, 자동차 관세 등으로 얻어맞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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