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민석 오류 잡아낸 고고학자 “유현준, 문제 여지 상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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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 교수 자료 (사진= KBS 캡처)
유현준 교수 자료 (사진= KBS 캡처)

[스페셜타임스 = 최선은 기자] 역사적 사실을 다루는 대중 콘텐츠가 연이어 오류 논란에 휩싸였다.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의 사실 오류를 지적했던 곽민수 한국이집트학연구소장이 이번에는 건축학자 유현준 홍익대 교수의 저서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곽 소장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현준과 '공간이 만든 공간'"이라는 글을 게시하며, 유 교수의 저서 일부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책 제목이 흥미로워 읽어보았지만, 특히 2장 '문명을 탄생시킨 기후 변화'에서 많은 문제를 발견했다"며 "단편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무리한 논리적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가 가장 먼저 꼬집은 부분은 농경의 기원에 관한 내용이었다. 유 교수는 저서에서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에서는 기원전 9500년경부터, 중국에서는 기원전 2500년경부터 농경이 시작되었다"고 설명했지만, 곽 소장은 이를 두고 "최초의 농경은 터키 동부와 시리아 북부 지역에서 시작됐으며, 일반적으로 이 지역을 '메소포타미아'라고 부르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또한 "중국 역시 기원전 2500년보다 훨씬 이전부터 농경이 이루어졌다는 것이 현재 학계의 정설"이라고 덧붙였다.

농경의 기후적 배경을 설명하는 부분도 논란이 됐다. 유 교수는 '지구 온난화가 인류의 농경을 촉진했다'고 기술했지만, 곽 소장은 "현대 고고학에서는 오히려 반대의 입장을 취한다"며 반박했다. 그는 "최초의 농경은 온난화 직후 갑작스러운 한랭화가 찾아온 '영거 드라이아스(YD) 시기'에 시작됐다"며 "사냥과 채집이 어려워지자 인간이 식량 확보를 위해 농경과 목축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시의 기원에 대한 주장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유 교수는 "인류 최초의 도시는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건설된 우루크"라고 적었으나, 곽 소장은 "우루크가 도시화된 것은 기원전 5500~3700년경이지만, 차탈회위크(Çatalhöyük)에서는 기원전 7500년경부터 집단 거주지가 형성됐다"며 "차탈회위크는 메소포타미아가 아니라 현재의 터키 지역에 위치한다"고 반박했다.

유 교수의 '농업을 통해 인류는 지능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는 주장에도 곽 소장은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는 16만~9만 년 전에 등장했으며, 이후 인류의 두뇌 용량이나 지능은 변하지 않았다"며 "농경이 인간의 생활 방식과 사회 구조를 변화시킨 것은 사실이지만, 인간의 지능을 발전시켰다는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일축했다.

곽 소장은 학문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대중에게 전달되는 역사적 내용은 철저한 사실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2회 '클레오파트라 편'에서도 수많은 오류를 지적하며 "역사적 사실과 가십을 혼동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한 바 있다.

당시 제작진은 "리서치 과정에서 일부 오류가 발생했다"며 공식 사과했고, 설민석 역시 "더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후 그의 석사 논문 표절 논란이 불거지면서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다.

설민석은 2년 만에 MBN '그리스 로마 신화-신들의 사생활'을 통해 복귀했으며, 최근 MBC '선을 넘는 녀석들'에도 출연 중이다. 하지만 역사 콘텐츠의 신뢰성을 둘러싼 논란이 잇따르면서, 전문가와 대중 사이의 시각 차이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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