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만원' 쥐꼬리 월급 받는 중국 청년들…장난감 사는 '씁쓸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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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부진 속 완구기업 팝마트 중국매출 60%↑…실적 대박의 그늘
중국 완구기업 팝마트는 지난 24일 실적예고 공시를 통해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20~125% 정도 늘어났다고 밝혔다. 중국 내 매출액은 55~60%, 해외매출액은 440~445% 증가가 예상된다. 팝마트는 앞서 올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2% 늘어난 45억5800만위안(약 8883억원)이라고 밝혔었다. 팝마트는 늘어나는 해외 매출에 고무된 분위기지만 눈길을 끄는 건 여전히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내시장 확대다. 중국 내에선 특히 팝마트의 고유 매출모델인 '블라인드 박스'의 중국 내 매출이 급격하게 늘어나며 전체 매출 증대를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라인드 박스는 제품을 불투명한 포장에 담아 판매한다. 구매자가 제품을 사서 포장을 뜯어야만 어떤 제품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세트를 다 모으기 위해서는 몇 개의 제품을 사서 포장을 뜯어야 할지 알 수 없다. 약간의 사행성을 가미한 판매모델인데, 이런 요소에 사족을 못 쓰는 중국인들에게 직접적으로 먹히고 있다. 팝마트의 선전은 얼어붙고 있는 중국 소비시장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고밖엔 할 수 없다. 특히 팝마트의 거의 절대다수 고객은 청년층인데, 이들이 블라인드 박스를 앞다퉈 구매한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중국 내수 침체의 원인 중 하나가 청년층의 가처분 소득 감소이기 때문이다. 팝마트 블라인드 박스는 소형 제품이 69~79위안(약 1만5000원 전후)이고, 더 큰 사이즈는 수십만원을 호가한다. 항저우 중국전자상거래연구센터 모 다이칭 수석분석가는 홍콩 SCMP(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중국 청년층은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서 높은 압박 속에 살고 있다"며 "높은 감정적 욕구를 가지고 있는 만큼 블라인드 박스나 기발한 액세서리 등을 통해 위안을 받거나 자기를 표현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비싸고 쓸모없는' 팝마트로 청년들이 몰려드는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여기에 있다. 경직된 사회구조 속에서 위로받을 길 없는 중국 청년들이 장난감에서 위안을 받는다는 거다. 중국 신경보(베이징뉴스) 산하 시쉘파이낸스(Seashell Finance)가 7월 진행한 설문조사에 응답한 중국 젊은층 중 약 30%가 '제품이 주는 치유 효과나 정서적 가치에 대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중국에서 히트하고 있는 영국 브랜드 젤리캣의 성공사례도 일맥상통한다. 젤리캣은 작은 인형 하나에 몇 만원을 호가하지만 중국에선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최근 오픈한 상하이 팝업스토어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사전 예약을 해야 했고, 예약권을 재판매하는 암표상까지 나올 정도다. 중국 내에선 젤리캣 현상에 대해 "정서적 동반자"를 찾고 싶어하는 중국인들의 의식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역대 최대 규모 청년실업률 속에서 방황하는 중국 청년들이 감정적 해방구를 찾기 시작했다는 데에 중국 기업들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정치적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소비자협회는 5월 연례 소비자권리 보고서에서 "비용 효율성 추구 외에도 감정적 해방이 젊은 세대 소비자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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